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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베스파 대표 "잔고 2330원 절망 딛고 흥행홈런"베스타, 퍼블리셔-광고 진행없이 구글-아이폰 매출 톱10 '킹스레이드' 화제
황대영 기자  |  yils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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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9  12: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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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진수 베스파 대표, 퍼블리셔-광고 진행없이 매출 톱10 ‘킹스레이드’ 화제

대형화, 고도화된 모바일게임 시장에 ‘난장이’ 중소개발사가 대박을 쏘아올렸다. 주인공은 모바일 RPG ‘킹스레이드’를 서비스한 베스파(Vespa)다. 퍼블리셔, 마케팅없이 구글플레이 매출 5위까지 올려놓았다.

‘킹스레이드’가 출시한 것은 지난 2월 16일. TV-CPC(키워드 광고), CPI(설치시 비용 지불광고) 등 게임을 소개하는 광고를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게이머들의 입소문만으로 최고 매출이 서서히 올랐다. 3월 12일 구글플레이 매출 9위, 3월 14일에는 매출 5위까지 올랐다. 베스파 스스로 ‘깜짝’ 놀랄 흥행 그래프였다.

16일 서울 삼성동 베스파 사무실에서 만나 김진수 대표(39)는 양대마켓 매출 10위권 안착에 성공했음에도 ‘아직 성공을 실감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마치 게임명처럼 ‘왕의 공습’(킹스레이드)에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회사 설립 3년 만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흥행 홈런을 쳐낸 그는 “한때 통장 잔고가 2330원이 찍은 적도 있었다. 관 짜고 누울 뻔했다”며 출시 직전 무시무시한 공포감도 털어놓았다.

■ 구글플레이 70위대 순위 ‘먹통’...정상되자 13위 껑충 “장난이냐”

모바일게임 ‘킹스레이드’는 2013년 5월 설립한 베스파의 세 번째 게임이자 자체 서비스 게임이다. 첫 리듬게임 ‘비트몬스터 for Kakao’은 실적이 부진했고, 둘째 게임은 출시조차 못했다. 이후 2년 3개월간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내놓은 것이 ‘킹스레이드’다.

   
 

이 게임은 지난해 태국에 소프트런칭을 했다. 이 결과를 반영해 올해 한국에서 출시한 것. 모바일 RPG 장르로 덱(팀) 구성을 바탕으로 레이드와 같은 협동 콘텐츠 핵심이다.

보통 모바일게임은 출시하자마자 순위가 급상승하거나, 점차 순위가 빠지면서 안정화되는 구도를 그린다. 때문에 출시 초기 대형 마케팅을 통해 끌어올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킹스레이드’는 여느 모바일게임과는 가는 길이 달랐다. 출시한 이후 매출 순위는 100위권을 오르락 내리락했다. 톱 10에 오른 것은 6번의 업데이트가 이뤄진 이후다. 마케팅을 전혀 진행하지 않아, 소위 ‘오픈빨’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낸 쾌거다. 근래 마케팅 없이 중소개발사가 내놓은 작품 중 최고의 성적이다.

김진수 대표가 밝힌 이 게임의 흥행 비결은 명쾌했다. 한마디로 “‘바이럴’(입소문)이었다”. 뽑기식 확률형 아이템 배제, 아낌없이 주는 게임 재화 등으로 그간 게이머들이 한국 게임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부분을 역으로 공략한 것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게임 유저들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소문은 삽시간에 ‘킹스레이드’를 ‘갓겜’(신의 게임)으로 만들었다.

김 대표 스스로 “그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매출 순위는 지상에서 천국으로 고공 비행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처음 100위 미만에서 갑자기 쭉 올라갈 때, 유저분들께 너무 감사했다. 70위 정도 되었을 때 구글플레이가 ‘먹통’이 되었다. 1등인 ‘리니지2’ 등 죄다 순위가 보이지 않았다. 복구되면 30~40위 정도로 예상했다. 그런데 ‘킹스레이드’가 13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정말인지 실감이 안 났다. 말로만 들었던 ‘월초효과’(매달 초 매출이 상승하는 현상)도 직접 느꼈다. iOS에서는 3위까지 올라갔다. 순전히 바이럴 덕분이었다.”

그의 아내도 축하해주었다. 특히 평소 “아빠 언제 대박쳐요”는 말을 자주 물었던 초등학생 아들에게 “아빠 대박난 것 같다”라고 말해주면서 뭉클했다.

■ '킹스레이드' 흥행 돌풍 비결은 ‘재미있다는 바이럴’

그가 설명한 ‘킹스레이드’ 흥행비결에 대해 복기해본다. 그는 "개발하면서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찾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상업성에만 물든 게임이 아니라, 게임을 만들 때 ‘재미있는 게임’으로 되기 위해 고민과 고민을 거듭했다. 공식 카페에서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 출시 1개월 만에 6번의 업데이트를 했다. 게임은 저희가 만들었지만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은 새로운 경험-결제에 대해 지지해준 유저들 덕분이다.”

개발 과정도 마찬가지다. 그는 수집형 RPG의 기본 모토인 ‘수집’이 과정이 아니라 과금 뽑기를 통한 결과가 되면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판단했다. 그래서 발상을 뒤집었다.

“‘킹스레이드’는 굳이 과금을 하지 않아도 영웅을 수집할 수 있다. 덱을 구성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그리고 베스파는 등장하는 모든 영웅들을 밸런스 패치를 통해 쓸모 있는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어 “게임의 재미를 찾기 위해 개발팀 내에서 목표를 세우고 고심했다. 캐릭터 뽑기식 비즈니스 모델은 시중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차라리 정직한 방향으로 나가보자고 설득했다. 만의 하나 퍼블리셔를 통해 ‘킹스레이드’를 선보였다면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미있는 것은 사전예약의 실적이다. 김 대표는 “보통 사전예약을 하면 20만~30만이 쉽게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4000명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8000명이었다. 낙담했다. 결국 6만 명에 불과했다. 게다가 카페 가입자는 300명이었다. 그런데 기적처럼 반전이 이뤄졌다. 하루하루 유저와 매출이 늘어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할 때 주위에서 “퍼블리싱없이 과연 생존하겠느냐”는 수많은 질문을 받았다. 실제로 수없이 거절당한 사실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변변찮은 광고비도 없어 절망했던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커뮤니티 모터링을 해보면 유저들은 "너희 게임이 잘 만들었다. 재미있다”라고 말해주었다. 명가의 브랜드가 아니라도 순전히 “게임이 재미있다”는 바이럴 효과가 엄청났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13위에 오르니 노출효과가 더 높아졌다. 9등에서 6등, 그리고 5등으로 올라갔다. 유저들이 이제 광고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주문이 쏟아져 지하철-버스 광고도 시작했다”고 웃었다.

   
 

■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고등학교 때부터 게임개발 목표

김진수 대표는 유년시절부터 게임에 푹 빠졌다. 고등학교부터 장래 희망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프로그램을 만들어 경시대회에 참가해 상도 받았다. 하지만 게임 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팽배한 시기라 누구도 그에게 현실적인 진로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

“처음에 미대로 진학하려고 했다. 게임은 그래픽이 다수 차지하기 때문에 미대를 나와야지 개발자가 되는지 알았다. 학교 선배들이 컴퓨터공학과를 가야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알려줘 진로를 바꿔 고3때 죽어라 공부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그의 게임업계 경력은 15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해, RPG 개발경험 9년 이상, 게임 프로듀싱 11년 이상 담당했다. 개발 타이틀로는 ‘노바1492’, 프로젝트Y, 캐주얼게임 등이 있다.

2000년 초반 대학에 입학했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게임 개발에 대해 안 가르쳐줘 수소문을 해 넥슨에서 몇 달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그는 아라마루에서 게임개발 병역특례를 마치고 본격적인 개발에 뛰어들었다. 프로게이밍을 하면서도 순수한 유저로서 ‘노바1492’ 상위 랭커에 오르고 MBC게임 해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후 대작 MMORPG를 만들고 싶어서 ‘데카론’과 ‘서든어택’으로 잘 알려진 게임하이에 입사했다. 여기서 게임 내공을 더 키운 후 2013년에는 이재익 이사와 함께 2인의 개발사 베스파를 설립했다.

그는 개발사로 바이어웨어, 블리자드를 좋아한다. 개발자로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게임하이 시절 "많이 대들었지만 가장 많이 배웠던" 백승훈 썸에이지 대표를 존경한다. 사업가로 대중의 눈높이를 이해하는 ‘촉’을 가진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을 손꼽았다.  

김 대표의 목표는 장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개발사로서 베스파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널린 상업성 게임이 아니라 장인 정신을 지향한다. 대형 자본을 투입해 대형 게임을 만들 순 있지만, 대형 자본이 투입되더라도 장인 게임을 결코 쉽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소드아트온라인’ 같은 가상현실을 개발하고 싶다”

베스파는 라틴어로 ‘장수말벌’의 뜻이다. 장수말벌을 매력적인 동물이다. 최상 포식자에 속한다. 육아나 전투를 같이 하는 소수정예다.현재 직원 42명인 베스파는 이름대로 소수정예를 지향한다.

5월 창립 4주년을 앞두고 ‘킹스레이드’로 일거에 스타급 게임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베스파는 스타트업 개발사로 수많은 풍파를 거쳐왔다. '킹스레이드' 출시 전 3년간 매출이 전무했다. 중간에 회사 도산 위기도 있었다.

첫 리듬게임 ‘비트몬스터 for Kakao’의 흥행 실패와 슈팅게임 ‘위치 라이더’의 출시 불발은 베스파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마지막 남은 카드 ‘킹스레이드’를 출시 무렵 회사 잔고가 2330원이었다.

김 대표는 “‘킹스레이드’ 출시를 앞두고 심정이 관 짝에 누워있는 기분이었다. 출시 후 바로 최고매출 순위가 치솟길래 기분 좋은 한편, 다시 하락할까봐 불안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최고매출보다 유저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에 집중하자’로 다짐했다. 게임이 재밌으면 매출은 알아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킹스레이드’는 엄청난 콘텐츠를 준비해놓고 있다. 지금 공개된 것은 전체 대비 30% 수준이다. 실시간 PVP 콘텐츠와 커뮤니티 PVE 등도 출격채비를 마쳤다. 전체적으로 수집형 RPG 장르에 맞게 캐릭터별 코스튬, 성별 변경 등과 같은 독특한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김 대표에게 베스파의 미래 비전을 물어보았다. 오랫동안 많이 생각해온 비전을 쏟아냈다.

“베스파의 목표는 가상현실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신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VR 하드웨어, VR 소프트웨어 등이 아닌, 게임과 결합한 또 다른 삶이 될 수 있는 진정한 가상현실을 말한다. 2012년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해 전세계 인기를 얻고, 극장판으로 나온 ‘소드아트온라인(Sword Art Online)’ 속 같은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

김진수 대표는 “베스파는 ‘킹스레이드’처럼 몬스터나 BM(수익모델)에서 특이한 게임, 새 도전을 좋아한다. 반드시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20년 이후 한국에서 가장 큰 게임사로 키워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게임톡 황대영 기자 yils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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