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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주년] “게임PD 류기덕, 마흔 여섯에 늦깎이 작곡가 데뷔”‘언니네이발관’ 1집 멤버, 위메이드 부사장서 작곡가 변신 음악프로듀서
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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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3  08: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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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이발관’ 1집 멤버였던 그는 게임사 위메이드 부사장를 거쳐 작곡가로 변신했다.] 

마흔 여섯 늦깎이로 작곡가 데뷔라니...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류기덕 음악프로듀서는 한국의 내로라하는 상장사인 게임사 위메이드의 부사장이었다. 게임회사에서 숱한 게임을 만들었다.

특히 20여년 이상 중국에서 대를 이어 사랑받고 있는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의 그래픽 총괄을 맡았다. 이후 그래픽은 물론 새 게임의 개발을 총괄하는 PD까지 맡았던, 클라스 높은 개발자였다.

하지만 그는 돌연 어릴 적 꿈을 찾아 둥지를 박차고 나왔다. 그는 1996년 유명 그룹 ‘언니네이발관’ 1집에 베이시스트로 참여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연어처럼 음악으로 돌아왔다. 마치 숙명 같다.

이제 게임인이 아닌 작곡가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류기덕. 그를 경기도 성남시 분당시 정자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그는 올해 목표가 “음원차트 10위권에 진입하는 곡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 그가 연어처럼 ‘음악’으로 돌아온 것은 순전히 우연

류기덕 음악PD는 어릴 적부터 록스타를 꿈꾸었다. 본조비와 마이클 잭슨과 메틸리카를 좋아했다.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생의 한 순간’이 ‘언니네이발관’ 1집 참여였다. 하이텔에서 ‘형들’을 만나 음반을 만들었다.

이런 이력이 있지만 너무 오래된 일들이었다. 그래서 기자도 그의 작곡가 변신이 무모한 느낌이 들었다. 우선 가족은 어떤 반응을 했을까 궁금했다. “친구와 식구들이 말렸다. 회사 다니면서 취미 정도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론 저도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의 음악 귀환에는 우연이 작용했다. 어느날 ‘미디’를 써봤다. ‘독학’이었지만 습작이 게임을 만드는 것처럼 너무 재미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을 정도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2016년에 페이스북에 곡도 발표했고, 그해 음악아카데미 6개월 과정도 수료했다.

   
[류기덕 PD의 입봉 싱글앨범 뷰의 'Dear Heart'] 

“제가 작곡가로 데뷔하면서 신인 ‘뷰’와 협업을 했다. 졸업 이후 4월 제가 작곡한 앨범 자체제작 첫 작품 뷰(VIEW)의 ‘Dear Heart(미니앨범/2017,7)’을 냈다. 그것을 보고 헤드라인뮤직 대중작곡팀이 같이 해보자는 연락이 왔다. 만나자마자 그들의 반응은 재미있었다. '나이가 얼마나 되나? 어떻게 음악을 하느냐'.”

대중들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트로피컬 하우스(열대 댄스)라는 미국 클럽에서 유행하는 장르인데 한국에서 이런 노래가 나왔네”라며 신인(?) 아티스트에 주목했다. 이어 7월에 4곡을 담아 앨범도 냈다. 싱글앨범을 냈을 때보다 반응이 달랐다. ‘뷰’는 네이버 인물검색에 등장했고, 페이스북 팬이 2000명으로 늘었다.

   
[대중가요 첫 작품 ‘바시티’의 싱글 앨범 ‘Rollin']

반응은 동남아에서 먼저 나왔다. 뜨거웠다. 영국 매체는 ‘뷰’를 K-POP 코너에 소개하기도 했다. 10월에는 그의 대중가요 첫 작품인 ‘바시티’의 ‘Rollin(싱글/2017,10)'을 발표했다.

■ 이제는 어엿한 ‘CJ E&M 음악 퍼블리싱 소속 작곡가’

곡을 발표한 이후 류기덕 PD의 지명도는 높아졌다. 명함 종류도 늘어났다. 우선 ‘헤드라인뮤직 작곡가 PD’가 한 장이고, 제이드 키 뮤직(Jade Key Music) 대표/음악 프로듀서, CJ E&M 음악 퍼블리싱 소속 작곡가까지 위메이드 부사장 때보다 2개가 늘었다.

류기덕 PD는 “기존 한국가요의 흔한 멜로디나 가사가 아닌 R&B 이디엄(관용구)에 주목했다. 클럽 춤이 대중화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뷰의 앨범이 나오자 ‘보통 작곡가 입봉(데뷔)은 3~4년이 걸린다. 형은 빠르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운이 좋았다”고 웃었다.

   
[경기 분당 정자동 류기덕 PD 작업실]

그렇다면 현재 그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말렸던 부모와 주변 친지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음악은 고향 같다. 곡을 만드는 시간이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과정이 행복하다. 어릴 적부터 연극배우 출신 부모님들은 나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PC와 베이스기타를 사주었다. 퇴사를 결심할 때 ‘왜 그러니’ 한 말씀만 하셨다. 특히 아버지는 발을 벗고 인맥을 소개해주신다.”

샐러리맨에서 자영업 프리센서(?)로 변신한 그가 가장 달라진 것은 뭘까. “게임사 직급이 부사장이라 하루 스케줄이 회의-면담-사람 만나는 것 연속이었다. 지금은 자유롭다. 일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최근 다낭에 여유롭게 여행도 다녀왔다.”

■ 불후의 명작 ‘미르의 전설2’ 그래픽 총괄 “인생의 게임”

류기덕 PD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애니메이션 감독이 꿈이었다. ‘언니네이발관’ 1집 이후 전공 분야 꿈을 찾아갔다. 소프트맥스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로 게임업계에 발을 담근 이후 이오리스 게임즈에서 2년 근무했다.

그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을 만나면서다. 박 의장은 당시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팀을 뽑기위해 면접을 보았다. 이후 박 의장은 그에게 ‘미르의 전설2’ 그래픽 총괄 임무를 맡겼다. 이 게임은 중국에서 온라인게임에서부터 모바일게임까지 20여년간 변함없이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에서 부자가 대를 이어 물려받아 한다는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그는 “'미르의전설2' 중국 출시 당시 온라인게임에서 드물게 시네마틱 영상을 제작했는데 중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며 “‘미르의 전설2’ ‘이카루스’ ‘창천’ 등 20년 게임회사 이력에서 17년간 위메이드서 근무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스타트업부터 같이 키웠다.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류기덕 PD는 아침에 기상하면 바로 작업실로 간다. 전날 미처 처리 못한 작업을 처리하고 미팅하고 회의한다. 오후에는 곡을 쓰기 시작한다.

   
[JYP 작곡가 오디션 당선. 곡명은 'Bunny Bunny', 팀명은 '마운틴팝'(2017,10)]
   
[독-‘빅스 LR(일본 데뷔 앨범 Complete LR, 2018.01). 일본 오리콘 앨범 차트 18위]

“하루 밤 12시까지 반주와 멜로디 등 한 곡을 쓰는 것이 목표다. 현재 써놓은 곡이 대략 150~160곡이다. 신기한 것은 샤워꼭지 틀다가 영감이 떠올라 바로 나와 전주부터 휴대폰 녹음을 해 흡족한 곡을 만들기도 한다. 물론 1주일에 1곡도 만들지 못할 때도 있다.”

최근 류 PD의 작곡 실력은 국내외 안팎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JYP 작곡가 오디션에 곡명 'Bunny Bunny', 팀명 '마운틴팝' 작곡으로 출품해 당선했다. 또한 류 PD와 빅스 멤버가 함께 작업한 곡 ‘독(Poison)이 들어간 '빅스lr'의 앨범이 일본 오리콘 차트 18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좋아하는 가수로는 프랑스의 전자 음악 듀오 다프트 펑크(Daft Punk)와 미국의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프로듀서이자 가수인 스크릴렉스다. 그가 본받고 싶은 이들이다.

“기존 악보로 그릴 수 없는 혁신적인 음악으로 자기만의 음악을 한다. 그리고 대중적인 인기도 끌고 있다.  일렉트릭 장르에서 음악과 사업 두 분야에서 성공을 했다.”

■ 마치 ‘백투더퓨처’ 같은 데자뷰...“올해 음원차트 10위권 진입 목표”

류기덕 PD의 삶은 게임인 반, 음악인 반이다. 음악인인 그에게 한국 음반시장에 대한 진단을 들어봤다.

“YG, SM, JYP 등 메이저 3사가 좌우한다는 점에서 음반 시장도 메이저 빅3(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장악하고 있는 게임판과 비슷하다. 하지만 대기업이 아닌 회사의 게임 ‘배틀그라운드’처럼 음악에서도 인디 음악으로 역주행 스타가 나오기도 한다.”

지난해 말 ‘언니네이발관’은 마지막 앨범을 발표했다. 앞으로 개별적으로 활동하겠다고 공표였다. 1집에 참여한 그가 멤버들과는 자주 만날까. “몇 년 전 공연에서 만나고 이후 못 만났다. 이제 다시 만나겠다.”

그는 전업 이후 문득문득 “게임사 개발자로 계속 남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결론이 명확해졌다. 아무런 미련도 없다. 뭔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과 작곡은 딱 맞아들었다. 게임사에서 젊은 나이(?)에 개발이 아닌 관리직으로 있는 것보다 지금 혼자 뭔가를 만들고 있는 것이 100배 더 행복하다.   

   
 

회사인간이 아닌 1인창작자이자 예술가 류기덕과의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편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디라는 ‘무’에서 시작해 좋은 사람을 만나 남보다 빠르게 음악업계에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운'이 좋았다. 최근에는 유명한 '조PD'를 만나기도 했다. 앞으로 ‘운’보다 실력으로 대중에게 인정받는 PD-작곡가가 되고 싶다. 올해 아이돌 음악은 물론, 드라마 OST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업할 계획이다. 음원차트 10위권에 진입하는 곡을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고 웃었다. 

참, 기자는 그와 10여년 전 위메이드가 서울 여의도 시절 ‘언니네이발관’ 출신 '이색 게임인'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는 마치 영화 '백투더퓨처'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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