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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87] '심즈 아버지' 윌 라이트의 ‘심시티 2000’시장되어 도시 경영, 세금 정책 실패하면 시위, 도시 황폐화 “사람이 먼저다”
큐씨보이 객원기자  |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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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14  07: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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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어릴 적에는 원대한 야망을 품고 정치계에 입문해보고자 하는 꿈을 꾼 적도 있었다. 하지만,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닌 어른들의 복잡한 사정이 있는 세상에 대해 알게 된 뒤로 정치인의 꿈은 자의 아닌 자의로 접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게임에서나마 못다 이룬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수많은 정치-경제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오랫동안 즐긴 게임 중에 하나가 ‘심시티(SimCity) 2000’이라는 게임이다.

■ 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싶은가?

   
 
‘심시티(SimCity) 2000’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게임은 원래 원판 게임 ‘심시티(SimCity)’가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했던 ‘심시티(SimCity)’ 게임은 ‘XT’ 컴퓨터에서 흑백모니터로 했다. 눈앞에 보이는 건 원색 하나 없는 화면이었지만, 그래도 너도 나도 재밌다고 난리였다. 기존의 게임들과는 다르게 무언가 생각도 많이 해야 되고, 메뉴도 복잡하고 잘못 만들어지면 두고두고 고생하게 되서 도로 하나를 깔고 철로 하나를 깔아도 엄청나게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 게임이었다.

이것은 ‘심시티(SimCity)’라는 게임 자체가 그 당시 게임들의 대부분이 쏘고 부시는 슈팅이나 액션 게임 위주였던 것에 비해 무언가 파괴하지 않고 반대로 창조를 하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던 게임 제작자 ‘윌 라이트’의 염원이 깃들어 있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의외로 단순하지 않아서 퍼즐을 풀고 난 뒤에 희열을 느끼듯이 이렇게 복잡하고 정교한 게임을 즐기면서도 얼마든지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이 게임을 하면서 6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이 정도면? 나도?’ 시장에 출마해볼까 하는 철없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시장은 고사하고 동네 반장도 못해본 필자는 정치의 꿈을 다시 한 번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 게임이 더 오랜 뒤에는 완벽하게 정교하고 세밀하게 구성되어 ‘Falcon 3.0’이 실제로 공군 훈련용으로 쓰였다는 말이 나왔을 만큼 예비 시장 후보자들이 꼭 해봐야 되는 게임으로 꼽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해본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한국에서 ‘심시티(SimCity)’게임을 예비 정치 입후보자들이 해봤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 “사람이 먼저다”시장이 제대로 못하게 되면 시위!
이 게임은 많은 시리즈로 발매되어서 생각보다 많은 버전이 있다. 필자는 오래 전에 발매한 ‘심시티(SimCity)’와 ‘심시티(SimCity)2000’ 외에는 많이 해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후에 등장하는 ‘심시티(SimCity) 3000’이나 ‘심시티(SimCity) 4’ 같은 게임이 재미없어서 안 한 것이 아니라, 필자의 PC 사양이 워낙 낙후되어서 거의 청동기급 사양을 자랑하기 때문에 게임 자체를 실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다음에 돈 많이 벌면 3D 풀 사양 PC를 사고 싶다).

‘심시티(SimCity)’ 게임 시리즈들 앞에 붙는 ‘심(Sim)’이라는 뜻은 이 게임이 ‘Sim(Simulation)’ 게임 이라는 뜻이다. ‘심(Sim)’ 시리즈는 이외에도 많이 있는데, 많이 알려진 게임들이 ‘심타워’ 라던가 ‘심앤트’, ‘심파크’, ‘심팜’ 등이 있다.

그 당시만 해도 선과 악이 양분된 게임 세계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자가 있어야만 '게임'이라고 불리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보니 엔딩도 없고 단지 도시를 관리하는 게임을 선뜻 유통시켜주는 회사는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심시티'가 출시되었고, 각종 귄위있는 게임 시상식에서 무려 24개의 상을 받으며 '반전의 게임' 게임으로 최고의 게임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심시티'는 게임이 '교육'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 게임으로 유명하다. 학교 교재, 연구소 등에서 '심시티'는 '게임'이 아닌 '교육도구'로 이용된 사례가 많다.  '심시티'가 출시되기 전에는 누구도 게임이 교육에 이용될 수있다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런 면에서 윌 라이트는 게임에 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확 달라지게 만든 인물이다.

그 외에도 ‘심어스’ 라던가 ‘심타운’, ‘심아일’ 등 이 게임들의 개발사인 ‘MAXIS’라는 회사는 ‘심시티(SimCity)’로 큰 재미를 본 이후에 상상할 수 있는 웬만한 것들은 다 ‘심’ 시리즈로 만들어 버렸다. 학교를 유급하거나 퇴학당하지 않고 내신 최고 등급으로 무사히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심스쿨’ 같은 게임은 아직 안 만들어진 것 같다. 이런 모든 ‘심’시리즈는 나중에 ‘심즈(SIMS)’라는 이름으로 통폐합을 거쳐 하나의 가상세계를 구현하기에 이르게 된다.

   
심즈(Sims)의 사람들
‘심시티(SimCity)’에서는 단순히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작은 물체에 불과했던 사람들을 그들의 일상으로 파고들어 보다 더 깊이 있고 연관성 이는 생명을 부여한 게임이 ‘심즈(SIMS)’라는 게임이다. ‘심(Sim)’ 시리즈의 아버지 ‘윌 라이트’ 자신이 그 동안 만들었던 게임들이 자금(돈)과 재화를 필요로 하고 인간은 단지 그것들을 만들어 내기 위한 매개체로 게임 속에 등장하거나 아예 역할이 주어지지도 않았던 물질 만능주의에 기반한 게임들이었다면 ‘심즈(Sims)’라는 게임은 사람 자체를 다루고 있는 게임이다.

‘심즈(Sims)’라는 게임 자체는 워낙 유명한 게임이어서 지구행성에서만 1억 장 넘게 팔린 게임이고 지금도 꾸준히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서로 비슷한 게임으로 ‘심즈(Sims)’와 함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같은 게임이 있다.

하지만, ‘심시티(SimCity)’ 게임에서도 사람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심시티(SimCity) 2000’의 경우에도 시장(市長)이 행정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시위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은 전작 ‘심시티(SimCity)’에서도 마찬가지다.
   
망했다. 도시가 죽어가고 있어
시(市)의 시민들에게 교통의 편의는 물론이고, 공원 시설이나 놀이시설 등 레저와 건강, 교육까지 모든 것을 종합해서 행정을 펼치지 못하면 어디선가 반드시 시위가 일어난다. 그렇지 않으면 시민들은 해당 거주 구역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고 그 구역은 까맣게 죽은 도시처럼 변하게 되는데, 세금 정책을 잘못 펼쳤을 경우가 특히 심하다. 화면 전체가 까맣게 죽어가는 도시로 변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참 묘해진다.

도로를 깔고 철로를 깔고 공장구역과 상업구역, 거주구역으로 크게 3가지 구역으로 나뉘어서 도시를 잘 건설하지 않으면 도시는 매연만 가득 찬 공장지대로 변하거나 상권과 주거지역이 슬럼가로 변해서 까맣게 죽어가기 시작한다. 무분별한 난개발(亂開發)의 끝이 어떤지 보고 싶으면 이 게임에서 아주 싼 비용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단면도 엿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고급 주거 지역에 발전소 같은 것을 건설하려고 할 경우 시위가 벌어지거나 아예 거주 구역을 포기하고 도시를 버리는 일도 벌어진다. 이른바 ‘님비(NIMBY)’ 현상이라 불리는 것으로 이것은 'Not In My BackYard’의 줄임말이다. 필요하기는 하데 굳이 내가 사는 동네 근처에 오는 것은 절대로 찬성 할 수 없다는 이기적인 심성이야 말로 ‘님비(NIMBY)’의 표본 그 자체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것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도 하는데, 사람이 살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시설 중에 장례식장이나 발전소 그리고 폐기물 처리 시설 등 어딘가에는 분명히 설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우리 동네만 아니면 돼’라고 하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사람이라는 개인과 사람이 모인 사회라는 단체에서 선한 모습과 악한 모습이 양존하는 세상살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이 게임을 하면서 꽤나 골치가 아팠던 적이 있는데, 대체로 발전소 같은 기피대상은 도시 건설이 한참이기 이전에 미리 장소를 지정해서 아예 구역분리를 하고 여유 있게 공간을 설정한 다음에 철로나 고속도로, 4차선 이상의 도로로 격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훠이~ 훠이~ 발전소는 동네하고 멀찍이....
사실, 필자도 어느날 동네에 발전소가 들어온다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것도 핵을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소라면 두 손 들고 만세를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발전소를 짓지 않으면 도시 전체의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전혀 그렇지 않아야 할 문제에 대해서 마치 진퇴양난(進退兩難)의 궁지에 몰린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동네 근처 빈 땅에 발전소를 짓자니 당장 몸으로 느껴지는 공해 문제와 산업 폐기물 등의 문제가 걱정되고 그렇다고 발전소를 짓지 않으면 오늘 밤도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깜깜한 어둠의 세상에서 지내야 할 판이고..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이런 개개인이 모인 사람들의 사회라는 집단을 어떻게 지성과 이상의 세계로 잘 안내해 줄지에 대해 매분 매초를 고민하고 고민하는 자리가 바로 시의 장(長)인 ‘시장(市長)’이라는 무거운 책임의 자리이다. 분명한 것은 이 게임에서도 실제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누군가는 이득을 보면 분명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된다. 그것을 상향평준화로 이끌어 갈지 하향평준화로 끌어내릴지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 번 고뇌하게 되는데, 어떻게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마지막에 지상낙원과 같은 도시로 변하여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비록 모니터 화면에 작은 세상이지만, 절로 뿌듯함이 느껴질 것이다.

■ 필자의 잡소리
   
 
항상 별 것 아닌 것 같은 일에 지나치게 민감하고 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필자에게 이 게임 역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게임이었다. 20년 전에 해 본 게임이지만, 이 게임에서 느끼고 배웠던 것들은 지금 시점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게임은 분명히 현실이 아니다. 그래서 늘 완벽한 사실성을 보여주는 게임들조차도 ‘가상’이라는 말이 붙어서 ‘가상현실’이라고 표현되기도 하지만, 적어도 게임 안에서나마 우리는 개개인의 사람의 입장으로 돌아가 불평과 불만을 시위로 표현하기도 하고 시정(是正)을 요구하기도 한다. 20년이나 지난 게임에서도 가능했던 것들이 세월이 흐를수록 게임에서만 가능해지는 것 같은 세태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지금 나는 게임을 살고 있는 것인가? 현실을 살고 있는 것인가?

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객원기자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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