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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미생] 女 보안대원의 ‘넥슨 던전’ 업무일기태권도 4단, 격투기 특기를 가진 정연주 보안대원
황대영 기자  |  yilsim@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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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30  09: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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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넥슨 정연주 보안대원, 박종호 보안대원]

직장에서 여성의 삶은 고달프다. 직장 생활의 현실을 옮긴 tvN 드라마 ‘미생’에서도 이런 모습은 그대로 나타난다. 주인공 장그래(임시완)와 입사 동기인 안영이(강소라)가 현실을 투영했다.

안영이는 미생의 홍일점이자, 완생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는 엘리트 여성이다. 극중 마부장(손종학)에게 구두를 신었다고 질책을 듣기도, 직속 상관인 하대리(전석호)에게 여성이기 때문에 후배로 인정받지 못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렸다.

게임사에서도 이런 광경은 벌어진다. 물론 부서마다 성별 비율은 다르다. 어떠한 부서는 여초 현상, 어떠한 부서는 남초 현상, 업무의 성향에 따라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또 게임사마다 사풍 혹은 특정한 요인 덕분에 성별 비율이 서로 다른 경우도 부지기수다.

각 회사의 출근길 정문에서 가장 먼저 보는 ‘보안대원’은 여전히 남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직군 중 하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상사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신체적인 조건에서 남성이 더욱 적합한 직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대형 게임사인 넥슨에는 여성 보안대원이 존재한다. 가냘플 것이라는 첫 예상은 산산이 빗나갔다.

미생 안영이와 하대리, 넥슨 정연주 대원과 박종호 대원

판교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을 진입하려면 보안대원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사옥 내부는 대부분의 게임사가 그렇듯이 대부분 대외비 구역으로 돼 있다. 외부인은 별도의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인가된 내부로 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보안대원과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동반된다.

올해로 3년차인 정연주 대원은 7년차인 박종호 대원과 함께 ‘넥슨 던전’의 입구를 꿋꿋이 지키고 있다. 정연주 대원은 사옥의 안전과 보안을 지원하며, 사옥 내방객 응대 및 차량 입·출차 관리를 맡고 있다. 선임인 박종호 대원은 사옥 전반적인 보안 업무와 대원들이 더 나은 근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년째 넥슨 정문을 지키는 정연주 보안대원]

여기서 정연주 대원과 박종호 대원을 보면 드라마 미생에서 감초 역할을 맡은 하대리와 안영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다. 만약에 박종호 대원이 드라마 속 하대리처럼 정연주 대원에게 대했다간 정부기관인 고용노동부로부터 근로 관리, 감독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박종호 대원은 보안 업무에 있어서 남녀구분을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불시에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돌발상황은 그들에게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정연주 대원 역시 여기에 수긍했다. 여성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발생한 상황을 불편하지 않게 해결할 수 있지만, 여성이라는 선입견으로 업무의 경중까지 나눌 순 없다는 것이다.

   
[7년차 넥슨 박종호 보안대원]

특히 정연주 대원은 태권도 4단에, 격투기 특기까지 갖춘 실력자다. 여성이라고 얕잡아봤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정연주 대원은 “보안직종이 남성 비율이 많은 직업이라서 여성이 하기에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해주시지만, 보안에 특화된 특기를 바탕으로 체력이 좋아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종호 대원 역시 그녀의 그런 부분을 강점으로 추켜 세웠다. 박종호 대원은 “정연주 대원과 함께 지내면서 여성만의 공간에서 여성 보안대원이 투입됨으로써 서로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고, 단점은 아직까지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넥슨 던전’에서 女 보안요원의 업무일기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듯 출근길이 가장 괴로우면서도 바쁜 시기다. 넥슨 보안대원 역시 마찬가지다. 밀려드는 출근 인파에 넥슨 보안대원들은 출입 게이트에서 일일이 검수를 한다. 당연히 넥슨 직원보다 더 일찍 출근해야 한다. 만에 하나 질병이라도 퍼지는 날에는 보안대원에게도 갑호 비상 상황에 걸린다.

게임 개발 직종 자체가 출퇴근의 개념보다는 결과물의 유무에 더욱 집중되기 때문에 보안대원 역시 타임테이블을 바탕으로 로테이션 근무를 진행한다. 그냥 쉽게 말해서 교대 근무라고 해석하면 된다. 출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사내 식당으로 직원들이 몰리는 점심 시간이 또 다른 바쁜 시간이다.

정연주 대원은 “근무를 진행하기 전에 인수인계를 받고 전날 특이사항을 먼저 체크한다. 출근 시간에는 출입 게이트에서 보안 업무가 집중되고, 점심 시간에는 사내 식당으로 몰리는 직원들의 출입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3년간 교대 근무에 가끔 멘탈 번아웃 시점이 오기도 마련이지만, 정연주 대원은 아직까지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박종호 대원은 기특하게 느끼고 있다. 오히려 산뜻한 아이디어를 냈을 때와 남성 대원보다 더욱 멋지게 상황을 해결했을 때, 선임인 박종호 대원도 놀랐다는 후문이다.

미세한 균열이 전체를 위험 속으로 몰아넣는 보안은 사회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중요하다. 그런 보안은 철저한 원칙이 동반되고,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이슈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IT 산업에서 보안은 기업의 생명과도 같기 때문에 그런 보안 원칙이 저변에 깔려있다. 때문에 정연주 대원은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일례로 넥슨은 사옥 보안상 들어오는 차량 하나하나 확인하고 입차를 허용하는데, 택배차도 예외가 아니다. 자주 출입을 하는 모 택배사에서 “매일 오는데 매일 확인하냐”며 보안 원칙인 입차 절차를 따르지 않아, 정연주 대원은 입차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후에 해당 택배사의 기사와 자주 보면서 웃으며 대화를 하지만, 여전히 칼 같은 입차 절차는 고수하고 있다.

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정연주 대원은 롤모델이 있다. 바로 선임인 박종호 대원이다. 정연주 대원은 “갑작스런 상황이 생겨도 항상 침착함을 유지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며 “모든 상황에서 보안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가끔은 ‘사람인가?’ 싶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대리와 안영이처럼, 손발을 맞춰가는 두 넥슨 보안대원

7년차 박종호 대원이 바라보는 3년차 정연주 대원은 미생 초기에 안영이의 모든 게 탐탁지 않은 하대리의 눈빛이 아니다. 드라마가 막을 내리기 일보 직전에 보여준 업무 동반자로 바라보고 있다. 가끔 호되게 혼날 때도 있지만, 그런 부분까지 이제는 싫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정연주 대원의 설명이다.

사수와 부사수처럼 그들만의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개인적인 시각에서는 확실히 다름이 나타났다. 박종호 대원은 휴일에 자전거를 타고 장거리 여정을 떠나거나, 친한 직장 동료들과 간단한 술자리를 마련해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다. 반면 정연주 대원은 게임사 보안대원답게 PC방에서 온라인 FPS게임을 즐긴다. 게임명을 밝히지는 않았다.

   
 

위급 상황에서 두 보안대원은 각각의 대처가 두드러졌다. 실제 넥슨 사내에서 미화팀에 근무하는 직원이 갑자기 심장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상황에서, 옆의 미화팀 동료분이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는 동안 보안대원들은 119 연락과 빠른 후송으로 아무런 후유증 없이 다시 근무지로 돌아온 사건이 있었다. 또 넥슨 가족동반 사내행사에서 미아가 발생해, 해당 부모님께 인계할 때까지 어린아이를 다독인 부분까지 모두 넥슨 보안대원의 활약상이다.

3년간 그들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시간도 있었다. 박종호 대원은 “정연주 대원에게 여성이라고 열외 없이 똑같은 임무를 부여하고 맡겨왔다. 지금까지 싫은 내색, 힘든 내색 없이 성실히 근무해 준 정연주 대원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밝은 모습, 언제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연주 대원은 “선임인 박종호 대원과 함께 근무를 지내온 시간이 벌써 3년이 지났다. 올해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년에는 더 완벽한 보안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게임톡 황대영 기자 yilsim@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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