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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미생] 넥슨 재무팀 “생각 달라도 지향점은 같죠”시니어와 주니어로 본 게임사 실전 탐방기 ① - 넥슨코리아 재무회계팀
황대영 기자  |  yils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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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9  11: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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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여전히 취업 대란이다. 청년 실업 100만명에 이어 넘쳐나는 인턴으로 ‘부장 인턴’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흘러나올 지경이다. 서류 전형, 실무 면접, 임원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합격에 성공하더라도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유명 ICT 기업과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사들이 몰려있어 게임 산업의 중심지다. 그곳에서는 드라마와 다른 현실판 ‘미생’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현실은 드라마에서 영업 3팀처럼 장그래와 같은 많은 신입사원들이 제대로 된 커리큘럼 없이 첫 출근 후 바로 업무에 투입되는 게 다반사다. 드라마에서 업무 과부하에 빠진 김동식 대리가 가끔은 질책 당한 뒤 회식자리에서 대화로 풀어가는 게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연간 매출 2조원에 근접한 대한민국 대표 게임사 넥슨. 원인터내셔널이 아닌 ‘게임사 미생’의 첫 코너로 만난 사람은 넥슨코리아 재무관리실 재무회계팀 소속 강석환 대리와 조영민 주임이다.

그들은 각각 입사 만 5년, 7개월 차다. 그들은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하나의 ‘완생’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늘도 판교에서 장그래와 김동식 대리로 분해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다.

시니어앤주니어, 넥슨인(人)으로 거듭나기

넥슨은 연구개발(R&D) 이외에도 수 많은 자회사의 라인업 관리를 위해 다양한 서포트 부서가 존재한다. 온라인게임에 이어 모바일게임에 이르기까지 국내 매출, 해외 매출, 모바일 매출, 상품 및 광고 매출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재무회계팀’이다.

강석환 대리와 조영민 주임은 그곳에서 새롭게 연을 맺어 실사판 미생을 그리고 있다. 같은 부서 내 같은 팀원, 사수와 부사수로 만난 그들은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 둘 다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넥슨 재무회계팀 강석환 대리>

5년차 넥슨인 강 대리는 온라인, 모바일, 콘솔 등 가리지 않고 게임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그는 입사하기 전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의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는 점을 눈여겨 봤다.

넥슨은 원히트원더가 아닌 다양한 장르에서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면들은 회사의 불확실성보다 향후 발전성을 더욱 돋보이게 했고, 그가 입사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다.

   
<넥슨 재무회계팀 조영민 주임>

조 주임은 게임을 좋아하지만 강 대리와 약간 달랐다.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 넥슨 게임을 입사 전부터 즐긴 조 주임은 넥슨 컴퍼니에 재직 중인 친구를 통해 인재상, 문화를 소개 받았고, 주관적인 방향과 부합해 인턴십을 시작으로 정규 입사를 꿈꾸게 됐다.

문득 합격 당시 두 사람의 소감이 궁금했다. 5년이 흘러 점점 잊혀질 것 같은 강 대리와 아직 초심을 잃지 않고 파릇파릇한 모습 그대로 간직할 것만 같은 조 주임. 모두 합격 순간 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 대리는 “학교 근처의 치킨집에서 후배들과 치맥을 간단하게 한 잔하고 있었는데, 넥슨 인사팀에서 합격 전화가 오는 바람에 신나서 계산까지 했다. 지금 생각하면 오글거리지만 당시에는 잘나간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조 주임은 해피 엔딩의 장그래다. 인턴십에서 정규직으로 전환 결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넥슨 인턴십으로 업무를 시작하다가 정직원으로 채용 결정 소식을 부서 실장님께 들었다”며 “순간 정신을 멍하게 놓고 있었다. 넥슨 게임 유저에서 직원으로 소속이 바뀐다고 생각하니 성공한 느낌도 났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미생에서 완생으로 거듭나는 길

“모르니까 가르쳐 주실 수 있잖아요.” - 드라마 ‘미생’ 中 장그래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사원이 현장 실무로 들어가는 것은 마치 사자우리에 던져진 어린 사슴과도 같은 꼴이다.

팀원으로서 온전한 구실을 할 수 있을 때, 아니 온라인게임에서 자주 쓰이는 ‘1인분’만 제대로 하면 팀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모든 회사가 그렇듯 모든 신입 사원이 처음부터 척척 해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경지까지 오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 대리와 조 주임은 넥슨 재무회계팀 내에서 매출 업무를 담당한다. 일별, 주간, 월별 수치로 나타나는 개별 매출을 통해 각종 리스크와 호재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전반적인 회사 상황까지 유추할 수 있는 대외비 문건이 가득한 곳이다.

연초, 분기초, 월초가 되면 넥슨 재무회계팀은 전쟁과도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월초가 되면 기존 일상 업무에 결산 업무까지 겹쳐져 짧은 시간동안 대량의 업무를 소화해야 한다. 특히 연초, 분기초에는 거의 워커홀릭 상태나 다름없다. 5년째 버티고 있는 강 대리에게는 이제 익숙한 환경이다.

하지만 신입 사원인 조 주임에게는 아직 낯선 환경이다. 물론 인턴십으로 미리 경험해 본 업무지만, 평소보다 대폭 증가한 업무량은 체력적으로 힘들기 마련이다. 덕분에 홍삼, 흑염소, 비타민 등 건강식품 섭취량이 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끔 강도 높은 업무 환경에서 서로 강대강(强對强)으로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되면 하나가 부러지기 마련이다. 다행히도 두 사람의 모습에서 대립의 날을 세우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게임사 넥슨이 게임의 ‘재미’를 추구하는 만큼, 업무적인 환경에도 녹아있는 모습이다.

업무 환경에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조 주임을 강 대리가 앞에서 끌어주고 있다. 강 대리의 리드에 따라오는 조 주임은 업무적인 갈등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사수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수긍하고 깔끔한 처리 방식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선임인 강 대리도 역할 분배부터 개인적인 소통까지 게을리하지 않았다. 합리적인 업무 분담과 사적으로도 친구처럼 편한 소통을 즐기다보니 의견이 엇갈리는 일은 드물다. 가끔 조 주임이 식사 자리에서 이상한 메뉴를 고르는 특이한 취향만 빼면 말이다.

강 대리는 “의견 충돌이 거의 없다. 아마도 조 주임이 잘 따르기도 하고, 최대한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성격 때문인 것 같다”며 “그래도 꼭 얄미울 때가 한 번쯤은 있다. 같이 커피 마시려고 하는 데, 혼자 사서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볼 때다”고 조용히 단점을 귀뜸했다.

이에 조 주임은 “흔치는 않지만 아주 가끔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의견 충돌이 있긴 있다. 예를들면 저는 하루에 샤워를 2번 하는 데, 강 대리님은 아침에 한 번만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서 서로 ‘다름’이 있다”고 전했다.

미생 속에서 시니어와 주니어

그들이 겪는 업무가 항상 높은 강도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폭풍과도 같은 결산 시즌을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듯 고요한 날씨가 찾아온다. 강 대리는 그때를 되새겨보면 업무 마감의 뿌듯함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강 대리는 퇴근 후 조금 늦게 잠자리에 들더라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주말에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밀린 미국 드라마 시청, 게임 등 힐링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해외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통해 삶을 재충전한다.

조 주임의 관심사는 먹는 것이다. 그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바로 ‘더NDay’다. 매월 마지막 주에 한 번씩 아주 훌륭한 점심이 나오는 시간이다. 이날의 그는 다가오는 월초 결산도 잊은 채 출근길이 가볍다.

또 조 주임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달콤한 음식으로 해결한다. 가끔 스트레스를 받아 당이 떨어질 때 초콜릿을 먹으면 확실한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효과를 지속하려면 계속 먹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같은 팀이라는 공통 분모 속에서 확실히 다른 점을 보이는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기대도 크다. 조 주임은 가끔씩 강 대리의 문제 해결 방법, 추진력 등 업무적인 스타일을 보면 감탄사가 흐른다고 치켜세웠다.

강 대리도 마찬가지다. 이해하기 어려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일을 조 주임이 곧잘 할 때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단순히 암기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이해력이 필요한 부분을 능숙하게 처리할 때 공부 잘했던 티가 날 정도라고 시샘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서로에 대한 솔직한 한마디가 궁금했다. 강 대리는 “조 주임은 워낙 세심하고 착한 성격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거절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비합리적인 일은 거절할 줄 아는 법도 배우면 더욱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조 주임은 “강 대리님을 보면 항상 업무에 몰두하셔서 눈이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다. 가끔 바깥 공기도 마실 겸 옥상에서 같이 산책했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게임톡 황대영 기자 yils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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