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7.11 14:27
오피니언물약인생
[황대영의 물약인생] 내가 아직 ‘리니지’를 하는 이유‘리니지’ 린드비오르 서버의 한 유저, 임종 직전 그림 보내고 하늘로
황대영 기자  |  yilsim@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3.20  17:57:4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린드비오르 서버 노모 유저가 보내 준 마지막 그림>

‘리니지’  린드비오르 서버의 한 유저, 임종 직전 그림 보내고 하늘로

최근 슬픈 소식을 들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알고 지낸 한 분이 투병 끝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소식이었다. 임종 직전까지 통화를 했던 분이었다.

불과 며칠 전이지만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도 당장 수화기 너머로 주간 퀘스트를 완료해달라는 부탁과 게임 안에서 일어난 일을 붙잡고 떠들 수 있을 것만 같다. 투병 중 남긴 그의 그림은 마지막 유작이 됐다.

돌이켜보면 꽤 긴 시간이었다. 지난 19년 동안 ‘리니지’를 플레이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밀레니엄까지 겪은 ‘리니지’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게임이니까.

누구보다 가깝게 지낸 사람, 어느 순간 적으로 돌변해 누구보다 깊은 악연으로 남은 사람, 다시 함께 웃으며 게임하는 사람 등. 게임에서 돌고 도는 인연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게임 안에서 맺어진 ‘피의 약속(Blood pledge)’ 혈맹은 현실 밖에서도 연장된다. 10년 이상 함께한 이들과 현실에서 만날 때, 이제는 거리낌없이 이름과 별칭을 섞어서 부른다. 별칭에는 게임에서 사용한 캐릭터 명의 흔적이 남아있다. 그들과 만날 때는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고 과거의 추억에 잠긴다.

군림하기 위해 로마의 네로 황제처럼 폭군이 되기도, 때로는 혈맹원에게 한 없이 자비로운 부처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리니지’에서는 내면에 감춰진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단지 게임 콘텐츠만 놓고 본다면 투박하고 짙은 노가다성에, 이미 접어도 몇 번을 접었어야 할 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리니지’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사람 냄새가 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런 것도 이제 변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시시콜콜 사는 이야기부터 지인의 근황까지 전하는 ‘리니지’ 채팅창은 하나의 온라인 메신저가 되어 버렸다.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진 커뮤니티가 끝까지 게임을 끊지 못하도록 붙잡는다.

‘리니지’는 현실의 군상들을 함축한 모습이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고, 고인을 추모하고, 부조리를 경멸하는 모습들은 현실과 참 많이도 닮았다. 먹먹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키보드와 채팅창을 통해 부음을 전하는 광경 역시 현실과 판박이다.

린드비오르 서버 ‘노모’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 혈맹 커뮤니티에서는 애도의 글들이 무수히 이어졌다. 투병 중에도 간간히 게임에 접속해 지인들에게 밝은 면만 보여주려 했던 분이기에 더욱 그립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란다.

게임톡 황대영 기자 yilsim@daum.net

<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아이콘황대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자동등록방지 이미지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나그나
ㅜㅜ
게임에도 인생의 희노애락이 다 있지요.

(2017-03-24 18:29:47)
곰엄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7-03-21 12:05:38)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가장 많이 본 기사
1
‘라오어2’ 닐 드럭만 “나 닮은 캐릭터로 팬 우롱? 사실무근”
2
소니, 확 달라진 플스5 공개…출시일은 미정
3
이대형 대표, ‘아이러브커피N’ 앞세워 게임업계 복귀
4
데브캣 스튜디오, 넥슨에서 독립…판교 떠난다
5
중국 '한한령 해제' 조짐에 게임사 주가도 '들썩'
6
김희철-진종오-박용택 등 브리온 e스포츠 투자 “LCK 도전”
7
“전리품 상자는 도박” 애플 상대로 美 집단소송
8
크래프톤, 임직원에 매일 택시비 지원…“금액제한 無”
9
인기 배우 얼굴이 게임에 그대로…마케팅 효과 ‘톡톡’
10
‘라스트오브어스2’ 출연배우에 도 넘은 악플…살해 위협까지
깨톡

[서동민 기자의 깨톡] ‘와우 클래식’, 불편함이 주는 재미

[서동민 기자의 깨톡] ‘와우 클래식’, 불편함이 주는 재미
“와우 클래식? 그거 완전 추억팔이 아닌가요?”2004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가 처음 ...
노답캐릭

[기자의눈] 中 저질 게임 광고, 이제는 ‘유튜브의 공해’

[기자의눈] 中 저질 게임 광고, 이제는 ‘유튜브의 공해’
저질 광고로 적발된 중국 게임사들이 게임 이름만 살짝 바꾸고 여전히 서비스와 광고를 지속하고 ...
게임별곡

[게임별곡] 천외마경2 외전, 지팡구 멋쟁이 ‘풍운가부키전’

[게임별곡] 천외마경2 외전, 지팡구 멋쟁이 ‘풍운가부키전’
‘천외마경2(天外魔境 II) 卍MARU(만지마루)’는 1편의 개발사 레드 엔터테인먼트가 2편도...
외부칼럼

[KGMA 공동기획] 결론은 돈! 중독세 논란으로 바라보는 돈의 전쟁

[KGMA 공동기획] 결론은 돈! 중독세 논란으로 바라보는 돈의 전쟁
10부작으로 진행될 이번 기획은 다가온 게임 질병의 시대를 맞아 그간 한국게임이 받아온 게임 ...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rss home back top
한경닷컴게임톡 게임톡(주)| 등록번호:서울 아 01448 | 등록일자 2010.12.10. | 제호:게임톡 | 발행·편집인 : 박명기
주소: [06621]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365 도씨에빛 1차 1103호 |
발행일자 2011.10.27.| 대표전화 : 070)7717-3264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민재
Copyright © 2011 게임톡.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ametoc.co.kr
ndso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