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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소니] 공포게임 ‘키친’ 체험기, VR 정수 보여주다눈 앞에 칼부림 생생해… 등골 서늘, 공포감 최고
부산=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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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12  0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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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5에서 딱 하나의 게임만 체험할 수 있다면, 주저말고 ‘키친’을 선택하라.

공포게임 ‘키친’에 대한 악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E3와 도쿄게임쇼의 수많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체면이고 뭐고 차릴 것 없이 비명을 지르게 만든 바로 그 게임이다. 시연에 나선 외신 기자들을 온갖 우스꽝스러운 리액션을 취하도록 만들어 영원히 유튜브 동영상에서 고통받게 한 그 게임이다. 동료 기자들이 “신세계가 따로 없다”고 꼭 한 번 체험해보라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그 게임이다.

SCEK(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지스타 2015에서 플레이스테이션 VR의 시연용으로 선보인 5종의 타이틀 중에는 캡콤의 ‘키친(Kitchen)’이 포함돼 있다. 비록 5분여 밖에 되지 않는 데모 버전이지만, 말로만 들었던 공포게임의 VR버전이 얼마나 실감나게 느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평소 VR게임에 관심이 있는 관람객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나는 어느 더럽고 음침한 부엌 구석 의자에 앉아 있고, 부엌 바닥에는 어떤 남자가 쓰러져 있다.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보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의자에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이 틀림없다. 손을 내려다보니 두 손은 단단히 끈으로 결박된 상태다.

묶여 있는 손을 움직여 눈 앞의 카메라 삼각대를 넘어트리면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제일 먼저 죽은듯 쓰러져 있던 남자가 신음하면서 일어난다. 겁이 많은 관람객이라면 여기서부터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그는 천천히 나에게로 다가와서 괜찮냐고 묻는다. 다행스럽게도 적은 아닌 것 같다.

그는 칼을 집어 내 손목의 결박을 자르려고 시도한다. 눈 앞에 칼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그러나 그 기분을 느끼는 것도 잠시,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남자 등 뒤로 무시무시한 외모에 광기로 가득찬 여자가 나타난 것이다.

곧이어 남자와 여자의 난투극이 시작됐고, 남자를 손쉽게 제압한 여자는 부엌 뒤편으로 남자를 끌고 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언가를 난도질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잠시 후 내 발 앞으로 굴러온 물체는… 단단히 묶여 있는 나는 그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이제 여자는 칼을 들고 나에게 다가온다. 눈 바로 앞에 그 여자의 얼굴이 있다. 맙소사, 패닉 그 자체다. 왜 다른 관람객들이 비명을 질렀는지, 왜 그런 우스꽝스런 리액션이 나왔는지 알 것 같다. 내가 왜 이 게임을 시연한다고 했을까. 마치 테마파크에서 오랫동안 기다림 끝에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의 그 후회와 비슷했다.

안타깝게도 이 기분은 직접 시연대에 서지 않는 이상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다. SCEK가 보안상의 이유로 ‘키친’의 동영상은 물론, 스틸컷조차도 공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비슷한 분위기의 ‘레지던트 이블’의 한 장면으로 상상력을 펼치는 수 밖에 없다.

   
 (상기 이미지는 '키친'이 아니라 '레지던트이블'이다)

그러나 VR의 치명적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멀미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남자가 부엌 뒤편으로 끌려갔을 때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서 부엌 주변을 살펴봤는데, 금세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만일 묶여있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면 멀미는 더욱 심했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VR이 게임에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이 새삼 생긴다. 관찰자적 시점에서 스토리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비주얼노벨(라이트노벨)류의 게임이 아니면 근본적으로 멀미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VR버전 개발을 발표한 한국 공포게임 ‘화이트데이’다. 이 게임은 정신없이 시점이 움직이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눈 앞에 귀신이 왔다갔다 하면 공포감이야 극대화되겠지만, 멀미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화이트데이’를 포함한 VR게임 대부분이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게임톡 부산=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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