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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삼하 교수 톡톡] ‘BIC-구글’ 올해 인디게임 희망 일구다다사다난 게임업계, 양극화-중국게임 역습-배틀그라운드-e스포츠가 핫이슈
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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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9  07: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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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열린 인디게임 축제 '부산인디커넥트']

2017년은 그 어느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격동의 시간들로 채워졌다. 촛불집회의 물결 속에 이뤄진 헌정사장 초유의 대통령 탄핵부터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든 비선세력들의 비리폭로와 조기대선을 치르기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

좌절과 희망이 교차했던 순간순간들이 2017년의 끝자락에서 하나둘 떠오른다. 게임업계도 진통과 더불어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며 격동의 시간들을 보냈다. 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을 맞이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시점에서 한국 게임업계의 올해 1년을 되짚어보자.

■ 부익부빈익빈...허리가 사라진 게임업계 양극화 우려

 2017년은 다른 어느 해보다 대형 모바일 게임이 많이 출시된 해다. 특히 ‘리니지 레볼루션’(넷마블)이 출시 하루 만에 79억의 매출을 올렸고, 한 달 만에 2060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리니지M’(엔씨소프트), ‘테라M’(넷마블), ‘오버히트’(넥슨), ‘엑스’(넥슨) 등 대작게임들이 줄이어 출시되었다. 2018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검은사막 모바일’(펄어비스), ‘로열블러드’(게임빌), ‘이카루스M’(넷마블) 등 기대작들이 줄줄이 줄을 서고 있다.

반면에 중소게임개발사들의 상황은 어느 때보다 더욱 힘든 시기를 보냈다. 마케팅 비용을 별도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생태계에 적응하여 살아남는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였다. 생태계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견업체들의 계속되는 실패와 함께 소규모 업체들이 개발한 게임의 판로가 막혀버리며 경영 악순환의 연속에 빠져들었다.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을 평정한 '리니지 레볼루션'-'리니지M' 형제]

㈜모비릭스나 신생업체인 ㈜스프링컴즈와 같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한 몇몇 회사들은 자신만의 판로를 개척하며 자릴 잡았다. 하지만 중소 퍼블리셔들의 역할이 모호해지며 직접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시도들이 생겨났다.

결국 자본력으로 무장한 대형 개발사들은 인기장르인 MMORPG에 집중하게 되고 소규모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개발기간이 짧고 빠르게 승부를 볼 수 있는 퍼즐 장르의 게임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다양성의 부재와 함께 허리가 없는 양극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질 수밖에 없었고 더 이상 창의성 있는 게임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늘 장르편중 현상과 창의성 있는 게임의 부재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왔던 한국 게임산업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 더 달게 된 형국이다.

■ ‘소녀전선’ ‘음양사’ 등 중국 게임들의 대역습과 IP 확보 전쟁

중국산 게임도 풍년인 한 해였다. 중국산 게임의 한국으로 역수입은 몇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나, 처음에는 단순히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기준 때문이었다. 5000만원이면 사이즈가 꽤 큰 중국산 게임을 수입할 수 있었다. 시장에 내놓으면 그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개발할 때보다 개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개발 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었다.

   
[중국 게임으로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소녀전선']

중국 게임을 선호한 이유가 단지 그것 때문이었다. 그런데 올해 한국 게임시장을 강타한 ‘소녀전선’이라는 게임을 필두로 ‘음양사(陰陽師)’와 같이 대형 IP로 무장한 중국 게임들이 한국시장을 휘저어놓았다.

‘소녀전선’이 큰 인기몰이를 하면서 한국 게임개발사들은 중국의 게임개발력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시작했다. 한국보다 더 우리들의 성향을 잘 분석하여 지갑을 열지 않고는 버틸 수 없게 만든 그들의 전략에 감탄했다. 한 수 아래라고 애써 자위했던 중국산 게임의 수준이 이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한국보다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 한해였다.

눈여겨볼 한 것이 IP(지적재산권)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진 것.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이 계속 증가하면서 중국게임사들이 새롭게 선택한 것이 글로벌 IP 확보 전략이다.

IP는 기존의 마케팅방식에 반해 비용도 적게 소요되며 초기 유저유입에 매우 효과적이다. IP가 가지고 있는 두터운 팬 층을 자연스럽게 코어유저로 유입할 수 있다.

중국은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글로벌 IP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음양사(陰陽師)’를 들 수 있다. 음양사는 글로벌 IP를 확보한 후 게임 속에 훌륭하게 녹여낸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대형 IP게임들이 선전하며 성공한 IP가 가지고 있는 힘을 여실히 보여준 한 해였다. 2017년이 ‘리니지’의 해 였다면 2018년은 ‘테라’ 혹은 ‘검은사막’, ‘블레이드 앤 소울’의 해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부산인디커넥트 두 축...인디게임 시장의 성장
 
올해 뜨겁게 달군 게임산업의 또 하나 키워드는 ‘인디게임’이다. 인디게임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구글(Google)이 중심으로 지원하는 마켓주도 행사인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과 한국 인디개발자들을 중심으로 부산시가 지원하는 개발자 주도 행사인 ‘부산인디커넥트(BIC)’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행사를 통해 재능 있는 한국 게임개발자들의 창의적인 시도와 도전을 신선한 게임에 목말라 있는 게임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상업적으로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며 새 시장으로 부상했다.

   
[부산인디커넥트(BIC)의 출품작]

예전에 비해 게임개발 저작도구가 보편화되고 범용화되면서 1인개발자 혹은 2~3명으로 구성된 색깔 있는 인디게임 개발팀들이 속속 등장했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재미로 무장한 훌륭한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 ‘어비스리움’과 ‘샐리의 법칙’이 구글 인디게임페스티벌을 통해 급성장하는 과정을 경험하며, 2017년에도 구글은 인디게임페스티벌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비트레이서’, ’좀비스위퍼’, ’큐비어드벤처’와 같은 수작들을 건질 수 있었다.

구글코리아가 시작한 이 행사는 해외에서도 평이 매우 좋아서 영국 런던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열렸으며 브라질과 동남아에서도 열렸다. 내년엔 일본에서도 열리게 된다니 정말 글로벌 한 행사로 쭉쭉 뻗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톱3 개발사로 뽑힌 릴라소프트-아크게임스튜디오-유닛파이브]

구글 인디게임페스티벌이 마켓주도의 행사였다면 BIC(부산인디커넥트)는 인디게임개발자들 주도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올해로 3번째 행사를 치른 BIC는 부산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한국 인디게임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스팀(STEAM)과 같은 해외의 오픈 게임플랫폼과 유니티(Unity), 언리얼(Unreal) 등 게임엔진과도 긴밀할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올해는 한국 인디게임 두 행사가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다양성마저도 잃어가는 대한민국 게임산업계에 빛과 소금이 되었다.
 
■ PC 온라인게임도 다시 ‘봄날’...‘배틀그라운드’과 '검은사막'
 
올해 핫 이슈 중 으뜸은 ‘배틀그라운드’였다. 한때 PC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으로 자타 공인하던 한국은 암흑기를 겪으며 모바일게임 플랫폼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현재는 가장 활성화된 모바일게임 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그 모바일게임 시장도 원동력을 점점 잃어가며 새 성장의 모멘텀(추진력)을 갈구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PC 온라인게임으로의 회귀에 대한 예견이 하나둘 나오던 차에 ‘배틀그라운드’라는 걸출한 게임이 전세계를 강타했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지난 3월 일반적인 마케팅방법을 활용하지 않고 소리소문 없이 얼리억세스로 스팀에 출시된 ㈜블루홀스튜디오의 '배틀그라운드'는 게이머들의 입 소문을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전세계 판매량이 12월 기준으로 3000만장을 돌파했으며 이는 한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배틀그라운드'를 즐기고 있다는 것과 같은 수치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요인은 게임 외적인 요인보다는 게임자체가 가지고 있는 내적인 요인에서 기인한다. 배틀로얄 장르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무엇보다도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재미와 장르적인 특성을 돋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잘 만든 게임이 잘 팔린다’는 것을 증명했다.  게임산업에서 성공의 핵심적인 포인트가 마케팅 노하우가 아닌 게임본연의 게임성에 있음을 다시 인식하게 해주는 선례가 되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거시적인 시각으로 볼 때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은 모바일게임 시장과는 구분되어 PC 온라인게임 시장이 나아갈 미래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와 함께 '검은사막'으로 글로벌 시장을 평정하고 상장을 하면서 고공비행을 하는 펄어비스는 다시 한번 PC 온라인 게임 전성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 ‘e-Sports’ 종주국 열린 기회, 안팎의 위기 털어내고 재도약
 
2000년대 초반 한국은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분야의 산업과 직업을 창출해냈다. ‘스타크래프트’와 ‘레인보우식스’ 등 당시 걸출한 게임을 기반으로 방송과 접목하며 e-Sports라는 산업과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냈다. 2005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 ‘스타크래프트’ 리그 결승전 관객이 10만 넘게 운집하며 명실상부하게 e-Sports 종주국의 면모를 전세계에 알렸으며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가늠하게 하였다.
  

   
['롤드컵'이라고 불린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결승전]

하지만 이후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정부의 지나친 규제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속에서 e-Sports 종주국으로서의 면모를 하나 둘 잃어가기 시작했다. ‘셧다운제’와 같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법안이 통과되며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선수들에게 자정 이후 자신의 ID로 게임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렸다.

급기야 2012년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대회에 참석했던 대한민국의 16세 선수가 셧다운제 때문에 게임을 중도포기하면서 전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되었다.
  
2017년은 e-Sports 산업이 기존의 스포츠 산업과 비견될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일궈낸 해이다. 특히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으며 세계적으로 e-Sports 산업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가 되었다. 관객의 수는 물론 벌어들이는 외화의 규모에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전국 도시마다 e-Sports 전용경기장 설립은 물론 정규 대학에 e-Sports 학과를 설립하고 있다. 지난 차이나조이 2017에서 무섭게 성장한 중국의 e-Sports 산업에 대한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중국 시안에서 열린 스마일게이트의 ‘CFS 2017 그랜드 파이널’]

반면 종주국임을 자랑하던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전세계적으로 e-Sports 산업에 대한 이해가 가장 우수한 나라, 전세계적으로 e-Sports 탑 티어(Top-Tier) 선수들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 하지만 12시가 넘으면 미성년자는 게임을 할 수 없는 나라, 게임을 마약이나 담배와 같은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 그것이 한국 e-Sports 의 현주소다.
  
전 세계는 지금 e-Sports에 열광하며 산업의 성장 초기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서 e-Sports의 종주국이라 자랑하던 한국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꾸기는커녕 전직 한국e스포츠협회(KeSPA)의 회장이며 현직 청와대 정무수석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악재까지 겹쳐있다. 과연 e-Sports 종주국의 자리는 이렇게 중국에게 고스란히 바쳐야 하는 것일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e-Sports 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으며 전설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18년은 묵은 때를 깨끗하게 털어버리고 명실상부한 e-Sports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다시금 내세울 수 있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그 외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조치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등 다양한 이슈들이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뒤흔들었다. 그 와중에도 한국 게임산업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돌파구를 모색하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삼하 교수는?
2007.09~현재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 MTEC(구 게임교육원) 게임기획과 교수
2009.01~2013  연변대학교 미술대학 초빙교수
2017.02~현재  한국관광공사 ICT 융합사업팀 자문위원
2016.03~현재  한국산업단지공단 DCMC 운영위원회 자문위원
2016.10~현재  한국모바일게임협회 VR전문가포럼 자문위원
2014.06~현재  (주)Unit5 고문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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