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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25] 영화 속 그 전차 ‘아머드 피스트’공중에 ‘코만치’, 지상에는 '외로운 늑대' 실감 탱크 시뮬레이션
큐씨보이 기자  |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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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07  20: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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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중학교 시절 이제 컴퓨터 세상도 8비트를 훌쩍 뛰어넘어 16비트 시대를 지나 32비트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386 PC가 나왔나 싶었는데 어느새 486 PC들이 등장하여 그 당시 게임 잡지나 컴퓨터 잡지(컴퓨터학습 -> 마이컴)에 광고가 실렸다. 일반적으로 486 PC의 경우는 가격이 어마어마해서 함부로 사기 힘들고 워크스테이션 개념으로 그래픽 작업을 하는 분들이 쓰는 컴퓨터 정도로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 메모리인 램(Memory)은 MB(메가바이트) 시대에 머물렀고 용량도 잘해야 4MB 정도였다. 필자의 컴퓨터는 램이 1MB였다. 요즘에 1MB라는 용량은 어지간한 MP3 한 곡도 안 되는 용량이다.

■ 16비트 세상에서 32비트로 변화하던 시기

그 당시의 램 용량을 비교해 본다면 필자가 다니던 중학교에 모든 학생이 PC를 소유하고 있고 그 PC에서 램을 전부 모아도 수 백 MB밖에 안됐을 것이다. 즉 전체 학생의 램을 모두 모아도 1GB도 안 되는 용량이라고 보면, 지금 PC에 장착된 램 1개 용량도 안 되는 것이다. 최근 PC들이 램을 2~4GB씩 장착하고 있는데, 이게 불과 얼마 안된 줄 알았는데, 20년 전 얘기구나.

하지만, PC는 32비트 시대를 뛰어넘고 있었지만,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OS(운영체제)는 아직도 16비트에 머물러 있었던 반쪽짜리 컴퓨팅 세상이었다. 정확히 버전이 기억나진 않지만, DOS 6.22 정도가 쓰였던 것 같고 아직도 PC-TOOLS 4.2라던가 디럭스페인트 II가 널리 쓰이던 시절이었다. 윈도우 3.0은 기대에 못 미친 반면 그 뒤에 나온 윈도우 3.1은 호평을 받았다. 윈도 95는 그 뒤로도 한참이나 뒤에 나온다.

   
[486 CPU]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트럼펫이니 PPP니 SLIP니 뭐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고,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 외에 별로 쓸 만한 브라우저도 없었고 인터넷 페이지 하나 보려면 한 나절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PC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대이기도 했다. 옆 나라 일본 방송 NHK에서는 인따네또! 하면서 WWW(World Wide Web) 교육?방송을 BS-2 채널에서 하기도 했었다. 위성 애니메이션 극장 프로 때문에 BS-2 자주 봤던 기억이 난다(그 당시 프로 진행하던 누님이 꽤 미모의..).

우리나라는 그보다 1~2년이나 지나서야 공중파에서 WWW 라는 용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 시절 즈음에 486 PC도 어느새 DX2 가 나왔다 했더니 DX2 66 이후 DX4 가 나오질 않나, 매일 같이 변화무쌍한 기술의 격변 시대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곧 이어 한 동안 '586'과 혼용되어 불리던 'Pentium'이 등장했다.

참고로 ‘Pentium’이라고 갑자기 그 동안의 작명 법칙을 바꾸고 숫자에서 문자로 바뀌게 된 사연에는 그 당시 인텔의 여러 경쟁업체 (AMD, 사이릭스 등)에서 숫자로 된 CPU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었다. 인텔의 X86 CPU가 대세로 자리잡자, 경쟁업체였던 AMD는 AM286, AM386등 인텔과 비슷한 숫자방식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비슷한 이름으로 소비자들은 대략 비슷한 성능을 낼 것이라 생각하였다. 이런 것에 불만을 품은 인텔은 법적인 대응을 하기에 이르렀으나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하고 ‘286’, ‘386’, ‘486’등의 숫자는 고유 상표명으로 등록 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CPU 제품명을 그 동안 숫자로 써서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유지했던 원칙을 버리고 ‘586’ 부터는 새롭게 문자화 된 네이밍을 쓰게 되었다.

사실 ‘Pentium’ 이라는 뜻도 ‘586’ 이라는 의미로, ‘Pent’는 ‘다섯(5)’ 라는 뜻이다. 미국방성 건물이 오각형 모양이기 때문에 ‘Pentagon’이라 불리는 것쯤은 다들 아실 것이다. ‘i’ 는 인텔을 뜻하며 뒤에 ‘um’은 광물(부품/부속) 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알루미늄, 우라늄, 티타늄 등의 끝에 붙는 ‘um’ 이다. 건덕후님들께서는 ‘건다늄’ 이 더 익숙하겠지만(필자도 포함).

즉, ‘Pentium’은 ‘인텔에서 만든 다섯 번째 메이저 CPU 부품’ 바로 ‘586’이다. 그 뒤로 나올 CPU는 그럼 ‘Hexium’ 인가? 하는 추측도 있었지만,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고 인텔을 ‘Pentium II’라는 이름을 붙여버렸다.

■ 펜티엄(Pentium) 초기 불량

필자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던 시기에 어마어마한 PC를 구입하게 되었으니, 이름하여 ‘Pentium’ 컴퓨터 되겠다. 펜티엄이 등장하자마자 구입한 것으로 초기형인 ‘Prntium 60MHz’이었다.

   
[Pentium CPU]
어머니께서 286PC로 격변하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16비트 시대에 머물러 있던 필자를 안쓰럽게 여기셨는지(라기 보다는 필자의 몇 년간의 조름) 무려 36개월 할부로 구입해 주셨다. 지금도 인생을 돌아보면 제일 후회되고 어머니께 죄송했던 일이다. 이 컴퓨터의 할부금을 36개월 갚는 동안 밥상에서 고기를 보기가 힘들었을 만큼 가정 경제는 피폐해졌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한 가정의 경제를 파탄의 경지에 몰아넣을 만큼 고가의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했던 컴퓨터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 바로 부동소수점 연산 결함(Pentium FDIV Bug) 라는 것으로 그 때 당시에 필자는 사실 부동소수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이고 무엇에 쓰이는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관심을 갖게 된 계기 역시 게임이었다.

지금 소개하려는 ‘아머드 피스트’ 게임은 당시에 기존 그래픽보다 수 백배는 진화된 것이네, 의료분야에서 쓰이는 것을 게임으로 구현했네 하면서 유명했던 ‘노바로직’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게임으로 그 이전에 ‘코만치’라는 헬기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유명해졌다(시뮬레이션이라기 보다는 3D 슈팅이 가깝지만..).

바로 그 ‘코만치’ 게임이 필자의 컴퓨터에서 구동이 되지 않는 것부터 필자의 고민은 시작됐다. 메모리 관리 기법이나 컴퓨팅 능력은 이미 수 년 전에 달인의 경지에 올라섰다고 자부할 수 있는 필자였고 전교의 PC 컨설턴팅은 물론 지역 단위에서도 꽤나 유명인사였던 필자였기에 게임 하나 실행시키지 못하는 것에 자존심의 상처를 받았다(DOS/V용 게임 돌릴 수 있을 정도라면 config.sys , autoexec.bat 는 떡 주무르듯이 할 줄 안다).

깊은 시름에 빠지던 중에 ‘펜티엄 초기형 부동소수점 결함’ 이라는 뉴스를 접하고 혹시 이것?때문인가?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일개 학생 게이머 신분에 그것을 어찌 증명해 낸단 말인가? 하지만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필자가 시름시름 앓아 누워 더 이상 버티지 못할 큼의 상황이 되었을 쯤 대학교 수학 교수님이었던 ‘토마스 나이슬리(Thomas Nicely)’ 교수님이 펜티엄의 부동소수점 연산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이름처럼 진짜 나이스하다).

물론 그 당시 인텔의 정책은 오류를 조사해보니 90억 번 연산 중에 한 번 꼴로 일어나는 아주 사소한 결함으로 일반 사용자들이 이 오류를 접하게 될 확률은 2만 7000년 동안 컴퓨터를 사용했을 경우 한 번 일어나는 정도라는 등으로 무마하려 했지만, 빗발치는 소비자들의 강력한 항의에 ‘앤디 그로브’는 인텔의 CEO로 재직하는 중 가장 고달픈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결국 초기 불량을 개선한 CPU를 무료 교환해 주기에 이르렀고 필자 역시 새롭게 바뀐 CPU로 교체를 받았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은 아무런 설정 변경도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config.sys 의 메모리 관리 내용이나 autoexec.bat 설정의 변경 없이 그 동안 실행되지 않아 속태우던 ‘코만치’ 게임이 실행되었던 것이다!

   
드디어 이륙한 코만치
지금 보면 도트가 튀듯이 깨져 보이지만, 저 당시에는 정말 실사에 버금가는 놀라운 그래픽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 기존의 그래픽은 잊어라!
제작사인 ‘노바로직’은 ‘Voxel Space’ 라는 게임 엔진을 사용했다 하여 기존 그래픽의 400배였나 하는 식의 광고를 볼 수 있었다. 그 뒤로 같은 기법으로 ‘코만치’ 게임 외에도 ‘아머드 피스트’와 같은 탱크게임과 ‘F-22’ 와 같은 비행 시뮬레이션을 계속해서 개발했다.

하지만, 필자가 놀랐던 점은 그래픽도 뛰어났지만, 무엇보다도 이 회사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글보글 PC판’ 과 같은 컨버팅 작업을 통해 게임을 출시한 회사였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PC판 게임을 하면서 오른쪽 하단에 표시됐던 ‘NOVA LOGIC’ 이라는 글자가 기억난다. 그런 회사가 몇 년도 안 지나서 이런 놀라운 그래픽의 게임을 개발해 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노바로직]
뛰어난 그래픽의 ‘코만치’ 게임은 본격적인 시뮬레이션 장르라고 보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눈에 띄지만, 그 당시 여타의 게임보다 차별화된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관심을 받았다. 비슷한 소재인 헬기 시뮬레이션 게임 ‘건쉽 2000’과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기에 나온 게임이다 보니 두 게임의 그래픽만 비교해 봐도 확실히 차이가 느껴지는 게임으로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이 사실적이다 보니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물론 아직까지도 본격적인 ‘비행 시뮬레이션’ 장르로 인정하지 않고 ‘3D 슈팅’으로 치부하는 게이머들도 많이 있다.

■ 공중에 ‘코만치’ 지상에 ‘아머드 피스트’
이제서야 소개할 게임 ‘아머드 피스트’ 얘기를 꺼내게 되었다. 앞에 사설이 길었는데, 이렇게 ‘아머드 피스트’ 게임을 하게 되기 전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서야 탱크 조종석에 앉을 수 있었으니 그 고생은 이루 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머드 피스트]
제작사인 ‘노바로직’의 컨셉은 기기의 조작성이나 환경 요인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기보다는 기존 게임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난 그래픽으로 ‘비주얼’의 사실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가 할 정도로 다음 작품인 ‘아머드 피스트’ 역시 기존 탱크 시뮬레이션 게임들에 비해 차별화된 그래픽을 보여준다. 물론 탱크 조작의 사실성이라던가 지형-지물, 바람이나 기후 등의 요소 등이 게임 내에서 크게 사실적인 부분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것이 이전 작품 ‘코만치’와 마찬가지다.

이 게임 이전에 출시됐던 ‘MicroProse’의 ‘M-1 Tank Platoon’과 비교해도 탱크 조작의 사실성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아모드 피스트’는 조작성의 사실성을 추구하기보다는 게임으로서의 느낌과 긴급한 상황에서의 음성(Voice)지원으로 실제 전장에서 탱크에 타고 싸우고 있다는 느낌은 정말 잘 살려낸 게임이다.

   
[M1 Tank Platoon]
탱크 시뮬레이션 게임은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 중에서도 마이너한 장르인 것이 사실이다. 주로 정치, 경제 시뮬레이션 또는 전략, 전술 시뮬레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드물게는 육성 시뮬레이션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PM과 같은 게임) 계기 조작과 같은 조작 시뮬레이션이라고 해도 탱크 보다는 주로 전투기, 민항기 같은 쪽이 아무래도 더 인기가 많고, 탱크 시뮬레이션만큼이나 마이너하고 비인기 종목이 하나 더 있으니 ‘잠수함’ 시뮬레이션(그래도 필자는 꽤나 좋아했다).

둘의 공통점은 좁디좁은 조종석에서 밖을 훤하게 내다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비행 시뮬레이션 처럼 탁 트인 공중에서 바라본 지상의 전망이라던가 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그나마 외부 조망 옵션으로 밖을 바라볼 수는 있었지만, 무언가 보는 즐거움을 만끽하기에는 다소 위험한 임무를 부여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항상 긴장하고 주의해야 하는 게임으로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일부 소수 마니아들로부터 선택 받은 게임이었던 것에 비해 ‘아머드 피스트’ 게임은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보다 생략되고 손쉽게 변경된 조작성과 뛰어난 그래픽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일반 게이머들을 많이 포섭한 것이 성공의 이유였다(그래도 처음 하는 사람들은 조작이 쉽지 않았다).

■ 사실적인 전장의 느낌을 잘 살려낸 게임
앞에서도 얘기한 것과 같이 ‘아머드 피스트’ 게임은 전장에서 싸우는 느낌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해 내었다. 물론 중-고교 학생이 실제 전장에서 탱크를 타고 싸울 일이 없겠지만, TV나 영화에서 보던 전차의 그것! 이라는 느낌을 잘 살려냈다.

   
[M1 Tank Platoon II (1998)]
탱크의 실제 기기조작이나 운동성 등에 의한 느낌을 살려내지는 못 했지만, 그 느낌을 살려냈다 하더라도 일반 게이머들이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예비역 기갑병들이나 알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게임은 컨셉을 잘 잡았다고 본다. 탱크를 조작하고 움직이느라 정신없이 손이 바쁜 게임보다는 실제로 지형 지물에 의탁하여 엄폐이동 후 사격을 하며 적 탱크가 불타오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꽤나 사실적으로 싸우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아머드 피스트]
다만, 이 게임에서도 완전히 생각 없이 쏘기만 하는 게임으로 평가받기는 내키지 않았는지 적 병기에 따라 쏴야 하는 탄의 종류는 실제처럼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소위 ‘날탄’, ‘대탄’ 으로 불리는 그것인데, 정확히는 ‘APFSDS’탄과 ‘HEAT’탄이다.

APFSDS(Armor Piercing Fin Stabilized Discarding Sabot)는 전차의 주포 등에 사용되는 포탄이며, 장갑을 관통하기 위해 특화된 탄환이다. 장탄통부 익안정 철갑탄(装彈筒付翼安定徹甲彈), 날개안정분리철갑탄(속칭 날탄)이라고도 불린다. 한때 서바이벌 게임팀에서 활동 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서바이벌 게임 팀 중에도 APFSDS 팀이 있었다. 워낙 한글을 사랑하시는 분이라서 한국어로 그 뜻을

“날아가기 끼움 통 속에 달린 무쇠 뻥 뚫는 쇠 화살”

이라고 표현하곤 했다. ‘날개 안정식’ 방식의 탄이라 줄여서 ‘날탄이라 부른다는 것쯤은 밀리터리 마니아였던 필자에게 기본 상식이었다(이거 혹시 군 비밀 사항 아니죠?). 또한 대인-소프트 스킨 차량을 타겟으로 하는 탄은 줄여서 ‘대탄’ 이라 부른다. 보다 정확한 내용은 게임별곡이 아니라 밀리터리 별곡이라는 코너가 생기면 다루도록 하겠다. (생길까?)

아무튼 이 게임은 최소한 상대 전차, 장갑차, 트럭 등에 따라 어떤 탄으로 쏘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고, T-72 같은 적 탱크에 HEAT탄을 쏜다는 것은 ‘일발필중 초전박살’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로 초탄에 명중하여 격파하지 못 하면 나 ‘여기 있소. 제발 좀 공격해 주시오.’ 라고 하는 것과 똑 같은 것이었다.

   
[실존 아머드 피스트 : 2nd Brigade Combat Team, 2nd Infantry Division, US Army]
반대로 적의 소프트 스킨 차량 (천 소재 등으로 지붕을 덮은 차량. 흔히 ‘육공’ 또는 ‘두돈반’ 이라 불리는 그것!)을 향해 ‘APFSDS’ 탄을 쏘는 건 옳지 못한 행위였다.

일전에 얘기한 것과 같이 필자는 이 게임을 하면서 최대한의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의자 두 개를 나란히 놓고 그 위를 이불로 덮었다. 어두컴컴한 이불 속에서 탱크 계기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정말 탱크 속에 타고 있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물론 옆에는 포수와 탄약수를 겸비하는 필자의 사촌 동생이 마지못해 앉아있었다. 필자는 전차장, 조종수의 역할을 맡았다. 키보드 왼쪽으로 조종을 담당하고 사촌 동생은 마우스로 포탑 이동과 사격을 맡았다.

물론, 초탄 실수에 의한 징벌은 매우 엄격해서 T-72에 APFSDS탄을 쏘는 행위는 실제 전장에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로 즉결처분을 받았다. 그 때 엄청나게 가혹한 훈련을 받았던 덕분인지 나중에 자라서 밀러터리 아카데미(군대)에 가게 되어 ‘피아식별 대회’에서 그림자(실루엣)만 보고서도 어떤 병기인지 척척 알아맞히는 사촌동생은 포상휴가를 타기도 했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던 게임이었다.

필자의 사촌동생은 이 게임 하면 오금이 저리도록 잊고 싶은 게임이 되었겠지만.. 필자에게는 이런 추억이 깃든 게임인 것이다.

■ 홀로 싸우는 외로운 늑대
필자가 이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심정이다. 전장에서 홀로 싸우는 외로운 늑대와 같은 심정으로 이 게임을 했었다. 사촌 동생은 어떤 생각으로 이 게임을 했는지 모르겠지만(사실은 알 것 같지만), 이 게임 얘기를 하면 아직도 손을 내젓는다. 아마도 엄청난 추억거리인가 보다.

   
 
그 이후로도 2인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을 주로 하면서 필자가 대학에 가기 전까지 중-고교 시절을 사촌 동생과 함께 했으니 참으로 즐거운 추억이다. 필자의 사촌동생 역시 이런 노력? 덕분에 게임에 눈을 떠 밤낮으로 게임만 즐기는 골수 게이머가 되었다. 이 때문에 할머니에게 매일 같이 애들 다 버려놨다는 오명을 들어야 했지만..

이 게임이 특히 더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렇게 탱크 게임에 재미를 느낀 필자가 언젠가는 이런 게임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그것이 정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Navy Field’라는 게임을 하면서도 늘, 이런 온라인 게임이 ‘기갑전’을 다루는 게임으로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 꿈이 이미 온라인 게임으로 나왔던 것이다. 운 좋게도 개발팀에 입사하여 짧은 기간이나마 게임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다.

■ 필자의 잡소리
유독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했던 필자는 지금까지 출시 된 여러 게임들을 하면서도 늘 가슴 한 켠에는 이런 게임을 우리나라는 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시뮬레이션 게임 분야에서 국내 개발-출시 된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그 중에서도 ‘비행 시뮬레이션’ 이나 이 게임과 같은 탱크 등의 소재를 다룬 게임은 전무후무하다(온라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은 몇 개 나오긴 했었다).

물론 패키지 게임 시장이 거의 사멸(死滅)한 국내에서는 더 이상 패키지 게임 출시는 요원한 일이 되어 버렸고 온라인 게임으로의 출시도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 국방력이나 군수무기 등의 품질도 이제는 세계화 대열에 들어섰지만, 아직도 게임 내에서 만나기는 힘들다.

   
 
천편일률적인 판타지 세계관으로 도배 된 게임들을 볼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 보다 더 다양한 소재의 게임들이 출시되었으면 한다. PC온라인 게임에 편중 된 국내 게임 개발업체를 볼 때마다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 출시가 이루어지는 유럽이나 북미 시장이 부러운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기자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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