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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같은 VR미녀에 심쿵, EVR스튜디오 스타군단 떴다언리얼엔진4로 만든 'M프로젝트' 티저영상 인기폭발 "VR의 미래를 봤다"
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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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6.15  19: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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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희뿌연 안개 사이로 미모의 동양 여인이 나타난다. 코앞까지 다가온 여인의 얼굴에는 복잡한 희로애락의 감정이 번갈아 어린다. 처음에는 눈을 마주치고 활짝 미소를 짓는가 싶었는데, 이내 입을 다물고 삐죽거린다. 곧이어 고운 아미를 찌푸리며 무언가 깊은 생각에 빠지더니 끝내 눈물 한 방울을 떨어트리고 만다. 섬세한 얼굴 묘사와 미묘한 감정까지 표현해내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이 짧지만 강렬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영상은 언리얼엔진 개발자컨퍼런스 ‘언리얼 서밋 2016’에서 공개되었던 ‘프로젝트M’ 티저영상이다. 기조연설에서 이 영상을 소개한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대표는 “한국에서 굉장히 인상깊게 본 VR 프로젝트”라며 “지금까지 본 인간 캐릭터 중 최고였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에픽게임스는 공식블로그를 통해서도 같은 내용을 다시 한 번 다루며 깊은 관심을 표했다.

이 영상을 만든 곳은 한국의 스타트업 EVR 스튜디오다. 올해 1월 설립해 이제 막 5개월을 넘긴 신생 기업이지만, 단 6주에 뚝딱 만들어낸 티저영상 하나로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VR개발사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이들이 개발중인 프로젝트M이 무엇인지, 강남에 위치한 EVR 스튜디오로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재욱 AD-민동준 총괄 PD-김재환 대표(왼쪽부터)

“한 명이라도 빠지면 회사 설립 안 해” 배수진 쳤다

EVR 스튜디오는 바른손이앤에이가 에프엑스기어와 합심해서 만든 VR 전문 콘텐츠 및 솔루션 개발사다. 미래 성장동력인 VR을 제대로 준비해서 글로벌 넘버원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목표였다. 최고가 되려면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일류 인력이 필요했다.

윤용기 대표도 "역시 모든 것은 사람이 만든다. 사람이 최고 재산이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인생을 완전히 걸고 도전을 하고 있다. 즐겁게 개발하면서 게임업계 자극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THQ-스퀘어 USA, 한국 엔씨소프트 '길드워' '리니지이터널'을 거쳐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 아트 디렉터 개발이사 출신인 윤용기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와 바른손이앤에이 온라인게임 '아스텔리아' 아트디렉터였던 민동준 총괄 프로듀서가 주축이 되었다.

이어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2' 및 '디아블로3'의 게임 시네마틱 영상과 할리우드 '카라비안 해적3' '킹콩' '슈퍼맨 리턴즈' 등 영화 작업을 한 박재욱 테크니컬 아트디렉터와 ‘로스트사가’ 게임엔진을 만든 김상호 CTO가 뜻을 모았다. 5월에는 엔씨소프트 북미지사를 거쳐  엑스엘게임즈에서 '문명온라인' 총괄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았던 김재환 대표가 합류하며 드림팀이 꾸려졌다.

바른손이앤에이의 드림팀에 대한 신뢰는 두텁다. 윤용기 대표는 “이 사람들은 각각 한 명 한 명이 독립적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라며 “처음부터 이 사람들이 단 한 명이라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회사를 만들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사가 하나라도 빠지면 개발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난해 12월까지 인력 세팅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다 포기하고 우리가 원래 하던 일이나 잘 하자고 이야기가 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11월 개인 사정이 있었던 김재환 대표를 제외한 모든 인력으로부터 오케이를 받아냈다.

인력 세팅이 완료된 후에는 모든 것이 착착 진행됐다. 특히 지난 5개월은 팀워크를 단단히 다지는 기간이었다. 서로 의견이 다른 경우는 있었지만, “이건 이래서 안된다”며 지식을 뽐내기보다는 “이건 분명히 가능한 일이니 방법을 찾아보자”는 긍정적인 논의가 많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들도 많이 쏟아졌다. 민동준 총괄 프로듀서는 “핵심 인력들의 케미스트리(화학적 궁합)가 좋았다”며 “지금까지는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프로젝트M의 티저영상이 불과 6주만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인력들의 '합(合)'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박재욱 아트디렉터는 “선수들이 모여서 일을 한다는 느낌이었다”며 “다들 12년 이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 오래 함께 했던 것처럼 손발이 착착 맞았다”고 회상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 티저영상을 내부 테스트용으로 활용하려고 했을 뿐, 외부에 공개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어쩌다보니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또 마침 비슷한 시기에 에픽게임스에서 사무실을 방문해 영상을 보고 기조연설 때 써도 되냐고 요청했다. 김재환 대표는 “외부 공개 후 뜨거운 반응을 몸소 체감하고나니 우리가 진짜 일을 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있는 이가 바른손이앤에이의 윤용기 대표.

영화 ‘매트릭스’처럼… 캐릭터와 교감할 수 있어야

티저영상이 공개된 후 프로젝트M에 대한 문의가 폭발적으로 쏟아졌다. 사실 1분 남짓의 영상만으로는 본 프로젝트가 게임인지 아닌지도 짐작하기 어렵다. EVR 스튜디오는 프로젝트M을 감성교감콘텐츠라고 정의했다. 특히 기존의 연애시뮬레이션게임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극대화된 몰입감을 통해 VR을 진짜 세계처럼 느끼고, 가상의 존재와 교감하는 것이 목표다. 민동준 총괄 프로듀서는 “VR은 궁극적으로 영화 매트릭스처럼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젝트M의 디지털 캐릭터들은 유저들의 대화, 행위, 감정 등 모든 것을 기억한다. 유저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들의 호감도가 변하기도 하고, 각 캐릭터들의 특성이 에피소드와 유기적으로 얽히기도 한다.

예를 들어 탐정놀이에 빠진 캐릭터를 통해 관련 에피소드 하나가 해결되는 식이다. 디지털 친구들과 함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등 VR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에피소드도 준비할 예정이다.

이런 콘텐츠를 만들 때 EVR 스튜디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디지털 캐릭터의 사실성이었다.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느껴야 같이 어울리고 싶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민동준 총괄 프로듀서는 “모션과 얼굴만으로 살아있는 객체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티저영상에는 이러한 부분이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티저영상을 VR로 경험한 사람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진짜 사람 같다” “디지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두근거린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그 중에는 “이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을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해 본 경험이 없었다”는 재미있는 평가도 있었다.

민동준 총괄 프로듀서는 “개발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았던 작업”이라며 “다음 캐릭터를 만들 때 이번에 축적한 노하우가 투입된다면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 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 캐릭터의 프로토타입은 10월 말에 완성할 계획이다. 2017년 크리스마스 시즌 공개가 목표다.

이제 티저영상이 하나 나온 시점에서 출시를 이야기하기에는 섣부르지만, 플랫폼은 PC, 콘솔, 모바일 모두를 고려중이다. 시장 주도권이 어디로 쏠릴지 아직 모르기 때문에 한쪽에 올인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프로젝트M의 퀄리티가 너무 높은 탓에 모바일 플랫폼에서 제대로 구현할 수 있을지 대한 우려가 많다. 이 부분에서 에프엑스기어가 힘을 발휘할 예정이다. 에프엑스기어는 PC 데이터를 모바일로 스트리밍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모바일에서도 PC의 퀄리티를 즐길 수 있게 된다.

   
 

"EVR 스튜디오는 새로운 문법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 VR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다양한 회사와 다양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실 교감 캐릭터로 단숨에 시선을 집중시킨 EVR 스튜디오는 발군이다. 할리우드 영상기법 결합과 전문 스토리작가 콜라보, 패션 코디네이터 협력 등 아무도 깃발을 꽂히지 않은 영역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인터뷰을 마치면서 민동준 총괄 프로듀서는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주길 당부했다. 그는 “원래 (새로운 시도 중) 99%는 망한다”며 “망한다 성공한다를 따지기 전에 아이디어를 있는 그대로 즐겨달라”고 말했다.

박재욱 아트디렉터는 시장을 개척하는 데서 생기는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VR이 언젠가는 보편화될텐데, 연출 및 기획 분야에서 문법을 만들어나가는 입장에서 미지의 세계에 깃발을 꽂는 것이 굉장히 도전정신을 고취시키고 즐겁다”고 말했다.

김재환 대표는 “티저 영상 이후 회사 설명(투자자나 방문자)하는 대화가 쉬워졌다(웃음). VR시장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한다. EVR 스튜디오는 게임과 영상의 장점을 아우르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선두 주자이자 개척자이다. 시장 초기인만큼 많은 관심과 응원 주시면 좋은 콘텐츠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게임톡 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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