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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민 기자의 깨톡] ‘국뽕’도 안통했던 차이나조이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6, 아시아 대표 게임쇼로 폭풍 성장
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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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1  15: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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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차이나조이를 피해 왔던 행운(?)은 결국 끝이 났다. 올해는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를 직접 방문하게 됐다. 섭씨 36도를 넘나드는 지옥불 같은 날씨 속에,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상하이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전시장 규모 약 14만제곱미터, 지스타의 2배가 넘는 스케일을 자랑하는 게임쇼지만 사실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수년간 귀동냥으로 전해 들은 차이나조이의 인상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게임은 모두 ‘복붙(복사붙여넣기)’ 수준이다, 사람들이 미어터지는데도 에어컨을 켜지 않아 사우나가 됐다, 부스걸들이 엉덩이를 흔드는 통에 게임은 보지도 못했다, 부스를 돌며 사은품만 챙기는 체리피커들이 기승을 부린다, 관람객들이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버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럽다 등 좋은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차이나조이의 악명도 악명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중국 게임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였다. 그래서 이번 차이나조이 취재 콘셉트는 자연스럽게 ‘국뽕(국가+필로폰, 맹목적 애국주의)’이 됐다. 한국 게임 IP가 중국에서 그렇게 인기라는데, 게임쇼 곳곳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한국 게임들 위주로 취재할 심산이었다.

   
 

외국 스타들이 입국심사처럼 반드시 거쳐간다는 ‘두유 노우 김치?’나 ‘두유 노우 강남스타일?’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차이나조이 입구에 서서 “두유 노우 미르의전설2?”나 “VR(가상현실)을 오디션 IP에 싸서 드셔보세요”로 시작해 “KIA~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 주시오”로 마무리되는, 뭐 그런 식의 기사를 쓰려고 했다. 이렇게 무식하고 무례한 기사를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래도 아직은 한국 게임이 중국 게임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무의식 저변에 깔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신국제엑스포센터 B2C 전시관에 발을 내딛은 순간, 국뽕은 목구멍으로 쏙 들어가고 말았다. 차이나조이는 풍문으로 들은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출품작 그래픽 퀄리티는 한국과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을 정도였고, 게임 장르는 RPG나 FPS게임에 치우침 없이 다양했다.

플랫폼 또한 PC, 모바일, 콘솔, VR 등 모든 분야를 고루 다뤘다. 특히 VR게임 분야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몇 단계는 앞선 것처럼 보였다. 물론 에어컨도 예상 외로 빵빵했다.

   
 

다만 한국게임 IP가 인기 있다는 사실만은 들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원오브뎀(one of them)이었다. 그 곳에는 ‘스타워즈’ ‘DC코믹스’도 있었으며 ‘나루토’ ‘에반게리온’ ‘드래곤볼’ ‘원피스’도 있었다. 중국에서 탄생한 ‘몽환서유’ ‘대화서유’도 있었다. 중국 게임시장이 치열해지면서 IP가 중요해졌다고는 하지만, 한국게임 IP가 유일한 대안은 아니었다. 한국 IP에 엄지를 치켜세우는 중국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국뽕을 들이키려던 야심찬 계획은 그렇게 없던 일이 됐다.

   
 

7월 31일 막을 내린 차이나조이 2016에는 32만55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지난해보다 19.2% 증가한 기록이다. 이제 행사 규모나 관람객, 참가사 등 양적 질적 모든 면에서 세계 3대 게임쇼(E3,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와 견주어도 될 정도다. 이 추세라면 조만간 3대 게임쇼 중 하나는 차이나조이에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다. 몇 년째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 한국의 지스타와는 다른 행보다.

다음에 차이나조이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중국 게임에 대해 좀 더 공부한 후, 중국 게임 취재 비중을 늘릴 생각이다. 남의 나라 잔치에 가서 한국 게임만 찾는 무례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차이나조이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게임쇼로 인정해도 될 것 같다. 충분히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

게임톡 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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