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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스타, 웃으며 ‘4일 잔치’는 끝났지만...중국 무시무시한 질주 상황... ‘자살골’로 실점하는 '우' 더 범하지 말았으면
부산=박명기 기자  |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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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23  09: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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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게임톡이 2012년 3월 3일, 제비가 날아온다는 ‘삼월 삼진날’에 창간 이후 세 번째 지스타에 참가를 했다. 첫해는 1인 매체로 참석했고, 지난해와 올해는 ‘전 직원’ 2명을 대동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지스타2014는 역대 최대 규모인 35개국 617개 국내외 게임관련 기업이 참여한 큰 잔치였다. 

2005년 신문사 내 여차여차 아픈 기억(회사 인사와 후배들의 정리해고)로 얼떨결에 게임 쪽에 발을 담근 이후 10년이 되었다. ‘추억은 방울방울’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제목처럼 10년이 하루 같다.

아침에 일산 킨텍스로 갔다가 밤에 서울로 다시 귀환했던 일산 지스타 시절을 지나 개최지가 따뜻한 남쪽 항도 부산으로 바뀌었다. 좋은 것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편하게 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취재 기자나 업체 종사자들의 호감도가 상승했다. 제대로 ‘출장맛’을 맛볼 수 있는 행사로 인식되었다.

   
 
   
 
   
 
그렇게 한반도 서남쪽 제2도시인 부산은 기자에게 무엇보다 ‘회’와 ‘술’과 ‘해수욕장 백사장’ 3박자에다 ‘게임’이 얹혀졌다. 마침 게임산업도 좋은 시절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엔씨소프트는 바다이야기 충격파를 쓸어내며 ‘아이온’의 초대박을 만들어내며 주식시장의 황제주로 등극했다. ‘던파’의 네오플을 인수한 넥슨은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크로스 파이어’라는 게임으로 동접자 500만명을 기록하면서 1등에 올라, 실제는 세계 1등을 먹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하던가. 좋은 일에는 ‘마’가 끼는 법이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2000년 들어 5000년 한국역사 속에서 전무후무 전세계 문화콘텐츠로 ‘1등’을 찍었다. 동시에 불운이 닥쳤다. 어느새 한국에서 게임은 ‘중독’의 주범으로 마약과 동급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셧다운제’라는 중국과 태국에서도 폐기된 법이 한번도에서 부활한 것으로 부족해 유사한 법도 수 개나 입법되었고, 바야흐로 ‘중독법’에 이르러 마약과 동급이 되었다.

이렇게 매번 ‘자살골’을 하면서 스스로 전력을 추락한 한국 게임에 비해 중국은 달랐다. 적극적인 M&A와 정부 장려책으로 어느새 전세계 1위 ‘철옹성’을 쌓았다. 이제 한국 게임사를 ‘호시탐탐’하면서 카카오-넷마블-파티게임즈에 뭉칫돈을 투자하는 ‘큰손’이 되었다. 그런 변화가 현실화된 것이 2년도 안되었다.

게임톡이 2011년말 창간 준비호를 준비할 때 ‘리그오브레전드(롤)'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드디어 한국의 아이폰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린 것도 그 무렵이었다. 롤과 비슷한 시기에 스마트폰 게임으로 ‘룰더스카이’가 최초로 흥행게임 자리를 꿰찼다.

돌아보니 한국 게임산업이 이렇게 ‘후퇴’로 변화한 것은 딱 2년 만이다. 어쩌면 롤과 스마트폰게임으로 지형도를 바꾼 카카오의 등장 이후다. 어쩌면 한국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이 트렌드를 꿰뚫지 못했던 점과 특유의 ‘오타쿠’ 정신으로 사회, 특히 정치권이나 공무원들과 불화를 시정하지 못한 점도 큰 실책이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바로 ‘정부’가 진흥이 아니라 규제로 방향을 선회하고, 너도나도 ‘브레이크’없이 게임 규제법을 만드는 경쟁을 하면서부터다. 어쩌면 그때 건너갈 수 없는 강을 지나버린 것일까.

최근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모바일 우주’로 여행을 하겠다”는 선언을 할 정도로 시장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었다. 플랫폼 전쟁에서 온라인게임사와 모바일 기기 제조사, 모바일 유통사들은 일종의 실패자이자 패배자다. 자기를 지키기 위해 연속으로 오판했다. T스토어 등 이통사의 강자들은 주춤대다 카카오와 구글에게 주도권을 뺏겼다. 온라인게임사들도 지스타에서 대박을 기대하는 부스를 여는 것이 아니라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스스로 조마조마하며 ‘희망’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

지스타2014 마지막날, 동이 뜰 무렵 아침을 먹고 해운대 바다를 걸었다. 해수욕장 진입로 거리에는 지금 한국 모바일게임 랭킹 1위에 오른 일본 게임사 슈퍼셀 ‘클래시오브클랜’의 광고판이 위압적으로 서 있다. 지스타 행사장인 벡스코에도 곳곳에서 '클래시오브클랜' 광고판과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시장에서 “200억 광고비를 썼다” “번 돈은 점유율 30%까지 될 때까지 모두 마케팅비용에 투자하겠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을 들어왔지만 그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실감한다.

   
 
부스 안에도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스마일게이트, 엑스엘게임즈, 액토즈 등 대형 게임사가 출품한 5개의 MMORPG가 있지만, 그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게임개발사가 아닌 한 모바일 커뮤니티의 부스였다. 크기도 크지만 행사도 예사롭지 않았다. 그 부스에는 게임 ‘게임오브워’의 홍보모델인 세계적인 톱모델 케이트 업튼이 등장해 깜짝 놀라게 했다.

게임사보다 더 큰 전시 부스를 꾸민 것뿐이 아니라 모바일게임계 파티에 파격적인 지원하는 통큰 스케일이 부럽지만, 다시 말해 게임 개발보다 '자본의 습격'이 너그럽게 통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보니 ‘돈슨의 습격’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한국 최대 게임사 넥슨조차 작아 보일 정도다.

   
 
지구촌에 IT혁명을 불러왔던 아이폰이 한국 시장 상륙을 막으려고 통신사들이 담합과 로비로 쇄국정책을 편 적이 있다. 그 4년 동안 한국의 ‘IT강국’이미지는 망가졌다. 게임은 이제 중국이 따라올 때 스스로 ‘규제 자살골’로, 득점이 아닌 연속실점으로 절망감을 던져주고 있다.

지스타가 열린 해운대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다가 이제 시장이 된 서병수 부산시장은 규제법안 발의에 서명해 게임업계와 사용자들에게 많은 원망을 받았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번 대회 개막 테이프 전 그는 기자실에 들러 “부산시는 어떤 게임 규제도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성남의 지스타 유치활동에 대한 자극을 받아선지, 무섭게 뒷걸음질치는 게임산업에 대한 뒤늦은 반성인지, 아니면 정치적인 제스처인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지스타2014, 잔치는 끝났다. 하지만 아이 우는 밤은 깊어가고, 기차는 아직 안오고, 날씨는 살 에일 정도로 추운 그런 겨울 밤의 역대합실이 연상된다. 앞으로라도 게임사 스스로나 정책 담당자나 매스컴이나 모두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적어도 ‘자살골’로 실점을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디 ‘게임사가 스스로 잘 하도록' 간섭을 하지 않는 정책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젊은이에게 벤처 성공신화를 만들고 수많은 고용을 만들어내는 것이 ‘창조경제’에 기여하는 길이 아닐까.

부산=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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