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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의 혁명 ‘에이스 컴뱃’푸른 창공의 땀내 나는 공중 전투 서사시, 200만장 판매고 올리며 호평
정리=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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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7  14: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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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시즌2 [남코, 하늘을 정복하다]

■ 하늘로의 도약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하늘을 동경했다. 창공에서 벌어지는 공중전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을 수집하고 정리하며 꼭 장래에 파일럿이 되고자 다짐했다. 어린 시절 본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그 막연했던 꿈에 확실한 도장을 찍게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외인부대 파일럿들의 이야기를 다룬 ‘Area 88(에어리어 88)’이었다.
 

   
[‘ACE COMBAT’]
(비행하기 딱 좋은 날씨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그 꿈을 이루지 못 했다. 그러나 한동안 잊고 지내던 그 꿈에 다시 한 번 불길을 지핀 게임이 있었으니, 반다이남코의 ‘에이스 컴뱃’이다. 사실 이 게임이 나오기 이전부터 비행시뮬레이션게임은 거의 다 해보고 있었는데, 1980년대에는 PC의 조악한 그래픽 구성 요소로 인해 특별히 열정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게임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시각은 포기한다고 생각하고 비행기의 계기를 조작한다 정도의 느낌으로는 그런대로 할만했다. 

1980년대만 해도 그래픽과 사운드 부분에서 PC 게임들은 콘솔 게임에 비해 다소 밀리는 양상이었고, 대부분의 명작 게임들은 콘솔 게임이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부터 그래픽카드의 발전으로 PC 게임의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VGA이상 그래픽카드가 장착되고 곧 이어 Super VGA, XGA 등의 그래픽 카드들이 등장했다. 흑백 세상에서 본격적인 컬러의 세상으로, 저해상도에서 점차 고해상도로 진화했던 것이다. 그리고 최근 PC용 비행시뮬레이션게임은 더 이상 게임이 아니라 시뮬레이터에 가까울 정도로 놀라운 시각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F-16 Fighting Falcon’, MSX 8-bit 1984]
(땅인지 하늘인지.. 상상력을 동원하면 볼 수 있다.)


1980년대 비행시뮬레이션게임들은 패키지 박스에 그려진 멋진 사진들과는 달랐다. 실제 게임 화면은 상당히 컴퓨터적인 느낌이 물씬 나도록 소박하게 꾸며져 있었기에 엄청나게 많은 상상력을 필요로 했다. 그래도 그 당시엔 멋지기만 했는데, 늘 아쉬웠던 부분은 시각적인 부분이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기에는 많이 모자랐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래픽적으로는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기 힘들기 때문인지 산술(수치)적인 부분을 최대한 실제와 같은 느낌으로 구현하다 보니(외면 보다는 내면에 힘쓴?) 굉장히 많은 부분, 특히 항공역학이나 비행 기동 등과 같은 다양한 부분의 전문 지식을 필요로 했다. 한 때 바이블로 통하던 ‘FALCON 3.0’ 같은 경우는 두툼한 매뉴얼을 읽고 또 읽고 따로 비행교본을 구해서까지 볼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쉽게 게임을 접했다가 쉽게 게임을 접은 사람도 꽤 된다.

 

■ 필요한 것에만 집중한다

   
[‘ACE COM 5’, 2004]

 
가끔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처럼 좀 쉽게 전투기를 조종하는 느낌을 받을 순 없을까? 이같은 고민은 필자만 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마도 필자와 같은 아쉬움을 간직한 비행시뮬레이션게임 키드들이 자라서 남코에 입사했나보다. 필자가 생각하고 바라던 쉬운 게임이 등장한 것이다. 물론 쉽다는 것이 그냥 대충 버튼만 누르다 보면 자동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아예 이륙하는 방법도 몰라서 활주로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게임을 접을 정도로 초보자를 배려하지 않는 기존 비행시뮬레이션게임들에 비해서 쉬워졌다는 얘기다.

1995년 처음으로 시리즈가 시작된 ‘에이스 컴뱃’의 경우 200만장이 훨씬 넘는 판매량을 보이며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게임은 본격적인 비행시뮬레이션게임이라기보다는 슈팅게임에 가깝다. 당장 하늘 높이 날아 올라가서 적기를 쏘는 것 외에는 과감히 많은 부분을 생략한 덕분에 장르 역시 ‘플라이트 슈팅’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제는 미션을 완료하고 기지에 도착해 긴장을 늦추고 착륙하다 갑판이나 활주로에 추락해서 미션 실패라고 뜬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은 없게 됐다. 기껏 힘들게 성공시킨 임무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착륙실패의 공포 따위는 접어 버리고, 하늘에 수놓은 미사일의 궤적을 바라보며 전장 한 복판에 있는 듯한 긴장감으로 전투기를 몰고 다니면 되는 게임이 등장한 것이다. 비행시뮬레이션을 모독하는 듯한 슈팅 게임의 등장이 신선하기는 했지만, 심각하게 현실성을 따지는 비행시뮬레이션게임들을 고집하던 필자도 이렇게 오래도록 정말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을 줄은 몰랐었다. 
 

   
[‘에이스 컴뱃 7 Skies Unknown’, 2018년?]
(한글화 지원까지!)


최근까지도 시리즈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에이스 컴뱃7 Skies Unknown’의 경우 출시가 계속 연기되어 내년(2018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다른 장르에 비해 시장의 크기가 큰 편은 아닌데도 이렇게 메인 타이틀로 20년 넘게 시리즈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게임의 재미가 보장된다는 얘기이다. 실제로는 말도 안 되지만 수십 발(혹은 그 이상)의 미사일을 싣고 다니는 전투기를 몰고 창공을 종횡무진하며 적기를 격추시킬 때의 짜릿함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실감하기 어렵다(애초에 이런 장르 자체를 싫어하는 분들도 많다).

 
■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다

이 게임을 하다 보면 현실 세계의 지도가 아니라 처음 보는 지도를 보게 된다. 아무래도 쏘고 때려 부수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자칫 민감한 소재가 될 우려가 있었는지 현실 세계와는 조금 다른 모양의 지도를 가져다 놓았다. 물론 정치적인 문제로 현실의 지도를 사용하지 않았다기보다는 개발팀이 자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예전에 국내에서도 북한을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하다가 어영부영 출시를 미루다 망한 게임도 있을 만큼 국가간의 내용을 다루다 보면 여러 가지 고려해야 되는 것들이 많다.
 

   
[에이스 컴뱃 지도]


꼭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가 아니더라도 현실 세계의 지도를 사용하다 보면 아무래도 몰입 할 수 있는 세계를 구성하는데 장점 보다는 단점이 많을 수 밖에 없고,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스토리가 오히려 제한 없이 자유롭게 생각을 확장하는데 유리했을 것이다.

시리즈 1편부터 이 가상의 세계는 점차 확장되면서 스토리가 진행된다. 과거 1, 2차 세계대전 프로펠러기가 등장하던 시절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타워즈’처럼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는 SF 소재도 아니지만, 근미래에 현실 세계에서 그리 동떨어지지 않은 세상이라고 보면 될듯하다.

시리즈 4편까지만 해도 전체 대륙에 대한 설정이 다소 부족했었는데,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점차 설정이 안정화되어가는 것 같다. 등장하는 기체들도 새롭게 디자인하거나 우주 어딘가에서 가져온 것들이 아니라 실제 지금도 사용하고 있거나 퇴역한 기체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 가상의 세계라고는 하지만, 너무 이질적이거나 낯설어서 몰입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약간의 상상력만 동원하면 평행 우주론 같은 가상의 세계에 충분히 빠져들 수 있다.
 

   
[에이스 컴뱃 – 어설트 호라이즌]
(‘어설트 호라이즌’편은 실제 세계관을 반영했다.)


하지만, 시리즈 전 작품이 가상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고 ‘에이스 컴뱃 어설트 호라이즌’과 같이 현실 세계관을 반영한 작품도 있다. 기존 시리즈의 가상 세계관이 너무 포화된 상태라서 ‘에이스 컴뱃 어설트 호라이즌’의 경우는 현실 세계관을 반영했다고 한다.

현실 세계관이냐 가상의 세계관이냐는 서로가 장단점이 분명하다. ‘에이스 컴뱃’의 경우 앞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는 현실 세계관 보다는 가상 세계관을 차용할 확률이 높고, 실제로도 현실 세계관으로는 국가간의 전쟁을 다루는 스토리 설정상 전개에 어려움이 있다. ‘에이스 컴뱃 어설트 호라이즌’의 경우 나름 선전하기는 했지만, 러시아와 미국의 전쟁 시나리오부터 아프리카의 스토리 등 전개가 다소 억지스럽고 연결점이 느슨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 필자의 잡소리

가상의 세계를 주무대로 펼쳐지는 ‘푸른 창공의 땀내 나는 공중 전투 서사시’라는 소개 글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딱 이 말 그대로 느낌을 주는 게임이다. 너무 복잡하지도 않거나 딱딱하지 않게 전투 비행의 재미에만 집중했다. 그렇다고 말도 안 되게 너무 억지스러운 것들은 배제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데,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뭔가 처음의 단순하게 쉬웠던 것에 비해 조금씩 난이도가 상향 조정되는 느낌이다.

   
[이제는 VR의 시대!]
(이미지: http://www.techeblog.com)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에이스 컴뱃’의 개발 배경과 비하인드 스토리, 세계관 등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다. 또한 게임 내에 등장하는 기체에 대한 얘기와 내년(2018년) 출시가 기대되는 VR대응과 관련 된 얘기도 해 보겠다. 이미 데모 버전을 체험해 본 분들의 후기에 따르면 한 번 VR의 세계에 빠져든 자는 다시는 2D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는데….(여기서 말하는 2D는 게임 내의 3차원 공간 구현과 별개로 그것이 표시 되는 디스플레이가 2D라는 것) 진정한 전 방위 360도 3D를 실감할 수 있는 VR이야말로 사실 비행시뮬레이션에 가장 특화된 장치가 아닌가 싶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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