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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제비우스’로 시작된 남코의 ‘명작 융단폭격’'제비우스'부터 시작된 남코의 1980년대 게임공장 모드 가동 스토리
정리=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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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3  14: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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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시즌2 [남코의 1980~1990년대]  

1970년대 ‘겔러그’, ‘팩맨’ 등으로 비교적 순탄하게 게임사업에 진출한 남코는 1980년대가 시작되자 여러 가지 게임을 봇물 터지듯 쏟아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저 많은 게임들을 쏟아 냈는지 참으로 경외심이 들 정도다. 게다가 그렇게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게임을 뿌려대면 질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남코는 꽤 많은 성공작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더 놀라울 뿐이다.

■ ‘Xevious(제비우스)’

   
[Xevious, NAMCO(1983)]

 
가장 먼저 살펴볼 게임은 1982년작 ‘Xevious(제비우스)’다. 1980년대에 아직 국민학생이었던 필자는 왜 알파벳 ‘X’로 시작하는 영문 이름이 ‘제’자로 시작하는 한글 이름으로 번역되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참새, 제비’ 할 때의 제비에 신화적인 인물이나 로마 영웅들의 이름 뒤에 많이 붙는 ‘OO우스’가 합쳐진 이름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었다(그 당시 ‘캔디’라는 만화의 남자 주인공 이름이 ‘테리우스’였기 때문에 꽤 그럴싸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게임이나 영화의 타이틀은 주인공의 이름을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비우스’는 주인공의 이름이 아니라 지구를 공격한 외계세력의 이름이다(격멸해야 할 적군의 이름을 타이틀로 쓰는 건 그 당시에 흔치 않은 일이었다). 참고로 주인공 기체는 ‘솔 발루(Solvalou, ソルバルウ)’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 ‘태양의 새’라는 뜻이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게임 출시 이후로 수 십 년간 주인공 기체의 이름을 몰랐었다.

   
[주인공 기체, ‘Solvalou’ (젠장 13,824엔)]
(이미지: http://www.rc-berg.co.jp/products/gallery_solvalou3.html)

 
이 게임이 게임 역사학적으로 갖는 의미는 완전히 새로운 스크롤 형태를 취했다는 점이다. 고정된 화면에서 적군이 위아래 또는 양 옆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을 하는 기존 슈팅게임 패턴을 과감히 배제하고,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슈팅 게임이라면 당연한 공식처럼 여겨지지만, 그 당시만 해도 굉장히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 뒤로 출시되는 다양한 슈팅 게임들은 마치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스크롤의 법칙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트윈 코브라’, ‘라이덴’, ‘스트라이커즈 1945’와 같은 게임들이 그렇다. 물론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것에 반기를 들고 우에서 좌로 스크롤되는 가로(횡)스크롤 게임들도 등장했다. ‘그라디우스’나 ‘파로디우스’, ‘Area88’ 등이 그렇다. 하지만 결국 세로냐 가로냐의 차이일 뿐, 화면이 스크롤 된다는 기본 법칙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이 최초의 룰을 확립한 게임이 바로 ‘제비우스’다.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그런지 그 이후로도 종종 잊을만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되곤 했는데, 1990년대에는 ‘3D 제비우스’까지 출시되고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도 이식되었다. 그 이후로도 남코의 여러 게임에 잊을만하면 등장했는데, 현재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게임이 되었다(아마 ‘제비우스’를 알면 지금 중년이 되었을 것이다).

■ ‘DIG DUG’

   
[DIG DUG(1982)]
(이미지: https://en.wikipedia.org/wiki/Dig_Dug)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게임 중에 ‘DIG DUG’ 역시 오락실에 가면 자주 볼 수 있었다. 필자가 사는 동네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이 게임을 하는 친구들도 많았었다. 하지만 솔직히 얘기하면, 주머니에 동전이 하나 남아 있을 상황에서의 선택빈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필자가 사는 동네 오락실에서는 ‘땅 두더지’ 라는 이름이었다. 그래도 이 게임은 남코에서 애착을 갖고 있는 게임 중에 하나로, 여러 버전으로 출시 및 이식됐다. 거의 20년이나 지나서는 ‘미스터 Driller‘ 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사실 ‘미스터 Driller’는 원래 ‘DIG DUG 3’라는 이름의 비공식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남코의 개발자 몇 명이 회사 몰래 개발하고 있던 것이 우연이라는 이름의 필연으로 회사 내부 경영진에게 발각됐고, 옛 시절 추억을 간직하고 있던 경영진들에 의해 공식 프로젝트로 전환됐다. 결국 상용화 버전으로 출시까지 된 그래도 뭔가 그럴듯한 사연 하나쯤은 있는 게임이다.

   
[미스터 드릴러 for kakao(2015)]

 
게다가 시대의 흐름을 타고 모바일 버전으로도 출시됐다. 이 모바일게임은 2015년에 ‘미스터드릴러’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도 선보였다. 필자는 예전 기억이 나서 굉장히 반가웠지만, 광고 문구에 한 번 파면 멈출 수 없다더니 1년 뒤 서비스를 종료해버렸다(그래도 367일을 서비스했으니 1년은 넘겼다). 이미 다양한 게임들이 즐비한 마당에 굳이 옛 추억까지 더듬어 가며 이 게임에 시간을 쏟아 붓는 필자와 같은 사람이 많이 없었나 보다(그래도 저는 이 게임 꽤 오래했습니다).

■ ‘Battle City’
‘Battle City’도 그 당시 ‘내 맘대로 작명 서비스’가 기본 옵션이었던 오락실 주인장 마음대로 이름이 바뀐 게임이다. 필자 동네 오락기에는 ‘탱크’ 라고 써 있던 게임이다. 필자와 주변 사람들도 원래 이름보다는 오랫동안 그냥 ‘옛날 탱크 게임’이라고 하면 다들 ‘아아~그 게임’ 하고 알아들었다. 놀라운 것은 옆 동에 놀러 갔을 때 거기는 ‘독수리 요새’ 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는 점이다.

   
[Battle City (1980, 1985)]
(이미지: http://battlecitynet.nikpro.ru/images/Screens/BattleCity1.gif)

   
아마도 화면 중앙에 지켜야 하는 독수리 문양을 보고 ‘독수리 요새’라는 이름을 붙인 것 같은데, 의외로 이 게임 이름을 ‘독수리 요새’로 알고 있는 친구들도 많았었다. 1986년 8월 9일 KBS ‘토요명화’에서 ‘독수리 요새’라는 영화를 방영했었는데, 그 이후로 부쩍 이 게임에 ‘독수리 요새’라는 이름을 짓는 오락실이 많았던 것 같다.

여담이지만, 반공 기치 아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는지 몰라도 1980년대 주말 TV 영화 프로그램에서는 전쟁 관련 영화를 상당히 자주 방영했었다. 밀리터리 마니아였던 필자와 같은 꼬마들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었는데, 당시 시대상과 맞물리기도 하면서 뭔가 이전 한국전쟁(625사변) 당시 한국군에 탱크가 없던 설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이 게임은 나름대로 인기를 얻었다(는 것은 밀리터리 마니아인 필자만의 착각인 것 같습니다).

타이틀 화면에서 게임 출시 년도가 1980, 1985 2개로 표기된 것은 원판 게임 ‘탱크 바탈리안’이라는 게임이 1980년에 출시됐었기 때문이다. ‘탱크 바탈리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1985년 리메이크된 게임이 ‘Battle City’라는 게임이다. 2인 플레이도 가능했는데, 아군끼리 쏠 수도 있었다. 친구끼리 고의 같은 실수(?)로 오발 사고라고 일어나면 바로 이단 옆차기였다.

탱크의 이동과 발사가 전부인 비교적 단순한 작동이지만, 스테이지를 더해 갈수록 점점 적군 탱크를 격파시키기 힘들어지고 아군의 독수리 요새를 지키는 것도 상당히 버거워서 필자는 그리 오랜 시간 버티지 못했던 것 같다.

   
[Tank Force (1991)]

 
역시 우려먹기의 달인 남코답게 이 게임도 장수를 했는데, 1991년 ‘탱크 포스(Tank Force)’라는 이름의 게임으로도 출시됐다. 회사 내부 어디선가 또 남들 모르게 ‘탱크’ 시리즈의 후속작을 누군가는 개발하고 있을 것 같다(그리고선 3년 뒤에 ‘출시 40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틀도 달겠지).

■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를 쓸까 말까 참 고민을 많이 했다. 필자에겐 좋은 추억이 있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를 모르는 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그래서 잔뜩 기대를 했다가 실제 게임 화면을 보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이것이 마크로스?’ 하던 기억이 난다. 안 그래도 이름만 보고 엄청 비싸게 주고 산 팩이었는데, 아무리 패미컴 팩게임이라고 해도 게임 퀄리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1985)]

    
타이틀 화면에서 잔뜩 기대를 품어보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게임 화면에서 그 기대감은 여지없이 박살난다. 물론 필자가 이 게임을 접했을 때가 게임 출시 보다 한참 늦은 시기여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출시 당시에도 그렇게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던 것 같다.

정말 이 게임에서 건질만한 건 ‘린 민메이’가 징을 치는 장면이 귀엽다는 정도다. 이렇게 쓰면 너무 혹평을 하는 것 같은데, 필자 주변에도 예전에 했던 ‘마크로스’ 게임을 얘기하면 이 게임보다는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92, 반프레스토)’ 게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1992, 반프레스토)]

   
남코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부진으로 뭔가 안 좋은 소리를 잔뜩 들었던 모양이다. 이후로는 남코가 아닌 패밀리소프트나 반프레스토, 반다이 등에서 줄곧 ‘마크로스’ 게임을 출시했다. 지금은 ‘반다이남코게임즈’라는 하나된 이름이 되어서 연표를 같이 공유하지만, ‘반다이남코’라는 이름으로 ‘마크로스’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이나 되었을 때 얘기다. 

1985년부터 2008년까지 남코에서는 자신들의 이름으로 ‘마크로스’ 관련 게임을 만들지 않았다. 2008년 4월 1일자로 반프레스토 게임 사업 부문이 흡수 합병되며 결국 반다이남코게임즈가 되었기 때문에 굳이 족보를 들먹이며 따질 필요는 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은 흡수합병된 회사들이 중간중간 ‘마크로스’ 게임을 만들었던 덕분에 ‘마크로스’ 30주년 기념작품이라는 게임이 출시돼도 별로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다. 애니메이션 출시 30주년 외에도 이제는 ‘마크로스’ 게임으로도 출시 30년이 넘어가는 작품인데, 은근히 남코의 게임들은 30주년 넘어가는 장수하는 게임들이 많다.

   
[마크로스 30: 은하를 잇는 노랫소리 (2013,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 필자의 잡소리

처음에는 호기롭게 ‘철권’ 이전의 남코의 2D 게임들에 대한 집대성을 하려 했다. 매일 새벽 원고를 정리하면서 헤어나올 수 없는 불구덩이에 스스로 발을 담그는 정신 나간 짓을 하고 있었다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지?). 그래도 벌써 ‘에이스 컴뱃’ 얘기를 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다음 주에는 1985년 ‘마크로스’ 게임 출시 이후부터 10년 뒤 1994년 ‘철권’ 출시 이전까지의 게임들에 대해 써볼까 한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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