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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재의 노답캐릭] ‘서든어택2’ 실패가 남긴 숙제넥슨 ‘서든어택2’ 서비스 종료, 한국 게임사들은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백민재 기자  |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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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5  11: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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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서든어택2’가 가진 문제점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게임에 대한 평가는 게이머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들이 재미없다고 느꼈다면 그게 맞는 것이다. 그들은 최적화와 버그 문제를 꼬집었고, 미야와 김지윤 등 여성캐릭터에 범국민적 조롱을 보냈다. 온라인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이던 ‘서든어택2’는 마침내 손을 들었다. 게임은 9월 29일까지만 서비스 된다.

과도하게 욕을 먹은 면이 없지는 않다. 게이머들이 여성 캐릭터를 비판한 것은 “여캐에 신경 쓸 시간에 완성도를 높여라”였지 단순히 선정적이라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정말 그게 문제라면 여전사가 비키니를 입고 돌아다니는 수많은 MMORPG들은 문을 닫아야 한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이해가 없는 몇몇 매체들은 선정성에만 집중해 논란을 확대시켰다. 게임의 범주를 벗어난, 비판을 위한 비판이 쏟아졌다. 페미니즘 시각에서 ‘서든어택2’를 비판한 기사가 등장했고, ‘여성혐오 게임’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과거의 넥슨이라면 그 많은 화살들을 다 맞으며 버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016년 여름의 넥슨에게는 그만한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한쪽에선 진경준 검사장 주식 파문이 불거졌고, 다른 쪽에서는 이른바 ‘메갈리아 논란’에 휘말렸다. ‘서든어택2’는 그렇게 고꾸라졌다.

흔히 개발자들은 ‘서든어택’의 장르를 서든어택으로 분류한다. 정통 FPS에서 벗어났다는 뜻이다. 속도감, 타격감, 단순함, 낮은 사양, 쉬운 조작법, 투박한 그래픽, 밸런스 붕괴 아이템, 엉뚱한 이벤트, 연예인 캐릭터와 온갖 비현실적 요소가 뒤섞여 있다. 그리고 그게 지난 10년간 인기를 유지한 비결이기도 했다. 넥슨이 내놓은 것은 이 게임의 후속작이다. 같은 1인칭 시점이라는 이유만으로 ‘오버워치’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두 게임은 추구하는 목표와 개발 방향이 전혀 달랐다.

넥슨의 전략은 잘 나가는 메뉴(서든어택)를 그대로 둔 채, 토핑을 살짝 바꾼 신 메뉴(서든어택2)를 내놓는 것이었다. 아주 나쁜 전략은 아니다. 해외에도 익숙한 요소는 유지하고 발전된 그래픽과 새로운 재미로 성공한 게임은 많다. 다만 넥슨의 경우 과거 성공모델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게 강했고, 그러한 후속작이 나오기에 10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었다.

“그래픽만 바꾸고 도대체 무슨 개발을 했나”라는 지적은 반은 맞지만 반은 틀리다. 웨어하우스 맵만 봐도 리스폰 지점, 총기 능력치와 반동, 개구 플레이, 수류탄 투척 각도, 판정, 꼼수까지 전작과 완벽할 정도로 동일하게 먹힌다. 이렇게 만들면 게임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을 줄여준다는 점에서는 쉽다. 하지만 직접 만드는 실무자에게는 더 어려울 수 있다. 그래픽 해상도와 엔진 등 모든 것이 바뀐 상황에서 완전히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주는 것은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서비스 직전 만난 넥슨지티 개발자는 “구토가 나올 정도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고 말했는데, 이런 경우를 뜻한다.

어쨌든 개발자들은 경영진이 세운 전략과 의도대로 게임을 만들었다. 아마 꽤 열심히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2016년 유저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원래 FPS 유저들의 입맛은 매우 까다롭다. 이미 수많은 명작들이 나와 있기에 그 이상의 재미를 주기 쉽지 않은 장르다.

이제 고민해야 할 것은 ‘서든어택2’ 이후다. 넥슨과 한국 게임사들은 ‘서든어택2’ 실패 이후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더 나은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 사태는 넥슨만의 실패로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 만약 서비스 종료를 하지 않았다면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강력한 후보 중 하나는 ‘서든어택2’였을 것이다. 게임을 잘 만들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게임이라도 만드는 회사가 이제 한국에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무거운 현실을 받아들고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유저들은 무엇이 좋고 싫다는 것을 확실하게 말했다. 한국 게임사들은 이제 그들을 만족시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수 밖에 없다. 과거의 흥행 모델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거나 개발 방식을 고집하다가는 유저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넥슨 박지원 대표와 넥슨지티 경영진들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핵심은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유저들이 내린 평가 역시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서든어택2’는 재론칭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개발자들에게 책임을 돌리지도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서비스 종료로 인한 인력감축은 없다”며 “그 동안 고생해 온 개발자들과 함께 간다는 경영진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흥행 산업이다. 아무리 크고 개발력이 뛰어난 회사라도 게임은 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넘어진 뒤 어디를 바라보느냐다. 다행히 넥슨 경영진들이 바라본 방향은 잘못되지 않았다.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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