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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석 "숲해설은 사람과 자연 휴먼 에코 통로"김규석 한국숲해설가협회 대표
박명기 기자  |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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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2.04  07: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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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해설은 사람과 자연 이어주는 휴먼 에코 통로"  

 김규석 한국숲해설가협회 대표

CEO 출신 숲해설 6년 새인생 "숲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공간"

평창서 28일부터 숲해설 고수 열전, 3대 가족캠프 숲사진전도

   
▲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단풍의 의미를 역설한 김규석 대표.
김규석(66)씨는 CEO 출신 숲해설가다. ‘하나로’로 유명한 농협유통 대표로 중임한 후 퇴직한 그는 ‘숲이 너무 좋아’ 6년간 숲해설 자원봉사자로 깜짝 변신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의 한국숲해설가협회 대표가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김 대표처럼 스스로 숲체험 도우미로 변신해 나무와 대화하고, 숲에서 명상하고, 자연에 대한 겸손과 사랑, 열정을 쏟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산림청에서 공인한 숲해설가 숫자만 전국에서 약 6000명이 넘는다.

숲 해설 분야의 고수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는 28일부터 2박 3일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에서는 팔도의 내로라하는 숲 해설가 고수 20명이 모인다. 지역 예선을 거쳐 협회가 주관하는 전국 숲해설 경연대회-‘숲해설, 고수를 만나다’에서 일합을 겨루기 위해서다.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센스만점의 형식이다. 인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기존의 교수진이 아니라 숲해설가들이 청중평가단이 된다. 숨은 고수들은 현란한 해설신공을 펼친다. 김규석 대표는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는 전국 최고수 숲해설가들이 10개조로 나뉘어 나가수 방식의 경연을 펼친다는 점”이라며 “숲해설가는 숲과 사람, 사람과 숲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숲해설 나가수 경연뿐 아니라 3대가 함께하는 가족캠프, 숲 사진전 등 정보를 공유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최고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숲은 어머니 품 속과 주파수가 비슷하다”
김 대표에게 숲은 어떤 존재일까. 그는 “어머니 품 속 같고 고향 같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아간다. “어머니 품속은 어렵고 힘들고 좌절과 절망할 때 스트레스를 빨아들이고, 향기를 나눠준다. 숲은 어머니 품속과 주파수가 비슷한 그런 곳”이다.

그가 숲해설가로 입문한 건 2004년. CEO로 재직 중 환경문제에 관심이 커져 숲해설가협회 교육을 받았고 이후 숲연구소 교육 과정을 거쳤다. 그는 숲해설가가 되어 좋은 것이 많았다. “무엇보다 자연이 새롭게 보인다는 것과 남녀노소 숲친구가 상하가 아닌 수평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 숲을 찾아오는 사람들과의 신선한 만남이 좋았다.”

숲해설가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자세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우선 “마음이 겸손해야 한다. 자연 앞에 마음을 비우고 허리를 낮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이는 10%가 아닌 보이지 않는 90%를 보아야 한다는 것. 한마디로 “안다고 떠들지 마라”다.

겸손을 갖추고 나면 자연에 대한 사랑과 열정 또한 필수적이다. 숲과 사람, 사람과 숲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게 숲해설가다. 숲은 더불어 산다. 크고 작음, 오래되거나 새로 태어남, 활엽수거나 침엽수를 뛰어넘어 다양성과 관용이 넘치는 공간이다. 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의 공간이 아니다.

그는 “송충이는 솔잎밖에 안먹는다. 배추벌레도 배추만 먹는다. 다른 것을 넘보지 않는다. 승자는 있되 패자는 없는 다양성과 상생이 있는 곳이 숲”이라며 “자연생태계는 절제할 줄 알고, 분수를 알고, 지속 성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 “자연의 목소리, 자연의 언어로 통역하는 게 고수”
한국숲해설가협회는 회원이 1600명이다. 관련단체 중 가장 역사가 깊고 정체성도 뚜렷하다. 숲으로 치면 회원이 중심이 되는 순수 녹색의 단체다. 회원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변호사, 세무사, 의사, 화가, 작가, 시인, 은퇴한 CEO와 공직자, 젊은피의 환경트렌드 탐구자, 전업 주부 등등. 20대에서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부부회원들이 많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협회는 오는 28일부터 2박 3일간 평창에서 제5회 전국숲해설 경연대회-‘숲해설 고수를 만나다’를 개최한다. 산림청 주최로 전국 숲해설가가 1년에 1번씩 만나 벌이는 잔치다. 4회까지 1박2일이었던 것을 2박 3일로 늘렸다. 전체 회원의 절반인 800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올해는 팔도의 내로라하는 숲 해설가 고수 20명이 선발돼 고수열전을 펼친다. 인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형식을 빌렸다. 기존의 교수진이 평가했던 것이 숲해설가들이 청중평가단이 되어 평가에 나서고, 숨은 고수들은 현란한 해설신공을 펼친다.

숲이 울창하고 해설코스가 수십개 존재하는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에서 “자연이 갖고 있는 자연의 언어를 자연의 목소리로 심도있게 통역해내는 사람이 ‘고수’로 등극하게 된다”는 것. 이 고수들의 전국순회콘서트도 계획되었다. 이들 해설의 동영상화와 더불러 숲해설가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는 “일반인들에게 숲해설가란 신선한 직종이다. 하지만 일당이 5만~8만원 정도로 실제로 자원봉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충실한 안내를 위해 현장에 답사를 갔다오고 하면 차비도 안나온다”며 “각계각층의 자질이 뛰어난 이들이 모였는데도, 유니폼을 걸치면 종부리듯 하고 하대하는 등 사회적 대우가 아직 열악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해설가들이 한데 모여 팔도 장기자랑과 해설고수대결, 사진전시 등 축제를 벌이고, 정보 교환과 친목도모, 워크숍을 통한 문제공유 등이 대회의 의미”라고 말했다. 

“3년 내 자체 건물, 산하연구소 마련 기대”
김 대표가 6년 동안 한 숲해설은 몇 번이나 될까. 1년에 100번으로 치자면 약 600여회 정도다. 집 근처 광교산은 아침마다 홀로 찾는다. 그가 자주 숲해설에 나서는 곳은 홍릉수목원과 청계천, 서울대수목원 등이다.

   
▲ 감나무 잎을 만지며 느낌을 소개하는 김규석 한국숲해설가협회 대표.
그는 숲해설을 위해 2~3시간 전에 가서 기(氣)와 말, 생각을 충전한다. 그리고 해설을 듣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말을 생각하고 전달법도 연구한다. 1시간 30분 연주하고 커튼콜을 5회나 받는다는 지휘자 정명훈처럼 스스로 ‘마음의 박수’를 받기를 꿈꾼다.

그는 기억한다. 야유회 겸 숲 체험으로 온 공무원들이 달뿌리풀 해설을 듣고 ‘달뿌리회’를 결성했을 때 기뻤다. 수녀와 신부님이 이질풀의 열매를 자세히 보기 위해 허리를 굽히고 “성당의 샹들리에보다 더 멋지다”고 말할 때의 모습도 말이다.

한번은 새벽 2시에 독일서 전화가 왔다. ‘다윈 탄생 200주년 행사’에 초청장을 보내주겠다는 거였다. 정중히 거절했지만 고국에 딸 셋과 온 여성이 우연히 그의 숲해설을 들었고, 그 얘기를 남편에게 해 초청한 것이었다.

그가 가장 잊을 수 없는 대상자는 20여명의 지적장애 중고생들. 2시간 동안 그들에게 많이 배웠다. “‘갈대가 안에 속비었고....냇가에서 그들은 시멘트보다 강하다’라고 라고 말할 때 이렇게 묻더군요. ‘갈때가 뭐예요?’ 그런 원초적 질문에 콧등이 시큰했어요.”

자신의 숲해설에 대해 일종의 자원봉사라고 생각하는 그는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리던 아이를 떠올렸다. “숲해설할 때 ‘에어샤워’라고 엔돌핀이 돌아요. 엔돌핀 샤워죠. 전신에서 자부심이 느껴지지만 내가 아니라 그들을 자유스럽게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숲이죠.”

그는 일반 시민들에게 “숲은 명상과 치유의 공간이지만 상상력과 창의력의 공간이다. 알려고 노력하고 관찰하면 언젠가는 숲이 마음 속으로 성큼 들어온다”며 “급하게 하지 말고 나무와 대화하는 연습부터 해보라. 관찰이야말로 창의력의 근본”이라고 느리게 걸으며 둘러보는 숲관찰법을 권했다.

한국숲해설가협회 대표로서의 그의 꿈은 무얼까. “협회가 3년 내 자체 건물을 갖고, 회원전용교육실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원남동(서울 종로구) 사무실은 너무 좁고 손님이 와도 앉을 자리가 없다. 또 산하연구소를 갖고 보다 깊이 있는 데이터 보전과 연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글 사진=박명기 기자 일간경기 20111011 

 

‘숲의 소리’를 전하는 자연의 통역사
팁. 숲해설가란?

숲해설가는 숲을 찾은 시민들에게 궁금증을 풀어주고 숲을 안내하는 전문가다. 산림청장이 인증한 숲해설가 교육과정 운영기관과 기타 환경교육 관련 민간단체, 공공기관, 대학 등에서 운영하는 숲해설가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숲해설가로서 활동할 수 있다.

산림청은 1999년부터 국립자연휴양림, 국립수목원 등에서 숲해설가 제도를 운영해오고 있다. 2009년에는 330명의 숲해설가를 선발했다. 전국 150여개 환경교육관련 시민단체 주도로 배출한 약 6000여명의 숲해설가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미국, 일본, 스위스 및 독일 등의 국가에서 숲해설가 제도 또는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3년 역사의 최고 전통 숲 해설가 양성소
팁. 한국숲해설가협회는?
1998년 국민대 자연환경안내과정이 모태가 되어 출발해 13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숲 해설 관련단체 중 명실공히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2002년 2월 1일 ‘숲이 나에게 내가 숲에게’ 모토로 사단법인이 창립되었다. 숲해설가 양성교육, 아동청소년 및 시민대상 숲해설 교육, 산림청 인증 숲해설가 양성과정(초급) 교육을 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원남동 한신빌딩에 사무실이 있고, 과거 동대문파 주먹으로 유명한 이정재가 살던 집이 있던 곳이 건물 주차장이기도 하다. 

   
▲ 김규석 한국숲해설가협회 대표는 CEO출신이다. 6년 동안 600여차례 숲체험 도우미를 했다.
농협 ‘하나로’ 설립 주도 CEO 출신

팁. 김규석은?
CEO 출신 숲해설가로 1945년생이다. 서울대 농대 졸업했고 농협에 입사해 30년 유통 외길을 걸었고, ‘하나로’를 설립했다. 이를 총괄하는 (주)농협유통의 대표이사로 재직해 중임했다. 유통업체 최초로 친환경프로세스를 도입 ‘환경경영대상’을 수상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 환경분야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재직 중에 배우기 시작한 숲해설가 교육을 2004년 퇴직 후 본격화해 서울대수목원, 청계천, 어린이 대공원 등지에서 수많은 숲해설 자원봉사를 했다.  지난해 2월 숲해설가협회 대표로 추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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