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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노답캐릭
[백민재의 노답캐릭] 너희가 소셜카지노를 아느냐소셜카지노 산업 리포트 ① - 급성장하는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
백민재 기자  |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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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18  09: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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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노는 형들이 오락실 한 구석에서 멍하니 바라보던 오락기가 있었다. 화면에는 각종 과일과 숫자들이 어지럽게 돌아갔다. 화면이 멈추면 새빨간 선들이 화면에 그어지고, 숫자가 올라갔다. 오락실 주인은 아크릴판에 ‘777’이라고 휘갈겨 써 놓았었다. 몇몇 고수들은 성냥개비를 부러뜨려 버튼을 고정시키는 묘기를 부리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난생 처음 목격한 자동사냥이었다.

세상이 바뀌어, 이제는 오락실의 슬롯머신을 페이스북과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시대가 왔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를 소셜카지노(Social Casino)라 부른다. 요즘 한국 게임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를 비롯해 넷마블게임즈, 파티게임즈 등이 앞 다투어 소셜카지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에서 카지노 객장을 운영하는 마제스타도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2015년 현재 소셜카지노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4조원대로, 매년 30% 이상 고속 성장 중이다. 아시아 시장만 해도 지난해 5억2500만달러(약 59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풀하우스 카지노’를 서비스하는 미투온의 손창욱 대표는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25억명 중 10억명 이상이 모바일게임을 즐기고 있고, 그 중 2억명 이상이 소셜카지노 게임을 즐긴다”고 말한다.

언뜻 소셜카지노는 한국 게임사들에게 엘도라도처럼 보인다. 이미 고스톱 등 웹보드 게임을 운영했던 노하우가 있고, 슬롯머신과 포커 게임 정도라면 개발도 쉬워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기술과 자본의 욕망이 만들어낸 새로운 시장

소셜카지노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와 연동해 카지노 게임을 웹이나 모바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서비스를 말한다. 기본적으로 게임에서 딴 게임머니는 현금이 아닌 게임머니로만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규제로 인해 서비스가 불가능하기에, 북미나 아시아,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현재 전 세계 소셜카지노 시장을 장악한 곳은 세계 최대 카지노 기업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Caesars Entertainment)다. 2014년 기준 시저스의 시장 점유율은 21%에 이른다.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리조트 그룹 MGM도 소셜카지노 게임 ‘마이베가스’를 통해 자사의 호텔과 상품을 알리고 있다.

오프라인 카지노 기업이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것은 소셜 미디어의 발달과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 그리고 미국 카지노 산업의 불황이 맞물려 있다. 미국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네바다주 카지노 산업은 2009년에만 68억 달러(약 7조 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더 이상 카지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었다.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고객들도 고액 베팅을 꺼리고 합리적인 베팅을 하기 시작했다.

 

   
 

카지노 업체들은 해외 진출 등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만 했다. 때마침 소셜 게임의 조상님 격인 징가(Zynga)가 페이스북 초창기부터 열심히 포커게임을 만들며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었다. 1위 업체인 시저스가 가장 공격적으로 나섰다. 시저스는 수 년에 걸쳐 ‘슬롯매니아(Slotomania)’의 플레이티카, ‘빙고 블리츠’의 버팔로 스튜디오, WSOP 등 무려 6곳의 게임사를 인수하며 소셜카지노 시장을 석권했다.

북미, 슬롯머신이 지배하는 세계

소셜카지노는 크게 테이블게임과 슬롯머신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테이블게임은 바카라, 블랙잭, 식보(주사위 게임), 룰렛, 텍사스 홀덤 등이다. 슬롯머신은 쉽게 말해 과거 오락실의 ‘777’ 게임기라 보면 된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는 이 슬롯머신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슬롯머신은 특별한 기술 없이 ‘스핀(SPIN)’ 버튼만 누르면 기계가 알아서 돌아간다. 유저가 판단하는 것은 몇 라인에 얼마의 금액을 베팅할 것이냐다. 매번 ‘스핀’ 버튼이 누르기 귀찮은 유저들을 위해 ‘오토 스핀’ 기능도 제공한다. 오락실의 성냥개비다. 이 슬롯머신을 페이스북 친구들과 함께 돌리고, 일정시간 동안 획득한 게임머니에 따라 차등 보상을 지급하는 게 기본적인 구조다.

북미에서 슬롯머신은 도박보다는 레저에 가깝다. 통계에 따르면 북미 소셜카지노 유저의 약 60% 정도는 여성이며, 백인, 그리고 40대 이상이 많다. 게임사들은 유저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새로운 슬롯머신을 만들어 낸다. 또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플레이 해보면 각 업체들마다 조금씩 다른 룰과 UI, 그래픽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미국 애플 앱스토어 기준으로 카지노 게임 카테고리 1위는 ‘빅 피쉬 카지노(Big Fish Casino)’다. 보기 드물게 세로 화면을 채택한 이 게임은 슬롯머신과 블랙잭, 홀덤 등을 제공한다. 하나의 앱 안에서 들어있는 슬롯머신만 48종이다. 오프라인 카지노에서 기계를 바꾸듯, 유저들이 다른 슬롯머신을 번갈아 가며 돌릴 수 있게 한 것이다.

2위와 3위는 각각 ‘더블다운 카지노(DoubleDown Casino)’와 ‘슬롯매니아’다. 호쾌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더블다운 카지노’는 무려 60여종의 슬롯머신을 제공하고, ‘슬롯매니아’는 슬롯머신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게임이다. 한국 더블유게임즈의 ‘더블유카지노’는 이 카테고리 매출 11위에 올라 있다.

 

   
 

미국 게임에서는 ‘스타트랙’이나 엘비스 프레슬리, 샤킬 오닐 등 유명인과 영화 IP를 활용한 게임이 많다. ‘슬롯매니아’에서는 ‘빅윈(Big win)’이 터지면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전 영상이 나오며 노래가 흘러나온다. 징가의 ‘힛 잇 리치(Hit It Rich)’에는 인기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테마의 슬롯머신도 있다. 캐리와 사만다, 미란다의 얼굴이 게임기에서 돌아간다. 이처럼 다양한 IP가 게임 내에서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카지노에 대한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인생은 한방”…아시아, 소셜카지노의 신흥 시장

세계 최대의 카지노 시장은 마카오다.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액은 이미 2006년에 라스베이거스를 추월했다. 2014년 기준 마카오 카지노 매출은 약 434억9000만 달러(약 51조원)인데, 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7배에 달한다. 테이블 당 베팅 금액도 라스베이거스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다(뒤에 0이 하나 더 붙는다).

아시아에서 카지노는 승부를 내야하는 갬블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바카라나 블랙잭, 포커, 홀덤 등 유저들끼리, 혹은 딜러와 승부를 펼치는 게임이 인기가 높다. 실제 마카오에서도 바카라가 카지노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자연스럽게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개발사들도 테이블 게임 개발에 공을 들이게 된다. “북미는 슬롯, 아시아는 테이블”이라는 것이 개발자들의 정설이다.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업체는 중국의 보야(Boyaa)다. 보야는 소셜 포커게임으로 유명하지만 슬롯머신이나 마작, 장기까지 온갖 게임을 다 만들어낸다. 전체적으로 중국풍 디자인의 게임들이 많다. 국가별 앱스토어 매출을 보면, 한국 미투온의 ‘풀하우스 카지노’가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 매출 상위권을 달리며 의미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그 외에는 사실상 뒤죽박죽이다.

 

   
 

아시아에서 절대 강자가 없는 이유는 시장이 아직 성장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 소셜카지노 개발사들이 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것도 여기에 있다. 또 지금까지 마카오의 오프라인 카지노 업체가 직접 소셜카지노로 진출한 사례가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마카오 카지노 업체들도 곧 소셜카지노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 예상한다. 오프라인 카지노 매출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매출은 2002년 카지노 시장 개방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마카오 고객 대부분은 중국인들이지만, 시진핑 주석이 강력한 도박 금지 정책을 펴면서 발길을 끊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마카오 카지노 매출이 24% 감소해 2011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카오 업체들도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 주정부들은 세수 확보를 위해 온라인 도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실제 리얼 머니를 거는 도박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임은 ‘888’과 ‘Party poker’인데, 시저스와 WMS 등이 지분을 투자한 회사들로 알려졌다. 미국은 2009년부터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더니, 네바다주를 포함한 몇몇 주에서는 주 거주자에 한해 온라인 도박을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제주관광대학교 카지노경영과 양일용 교수는 “과거 미국 카지노 업체들은 고객 신원 확인과 자금의 흐름을 알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온라인 서비스에 보수적이었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흐름을 깨고 온라인 서비스에 적극 나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에 가지 않고도 라스베이거스 슬롯머신에 돈을 쑤셔 넣을 수 있는 길은 그렇게 열리고 있다.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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