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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17] 박진배 작곡가 “야스쿠니차일드 논란은 내 탓”박진배 에스티메이트 대표, NDC 2017서 게임음악 강연 펼쳐
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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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7  15: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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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게임음악 작곡가인 박진배 에스티메이트 대표가 지난해 불거졌던 ‘데스티니차일드’의 왜색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데스티니차일드가 야스쿠니차일드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은 전적으로 내 실수 때문”이라며 “제가 혼모노(진짜 오타쿠)라서 논란이 생긴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27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에 강연자로 나서 그동안 자신이 음악을 담당했던 게임들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 대표는 1998년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으로 데뷔해 2016년 ‘데스티니차일드’까지 100여개에 달하는 게임(미출시 작품 포함)을 맡아온 게임음악 전문 작곡가다.

박 대표는 가장 인상깊었던 게임 중 하나로 ‘테일즈위버’를 들었다. ‘테일즈위버’는 전민희 작가의 판타지소설 ‘룬의아이들’을 기반으로 해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RPG다. 특히 게임의 분위기에 걸맞은 아름다운 OST가 인기를 끌었으며, 그 중에서도 박 대표가 작곡한 ‘세컨드런(Second Run)’이 백미로 꼽힌다.

그는 “사람들이 세컨드런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학업, 군대, 박봉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했던 20대 시절의 고민들이 음악에 묻어났고, 그 음악을 들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넥슨이 ‘테일즈위버’ 서비스를 종료하지 않고 계속 이어오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게임이 먼저 살아남아야 수록된 음악도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테일즈위버 음악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이유는 넥슨과 테일즈위버 유저들이 게임을 계속 사랑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가장 까다로웠던 프로젝트로는 ‘마비노기듀얼’을 지목했다. 개발을 진두지휘한 데브캣스튜디오의 김동건 본부장이 작업물에 계속 퇴짜를 놓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감독의 머리 속에 게임 음악에 대한 이미지가 이미 그려져 있는 경우, 뭘 원하는지 파악할 때까지 반복해서 음악을 수정해야 한다”며 “기분이 나쁘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게임 상점에 들어갔을 때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이었다. “드럼앤베이스(D&B) 스타일로 음악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렇게 작업한 음악을 제출했더니 “분위기는 괜찮은데 비트가 너무 느리니 빠르게 바꿔달라”는 피드백이 돌아왔다. 유저들이 두근거리며 카드팩을 뜯을 때 흘러나오는 음악이라 마음을 좀 더 조급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그렇게 빠른 비트로 탄생한 음악이 ‘Feel So Good’이다.

   
 

그 때 거절당했던 음악인 ‘City Sight’는 폐기되지 않고 ‘데스티니차일드’의 상점 배경음악이 됐다. 박 대표는 “까인(?) 음악이라고 나쁜 음악은 아니다”라며 “음악마다 잘 어울리는 게임이 있으며, 그 게임을 잘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가장 최근에 작업한 ‘데스티니차일드’에 대해 20년지기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와 오랜만에 함께 한 작품이라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배경음악은 물론이고 효과음과 성우 녹음까지 박 대표가 모두 도맡았다. 게임 이름을 지은 사람도 박 대표다.

하지만 ‘데스티니차일드’는 출시 직후 일본 거리가 배경으로 등장한다는 게 밝혀지고 일본식 복식 디자인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등 왜색 논란에 휘말렸다. 여기에 음악 파일명을 ‘온천’이 아닌 일본어 ‘온센’으로 지은 것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박 대표는 “온천 하면 일본의 온센이지”라는 마음으로 생각 없이 파일명을 짓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더 이상 김형태 대표를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자신의 잘못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작곡가 지망생들에게 독창적인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표절하지 말자는 마음을 먹고 최대한 표절해보라”는 조언을 남기기도 했다. 양심이 있는 작곡가라면 표절을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고,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올바른 길로 인도해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물론 자신과의 싸움이라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표절을 하면 내 인생은 망한다는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작업하면 독창적인 음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톡 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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