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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재의 노답캐릭] 톱스타 게임광고, 약인가 독인가모바일게임사들, 톱스타 모시기 과열 경쟁…“정상적인 상황 아냐”
백민재 기자  |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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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06  09: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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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클래시오브클랜’의 광고를 좋아한다. 가장 좋았던 TV CF는 ‘바바리안의 여정’ 편이다. 포탄에 맞은 바바리안이 천천히 공중을 날아다니는 그 광고 말이다. 무시무시한 전쟁터가 평화로운 놀이터로 바뀌는 이 광고의 핵심은 갑자기 흘러나오는 밥 딜런의 음악 ‘Wigwam’이다. 광고를 본 뒤 부랴부랴 밥 딜런의 앨범을 찾아 들었던 기억이 있다.

‘클래시오브클랜’은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만 수백억원의 TV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 짭짤한 효과를 봤다. 그러자 한국 게임사들도 광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12년 4억원이던 모바일게임 TV 광고는 올해 8월까지 442억원으로 증가했다. 100배가 넘는 성장이다. 이마저도 종편과 케이블을 제외한 금액이다.

한국 모바일게임 광고의 특징은 스타를 내세운다는 점이다. 연예인의 게임 광고 출연은 과거부터 흔한 일이지만, 최근에는 무게감이 다르다. 차승원(레이븐), 하정우(크로노블레이드), 정우성(난투), 장동건(뮤오리진), 이정재(고스트), 이병헌(이데아), 김남길(대륙) 등 주연급 남자 배우들이 대거 모델로 나섰다.

이들은 대부분 수억원의 모델료를 받는 톱스타들로, 광고도 가려서 찍는 배우들이다. 연이은 톱스타의 등장에 업계에서는 “이제 원빈만 나오면 된다”는 이야기가 우스개처럼 들린다. 광고만 보면 2015년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산업은 모바일게임 산업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TV 광고에 뛰어든 게임사들의 속사정

게임사의 가장 큰 고민은 신작 게임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TV 광고인데, 이 광고의 비용대비 효과에 대해서는 게임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 효과는 수치로 증명하기 어렵다. TV에서 광고를 봤다고 해서 당장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유저는 몇 명일까. 측정이 불가능하다. 광고를 했음에도 매출이 떨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마케팅 담당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TV 광고를 하는 이유는 광고가 게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모바일게임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TV 광고 자체만으로 다운로드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온라인 배너광고 등을 동시에 진행됐을 때, TV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이 게임이 요즘 핫하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작 모바일게임의 경우 대부분의 유저들은 해당 게임에 대한 정보가 없다. 하루에도 수십종의 게임이 쏟아진다. 몇몇 대작을 제외하면, 대부분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 스토어 등에서 처음 보는 게임을 내려 받게 된다. 유저는 몇 장의 스크린샷 이미지와 동영상, 별점 등을 참고할 뿐이다. TV 광고는 이때 힘을 발휘한다.

유저가 해당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려 할 때, TV에서 봤던 게임이라면 믿을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최소한 ‘듣보잡 게임’은 아니라는 소리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노리는 것은 이 부분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TV 광고의 목적은 광고를 통해 게임을 알리는 것보다, ‘광고하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 된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의 매출이 늘어난 만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측면도 있지만, 사실상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부담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스타마케팅 경쟁, 유저 부담 증가 우려

빅모델 전략은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단기간에 제품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기에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스타를 통해 제품의 이미지를 고급화 시킨 뒤, 단가를 올린다. 또는 반대로 단가부터 올리고 스타를 활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쌓아간다.

현재 모바일게임사들이 쓰는 스타마케팅의 이유는 조금 다르다. 톱스타를 활용한 광고가 최근들어 급증한 이유 중 하나는 게임 자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톱스타를 등장시킨 게임의 장르는 대부분 액션 RPG다. 성장과 강화, 길드 시스템, 레이드 등을 공통적으로 내세운다. 캐릭터들의 직업도 비슷하고 컨트롤 방식도 비슷하다. 스마트폰의 사양만큼 그래픽 품질도 높아져, 언뜻 화면만 보면 게임을 구분하기조차 힘들다. 게임이 다른 재미를 내세우기 힘들어지니 다른 모델이라도 내세워야만 하는 것이다.

스타마케팅은 결국 스타의 이미지만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제품에 자신이 없다는 뜻도 된다. 한 모바일게임사 대표는 “남들이 톱스타를 내세운 광고를 하니까 뒤질 수 없다며 너도나도 하는 분위기”라며 “사실상 의미 없는 캐스팅 경쟁이며, 내실 없는 보여주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빅모델 전략의 부작용은 쉽게 예상 가능하다. 기업이 마케팅에 돈을 썼다면 그만큼 매출을 뽑아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마케팅 담당자는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만큼 유료화 모델에서 그 비용을 충당할 수 밖에 없다”며 “어떠한 형태가 되더라도 유저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라면 광고에서 스타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라며 “마케팅 담당자 입장에서 볼 때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스토리텔링의 부재…이미지만 남는 광고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 빅모델 전략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과연 톱스타를 기용한 광고들이 게임, 혹은 게임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얼마나 잘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클래시오브클랜’의 광고가 인기를 끈 것은 리암 니슨 때문이 아니다. 코믹한 스토리와 연출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동시에 세계관을 잘 설명했기 때문이다. 한국 모바일게임 광고 중 소비자들의 뇌리에 남을 만큼 잘 만들어진 광고가 있는가. ‘클래시오브클랜’처럼 개그 프로그램에서 패러디 될 만큼 인상적인 광고가 있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광고를 통해 게임회사의 이미지가 좋아졌는가. 답변이 쉽지 않다.

대부분 3개월 정도의 단발 계약으로 이뤄지는 모바일게임 광고는 장기적인 마케팅 플랜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설명이나 스토리텔링은 생략되고 스타의 얼굴을 보여주는데 급급해진다. 톱 배우들에게 게임 캐릭터 분장을 요구하기 어려우니 일단 칼이라도 들게 한다(사실 판타지 세계관의 게임에서 양복을 입고 등장하는 모습도 이상하다).

 

   
 

결국 모델만 다를 뿐, 게임의 타이틀이 서로 바뀐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광고가 만들어진다. 애초에 광고로 게임을 알리기보다 광고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리려 한 결과다. 남는 것은 ‘장동건 게임’ ‘차승원 게임’ ‘하정우 게임’이라는 이미지뿐이다. 수십억원의 마케팅 비용이 이렇게 쓰이고, 그 비용 부담은 유저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일부 유저들이 “TV 광고할 노력으로 버그나 고쳐라”고 비판하는 것은 그만큼 게임광고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마케팅 경쟁으로만 치닫다가는 결국 게임사가 아니라 광고회사만 돈을 벌게 될 수 있다”이라며 “스타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린다 해도 게임의 재미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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