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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28] 유럽 인디게임신 메카 ‘GDC Europe’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28. 이정엽 ‘GDC Europe 2014’
이정엽 객원기자  |  elises@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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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22  14: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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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28. 이정엽 ‘GDC Europe 2014’

“유럽 게임 미래를 보려면 GDC Europe를 보라.”

지난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독일 쾰른 메세에서는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게임스컴(Gamescom)2014가 열렸다. 이에 앞서 11~13일 유럽게임개발자컨퍼런스(Game Developer Conference Europe, 이하 GDC 유럽) 2014도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었다.

매년 두 행사가 같은 장소에서 연달아 열리기 때문에, 게임 개발자와 연구자들에게는 인디게임부터 AAA 게임까지 망라한 게임계의 가까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훌륭한 창구가 된다.

GDC가 한국에서 열리는 지스타나 KGC와 차별되는 점은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인디게임만을 모은 발표들인 인디게임 서미트(Indie Games Summit)를 운영하고, 인디게임페스티벌(Indie Games Festival)를 통해 게임계가 생태적 다양성을 갖출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 M. C. 에셔의 그림
올해 GDC 유럽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관심은 유럽 게임계가 HMD(헬멧 마운티드 디스플레이)로 대표되는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 플랫폼의 변화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하는 점과 유럽 인디게임계의 최근 흐름에 관한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인디게임은 국적을 불문하고 기존의 게임 관습과 다른 새로운 메카닉스(역학)의 개발을 통해 물리적인 차원의 새로움을 미학적인 차원의 새로움으로 격상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컨트롤러의 양 스틱을 동시에 조종하게 하여 두 형제를 동시에 움직여야하는 상황의 지난함을 표현했던 '브라더스(Brothers)'나 중력을 뒤집을 수 있는 메카닉스를 통해 플랫폼 게임의 변화를 도모했던 'VVVVVV' 같은 유럽 인디게임들은 게임의 토대이자 하부구조에 해당하는 메카닉스의 변화를 통해 상부구조에 해당하는 재미와 감성을 잡으려는 시도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 GDC 유럽의 발표들을 보면서 이러한 ‘메카닉스의 변화’를 통한 새로움의 추구와는 다른 변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모뉴먼트 밸리(Monument Valley)'의 아트 디렉터와 게임 디자이너 역할을 맡은 켄 웡(Ken Wong)의 '모뉴먼트 밸리의 게임 디자인: 더 적은 게임적 요소, 더 풍부한 경험(Designing Monument Valley: Less Game, More Experience)'이란 발표는 예술적인 요소와 사용자 경험(UX) 요소의 반영을 통해 메카닉스의 개혁 없이도 훌륭한 인디게임을 만들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론을 소개했다.

   
▲ 인디게임 '모뉴먼트 밸리'
'모뉴먼트 밸리'는 기본적으로 그 장르가 플랫폼 게임이지만, 플랫폼 게임에서 그 주요 메카닉스로 활용하는 퍼즐적인 요소보다는 플레이어의 경험에 집중해서 게임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켄 웡은 우선적으로 통상 게임 디자인이라 불리는 요소들을 해체하고, 그보다 먼저 개인에게 의미있는 게임 경험이란 무엇인지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이때의 경험이란 단순히 플레이어의 체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으로부터 느끼는 감성적 요소와 미학, 그리고 의미론(semantics)적인 요소를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를 뜻한다.

유저들은 ‘모뉴먼트 밸리’를 플레이할 때 이 게임은 터치를 통한 기계적인 움직임보다는 미니멀리즘(단순함과 간결함 추구)하는 적으로 느껴지는 공간 디자인에 더 눈길이 가게 된다.

실제로 켄 웡은 에셔(M. C. Escher)의 회화나 2009년에 출시된 ‘윈도실(Windosill)’ 같은 게임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게임 디자인에서 플레이어의 경험을 묻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게임 디자이너가 경험을 중심으로 게임을 창조하게 될 경우, 메커닉스 중심으로 게임을 디자인하는 것보다 어떤 의미를 전달하기 쉬워진다고 그는 말한다.

경험이란 사람들 사이에 공통된 요소여서,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된 게임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게임 속으로 끌고 들어오기 더 쉬워지게 되는 것이다. ‘모뉴먼트 밸리’가 하드코어 게이머 대신 심미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논게이머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윈도실(Windosill, 2009)

‘모뉴먼트 밸리’의 이러한 변화는 유럽 인디게임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조심스런 변화의 조짐을 엿볼 수 있게 해줬다. 이는 게임 디자인에서 미학적 요소의 우선적인 고려와 맞물려 있다.

다음날 열렸던 유럽의 혁신적 게임 쇼케이스에서도 특징적인 메커닉스의 전환을 통한 새로움보다는 미학적 요소나 이데올로기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플레이어의 변화를 촉구하는 게임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오큘러스 리프트로 대표되는 HMD와 VR의 약진 역시 게임 내의 배경과 오브젝트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의 문제와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이정엽 객원기자 elises@snu.ac.kr

   
 
■이정엽은?

80년대 초 아케이드 게임과 아버지가 사주신 애플 ][e와 북미판 닌텐도를 시작으로 게임을 하드코어하게 즐기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게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7년째 게임 디자인 스튜디오 수업을 개설해 왔다.

이 수업들을 통해 제자들의 스타트업을 장려하고 후원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회사 엑스몬게임즈의 감사 겸 서울대 연합전공 정보문화학 연구교수 및 카이스트 대우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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