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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20] “추억은 힘이 세다” 복고풍 게임 열풍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20. 김성완 ‘인디와 복고게임’
김성완 객원기자  |  idgmatrix@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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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27  18: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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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톡 창간 2주년 기획] ‘인디 정신이 미래다’ 20. 김성완 ‘인디와 복고게임’

한경닷컴 게임톡이 창간 2주년을 맞아 ‘인디 열정사랑방’이 열렸다. 당대 내로라하는 개발 독립을 꿈꾸는 재야 개발자 고수들이 속속 칼럼진과 기획진을 구성됐다.

필진은 김성완 부산게임아카데미 교수를 비롯한 박선용 인디게임 스튜디오 터틀 크림 대표, 장석규 도톰치게임즈 대표, 전재우 인디게임개발자그룹 GameAde 운영자, 국내 최초로 인디개발자 총회와 지스타 인디게임전시회를 개회한 이득우씨, ‘별바람’으로 유명한 김광삼 청강대 게임학과 교수다. 그리고 인디 게임 개발팀인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의 게임 디자이너 임현호씨, 핸드메이드 게임’ 대표 김종화씨, 마이에트엔터테인먼트에서 ‘레이더즈’를 개발한 장재곤씨, 독립 오락개발사 ‘남쪽바람’의 양순호씨, 1인 개발 인디 게임 ‘RPG Snake’로 유명한 조영거씨,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7년째 게임 디자인 스튜디오 수업을 개설한 이정엽씨가 새로 합류했다. 20회에는 김성완씨가 ‘인디와 게복고게임’을 집필해주었다. [편집자 주] 

인디 게임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레트로 게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인디 게임들의 유행과 함께 이른바 레트로(Retro) 게임들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레트로 혹은 레트로 스타일은 우리말로는 ‘복고풍’을 의미한다.

복고란 결국 옛 것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옛 것이 다시 오늘날에 유행한다는 의미도 있고, 옛 것에 대한 추억이나 오마주(감사과 존경)일 수도 있다.

게임에 대해서 복고풍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의 역사가 고작 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보면 게임에서 복고풍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가당치 않은 면도 있다.

하지만 게임은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해왔고 특히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을 추동해왔다. 컴퓨터 기술은 인류가 발명한 어떤 것과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게임 그래픽의 발전을 하나의 게임 안에 담아낸 인디 게임 Evoland. 출처= http://indiehaven.com/evoland-review/
빠른 컴퓨터 기술의 발전 때문에 게임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초창기 게임과 최신 게임들의 시각적인 표현의 수준 차이가 극명하다. 이런 점이 게임의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무리없이 복고풍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멀리 보면 1950년대까지 갈 수 있지만 대중들에게 널리 게임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게임사 아타리에 의해서 상업적인 게임들이 판매되기 시작한 1972년 부터다.

복고풍 게임들이 주로 오마주하는 게임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게임들이다. 아무래도 닌텐도의 패미콤이 등장한 것이 1983년이기 때문일 것이다.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패미콤이 미국에서 크게 성공함으로써 닌텐도라는 이름은 단순히 게임 회사 이름이 아니라 "게임을 하다”라는 뜻의 동사가 되었다.

복고풍 게임들이 옛날 게임을 오마주해서 옛날 게임처럼 보이게 만들어진 게임이라면 실제로 옛날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도 존재한다. 한국에도 지난 5월 굿게임쇼에서 복고풍 레트로 게임들을 서로 사고파는 '레트로 게임 장터'가 5회째 성황리 열렸다. 그처럼 옛날 게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게이머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이젠 판매가 중단된 옛날 기기에서 직접 게임을 즐기거나 어뮬레이터를 이용해서 옛날 게임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게이머들의 존재에 힘입어 대형 게임사에서도 자신들의 옛날 게임을 리메이크하거나 다시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역시나 인디 게임이다. 그러면 왜 인디 게임들에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들이 많이 보이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자.

   
▲ 필자의 레트로 스타일 게임 'Thunder The Retro'.

필자가 딱히 레트로 게임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90년대 PC 패키지 게임 개발자이기도 했고 지난해에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 ‘Thunder The Retro’를 하나 출시해 본 경험을 있으니 이에 힘입어 레트로 게임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몇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 옛날 게임에 대한 추억이나 오마주로서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을 만든다.
2.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이 제작 상 적은 리소스를 요구하기 때문에 제작비를 아낄 수 있다.
3. 레트로 스타일 게임의 단순함에 인디 게임다운 미학을 담아내기 위해서다.

인디 게임 개발자가 자본으로부터 독립하려면 가능하면 적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게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제작비용만 적게 들 뿐 팔 수 있는 시장이 없는 게임을 만들 수는 없다. 이런 면에서 레트로 게임을 좋아하는 열렬한 게이머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것은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다행스런 일이다.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은 대개 적은 비용으로도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의 게임인지 살펴보자.

레트로 스타일은 일단 표현이란 측면에서 크게 시각적인 면과 청각적인 면으로 나누어서 볼 수 있다.

■ 시각적인 레트로 스타일
보통 레트로 스타일의 그래픽이라면 저해상도의 픽셀 아트 그래픽을 말한다. 초창기 게임들의 화면 해상도는 320x200 정도가 주종이었다. 이런 저해상도에서 좋은 그림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픽셀 한 점 한 점을 챙겨서 그려야 했다.

한국에서는 한 점 한 점을 힘들게 찍어서 그린다는 의미로 ‘도트 노가다’라고 불리기도 했다. 아무튼 도트 그래픽 혹은 픽셀 아트로 불리는 이런 방식의 그래픽은 사실적인 그래픽에 비해서 세련된 미술적 소양이 없어도 끈기만 있으면 그릴 수 있다. 물론 제대로 잘 그리려면 나름의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 픽셀 아트로 표현된 게임 'FEZ'. 출처= http://polytroncorporation.com/61-2
   

▲ 단순한 회색톤의 픽셀아트로 그려진 ‘카트라이프(CART LIFE) : 2013년 IGF 대상작http://www.edge-online.com/news/gdc-2013-cart-life-gets-grand-prize-at-the-igf-awards/

픽셀아트는 단지 해상도만 낮은 그림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하는 색상의 수를 줄이기도 한다. 색상의 수를 256색이나 16색이나 4색으로 줄일 수도 있다. 심지어 흑과 백의 2색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 벡터 그래픽을 이용한 게임 'Asteroids'. 출처=http://www.playmycode.com/play/game/krakatomato/asteroids

초창기 CRT 디스플레이의 벡터 그래픽을 재현하는 것도 대표적인 레트로 스타일이다. 국내에는 벡터 그래픽으로 표현된 게임들이 거의 선보이지 않았다. 서양에서는 선으로 연결된 단순한 기하학적인 도형의 형태로 된 벡터 그래픽 게임도 많이 유행했다. 이런 방식의 그래픽은 딱히 그래픽 아티스트가 없이도 프로그래머 혼자서 그려낼 수 있는 그래픽이다.

초창기 게임들은 프로그래머 한 사람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가 그래픽까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의 경우도 처음 만든 게임들의 그래픽은 혼자 손수 해야 했다.

인디 게임의 관점에서 본다면 픽셀아트나 벡터 그래픽 스타일의 그래픽을 선택하면 프로그래머 혼자서도 게임을 만들 수 있거나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해도 그림에 대한 열정과 끈기만 있다면 그릴 수 있다는 게 인력을 확보하는 면에서 유리한 점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서 돈을 적게 들이고도 게임의 아트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 청각적인 레트로 스타일

요즘의 최신 게임들은 적절한 스피커 시스템만 갖춘다면 44khz의 16비트 CD 음질로 5.1 채널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전의 게임들은 제대로 된 사운드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음질이 떨어지는 조악한 사운드로 만족해야 했다.

직접 사운드를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하는 경우에도 소리의 강약을 8비트 크기에 저장했고, 소리를 샘플링하는 횟수도 초당 8khz 에 불과했다. 디지털 사운드를 처리하는 사운드 장치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는 두개의 기본 파형을 합성해서 여러 가지 소리를 흉내내기도 했었다. 디지털 사운드는 그나마 샘플링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실제 소리를 담은 것이지만 기본 파형으로 합성된 음은 비슷하게 소리를 흉내 낸 것에 불과해서 소리가 그야말로 조악했다.

그런데 이렇게 조악한 사운드는 레트로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는 옛날의 향수를 자극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 그래서 5.1채널의 화려한 고품질의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예전의 조악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운드 합성 툴도 있다.

대표적으로 2007년에 Drpetter 에 의해서 만들어진 SFXR(http://drpetter.se/project_sfxr.html)이 있다. SFXR 이후로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되거나 개선된 버전들이 나왔는데 그림에 있는 것은 그 중에 하나인 BFXR이다 웹상에서 바로 소리를 합성해서 만들고 저장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합성 툴을 이용해서 시각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운드까지 레트로하게 표현된 게임들도 있다. 필자의 레트로 스타일 게임 ‘Thunder the Retro’도 게임에 필요한 각종 효과음을 얻는 데 이런 프로그램 중의 하나를 이용해서 레트로한 8비트 사운드를 표현했다.

   
▲ 8비트 사운드 합성 툴 BFXR. 출처= http://www.bfxr.net/

이렇게 만들어지는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들은 구세대 게이머들에게는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향수를 느끼게 하는 효과도 있지만 신세대 게이머들에게도 일찍이 접해보지 못한 신선한 스타일의 게임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화려한 그래픽이나 사운드보다는 게임의 구성이나 스토리 같은 게임의 좀 더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하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개발자든 게이머이든 양자 모두 말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레트로 스타일의 픽셀아트 그래픽으로 표현되었지만 훌륭한 음악과 스토리로 사람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To The Moon’ 같은 인디 게임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 인디 게임 ‘To The Moon’출처= http://freebirdgames.com/to_the_moon/

한경닷컴 게임톡 김성완 객원기자 idgmatrix@gmail.com

   
 
■ 김성완 교수는?

부산게임아카데미(동의대학교 게임공학과) 교수로 한국 게임개발자 1세대다. 미리내소프트웨어에서 PC 패키지 게임을 개발했다. 대표작으로는 ‘풀메탈자켓’이 있다. PC 패키지 게임이 저물고 한국 게임 시장이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고도성장하던 초기에는 오즈인터미디어에서 3D 온라인 커뮤니티 게임 카페나인의 차기 버전 개발에 잠시 참여했다.

그 후 게임 개발 교육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게임 개발자 지망생들을 가르치면서 소프트웨어 3D 렌더러 g-matrix3D를 개발하여 오픈 소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부산게임아카데미에서 게임 개발 인력 양성에 힘쓰는 한편 인디게임개발자로 나서며 페이스북에서 인디게임 개발자 그룹 '인디라!'도 운영하고 있다. 게임개발자연대 집행위원이자 주)젬스푼 21세기 마법사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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