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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게임별곡
[게임별곡] 피터 몰리뉴 “조직은 작게, 창의력은 크게”갓게임의 대부 피터 몰리뉴의 게임 철학과 일생
정리=서동민 기자  |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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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7  0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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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시즌2 [피터 몰리뉴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지난 편까지 갓게임의 대부라 불리는 피터 몰리뉴의 명작 게임들을 살펴보았다. 그가 만든 게임들을 잘 살펴보면 파괴와 폭력에 길들여진 현재의 많은 게임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좋은 게임들은 많지만, 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게임들은 대부분 폭력을 다루거나 미화하는 게임들이다.

   
‘One magazine’과 ‘EA(Electronic Arts)’가 개최한
영국 Populous 플레이어 토너먼트
(이미지 - https://www.filfre.net/2016/06/peter-molyneuxs-kingdom-in-a-box/contest-2/)

물론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소재의 제한이나 표현 방법 등에 기준을 두고 게임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피터 몰리뉴의 게임들에는 기존의 게임들에서 보기 힘든 소재나 표현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상의 통념을 뒤집는 ‘권악징선’을 소재로 하는 ‘던전 키퍼’나 신의 입장에서 인간들을 내려다 보며 세상을 움직이는 ‘파퓰러스’ 같은 게임들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바랬던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고 한다.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면서 연이은 성공에도 그가 목말라 했던 것은 게임의 진행조차 강제적으로 주어지기보다는 모든 판단과 결과가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일종의 신념과도 같은 개발철학이었다. 

이러한 철학으로 게임을 만든 덕분에 그가 만든 게임들은 연이은 성공을 하게 된다. 결국 피터 몰리뉴는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IAS) 명예의 전당에까지 오른다. 게임 개발자로는 미야모토 시게루, 시드 마이어, 사카구치 히로노부, 존 카맥, 윌라이트, 스즈키 유에 이어 일곱 번째다. 

   
Fable - 선과 악은 단지 위아래가 바뀐 그림과 같다.
(이미지 - https://gamesavvy.net/new-fable-game-in-development/)

그가 만든 게임에도 ‘죽음’이라는 소재는 존재한다. 하지만 파괴의 연이은 결과적 표현이라기보다는 단지 삶이 있었으니 그 끝에는 죽음도 존재한다는, 일종의 자연주의 철학과도 같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순수한 것으로 표현됐다. 죽음을 목적에 두고 그것으로 스코어를 결정 짓는 게임들이 아니라, 죽음은 그저 삶으로 태어나 일련의 과정을 거쳐 그 끝에 이르게 되는 결과일 뿐이다. 

비록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페이블’이 그렇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에 따라 게임 속 주인공 캐릭터는 영웅이 될 수도 있고, 그와 반대로 최고의 악당도 될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는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취하는 행동들이 모여 결국 캐릭터의 외형적인 모습의 변화는 물론, 내면의 도덕성까지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 캐릭터의 유년 시절부터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순간까지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는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타인의 인생을 직접 경험하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

   
Black & White 2
(이미지 - https://www.igromania.ru/game/659/Black_and_White_2.html)

■ 새로운 기회

   
[University of Southampton]
(이미지 - https://thetab.com/uk/soton/)

그렇게 삶과 죽음을 깊이 있게 다루며 게임 업계의 명장으로, 그리고 갓 게임의 대부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피터 몰리뉴는 사실 하마터면 그 위대한 업적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는 학창시절 수학 이외의 과목에 큰 흥미가 없었다. 어찌어찌 영국의 명문대학교인 사우스햄튼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명문 대학을 졸업한 졸업장 하나가 인생의 위대한 업적을 이루게 해주는 증표는 아니었다.

피터 몰리뉴는 대학 졸업 이후 친구 레 에드가(Les Edgar)와 함께 DB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타루스(Taurus Impex Limited)라는 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회사 창업 초기에는 그렇다 할 실적이 없었고 그저 그런 소프트웨어 회사로 남을 뻔 했다. 

하지만 당시 유명한 컴퓨터 회사였던 코모도어 인터내셔널이 천운의 기회를 주었다. 코모도어 인터내셔널은 원래 자신들이 추진하던 사업을 토러스(Torus)라는 회사와 진행하려 했지만, 피터 몰리뉴의 회사인 타루스(Taurus)와 회사 이름을 혼동해 타루스에 연락을 했던 것이다.

이 기가 막힌 우연을 피터 몰리뉴는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천운의 기회로 얻은 수익을 사용해 1987년 불프로그 프로덕션(Bullfrog Productions)를 설립했다. 새로운 게임회사를 창업하자마자 ‘퓨전(Fusion)’을 시작으로 바로 이듬해 ‘파퓰러스(1989)’를 출시하고 바로 성공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 이후 ‘파퓰러스II(1991)’, ‘신디게이트(Syndicate, 1993)’, ‘테마파크(Theme Park, 1994)’, ‘매직카펫(Magic Carpet, 1994)’, ‘하이옥탄(Hi-Octane, 1995), ‘매직카펫2(Magic Carpet 2, 1996), ‘던전키퍼’ 시리즈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게임들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게임 개발자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테마파크’를 출시하던 그 때 불프로그는 1995년 EA에 인수되는데, 이 때부터 중소기업이었던 불프로그는 거대 기업 EA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규모의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이 때 개발한 게임이 ‘던전키퍼’ 시리즈다. 하지만, 대기업 EA는 중소기업의 개발진행 업무 스타일하고는 판이하게 달랐고, 이런 부분들이 피터 몰리뉴의 성향과 맞지 않았다.

   
[테마파크]
(이미지 - https://www.playerattack.com/news/2011/08/23/18793/theme-park/)

결국, EA의 부사장까지 올라갔던 피터 몰리뉴는 모든 영광과 명예를 뒤로 하고 다시 한 번 홀로서기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때 다시 만든 회사가 라이언헤드(LIONHEAD STUDIO)다. 대기업 EA에서 겪었던 프로젝트 진행의 문제점을 온몸으로 느끼며 회의감에 지친 피터 몰리뉴는 다시 한 번 예전 불프로그 시절로 돌아가, 한 프로젝트당 최대 인원이 20여 명을 넘지 않게 진행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는 EA에서 보통 200여명이 넘는 많은 인원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하는 의사소통의 단계나 깊이가 오히려 그 자체로 발목이 되는 것에 지쳤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잦은 회의와 고위 임원진의 설득에 지친 그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순수한 게임 개발자로서의 역량을 다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만든 라이언헤드라는 회사에서 만든 첫 작품이 ‘블랙앤화이트(Black & White, 2001)’라는 게임이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이 게임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피터 몰리뉴는 자신이 생각하는 게임 개발 방식에 다시 한 번 확신을 갖게 된다.

   
[던전키퍼]
(이미지 - http://dungeonkeeper.wikia.com/wiki/Summon_Horny)

대규모 인력이 동원되는 게임 개발 방식을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생각하던 그는 작품을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창의력과 독창성은 소규모 핵심인력의 긴밀한 유대관계로부터 완성된다고 믿었다. 이 때문에 그 뒤로도 그의 이런 게임 개발 인력 구성에 대한 철학은 계속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연달아 흥행시킨 그의 게임들이 그의 생각이 맞았음을 증명하며 그 뒤로도 계속 어떤 게임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하는 개발자가 됐다. 현재까지도 게임 개발 일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많은 개발자와 게이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 필자의 잡소리

   
빛이 있으라!
(이미지 - https://www.polygon.com/2016/11/24/13742636/peter-molyneux-fable-4)

피터 몰리뉴가 불프로그(황소개구리)라는 회사 이름을 그렇게 지은 이유는 창업자였던 피터 몰리뉴와 에드가의 별자리가 황소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창업자 둘이 그 당시 즐겨 하던 게임이 ‘프로거(Frogger)’라는 게임이었다. 이렇게 단순한 이유로 자신들의 별자리와 당시 즐기던 게임 이름을 합쳐 불프로그라는 회사 이름을 만들었다고 한다.

의외로 깊이 있는 철학자답지 않게 단순한 이유에 실소가 나올 법도 하지만, 회사 이름이나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사회의 시선 따위보다는 자신이 창조하는 세상에 몰두하는 그이기에 어찌 보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서동민 기자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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