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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전편을 능가한 속편 ‘원숭이섬의 비밀2’루카스아츠, ‘원숭이섬의 비밀’ 속편으로 연타석 흥행 홈런
정리=서동민 기자  |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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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7  16: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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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시즌2 [루카스아츠 ‘원숭이섬의 비밀’ 2편]

‘원숭이섬의 비밀’ 1편이 흥행에 성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이어 2편이 출시됐다. 1990년 10월에 1편이 출시되고 다음해인 1991년 10월에 2편이 바로 출시됐으니 루카스아츠 입장에서도 이 시리즈에 거는 기대는 상당히 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2편도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원숭이섬의 비밀2 (1991)]
(이미지 http://www.mobygames.com/game/dos/monkey-island-2-lechucks-revenge/cover-art/gameCoverId,324533/)

 
국내의 많은 어드벤처게임 입문 세대들이 처음 접한 게임이 ‘원숭이섬의 비밀’일 것이다. 이 게임이 어드벤처 게임 시장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 물론 루카스아츠의 어드벤처게임 중에는 이 전에 나왔던 ‘LOOM’이나 ‘매니악 맨션’같은 게임도 있지만, 파급력이나 흥행수치를 봤을 때는 ‘원숭이섬의 비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국내에서 ‘매니악 맨션’은 불법 복제로 먼저 보급이 됐었고, 출시년도인 1987년보다 한참 뒤인 1990년에서야 동서게임채널을 통해 정식으로 유통됐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원숭이섬의 비밀’보다 판매량이 적었던 것도 출시년도에 비해 늦은 유통 시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매니악 맨션’이나 ‘LOOM’을 해봤던 게이머들은 자연스레 같은 회사가 만든 ‘원숭이섬의 비밀’에 빠져들었다.

   
[원숭이섬의 비밀2 (1991)]
(이미지 http://brutalgamer.com/2010/03/11/monkey-island-2)

 
‘원숭이섬의 비밀’ 2편은 1편보다 더 유화적이고 몽환적인 그래픽으로 불과 1년 만에 그래픽적인 부분을 월등하게 업그레이드했다. 그래픽적인 부분은 크게 변화했지만, 게임의 기본 시스템은 전편과 동일한 자사의 SCUMM(스컴) 엔진 기반의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게임이었다. SCUMM은 이후로도 루카스아츠의 어드벤처게임 대부분에 쓰였다.

SCUMM은 ‘Script Creation Utility for Maniac Mansion’이라는 뜻으로, 원래는 말 그대로 ‘매니악 맨션’의 개발을 쉽게 할 목적으로 루카스아츠의 론 길버트(Ron Gilbert)가 개발한 스크립트 언어다. 원래는 ‘매니악 맨션’ 전용 개발 툴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한 번만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웠는지 조금씩 개량해서 루카스아츠의 여러 어드벤처게임들에 쓰인 공용 엔진이 됐버렸다. 사실 영어 단어 ‘scum’은 더러운 거품이나 찌꺼기 등을 의미한다. 엔진 이름 하나만으로도 언어유희적이며 다소 자학적이기까지 한 풍자 코미디의 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원숭이섬의 비밀2 (1991)]
(이미지 https://www.emuparadise.me/ScummVM_Games/Monkey_Island_2)

 
1편과 마찬가지로 2편 역시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밤과 낮의 비율은 1편보다는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지만, 게임 초반에는 거의 밤이 배경이라 1편의 확장편인 듯한 느낌도 준다. 지금 다시 봐도 256개의 색만 가지고 어떻게 저런 그림을 그려냈는지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그래픽이 압권으로, 동시대의 다른 어떤 어드벤처게임 못지 않은 그래픽을 자랑했다. 물론 단지 그래픽적인 진보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1편의 개발팀이 그대로 2편에 배정되었기에 1편과 같은 개그코드가 게임 여기저기에 묻어있다.

   
[원숭이섬의 비밀2 (1991)]
(이미지 https://www.emuparadise.me/ScummVM_Games/Monkey_Island_2)


게임 진행 중간에 현실의 게임 개발사 힌트 센터에 전화를 걸어 막힌 부분에서 게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문의를 하는 게임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황당무계한 장면도 있다. 마치 어떤 영화에서 배우들이 다른 영화의 실제 배우 이름을 거론하면서 마치 자신들은 영화 속 가상 인물이 아닌듯한 연기를 펼치는 느낌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2편에서도 ‘죽음’이라는 소재는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 주인공이 아무리 험한 일을 당하더라도 찰과상조차 입지 않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화면에 보이는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다. 라이벌 업체인 시에라온라인의 어드벤처게임들이 발걸음 한 번 잘못 움직여도 바로 저 세상으로 하직하는 것에 비하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철저하게 죽음과는 별개인 세상이다.

하지만 이것은 루카스아츠만의 특색이라기보다는 ‘원숭이섬의 비밀’만의 특색이다. 루카스아츠의 ‘인디아나존스’에서는 주인공이 죽기도 한다. 필자도 루카스아츠의 게임이라고 방심하다가 ‘인디아나존스’ 3편에서 주인공이 톱니에 갈려 죽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금방 다시 짠 하고 살아날 줄 알았다).

   
[원숭이섬의 비밀2 (1991)]
(이미지 http://brutalgamer.com/2010/03/11/monkey-island-2)

 
어드벤처 게임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었던 1980~1990년대에 방점을 찍은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는 영화의 소재로도 자주 쓰이는 모험의 낭만과 유머를 잘 다루고 있다. 그래서 ‘캐러비안의 해적’이라는 영화를 보면 바로 떠오르는 게임이기도 하다.

사실 ‘원숭이섬의 비밀’이 특별히 유명한 이유 중에 하나는 그 이야기의 구성에 있다. 스토리 진행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영화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것은 루카스아츠의 태생이 영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루카스아츠는 스타워즈’로 유명한 루카스필름에서 갈라져 나왔으며, 스티븐 스필버그와 쌍벽을 이루던 조지 루카스가 만든 게임회사다. 하지만 당시의 컴퓨터 게임 그래픽스 기술로는 영화와 같은 시각적인 몰입감을 전달하기에는 어려웠다. 최근 게임들은 영화인지 게임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화려한 동영상 CG장면을 자랑하며 영화와 게임의 그래픽 기술의 경계를 허물어 가고 있는데, 이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라 느껴질 수도 있다.

1980년대 루카스아츠는 선택을 해야 했다. 모회사인 루카스 필름의 ‘스타워즈’나 ‘인디아나 존스’같은 명작 영화들을 게임으로 옮길 것인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 때 마침 스티븐 스필버그의 ‘ET’라는 게임이 망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심각하게 망해버리고 만다. 루카스아츠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어설프게 영화를 흉내내는 것을 포기하고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찾게 된다. 그렇게 루카스아츠는 ‘매니악 맨션’을 시작으로 ‘원숭이섬의 비밀’과 ‘인디아나 존스’까지 다양한 어드벤처게임들을 만들게 된다.

   
[원숭이섬의 비밀2 (1991)]
(이미지 https://www.emuparadise.me/ScummVM_Games/Monkey_Island_2)

 
영화를 어설프게 따라 하지 않기 위해 스토리와 캐릭터 설정에 공을 들인 ‘원숭이섬의 비밀’ 안에서는 온갖 해괴한 일들이 벌어진다. 1편에서 ‘칼 싸움 욕 배틀’과 같은 게임 안의 게임이 등장했다면, 2편에서는 ‘침 멀리 뱉기 대회’가 있다. 어찌 보면 다소 불쾌하거나 지저분하게 느껴질 소재마저 개그코드로 승화시키는 것을 보면 이 게임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어떤 부분인지 잘 나타내고 있다. ‘원숭이섬의 비밀’은 특별히 심각하거나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보다는 가볍고 우습다 못해 쾌활하기까지 한 일들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 아직은 철이 들지 않은 어른들의 일상을 잘 대변하고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인기를 얻은 이 게임의 비결은 이렇게 잘 쓰여진 스토리와 그 스토리 안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게임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제각각 독특하고 특색 있는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는데, 주인공 ‘가이브러시’는 똑똑하거나 특별히 잘난 것 없이 입만 살아 나불거리는, 어찌 보면 허세많고 과장된 캐릭터인 영화 ‘캐리비안 해적’의 잭 스패로우 선장과 닮아 있다.

   
[캐러비안의 해적]
(이미지 http://pirates.disney.com/galleries)

 
1990년대에 발매한 게임 ‘원숭이섬의 비밀’과 2003년에 개봉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는 20세기의 게임 이야기를 21세기에 영화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늘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이 나오던 시절에서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왔다는 점이다. 그 이전에도 비슷한 예는 많았지만,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흥행에 성공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영화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잘 구성된 게임을 개발하기까지는 아마도 이미 영화로 전세계 극장을 석권한 루카스 필름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루카스아츠의 영화와 게임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필자의 잡소리

‘원숭이섬의 비밀’ 메인 개발자 론 길버트는 1편과 2편의 연속적인 흥행에도 불구하고 3편에서 팀을 떠났다. 물론 아직까지도 ‘원숭이섬의 비밀’ 골수 팬들은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진짜 3편을 기대하고 있다. ‘원숭이섬의 비밀’은 3편과 4편까지 출시되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시리즈라기 보다는 속편에 가깝고 이야기도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Thimbleweed Park]
(이미지 https://www.destructoid.com/backing-is-now-closed-for-ron-gilbert-s-thimbleweed-park-378695.phtml)

 
아쉬운 마음에(?) 최근 ‘Thimbleweed Park’라는 게임을 출시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원숭이섬의 비밀’ 3편 개발에 대한 이루지 못한 꿈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루카스아츠를 인수한 디즈니에 ‘원숭이섬의 비밀’ IP를 매각할 것을 요청한 적도 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디즈니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앞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생각인지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언젠가는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는 진정한 ‘원숭이섬의 비밀’ 3편이 개발되기를 필자 역시 기대하고 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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