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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美 충격에 빠뜨린 19금 게임 ‘판타즈마고리아’시에라온라인의 문제작,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난리법석
정리=서동민 기자  |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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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3  10:3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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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시즌2 [시에라온라인 번외편5]

지금까지 총 6편의 글로 시에라온라인의 ‘퀘스트’ 시리즈들을 소개했는데, 이번 편에서는 지난 편에서 소개한 성인용 게임 ‘래리’ 시리즈의 등장 이전인 회사 설립 초기에 출시한 ‘소프트 포르노 어드벤처(SOFTPORN ADVENTURE)’라는 게임 이야기부터 해볼까 한다.
 

   
[SOFTPORN ADVENTURE]
(이미지: https://www.talking-time.net/showthread.php?t=17827)


표지 사진에 제일 오른쪽에 보이는 여성이 누구인지 알고 나면 놀랄 수도 있다. 제목에 ‘PORN(포르노)’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는 성인 게임 패키지에 모델로 등장하는 오른쪽 끝에 여성은 다름 아닌 로베르타 윌리암스(Roberta Williams)로, 바로 켄 윌리암스(Ken Williams)의 부인이자 시에라온라인의 설립 공동대표인 윌리엄스 부부의 그 로베르타 윌리암스다.

웨이터는 남편 켄 윌리암스라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사실은 동네의 진짜 웨이터였다고 한다. 나머지 두 여성도 회사의 여직원들이었는데 한 명은 개발자의 아내였고, 다른 한 명은 운송담당 여직원이었다고 한다(어떻게 섭외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하다).

   
[SOFTPORN ADVENTURE]
(이미지: https://www.talking-time.net/showthread.php?t=17827)

 

   
[Roberta Williams]
(이미지: http://gamesnostalgia.com/en/story/)


평범한 가정 주부였던 로베르타 윌리암스는 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난 후 삶의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겪은 것 같다. 그녀는 여성차별적인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 굉장한 포부와 야망이 있는 사람이었다. 남편을 설득해 게임 개발을 시키는 것도 모자라 원래는 남편이 설립해서 운영 중이던 ‘온라인 시스템’이라는 회사를 ‘시에라온라인 시스템’으로 하고, 본격적인 게임 회사로 바꾼 뒤에 자신이 사장으로 취임해버린다. 

회사 설립(인수합병?) 이후 킹스 퀘스트 시리즈를 통해 ‘어드벤처의 여왕’이라는 칭호까지 부여받지만 사실 그녀가 만든 게임들이 모두 누구에게나 환영 받는 동화 같은 이야기만은 아니다. 직간접적으로 그녀는 자사의 게임에 많은 부분에 관여했는데, 그 중에 ‘판타즈마고리아(Roberta Williams's Phantasmagoria)’ 같은 게임은 직접 게임 디자인을 맡을 정도로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이 게임은 시에라온라인에서 출시한 게임 중 최고의 평가(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를 받는 게임으로, 최고의 문제작으로도 알려져 있다. 1995년 시리즈 1편이 출시된 뒤 본고장 미국에서도 난리가 났는데, 게임의 수위가 미국에서조차 너그러이 봐 주기에는 불안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CD 활용 게임으로, 당연히 동영상이 상당수 포함된 프리미엄 소프트웨어였다.

   
[Roberta Williams' Phantasmagoria Covers (SEGA Saturn)]
(이미지: http://www.mobygames.com/game/sega-saturn/roberta-williams-phantasmagoria)

 
‘로베르타 윌리암스의 판타즈마고리아(Roberta Williams's Phantasmagoria)’라고 자신의 이름을 붙일 만큼 게임 개발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던 모양인데, 문제는 게임의 내용이 섹스와 폭력을 빼면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동성애, 근친살해 등의 자극적인 소재의 내용과 영상으로 당시에는 강도 높은 수위의 장면으로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불거진 게임이다. 미국 이외 국가에서는 검열 수정 및 일부 내용이 삭제되기도 했다.

놀랍게도 국내에도 이 게임이 출시될 뻔 했다. 한 게임잡지에 광고도 실렸던 적이 있는데, 결국 국내 출시는 되지 않았다. 21세기인 지금도 성적인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검열 분위기인데, 20세기의 한국은 지금보다 그 강도가 훨씬 더 심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나라 일본에서는 정식으로 출시된 것을 보면 한국과 일본의 게임 문화와 그 온도는 사뭇 다른 듯하다.

   
[Williams 부부]
(이미지: https://killscreen.com/articles/)

 
출시한 나라도 적지만, 전체 판매량도 그리 시원치 않은 편이었는지 이 게임을 모르거나 해 본적 없는 분들도 꽤 많은 것 같다. 원래 시에라온라인은 퍼즐을 강조한 어드벤처게임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이 게임에서는 퍼즐 요소가 거의 없다.

사실 게임을 디자인(기획)한 로베르타 윌리암스는 ‘어드벤처의 여왕’이라는 호칭을 달고 다니지만, 그녀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본인 스스로도 밝힌 바 있듯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한다. 그녀는 뛰어난 게임 디자이너(작가)라기 보다는 사업가 쪽에 가까운 사람으로, 칭송을 받은만큼 정반대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녀가 개발에 참여한 성인용 콘텐츠들이 게임의 본질에서 멀어지고, 단지 자극적인 소재만 부각시켜 상업성을 노리는 것에 대해 게임의 순수성을 훼손한 주범으로 찍히기도 한다.
 

   
[Kings Quest]
(이미지: https://www.gog.com/game/kings_quest_7_8)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남긴 명작 게임들이 더 많기 때문에 게임 역사학적으로는 비난보다는 칭송이 더 많은 편이다. 그녀를 어드벤처의 여왕이라는 자리에 올려놓고 그녀 자신에게도 인생 최대의 게임이자 최고의 게임이었던 ‘킹스퀘스트’ 시리즈가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었기 때문에 일부 문젯거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느낌이다. 오히려 망작은 잊혀져 가고 명작은 진화해가니 본인 스스로에게도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 필자의 잡소리

로베르타 윌리암스와 켄 윌리암스는 비교적 일찍 결혼을 시작(두 부부 각각 19살, 18살)하여 젊은 시절을 게임 개발에 바친 덕분에 현재는 남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시에라온라인 확장 이전]
(이미지: http://gamesnostalgia.com/en/story/)

 
자신들의 꿈(사실은 부인의 꿈)을 위해 젊음을 바치고 그 대가로 세상에 주옥 같은 명작 게임들을 배출해냈다. 그 덕분에 현재는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개인 크루즈 여객선으로 망망대해 위를 떠돌며 여생을 즐기는 중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여생에서도 다시 한 번 명작의 반열에 오를만한 게임을 하나 더 출시해 줬으면 한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서동민 기자 cromdand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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