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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레알겜톡] 게임 파티원 잔혹사애교녀-취준생-욕하는 망나니-승리자 눈엣가시, '1인분을 하는 사람' 최고
황인선 기자  |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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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16  00: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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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절 ‘팀플’(팀 플레이) 과제를 통해 배운 것은 협동심도 도전정신도 아닌 ‘사람에 대한 무한한 의심’이었다. 이상하게 팀플 과제를 할 때만 되면 인터넷이 갑자기 안 되고,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며, 카톡이 가지 않고, 몸이 아프다.

하지만 기자만 유별나게 운이 없어 ‘팀플 잔혹사’를 겪어야 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대학생들이 꼭 한 번 겪는 통과의례 같은 일이다. 케이블 방송 SNL코리아의 ‘조별 과제 잔혹사’편은 많은 시청자에게 큰 공감을 주었다.
   
 
대학내일 666호에서는 ‘팀플과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눈엣가시 같은 팀원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오빠가 해주면 안돼요?’ 애교녀,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태클러, ‘나 그날 면접이라’ 취준생(취업준비생), ‘회식 한번 하자’ 드렁큰 망나니, ‘끝났죠? 먼저가도 되죠?’ 다크템플러(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캐릭터로 적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 ‘하..’ 호갱조장이 소개된 한 장의 사진은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올라온다. 특히 이 중 ‘호갱조장’의 몸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리가 나올지 짐작이 가며 격한 공감을 할 수 있다.

■ 청아한 ‘눈꽃소미’ 여성이름 알고보니 응큼남

이런 ‘눈엣가시’ 같은 사람들은 대학교 팀플 과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게임 속에서도 존재한다. 특히 파티 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의 경우, 꼭 한 명쯤은 있기 마련이다. ‘파티원 잔혹사’의 파티원들을 소개해본다.

먼저 게임에도 ‘애교녀’가 있다. 보통 남녀 성비가 맞지 않는 온라인 게임 상에서 여성 유저는 ‘공주님’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인터넷 상에서 여자인 척하는 남자들을 뜻하는 ‘넷카마’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여성 유저가 즐겁게 게임을 즐기기만 한다면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오빠 저 이 템(아이템) 주시면 안돼요? 뿌잉뿌잉‘ᄉ’”라며 여성유저인 걸 대놓고 어필하면서 게임 상에서 혜택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오빠들이여, 조심하자. 참고로 30대 중반의 수염이 북실북실하고 남성미 넘치는 한 지인의 게임 상 아이디는 ‘딸기맛우유’, ‘눈꽃소미’ 같이 상큼한 여성미 넘치는 이름이다.

이와 비슷하게 ‘취준생’도 있다. 레이드(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처지하기 위한 대규모 사냥)를 가기 위해 아이템을 맞추고 있는 사람들로, 궁극기는 ‘동정심’이다. “저 이 아이템 하나 보고 왔는데, 어떻게 안될까요? 저 이번에 못 먹으면 벌써 3번째예요” 등이 단골 멘트다.

초보 유저의 경우 오래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들이 조금씩 배려를 해 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철면피로 ‘저 가난한 유저니까 무조건 그냥 싸게 주세요’를 일관하는 유저는 꼴불견이다.

■ 욕하는 망나니, 부모님 안부 묻는 무례한

‘욕하는 망나니’도 빼놓을 수 없다. 가능하면 욕을 안 하는 것이 좋지만, 때로는 영화 ‘도둑들’의 전지현이 “이런 어마어마한 XX을 봤나”라고 찰지게 말했을 때 관객들이 빵 터진 것과 같이 재미를 배가시켜 주기도 한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PC방에 가서 장난으로 하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문제는 온라인상에서 모르는 사람의 부모님 안부를 묻는 경우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경우 불특정 다수와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일회성으로 만나다보니 욕을 자유분방하게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온라인 게임에 입문했을 때, 기자는 서투른 컨트롤이 문제가 되는 줄 몰랐다. 그래서 ‘무식하며 용감하다’라는 말에 맞게 패기있게 레이드 파티에 들어갔다. 물론 결과는 거칠면서도 창의적인 욕설과 함께 강퇴(강제퇴장)를 당해야 했다. 이후로 두려움 때문에 한동안 사람들과 플레이하지 못하고 혼자 놀아야 했다.

게임을 즐기지 못하고 승리에 집착하는 사람도 파티원으로 힘들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게임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승리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피곤하다. 기자의 경우 PVP를 좋아해 종일 주구장창 전장을 뛰곤 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발컨(발로 하는 컨트롤)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사람들과 손발을 맞춰가며 게임을 하는 것에서 큰 재미를 느꼈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의 경우 이기는 것에서 재미를 느껴, 같이 플레이할 때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사람마다 달라, 누가 옳다 그르다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종종 ‘게임을 못하면 하지 말아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승리에 집착하는 사람은 팀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 마련이다.

■ 팀플레이를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은?

그렇다면 5분동안 같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 5년은 늙게 만드는 잔혹한 파티원을 어떻게 해야할까? 마음만 같아서는 키보드를 박차고 나와, SNL 코리아의 '조별 과제 잔혹사' 편 마지막 장면처럼 '맨큐의 경제학'으로 머리를 찍어내리고 싶기도 하다.
   
▲ tvN SNL 코리아 '조별 과제 잔혹사2' 중 캡처
하지만 이 방법은 정답이 아니다. 적어도 온라인 게임에서는 이런 방법이 불가능하다. 혹여 가능하다해도 눈엣가시 유저가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맨손으로 선산의 잡초를 뽑아내는 것 같이 끝이 없다.

따라서 '호갱 조장'이 스스로 '함께 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방법밖에 없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 된다면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 좋은 인재들이 모여 이런 눈엣가시들은 낄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게이머들이 함께 팀플레이를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굴까? 바로 '제 몫을 다 하는 사람'이다.

게임이든 조별 과제든 각자 자기 앞으로 할당된 일이 있다. 주어진 일이 ‘버프(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셔틀’같이 작든, ‘상대편 에이스 메즈(전투불가 상태 만들기)하기’처럼 크든 상관없다. 어떤 일이든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인분을 해내는 사람은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호갱 조장'이 아닌 '캐리( 팀을 승리로 이끈 중심인물)' 할 수 있다. 게임을 하다보면 게임 속의 모습이 현실과 참 많이 닮아 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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