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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재의 노답캐릭] 더블유게임즈 DDI는 정말 도박게임인가‘빅 피쉬 카지노’ 패소 판결, 미국서 때 아닌 온라인 ‘도박 논쟁’ 촉발
백민재 기자  |  beck@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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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21  01: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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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워싱턴 주에서 벌어진 ‘빅 피쉬 카지노(Big Fish Casino)’ 패소 판결은 전 세계 소셜카지노 업계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미국에서 소셜카지노 게임을 불법 도박으로 판단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 게임 서비스 회사를 고객으로 둔 미국 로펌과 변호사들이 일제히 각 주의 깨알 같은 도박 관련 규정을 뒤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4월이 되자 집단 소송이 벌어졌고, 소셜카지노 업계에 때 아닌 ‘도박 논쟁’을 불거졌다. 하필 그 유탄이 태평양 건너 한국의 더블유게임즈에게도 날아들었다.

미국 소셜카지노 업계에 날아든 충격

이번 판결은 미국의 게임, IT, 카지노 관련 매체들은 물론 렉솔로지(lexology) 등 해외 법률 관련 매체들에서도 다뤄지고 있다. 그만큼 매우 이례적인 판결이기 때문이다. 판결은 셰릴 케이터(Cheryl Kater)라는 유저가 소셜카지노 게임 ‘빅 피쉬 카지노’의 모회사인 처칠 다운스(Churchill Downs)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내용이다. 그녀는 1000달러가 넘는 가상 칩을 구매해 게임을 즐기다 칩을 잃자, 게임사가 워싱턴 주의 도박 법률을 어긴 불법 온라인 도박이라며 소송을 걸었다.

그녀는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워싱턴 주 2심 법원은 그녀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빅 피쉬 카지노’의 가상 칩에 대해 “사용자가 칩을 다 쓰고 카지노 게임을 계속 플레이 하려면, 게임을 할 수 있는 특권을 갖기 위해 칩을 더 사야한다”는 이유로 칩을 ‘가치 있는 것(thing of value)’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이 행위는 워싱턴 주의 법률에 따라, ‘빅 피쉬 카지노’가 불법 도박 게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추가 칩을 받음으로써 플레이어가 무료로 플레이 시간을 연장 할 수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빅 피쉬 카지노’가 패소하자 워싱턴 주에서는 연쇄적인 집단 소송이 벌어졌다. 한국의 더블유게임즈의 자회사 더블다운 인터랙티브(DDI)를 비롯해 플레이티카, 휴즈게임즈, 하이파이브 게임즈 등이 차례로 미국에서 소송을 당했다(4월 13일 게임톡 보도). 스크리브드를 보면 더블다운 인터랙티브는 4월 9일, 다른 3개 회사는 4월 6일 소송 사실이 알려졌다. 새롭게 제기된 소송은 모두 셰릴 케이터와 거의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워싱턴 주 법률을 어기고 온라인 도박을 제공해 불법적인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이다. 소송 사실이 한국에 전해지자 더블유게임즈의 주가는 20% 가까이 폭락했다.

   
 

미국 워싱턴 주의 엄격한 도박 규제

사실 이 사안은 게임 개발사의 잘못이라기보다, 워싱턴 주의 도박 관련 법률에 대한 법원의 해석이 논쟁을 불러일으킨 경우다. 미국에서 온라인 도박은 일반적으로 주 차원의 규제를 받는다. 주마다 도박에 대한 규정이 조금씩 다르기에, 불법이냐 합법이냐의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에서 워싱턴 주는 도박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곳이다. 도박은 초범이라도 최대 90일간 구속될 수 있다. 예외적으로 아메리카 원주민의 게임 시설, 그리고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카드 게임이나 빙고 등을 일부 허용할 뿐이다. 그레이하운드 경기부터 동물 싸움, 스포츠 배팅, 슬롯머신 등 주 정부가 허가하지 않는 행위들은 모두 불법이다. 온라인 도박에 대한 규제도 강력하다.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도박 관련 정보를 보내거나 장비를 설치하는 것 등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든 도박을 조장하는 것을 금지한다.

워싱턴 주의 법률에 따르면 우연한 사건의 결과를 두고 ‘가치 있는 것’을 걸거나, 또는 ‘가치 있는 것’을 받는 행위를 도박으로 본다. 도박에 대한 정의는 다른 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빅 피쉬 카지노’ 판결의 쟁점은 ‘가치 있는 것’의 정의다. 이번 판결문을 보면 워싱턴 주 법률에서는 ‘가치 있는 것’을 이렇게 규정한다.

“돈이나 재산, 또는 돈이나 재산으로 교환할 수 있는 토큰이나 물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돈이나 재산의 양도를 고려하는 약속의 행태, 엔터테인먼트 혹은 게임에서 무료로 플레이 할 수 있는 특권.”

워싱턴 주에서는 ‘게임을 무료로 플레이 할 수 있는 특권(privilege of playing a game without charge)’까지도 ‘가치가 있는 것’에 포함시킨다. 이걸 걸고 내기를 하면 도박이 된다. 즉 ‘빅 피쉬 카지노’ 게임 내 가상 칩에는 슬롯머신을 계속 할 수 있는 특권이 있고, 그러므로 가상 칩은 가치 있는 것이며, 가치 있는 것을 걸고 슬롯을 돌렸으니 불법 도박이라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법률적 논리가 만들어졌다. 소셜카지노 개발자들이 들으면 기절할 정도의 해석인데, 법원이 실제로 그 판결을 내놨다는게 문제다.

   
 

‘빅 피쉬 카지노’ 뿐만 아니라 소셜카지노는 일반적으로 기본적으로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기본 칩을 제공한다. 만약 유저가 가상 칩을 모두 잃었을 때는 유료로 칩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유저가 현금으로 돌려받지는 못한다. ‘빅 피쉬 카지노’ 이용 약관에는 게임 내에서 쓰이는 가상 칩은 현실에서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못박아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에서 졌다. 또 ‘빅 피쉬 카지노’가 유저들끼리 가상 칩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도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판결 후폭풍…온라인 카지노 게임 서비스 중단 선언

법률 전문 사이트 렉솔로지는 “이번 판결이 궁극적으로 케이터의 승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결정은 게임 업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유사한 소송에서 게임사들이 모두 승소를 했지만, 이번 판결로 게임 관련 소송에 불확실성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실제 게임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포커스타즈(PokerStars)를 비롯해 몇몇 온라인 포커와 온라인 카지노 게임사들은 “워싱턴 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무료 게임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판결 이후에도 워싱턴 주 도박위원회(Washington State Gambling Commission)는 게임사들에게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워싱턴 주 도박위원회는 게임 사이트 차단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자 “우리는 재판 당사자가 아니며, 이 사건에 대해 증언을 하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우리는 워싱턴 주 주민들을 위한 무료 온라인 게임을 중단하도록 명령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도박 위원회조차 매우 신중한 분위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워싱턴 주 도박위원회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 피쉬 카지노’의 판결은 워싱턴 주 2심 법원의 판결이며, 아직 최종적인 판결은 남아있다. 아직 항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더블유게임즈의 자회사 DDI에 제기된 소송 등, 새롭게 제기된 소송이 끝나려면 최소 수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빅 피쉬 카지노’는 2심까지 3년이 걸렸다.

포커스타즈의 모회사인 스타즈 그룹(The Stars Group)은 “우리는 워싱턴 주의 법률이 명확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서비스를 다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장 추가적인 소송에 대비해 서비스를 중단하지만 여운은 남겼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가 현재 워싱턴 주의 상황이다.

최종 패소 판결 이후에 벌어질 일들

더블유게임즈는 재판에서 승소를 자신한다. 더블유게임즈 측은 “결제가 가상코인을 획득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무료 획득이 가능하다”며 “게임 내의 가상코인이 ‘가치 있는 것’이 될 수 없음을 적극 주장할 것이며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다른 소셜카지노 관계자들도 “2심 판결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기에, 최종적으로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가장 최상의 결과는 ‘빅 피쉬 카지노’가 최종 판결에서 승리하고, 다른 소셜카지노 게임사들이 지금까지 걸린 소송에서 모두 이기는 것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4월 9일 이후 추가적인 소송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가 벌어지면 어찌될까. ‘빅 피쉬 카지노’가 최종적으로 패소하고, DDI, 하이파이브, 플레이티카 등도 줄줄이 패소하는 경우를 상상할 수 있다.

   
 

이때는 워싱턴 주에서 서비스를 포기하는 방법이 있다. 워싱턴 주 거주자의 결제를 막거나,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워싱턴 주의 인구는 약 740만 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 3억 2600만 명 중 2.3% 정도를 차지한다. 전 세계 소셜카지노 시장 중 북미가 가장 크긴 하지만, 이 정도 시장을 포기한다고 게임사들이 문을 닫을 정도의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어느 정도의 매출 타격은 예상되며, 추가적인 소송 우려는 존재한다.

그런데 이 정도 상황까지 온다면, 워싱턴 주에서는 소셜카지노만 금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메릴랜드 주에서는 머신존의 ‘게임 오브 워’ 확률형 아이템 뽑기를 두고 불법 카지노 도박이라며 소송이 걸린 적이 있다. ‘게임 오브 워’는 소셜카지노 게임이 아니다. 지난해 메릴랜드 주 법원은 게임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비슷한 소송이 다시 워싱턴 주에서 제기된다면, 그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어 진다. 슬롯머신이나 룰렛 형식의 뽑기를 넣은 모든 장르의 게임들이 불법 도박이 되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손해배상 소송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런 궤멸적인 상황이 과연 실제로 벌어질지는 미지수다. “도대체 시애틀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뭐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다.

시간이 지나고 어쩌면 지금의 모든 논쟁들이 한때의 해프닝으로 바뀔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을 서비스할 때, 해당 국가나 지역의 도박 관련 규정을 따져봐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미국에서는 그렇다.

게임톡 백민재 기자 beck@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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