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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기 e스팟] 세상을 바꾼 잡스의 '한 입 베어먹은'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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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27  15: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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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기 e스팟] 세상을 바꾼 잡스의 '한 입 베어먹은' 사과

사과는 맛있다. 적어도 한국인들은 어릴 때 그렇게 배웠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라는 구전동요로 그렇게 배웠다.

사람들이 다 알고 있듯이 잡스와 애플은 동의어다. 이제 잡스는 떠났고, 애플은 남았다. 남아있는 애플은 ‘세상을 바꾼 사과’로 칭송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세상을 바꾼 3개의 사과로 성경에 나오는 이브의 사과, 뉴턴의 만유인력 사과와 함께 잡스의 사과를 꼽았다.   

잡스는 생전 검은색 터틀넥과 리바이스 청바지, 뉴발란스 운동화 차림을 고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왜 회사 이름을 애플로 지었을까. 그동안 애플 작명을 둘러싼 비밀은 온갖 추측과 함께 IT업계의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 잡스의 죽음을 기린 베어먹은 사과

잡스가 컴퓨터를 만들 때 사과를 한 입 베어물고 컴퓨터 위에 올려놓았던 것을 상징화한 것이라는 설, IBM이 ‘썩은 사과’를 신문 광고에 내고 애플을 비꼬자 다음날 애플이 ‘썩은 곳이 도려내진 사과’를 신문에 내어 응수한 사건 때문에 자사 로고까지 바꾸었다는 설 등등 여러 추정이 난무했다.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잡스가 타계한 날 영원히 묻힐 뻔한 비밀을 공개했다. “잡스가 사과 과수원을 방문하고 와서 애플이란 이름을 제시했다.” 로고를 디자인한 야노프는 “한 입 베어먹은 자국은 지혜를 습득한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작명설이 하나 있다. 잡스가 이름을 애플로 지은 건 비틀스 음악에 대한 지극한 존경의 표시라는 것. 비틀스의 전성기인 1960년대 중후반 10대 시절을 보내서일까. 잡스는 생전에 유난히 비틀스의 음악을 좋아했다. 회사 이름도 비틀스가 세운 음반사 애플사(Apple Corp)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잡스가 만든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의 이름은 애플이다. 그의 다른 PC ‘매킨토시’도 사과 품종에서 이름을 따왔다.

실제로 애플과 음반회사 애플사간에는 ‘이름’을 놓고 30년에 걸쳐 법적 분쟁을 벌였다. 1978년 법정 첫 대면 이후 81년 애플의 음악사업 불참여, 91년 로고 사용 조건으로 소송을 마무리한 바 있다. 2003년엔 애플사가 애플의 음악다운로드 서비스 아이튠스가 약속 위반이라며 또 한번 제소했다. 이 분쟁은 잡스가 죽기 4년 전인 2007년에야 비로소 끝이 났다. 애플은 애플사에 라이선스비를 지급하는 대신 ‘애플’과 관련한 모든 상표권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잡스의 비틀스를 비롯한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6억 곡 이상을 판매한 MP3 사상 최대의 히트작 아이팟의 엄청난 성공의 기반이 되었다. 한때 MP3 플레이어 1위였던 한국의 아이리버나 삼성 등 MP3 플레이어 제조사들은 아이팟에게 처참히 패배했다. 하드웨어보다는 콘텐츠, 저작권이 승패를 갈랐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튠스와 앱스토어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디지털 생태계의 지배자가 되었다.

열렬한 비틀스 애호가인 잡스는 디지털시대의 음원 다운로드가 대세라는 걸 단박에 알아챘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음원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그는 직접 미국 대형음반사를 찾아가 음악에 대한 애정과 지식을 뽐내며 설득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음원을 확보했고, 음반사에 수익금 배분까지 약속하는 등 과감한 베팅을 걸었다. 음원 확보 위력은 아이튠스와 앱스토어와 함께 애플의 핵심동력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생후 1주일 만에 입양되었고, 대학중퇴 후 창고에서 창업해 세계 최초 개인용 컴퓨터 애플을 만든 잡스. 그가 회사 애플을 설립한 날짜는 기이하게도 만우절인 76년 4월 1일이다. 

이후 잡스의 사과는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거짓말 같은 기술 혁신과 창조로 디지털 세상을 지배하고 지구촌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놓았다. 애플은 전세계 주가 1위에 올랐고 80조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이었지만 잡스는 재발한 췌장암 앞에서 56세로 무릎을 꿇었다. ‘IT의 신(神)’으로 추앙받던 그는 죽음마저도 초연했다.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며 여유를 부렸다. 무한한 열정과 에너지, 창의력으로 마치 지혜를 습득한 ‘한 입 베어먹은 사과’처럼 말이다.

박명기 기자 일간경기 201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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