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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주년 칼럼] 게임업계의 '와드' 게임톡이장주 박사 게임으로 세상읽기3..."게임톡은 6년간 업계 등대 역할"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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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5  0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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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고수와 하수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시야 범위다. 상대가 어떤 전략을 준비하는가?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가를 미리 알아야 이길 가능성이 높다.

시야 확보는 '스타크래프트'에서 '리그오브레전드'까지 온라인게임 트렌드에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지되는 원칙이다. 상대의 진영을 정찰하지 않고, 움직이는 경로에 박는 와드(아군에게만 보이는 시야를 밝혀주는 것)값을 아까워해서는 게임을 이기기 어렵다.

초보 게이머들은 이런 게임의 원칙을 머리로는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실제 게임 속에서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시야를 불법적으로 넓혀주는 ‘맵핵’(맵+해킹, 게임에서 검은색으로 가려져 있는 지도부분을 해킹으로 훤히 들여보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등장했을까?

그러면 왜 넓은 시야가 승패에 결정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해지기가 어려울까? 그 답은 게임의 핵심적인 속성인 ‘재미’에서 찾을 수 있다. 재미를 경험하게 되면, 시야가 좁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오직 그것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임에 빠졌다’는 관용적 표현은 게임에 시야를 빼앗겨 다른 것을 둘러보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어디 이런 것이 게임뿐일까? 게임에 빠져있던 사람이 게임을 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연애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재미의 과정은 무언가를 집중하여 빠르게 학습하도록 해주는 아주 중요한 심리적 경험이다.

모름지기 중요한 것일수록 대가가 비싼 법이다. 재미도 그렇다. 극도의 쾌감과 빠른 학습을 유도하는 대신 시야가 좁아져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특성이 있다. 전략게임의 하수가 눈앞에 전투에 눈이 팔려 정작 자기편 본진이 털리는 것도 모르거나, 초보 스나이퍼가 먼거리 적만 노리다가 측면 침투 적에게 어처구니 없이 당하는 그런 상황들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눈앞의 작은 승부에 연연하다가 큰 승패를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할 때쯤 되면, 게임은 그냥 놀이가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생존방식임을 깨닫게 된다. 간혹 이를 알아채지 못한 채 레벨만 올리는 이들도 간혹 있다. 게임 내에서 ‘고인물’, 게임 밖에서는 ‘꼰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니터 밖에서 보면 게임도 세상과 게임 중이다. 2000년대 초반 게임은 전통적인 스포츠 브랜드의 성장을 가로막는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하였다. 그래서 ‘나이키의 상대는 닌텐도’라는 말도 회자가 되었다. 그렇게 또 십 수년이 흘러 게임도 세상의 다른 것들에게 견제를 받기 시작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보자면, 유튜브 같은 동영상매체가 게임보다 피곤한 출퇴근길 절친의 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지 오래다. 게임 밖으로 보자면, 게임장애(gaming disorder)와 같은 신종 궁극기(필살기)로 무장한 보건의료계의 공세가 버겁다.

게임계도 시야를 넓혀야 한다. 넥슨의 경쟁자는 넷마블이 아니다. 넥슨의 유저가 감소한다 하여, 넷마블의 유저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란 의미다. 그렇다고 해외 게임퍼블리셔로 갈까? 아마 그냥 게임을 하지 않고 다른 것을 즐기는 방식의 시장이탈이 발생할 것이다. ‘양산형 게임’이라는 게이머들의 분노를 지난 푸념은 이미 임계치를 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제 게임계는 경쟁사와 경쟁하기보다는 세상의 혁신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게임 시장에만 시야를 밝혀서는 안된다. 세상의 곳곳에 와드를 박아야 한다. 몇 푼 와드 값을 아낄 때가 아니다.

그래도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게임계의 와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게임톡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6년동안 게임톡은 게임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게임을 둘러 싼 기술과 산업, 문화의 변화를 읽어줌으로써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래서 게임은 어떤 길로 가야하는지 알려주는 등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게임톡 6주년을 축하하며, 지금보다 더 빛나는 등대로 게임의 혁신을 밝혀주길 기대한다. 아주 오래오래 말이다.

이장주 zzazanlee@gmail.com

   
 

이장주 박사 프로필
- 중앙대 문화사회심리학 박사(2002)
- 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여가경영학과 겸임교수(2004~2008)
- 중앙대 사회과학대학 심리학과 강의전담교수(2015~2016)
- 현)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

논문)
 '초연결 사회 속 피로감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 탐색'. 스트레스硏究, Vol.25 No.2, 128-137.
 '돈의 심리학: 교양교육을 위한 심리학적 탐색'. 교양학연구 5(6), 67-92.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인식 유형과 그 특성에 대한 연구' 한국게임학회지, 13(4), 91-104

저서)
 '사회심리학' 학지사.
 '청소년에게 게임을 허하라' 에피스테메.
 '여자와 남자는 왜 늘 평행선인 걸까?' 소울메이트

보고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Ⅶ: 청소년 매체이용 추이 및 코호트 간 비교분석.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14 대한민국 이스포츠 실태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다수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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