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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마초에서 아이돌로…게임속 한국인 캐릭터 ‘격세지감’K팝, e스포츠로 유명해진 한국…서양인들이 묘사한 한국인 캐릭터에 반영
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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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1  21: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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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개발사 레어가 1996년에 선보인 대전격투게임 ‘킬러인스팅트2’에는 ‘김 우(Kim Wu)’라는 한국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한국인과 중국인의 피가 절반씩 섞였다는 설정의 그녀는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쌍절곤과 절권도를 사용한다. 아무리 찾아봐도 한국인다운 구석이 전혀 없다.

김 우는 당시 서양 게임 개발자들이 생각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다. 그들은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고, 그다지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북한과 구분할 줄 알면 다행이었다. 근 수십년간 서양 게임에 등장하는 한국인 캐릭터는 정작 한국과는 큰 연관성이 없거나, ‘철권’ ‘킹오파’ 등 격투게임에서 태권도를 하는 전형적인 마초 캐릭터가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양 게임사들의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강남스타일’을 비롯한 K팝이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돌 그룹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 한국 프로게이머들의 실력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인이라면 대부분 게임을 잘할 것이라는 인식도 생겼다. 이같은 독특한 이미지는 서양 게임사들이 만든 한국인 캐릭터에 그대로 반영됐다.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베인글로리’, ‘파라곤’을 통해 위상이 달라진 한국인 캐릭터들을 살펴봤다.

‘리그오브레전드’ 팝스타 아리

   
 

라이엇게임즈가 2011년에 MOBA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한국 서비스를 기념해 선보인 챔피언 ‘아리’는 가상국가인 아이오니아 소속으로, 엄밀히 말하면 한국인 캐릭터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 정서에 맞는 구미호라는 설정과 출시 번들 스킨인 ‘한복 아리’ 등으로 인해 ‘한국형 챔피언’으로 불린다.

   
 

특히 ‘아리’의 대표 스킨으로 꼽히는 ‘팝스타 아리’는 한국 아이돌 걸그룹을 모티브로 삼아 화제가 됐다. 인기 팝스타가 최신 싱글의 인기에 힘입어 세계 투어 공연을 진행한다는 콘셉트다. 팬이 만든 소녀시대 스킨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스킨은 춤과 귀환 모션을 ‘소원을 말해봐’에서 따왔다. “안티 따윈 겁나지 않아”, “립싱크도 안했는데” 등 한국의 아이돌 문화를 잘 녹여낸 대사도 넣었다.

‘아리’가 나온지 1년 뒤에는 또다른 챔피언인 ‘샤코’에 한국 전통 의상을 입힌 스킨이 출시됐다. 부채와 이마의 태극 무늬, 하회탈, 짚신 등 한국 고유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했다는 평가다. 라이엇게임즈는 이 스킨의 판매금액 6개월분을 한국 문화유산 보호 사업에 사용했다.

‘파라곤’ K팝스타 아이돌 신비

   
 

에픽게임스의 신작 MOBA게임 ‘파라곤’에도 한국인 여성 캐릭터 ‘신비’가 등장한다. 이 캐릭터는 유명한 K팝스타이자 늑대를 사용하는 근접 암살자로, 지난 2월에 새로 추가됐다.

에픽게임스는 ‘신비’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K팝 스타일의 노래와 뮤직비디오까지 준비하는 정성을 들였다. 공개된 영상에서 ‘신비’는 ‘나를 멈추지 마’라는 노래를 한국어로 부르며 춤을 추고 하트를 날린다. 노래를 부른 한국인 가수는 에픽게임스 본사가 직접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비’가 공개되자 ‘파라곤’ 북미 커뮤니티에서는 열띤 찬반 양론이 펼쳐졌다. ‘신비’의 밝고 깜찍한 모습이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파라곤’의 진지한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파라곤’의 한국인 캐릭터는 신비 말고도 더 있다. 고구려 무사 스타일의 ‘광’이라는 남성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거대한 양손검을 휘두르거나 번개를 사용해 적을 공격한다.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출신 송하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FPS게임 ‘오버워치’에는 19세의 여성 프로게이머 출신의 로봇 조종사인 송하나(디바)가 나온다. 이 캐릭터는 귀여운 외모로 출시 초기부터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버워치’ 스토리에 따르면 송하나는 16세에 ‘스타크래프트6’ 세계 챔피언이 됐으며, 대한민국 정부의 요청으로 대한민국 육군 소속의 로봇 조종사가 됐다. 최근에는 팬들을 위해 자신의 전투를 스트리밍으로 방송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까지 겸하고 있다. 그녀의 생방송을 지켜보는 전세계 시청자 수는 5200만명이 넘는다.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다가 은퇴 후 개인방송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한국 e스포츠 스타들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블리자드는 올해 설맞이 이벤트로 또다른 여성 영웅인 ‘아나’의 한국형 스킨을 공개하기도 했다. 각시탈과 양반탈을 반반 섞은 이 스킨은 한국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탈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유저들에게는 뜻밖의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베인글로리’ 엘리트 조종사 스카이

   
 

슈퍼이블메가코프의 모바일게임 ‘베인글로리’에는 한국인 원거리 저격수 ‘스카이’가 활약한다. 송하나와 마찬가지로 로봇을 타고 다니는데, 이 로봇의 이름은 ‘화랑’이다. 장군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천재적인 로봇 조종 실력을 자랑한다.

   
 

‘스카이’는 조선시대를 연상하게 하는 귀족 정치와 첨단 기술이 집약된 로봇이 동시대에 존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스카이’의 국적이 한국이라고 명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배경 스토리에는 한복과 정자 등 한국적인 소재가 다수 등장하며, “고고씽”과 같은 한국어 게임 대사도 있다.

게임톡 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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