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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이영일 대표 “해긴은 행복한 꿈꾸는 개발사”전 컴투스 부사장 게임업계 컴백, 10월 설립 “글로벌 게임 4종 개발 스타트”
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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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2  09: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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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긴은 순수한 한글 이름이다. ‘해가 길다’는 뜻이다. 영어식으로 보면 ‘해피에버’다. 동화책의 결론을 장식하는 ‘왕자와 공주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쯤이다.

그런 뜻을 담은 게임 개발사가 ‘해긴’이다. 그 대표는 전 컴투스 이영일 부사장(46)이다. 한국 모바일게임의 1세대이자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지만 그는 고려대 같은 동아리 멤버인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와 창업동지이자 부부다.

“영어 동화책의 표현을 한국말에서 찾아낸 것이 '해긴'이다. 돈과 대박보다 행복을 추구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저나 직원, 고객까지 행복해자는 뜻을 담았다.”

2013년 12월, 그는 회사 지분 전체를 게임빌에 넘기고 아내인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와 제주도로 홀연히 떠났다. 그리고 4년 제주 생활을 접고 서울에 올라와 ‘천직’ 게임 개발을 다시 시작한 이영일 해긴 대표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해긴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 컴투스 매각 이후 4년...제주서 “한발 벗어나 보니 더 많이 보였다”

이 대표는 모바일게임사로 한국 게임 최고 명가이자 슈퍼스타인 ‘컴투스’ 창립 멤버다. 컴투스는 한국 최초 모바일게임 론칭, 모바일게임사 최초 코스닥 상장 등을 이뤄냈다. 대주주인 그와  박지영 대표는 4년 전 돌연 컴투스를 당대 라이벌 회사였던 ‘게임빌’에 매각한 이후 제주로 내려갔다.

당시 그런 결정을 한 배경에 대해 궁금했다. 그는 “당시 심신이 지쳤다. 마음이 여유가 없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격변기였다. 시장이 변화하는데 위기감이 엄습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동안 소홀한 두 남매에게 온전한 사랑을 쏟고 싶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오랜만의 기자와의 해후. 제주 생활에 대해 물었다. 제주의 해풍이 섞인, 여유로운 대답이 돌아왔다. “경영자로서도 한 발 벗어나 볼 때 더 잘 볼 수 있다. 제주 산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많이 배웠다. 비워야 채워진다. 마이너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자연 예찬, 제주 예찬으로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길에서 별이 안 보인다. 만약 차를 멈춘다면 뒤에서 빵빵 나올 것이다. 제주에서 밤 1시에서 그냥 바닷가로 갔다. 차를 세워 턱을 괴고 파도와 별, 밤바다를 바라보았다.”

회사 매각 당시 컴투스는 3년 동안, 지금 글로벌 모바일게임 최고 히트작인 ‘서머너즈워’를 개발 중이었다. 역설적으로 회사 매각 이후 이 게임은 지난 7월 한국 시장 1조원에 이어, 총 59개 국가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면서 최초로 해외 1조 매출을 달성하면서 불멸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의 제주 생활에서는 기존 교류에 더해 새로운 만남들이 있었다. 가령 얼굴만 알았던 김정주 NXC 대표도 제주서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다.

“제주에 IT업계 비정기모임이 있었다. 김정주 대표를 비롯한 전 다음 이재웅 대표, 허민 위메프 창업자, 장병규 블루홀 의장(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들과의 교류를 하면서 제가 알고 있는 세상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아이들 벌레 잡는 것 좋아한다....아내하고 오름 오르며 데이트 많이 했다

그가 제주행을 택한 이유에는 아이들도 있다. 선택은 만족스럽다. 그는 “제주와 서울은 극과 극이다. 서울은 사람이 치인다. 제주는 눈을 떠도 사람이 없는 곳이 많다. 하늘과 산을 보니 아이들도 좋다. 방학 때 서울로 올라가자고 해도 싫어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벌레 잡고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 거주지인 중산간에 있는 대정 영어교육도시에는 차도 별로 안 막힌다. 그는 시간이 될 때마다 오름(올레보다)에 많이 올랐다. 한라산 중심으로 서쪽 오름은 거의 다 갔다. 대략 오름 50~60개를 올랐다. 아직 제주 원시림이 남아 있는 곳이다.

제주에 흠뻑 빠진 그가 추천하는 오름은 뭘까. "제가 강추하는 것은 ‘금’오름이다. 또한 이름이 솔깃한 섬 ‘차귀도’도 좋다. 섬 안에 오름도 있고 계절에 따라 천변만화를 연출하는 섬이다.”

   
[대학동기로서 컴투스 창업동지이자 아내인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 사진=페이스북] 

이제 전업주부가 된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인 아내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아내는 덩치가 작지만 슈퍼우먼 스타일이다. 꼼꼼하다. 얼핏 집안일 잘 안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르다. 요리도 잘한다. 바느질과 뜨개질도 잘한다. 뭐를 해도 땡땡이를 안한다. 보통 일을 하면 5시간 하면 10분 쉬고 하는데 쉬는 시간도 딴짓하지 않고 집중한다.”    

현재 박 전 대표는 벤처캐피탈 본엔젤스 파트너로 활동하지만 주업은 주부다. 그는 아내에 대해 “초등학교 5학년-4학년 생인 딸과 아들 두 아이를 키우는데 재미있어한다. 고등학교에 기숙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3~4년 아이들 키우는데 정성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박 전 대표가 매달 한 달 30일의 새 식사 메뉴를 만드는 것에 도전한다는 것. “아내랑 제주에 내려와 같이 데이트를 많이 있다. 틈 나는대로 둘이 골프 라운딩하고, 오름을 올랐다. 속닥속닥(웃음) 많은 대화도 했다.”

■ 11월에 사무실 오픈 “아이들도 어른도 재미있는 게임 만들고 싶어”

그가 상경해 해긴은 설립한 것은 지난해 10월 10일, 11월에는 구로디지털단지에 사무실을 오픈했다. 현재 멤버는 25명이 합류했다.

2009년에서 2013년까지 18년 컴투스에서 동고동락한, 컴투스 초기 시절부터 함께 고생했던 동료들이 새 회사 출발을 함께 했다. 컴투스 시절 개발본부에 있던 동료가  CTO를 맡았다. 게임빌과 넷마블 멤버들도 입사했다.   

수많은 게임과 히트작을 만들어낸 이후 그가 다시 게임업계에 컴백한 이유는 뭘까.

“현재 한국 게임시장은 RPG 장르가 밑바닥까지 빨아먹고 있다. 너무 치우쳤다. 애플 앱스토어 전 세계 순위를 보면 톱20을 보면 RPG는 거의 없다. 한국은 10위권의 대부분이 RPG다. 완전히 다르다. 이대로 가다면 조만간 한국 유저들은 RPG에 탈진할 것 같다. 작은 회사들은 특정 장르를 도전하려면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장르에 대한 도전도 많지 않다.”

   
[아이들의 돌잔치에서 이영일-박지영 부부. 사진=페이스북]

이영일 대표는 “길이 RPG만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긴은 그 길에 동참하지 않겠다. 컴투스 시절 저와 박 전 대표는 해외를 끊임없이 보고 있었다. 글로벌에 도전해 인기게임을 만든 경험을 최대로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컴투스 때부터 갈고 닦아온 스포츠 장르 게임을 비롯해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짧게 해도 즐거운 게임, 길게 해도 즐거운 그런 게임을 추구한다. 현재 글로벌을 향한 목표로 게임 4종 개발을 시작했다.

 “제 초등학교 4, 5학년 아이들은 강해져서 상대를 제압하는 한국 게임을 안 한다. 아이들도 재미있는 게임, 어른들도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 “글로벌 지향 ‘서머너즈워’ 같은 새 이정표 같은 회사 만들고 싶다”

그는 컴투스 매각 전 ‘서머너즈 워’를 3년간 개발했다. 글로벌 메가히트를 한 이 게임을 개발한 경험으로 웬만한 게임, 타이밍에 대해 경험치가 높다.

“‘서머너즈워’가 나오기 전에도 골프게임, 낚시 등 컴투스의 대부분 매출은 해외에서 나왔다. 인수한 게임빌의 능력이 탁월한 점도 있지만, 글로벌 지향성이 ‘서머너즈워’로 터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험치와 능력, 타이밍에 대한 ‘촉’을 갖춘 멤버들이지만 스타트업은 결코 꽃길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작품이 나올 때까지는 순수한 투자만 있지 매출은 제로다.

그는 “해긴은 리스크는 있지만 미래가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도 있어 안정성이 있고, 좋은 분들이 힘을 합쳐 ‘로또 가능성’도 있다(?). 직원들에게 주는 한계도 있다. 스톡옵션도 주고 주식 증여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4개의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는 라인업에 대해서는 “프로선수는 몸은 빨리 움직여야 하지만, 마음은 빨리 움직이지 말라는 말이 있다. 올해는 기대 안한다. 아무리 빨라도 1년 반이 걸린다. 피디들을 밀어주되 지원해주겠다. 물론 가끔 다리를 걸 때도 있다”고 웃었다.    

   
 

해긴이 추구하는 것은 ‘행복한 회사’다. 한국 게임업계에서 큰 불빛은 아니지만 이정표가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한다.

이영일 대표는 어릴 적 외교관이나 정치인을 꿈꿨다. 남을 이끄는 걸 좋아했다. 외교관은 일종 전쟁하는 이다. 본국을 위한 협상, 싸우는 것이다. 경영도 개척이다. 게임회사 아닌 경영자다.

그는 “성공하는 경영자와 실패하는 경영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이 좋은 경영자와 안좋은 경영자가 있다는 말이 있다. 좌우명이 ‘진인사 대천명’이다. 제갈공명처럼 해야 할 일을 하고 나서 동남풍을 기다린다”고 웃었다.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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