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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동민 기자의 깨톡] 넷마블 야근 금지령, 냉소보다 응원을게임 업계 최초로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선언, 잘하는 것에는 칭찬 따라야
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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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1  12: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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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즈가 13일부터 도입하는 일하는 문화 개선안이 게임 업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개선안은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도 도입, 퇴근 후 메신저를 통한 업무지시 금지, 종합병원 건강검진 전직원 확대시행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게임업계에서 야근, 주말근무와 관련해 근무여건을 개선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넷마블은 일부 언론의 보도를 통해 노동자를 가혹한 노동 환경으로 몰아넣는 게임업계 야근의 대명사로 뭇매를 맞았다.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산업 노동환경 실태와 개선과제 토론회’에서도 대표 아젠다로 ‘구로의 등대’ 넷마블이 다뤄졌다. 게임업계 최대의 성공신화를 거두며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한 ‘지킬’에게 야근을 강요하며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는 ‘하이드’의 어두운 이면이 있다는 스토리에 대중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래서 넷마블의 개선안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악화된 여론에 부담을 느낀 넷마블이 이미지를 쇄신시키기 위해 졸속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급기야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냐는 냉소적인 의견도 나온다.

   
 

사실 넷마블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 야근이 일상이 된 곳은 비단 넷마블뿐만이 아니다. 구로에도 판교에도, 게임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대는 있다. 24시간 게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업계 특성상 야근은 필요악에 가깝다.

한국의 1세대 스타 개발자 중 한명은 “매일 꼬박 정시출근하고 정시퇴근하면서 좋은 아웃풋(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게임사는 없다”며 “야근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업계를 찾아보는 편이 좋다”는 명언(?)을 남겼다. 강한 표현이긴 하나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 뿐만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일본, 중국, 미국 게임사 직원들도 야근을 한다. 특히 게임 출시 직전의 ‘크런치 모드’는 어느 나라나 필수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 ‘스타크래프트2’ 밸런스 디자인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킴은 게임 출시를 앞두고 “일주일에 무려 60시간을 일하고 있다”며 “누가 야근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자청한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오히려 한국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불만을 갖는 부분은 야근 자체보다는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다. 야근 자체는 덤덤히 받아들이지만 부당한 대우나 열정 페이에는 분노한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면 기꺼이 야근을 하겠다는 의견이 많다. 야근보다는 게임이 망한 뒤 해고 당하는 것이 더 큰 공포다.

그런 점에서 넷마블은 보상에 인색한 편은 아니다.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이 14일만에 누적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며 잭팟을 터트리자 전직원에게 월 급여액의 100%를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했다. 또 개발사인 넷마블네오 임직원에게는 총 150억원대 인센티브를 따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센티브로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전 직원 대상 스톡옵션을 발행하기도 했다.

   
 

물론 넷마블이 지금의 이미지를 갖게 된 데에는 자초한 부분이 크다. 넷마블컴퍼니는 수많은 자회사들로 이뤄져 있는데, 그 자회사 직원들의 근무환경까지 일일이 챙기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한때 위기에 빠졌던 회사가 성장 발판을 마련하느라 직원 복지에 미처 신경쓰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뒤늦게라도 잘하는 것은 칭찬해줘야 한다. 게임사가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애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게임 개발 마일스톤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고, 인건비가 대폭 상승하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이렇게 많은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노력이 폄하되어서는 안된다. 넷마블의 변화가 게임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바람을 일으키는 시작점이 된다면 더욱 응원해야 마땅하다. 비판은 그러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때 해도 늦지 않다.

다만 업무량은 그대로인데 어떻게 야근을 없앨 것이냐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인원을 대폭 충원한다거나 재배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인데, 그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는 상태다. 잔업은 해야 하는데 회사에서 퇴근하라고 등을 떠미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울며 겨자먹기로 집으로 일거리를 가져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게임톡 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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