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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레알겜톡]날 '들었다 놨다'하는 게임!부드러운 자극, 게으름 속에서 피어나는 재미, 재미-편안함 두마리 토끼 잡기
황인선 기자  |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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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09  01: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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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고등학교 친구들의 카톡방에 “너네 내가 쓴 기사 가장 최근에 읽은 게 언제야?”라고 물은 적 있다. 친구들은 “지난주?”라고 대답했다. 게임을 잘 모르는 친구들이기에 그나마도 기특하다고 생각하려는 찰나 “네가 카톡방에 링크해준 거”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이 여자들은 괘씸하게도 직접 링크를 해준 기사만 간신히 읽었던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친구들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기자 역시 밥숟가락에 밥과 반찬을 예쁘게 싸 코앞에 들이밀어야 겨우 입을 벌려 받아먹을 정도로 정보를 편안하게 받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앉은 자리에서 클릭 몇 번으로 이집트 가요 인기차트까지 받아볼 수 있는 세상에서 ‘편안함’은 너무나도 당연해졌다.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더 이상 어려운 조작 방법을 습득하며 플레이 방법을 익히기보다는 편안하게 침대에 누워 터치 몇 번으로 몬스터도 길들이고, 파리로 여행도 가는 게임이 인기다.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이 대표적이다.
   
▲CJ 넷마블의  '몬스터 길들이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두 게임의 공통점은 바로 ‘오토 모드’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잠깐 볼일이 생겨 오토 모드로 해놓으면 알아서 몬스터를 처치하고 주사위도 굴린다. 솔직한 감상평을 말하자면 정말 편하고 재밌다.

참 희한한 일이다. 기자의 경우 게임을 하면서 ‘재밌다’고 느낀 경우는 MMORPG를 플레이하며 힐 종류만 9개가 넘고, 쿨타임(스킬을 재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의 공백 시간)까지 계산하면서 스킬을 사용하며 움직여야 하는 PVP(플레이어간 전투)를 할 때였다. 양손이 모자라게 플레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침대에 젖은 수건마냥 축 늘어져서 오른손으로 화면을 터치하다가 팔이 저리면 간신히 돌아누워 왼손에 바꿔들며 게으르게 게임을 즐기고 있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우선 간단하지만 슬픈 이유로는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더 이상 손이 뇌를 따라가지 못함이다. 손을 빠르게 써야 하는 게임에서는 손과 뇌가 말캉말캉한 어린 애들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두 번째는 이제는 어렵고 힘든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보다 쉽고 간단한 게임에서 느끼는 희열이 더 크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삼계탕보다 치킨인 셈이다. 특히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며 게임은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날 때 하는 것’이 되었다. 짧은 쉬는 시간동안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기보다는 친구들과 수학 선생님이 예쁘다는 등 시시한 얘기를 하며 긴장을 풀고 싶기 마련이다. 게임은 이런 ‘휴식’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약간의 상상력을 더해 말하자면 우리가 너무 자극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우유가 자극적인 맛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쓰디쓴 양주를 마신 후 바로 우유를 마셔본 사람이라면 달콤하게 혀에 착착 감기는 그 맛이 얼마나 자극적인지 말할 수 있다. 지금의 편안한 게임들도 이런 우유 같은 원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드코어한 온라인 게임의 끝판왕까지 즐겨본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게임은 여러 이유로 꽤나 자극적이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앉은 자리에서 터치 몇 번으로 다양한 게임을 원하는 만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게으름 속에서 피어나는 재미는 잘못된 걸까? 기자의 대답은 ‘글쎄요’이다. 만득이 시리즈에 웃지 않고, 개그콘서트에서 매주 반복되는 “너 되게 낯설다”라는 멘트에 습관적으로 빵빵 터지는 이유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재미는 하나의 유행이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다만 작은 문제가 있다면,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재밌는 게임 만들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 디자이너에게 “뭔가 다이내믹하면서도 화려한... 마치 축제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디자인해주세요. 아! 색깔은 흰색, 검은색, 회색 이 세 가지로만요!”라고 주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편안함’과 ‘재미’ ,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하지만 이 두 토끼를 잡기만 한다면 나를 포함한 "유저를 들었다 놨다" 하는 건 시간문제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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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기자님 기사 잘 읽고 있습니다^^
맞아요 자동모드가 대세인듯 합니다

(2013-10-10 10:21:15)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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