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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인터뷰
“검은사막 오연서 광고, 유튜브 1위에 소리질러”이정배 카카오게임즈 PC퍼블리싱 실장과 김서윤 펄어비스 사업팀장 인터뷰
서동민 기자  |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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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6  10: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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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한 편의 게임 광고가 유튜브를 뜨겁게 달궜다. 배우 오연서가 광고 계약 사기(?)를 당하는 내용을 유쾌하게 그려낸 이 광고는 공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단박에 유튜브 인기 동영상 1위 자리를 꿰찼다. 비슷한 시기 공개된 ‘어벤저스: 인피니티워’의 예고편보다도, 유명 걸그룹의 신곡 트레일러보다도 더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바로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의 ‘신규캐릭터 란’ 편이다.

광고는 배우 오연서가 게임 광고를 화장품 광고로 착각하는 해프닝을 그렸다. 오연서는 광고 촬영 현장에서 상상력을 동원해 우아한 화장품 광고 연기를 펼치지만, 나중에 배경을 CG로 덧입힌 완성본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아름다운 갈대숲이 아닌 포화가 떨어지는 전쟁터에서 불꽃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말문이 막힌 오연서의 눈치를 보던 매니저가 조용히 자리를 뜨는 장면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검은사막’ 광고는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1월 초 기준 유튜브 조회수는 무려 300만건을 넘었고, 댓글은 1500개를 돌파했다. 페이스북 등 다른 채널까지 포함하면 500만명 이상이 이 광고를 지켜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고무적인 부분은 광고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광고 잘 만들었다”, “스킵 안하고 끝까지 본 게임 광고는 처음”, “광고 때문에 게임을 하고 싶어졌다” 등의 호평이 끝없이 이어졌다. 게임 광고로서는 보기 드문 모범적인 성공 사례다.

이번 광고는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와 퍼블리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3주년을 맞이해 오랜 시간 함께 공들여 준비한 결과물이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강행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잘 돼서 기분이 좋다”는 이정배 카카오게임즈 PC퍼블리싱 실장과 김서윤 펄어비스 사업팀장을 1월 3일 카카오게임즈 사옥에서 만났다.  

   
[김서윤 펄어비스 사업팀장(왼쪽)과 이정배 카카오게임즈 PC퍼블리싱 실장(오른쪽)]

‘검은사막’이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지 어느새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는 서비스 3주년을 맞아 신규 캐릭터 및 신규 지역을 추가하는 한편, 설치 용량을 52기가바이트에서 27기가바이트로 줄이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유저 저변을 넓히기 위해 15세 이용가 버전도 출시했다. 이것이 대규모 업데이트인 ‘뉴에이지(New Age)’ 프로젝트다.

중요한 프로젝트인만큼 사업팀도 바삐 움직였다. 새로워진 ‘검은사막’을 보여주려면 마케팅도 새로워야 했다. 논의 끝에 그동안 ‘검은사막’에서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나온 것이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 ‘검은사막 페스타’와 셀러브리티(유명 인사)를 기용한 광고다.

   
 

특히 셀러브리티 광고를 하기까지는 큰 고민과 결단이 필요했다. 최근 톱배우를 기용한 모바일게임 광고가 쏟아졌는데, 대부분 모델만 각인될 뿐 게임 홍보 효과는 제대로 보지 못한 사례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이정배 실장은 “모델만 기억나고 게임은 기억나지 않는 광고를 만든다면 그 광고는 실패작”이라며 “우리는 접근법을 바꿔 (이미지 중심이 아닌) 스토리 중심의 광고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스토리를 통해 ‘검은사막’ 브랜드를 많이 노출시킨다면 모델에 게임이 묻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신규 캐릭터 란의 콘셉트와 완벽하게 부합하는 셀러브리티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은사막’과 어울리는 셀러브리티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외적인 아름다움도 중요했지만 그보다는 연기력이 더 중요했다. 결국 처음에 추렸던 후보 중 아이돌 걸그룹들은 제외되고, 최종 후보는 연기자들로 좁혀졌다.

그 중 배우 오연서는 섭외 일순위였다. 그동안 게임 광고에 한번도 출연하지 않아 신선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마침 새로운 드라마에도 캐스팅되어 화제성도 충분했다. 광고 콘티를 본 오연서측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결국 ‘검은사막’의 첫 셀러브리티 홍보모델은 오연서로 낙점됐다.

광고 콘티를 짜고 촬영하는 것은 대행사의 몫이었지만, 큰 그림은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가 그렸다.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그 고민의 흔적은 광고 곳곳에 디테일하게 녹아들었다. 예를 들어 광고 속에서 오연서가 목에 걸고 있는 펜던트는 ‘란’의 주무기인 ‘반월추’ 모양이다. 팔에 리본을 묶은 것도 ‘란’이 주무기를 끈으로 묶어서 사용하는 모습을 암시하기 위해서다.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갈대밭 씬이다. 광고에서는 크로마키 촬영장에서 만들어낸 CG로 표현됐지만, 실제로는 오연서가 진짜 갈대밭을 직접 뛰어다니며 만들어낸 장면이다. 첫눈이 내릴 정도로 매우 추운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번 같은 장면을 찍었다. 갈대밭 씬의 퀄리티가 높지 않으면 후반부의 반전이 약하게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다행히 예쁘게 잘 찍혔다”며 “내부에서도 진짜 화장품 광고 같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웃었다.

고생하며 촬영한 광고였지만 내부 반응은 갈렸다. 박장대소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의외로 재미없다며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후반부에 세련되지 못한 그래픽을 배치한 것은 일부러 의도한 부분이었지만, 퀄리티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서윤 팀장은 “실제로 최초로 완성된 버전에서는 성우 목소리나 그래픽이 훨씬 거칠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하지만 내부 의견에 따라 수위를 낮추다보니 점차 처음의 독특한 분위기가 사라져 버렸다”며 “되든 안되든 처음 콘셉트로 가야 한다고 내부를 설득했고, 결국 양쪽 의견을 절충한 지금의 버전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광고는 12월 초 오프라인 행사 ‘검은사막 페스타’에서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광고가 상영되기 전까지 이정배 실장은 좌불안석이었다.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광고인데 대중들의 반응이 좋지 않으면 면목이 없어서다. 다행히 현장 반응은 매우 좋았다. 이 실장은 “세번 정도 웃음이 터지는 걸 보고 나서야 겨우 안심했다”고 그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김서윤 팀장도 “현장 반응을 보니 우리 의도가 제대로 통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호평은 오프라인 뿐만이 아니었다. 같은날 영상이 공개된 유튜브에서는 더 폭발적인 반응이 터졌다. 당일 저녁 인기 동영상 1위를 찍더니, 이후 4일간 줄곧 1위를 유지했다. 조회수는 치솟았고, 광고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유저들이 직접 번역한 영어 버전, 중국어 버전 등도 속속 나타났다.

이정배 실장과 김서윤 팀장은 유저들에게 이렇게 칭찬을 받은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김서윤 팀장은 “유튜브 1위를 달성하는 순간 담당자들이 다 소리를 질렀다”며 “이렇게 잘 될 줄 알았으면 더 대담하게 만들 걸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정배 실장도 “이렇게까지 성공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곳곳에서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는데, 사업담당자로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마케팅을 했기에 인기 동영상 1위를 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유튜브에 영상을 올린 후에는 정말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웃었다.

2주 뒤에는 두번째 광고인 ‘15세이용가’ 편이 론칭됐다. 교생실습을 나간 오연서가 학생들 앞에서 ‘겜밍아웃’을 한다는 줄거리로, 전편보다는 다소 무난한 내용을 담았다. 2편 또한 25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정배 실장은 “2편은 반전의 기조는 유지하되 메시지는 정리한다는 느낌의 콘셉트”라며 “피식 웃을 수 있는 무난한 내용으로, 내부 시연회에서도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아쉽게도 오연서가 출연하는 광고는 2편이 끝”이라며 “조금 더 준비를 해서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광고 캠페인은 끝났지만, ‘검은사막’ 게임 안에서는 오연서를 계속 만나볼 수 있다. ‘란’ 캐릭터를 생성하면 오연서를 꼭 빼닮은 ‘오연서 프리셋’을 받을 수 있다. 또 말을 걸면 강화효과를 부여해주는 ‘오연서 NPC’도 등장했다.

‘오연서 프리셋’에도 비화가 있다. 처음에는 배우의 실제 얼굴을 3D로 스캔해서 프리셋을 만들었는데, 너무 리얼한 나머지 ‘검은사막’의 다른 캐릭터들과 이질감이 생기게 된 것. 결국 배우와 닮았으면서도 ‘검은사막’과 어울리는 얼굴을 새로 만들어내야 했다. 김서윤 팀장은 “오연서씨가 웃을 때 생기는 보조개까지 구현하기 위해 작업을 반복해야 했던 아트실 팀장님이 정말 고생했다”며 “그래도 오연서씨의 아름다움을 미처 다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앞으로 ‘검은사막’은 15세 이용가 버전을 통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FPS게임과 MOBA게임이 인기 있는 게 사실이지만, 온라인 MMORPG만이 가진 고유의 재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서윤 팀장은 “콘텐츠가 가진 힘은 시대를 관통한다”며 “검은사막 내부에서도 손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대전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검은사막이 이제 3년을 맞이했지만, 앞으로 30년까지도 갈 수 있는 게임으로 키우고 싶다는 게 펄어비스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정배 실장은 “십대들이 짧게 즐기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것은 맞지만, 그들이 즐길만한 MMORPG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들이 만일 MMORPG를 하게 된다면 그 중에 최고의 게임은 검은사막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게임톡 서동민 기자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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