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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게임별곡
[게임별곡] 저작권자도 개발사도 몰랐던 무허가 ‘테트리스’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저작권 분쟁...스펙트럼 불법전매 라이선스 구매
정리=서동민 기자  |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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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4  12: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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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한 라이선스에 얽힌 회사의 이야기

   
[스펙트럼 홀로바이트 슈퍼 테트리스]
(이미지 – https://www.myabandonware.com/game/super-tetris)

전 세계인 누구나 이 게임을 모르면 지구인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게임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여러 가지 게임들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개인의 취향이나 국적과 신념을 초월한 단 하나의 게임을 소개하라고 한다면 ‘테트리스’라는 게임 외에는 없다(있으면 어떡하지?).

최초의 ‘테트리스’는 소련 과학 아카데미의 연구원이었던 알렉스 파지노프라는 사람이 개발한 게임이었다. 그 당시 미국과 소련은 서로 적국의 관계였고 굳건한 NATO연맹과 바르샤바 조약기구 연맹에 속한 국가들끼리는 왕래하는 것 자체가 불법을 넘어 반역대죄에 해당할 정도로 살기 등등한 시절이었다. 

‘테트리스’는 세상에서 제일 복잡한 저작권 분쟁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일단 개발된 시기 자체가 전 세계가 양분하여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내일이라도 당장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첨예한 대립을 하던 시기였다.

서로 스파이를 통해 군사적, 산업적으로 주요 기밀 정보를 빼돌리거나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영화적 현실 같은 상황에서 고작 게임 하나 때문에 적국 진영의 게임 라이선스 문제를 거론했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적국의 게임이 미국 본토에 상륙했을 때 누구 하나 소련의 개발자에게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할 의사도 없었고 의사가 있었다 해도 그 시절에는 어느 기관을 통해 어떤 절차를 진행해야 될지 자체도 문제가 됐었을 것이다.

   
[스펙트럼 홀로바이트 슈퍼 테트리스]
(이미지 – https://www.myabandonware.com/game/super-tetris)

어쨌든 결론만 얘기하자면 소련이 몰락하고 ‘테트리스’의 개발자가 미국으로 이민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저작권 챙기기가 시작됐다. 그 동안 이리저리 떠돌던 ‘테트리스’의 라이선스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 복잡한 저작권 싸움에 ‘스펙트럼 홀로바이트’라는 회사가 연관되어 있다. 영국 출신의 사업가 로버트 스타인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테트리스’를 보고 개발자인 알렉스 파지노프와 게임의 저작권을 협의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 문제는 협의를 제대로 마무리 하지 않고 ‘테트리스’ 라이선스를 스펙트럼 홀로바이트에 팔았던 것이 문제가 됐다.

스펙트럼 홀로바이트에서 출시한 ‘슈퍼 테트리스’는 미국내에서 꽤 많이 팔렸다. 문제는 스펙트럼 홀로바이트가 구입한 라이선스가 불법전매한 라이선스였다는 점이다. 안드로메다 소프트웨어의 사장이었던 로버트 스타인이 구입했던 ‘테트리스’ 라이선스는 당시 헝가리에서 불법으로 만들어 팔고 있던 라이선스였고, 이 라이선스를 원 개발자인 알렉스 파지노프와 협상해서 정식취득하기 전에 스펙트럼 홀로바이트에 팔았던 것이다.

‘테트리스’에 얽힌 복잡한 라이선스 문제는 이후 큰 문제가 되었고 수십 년에 걸친 세월 동안 전 세계를 떠돌다 온라인 게임 강국 한국에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 게임 업체 중에 ‘테트리스’를 온라인 서비스하던 곳들이 한 때 줄줄이 문을 닫았던 적이 있는데, 바로 ‘테트리스’의 저작권 문제 때문이었다.
저작권 문제만 아니었다면 스펙트럼 홀로바이트도 계속해서 ‘테트리스’ 시리즈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놨던 Tetris Gold, Tetris Classic, Super Tetris로도 나름 수익을 챙겼으니 크게 불만은 없었을 듯 하다.

   
[스펙트럼 홀로바이트 소코반(1984)]
(이미지 – https://www.youtube.com/watch?v=gRKdGkE36b8)

‘테트리스’의 저작권만큼이나 스펙트럼 홀로바이트의 역사도 꽤나 복잡하다. 1984년 출시한 ‘소코반(Soko-Ban)’이라는 게임 타이틀 화면을 보면 ‘Soko-Ban by Spectrum HoloByte a division of Sphere Inc’라는 문구가 보인다. 

스펙트럼 홀로바이트(Spectrum HoloByte)는 1982년에 설립되어 1987년에는 넥사 코퍼레이션 (Nexa Corporation)과 합병했다. 그리고 그 후 Sphere Inc.의 사업부로 등록되었다. ‘Sphere’의 이름은 1992년 9월 ‘Spectrum Holobyte’로 변경되었고, 변경된 스펙트럼 홀로바이트는 1995년에 ‘마이크로 프로즈(MicroProse)’를 인수한 후 SimTex Inc.를 인수했다. 그래서 ‘팰콘 4.0’ 패키지 박스에는 개발사가 난데없이 마이크로프로즈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팰콘 4.0]
(이미지 – https://www.amazon.co.jp/Atari-51847-Falcon-4-0-)

스펙트럼 홀로바이트는 그 뒤 마이크로프로즈가 Hasbro Interactive와 1998년에 합병했을 때 사라졌고, 캘리포니아에 있었던 본사와 스튜디오는 1999년에 폐쇄되었다.

   
[스펙트럼 홀로바이트 팰콘(1987)]
(이미지 – https://www.youtube.com/watch?v=gRKdGkE36b8)

전투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의 바이블이라 일컬어지는 ‘팰콘 3.0’ 게임의 라이선스 문제 역시 꽤나 복잡하다. 보통 팰콘 시리즈라고 하면 ‘F-16 파이팅 팰콘’을 시작으로 ‘팰콘’, ‘팰콘 AT’, ‘팰콘 3.0’, ‘팰콘 4.0’ 등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최초 시작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F-16 파이팅 팰콘’은 Nexa Corporation에서 개발됐다. 그리고 ‘팰콘 3.0’의 원 개발사는 ‘Sphere Inc.’이다. 이 모든 복잡한 회사 관계의 중심에는 스펙트럼 홀로바이트의 대표이자 미국의 중앙 정보국 (CIA)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업무를 한 길먼 루이(Gilman Louie)라는 인물이 있다. 

길먼 루이는 여러 문건이나 소개 페이지에서 ‘Tetris에 대한 개발자의 라이선스를 취득한 사람이다’라고 소개되지만, 이것은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정식 라이선스를 획득한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불법 라이선스를 구매한 것이다. 본의에 대한 이해 없이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그에게 라이선스의 정식 여부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게임 개발자라기보다는 ‘벤처 자본가’라는 직업 소개가 더 어울리는 그에게 게임 개발 라이선스 보다는 출시 후 유통 배급이 더 중요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게임업계 일 외에도 미국의 비영리 벤처 캐피털 회사인 IN Q TEL(IQT)을 설립하고 미국의 중앙 정보국 (CIA)과 CIA를 지원하는 최신 정보 기술을 갖춘 다른 정보 기관에 대한 투자를 하는 일을 하기도 했었다. 회사의 라이선스나 역사만큼이나 대표라는 인물 역시 꽤나 복잡한 사람이다. 길먼 루이(Gilman Louie)라는 인물에게 ‘팰콘’ 시리즈는 별로 관계 없는 게임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상당히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전략적인 투자의 산물이자 비즈니스 대상이었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서동민 기자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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