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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삼하 칼럼] e스포츠 종주국, 과연 주인은 누구?블리자드 대회 운영-방송 직접 진행, 한국 ‘롤’ 아시안게임 중국에 석패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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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30  08: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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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오브레전드’ 한국 대표팀이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1대3으로 석패했다.]

전 세계 e스포츠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매체들은 2018년 올해 시장 규모가 9억 600만 달러(한화 약 96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전년에 비해 38%나 성장한 규모다. 이러한 성장추세라면 2020년에는 약 14억 달러(한화 약1조 500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e스포츠의 글로벌 시청자수는 약 3억 8000만 명에 이를 것이며 2020년이면 5억 9000만 명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단일 종목 관중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NBA 파이널 시청자는 2000만 명, MLB 월드 시리즈의 시청자는 2300만 명이었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의 시청자는 4300만 명에 이르렀다.

대한민국의 e스포츠 시장도 성장하고 있지만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 e스포츠 산업 규모가 약 8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15%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한국 e스포츠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2015년도 18.9%에서 2016년도 15%로 소폭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의 성장 속도와 비교할 때 한국 e스포츠 시장의 성장 속도가 따라가질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부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고 판단된다.

2004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스타크래프트’ 결승전 경기를 보기 위해 10만 명이 모였다. 일명 이 ‘광안리 10만 대첩’이후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명성을 지키며 전세계 e스포츠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현재 e스포츠 인기 종목들 탑티어(top-tier)에 랭크되어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한국 선수들이다.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의 뛰어난 실력으로 전세계 e스포츠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한국보다도 글로벌 시장에서 그 가치를 더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e스포츠 기업들의 스카우트 대상 1순위로 올라있다.

e스포츠 종주국 타이틀은 온전히 세계적 수준의 우리 e스포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명성에 의해 유지되었다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기대에 못미친다. 규제로 인한 부정적 인식 속에서 어찌 보면 지금의 위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기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비리로 점철되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e스포츠협회(KeSpa)가 관련 기업과 선수들의 기본적인 권익조차도 보호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높게 평가할만하다.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e스포츠시장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언제까지 선수들에게만 의존할 수 있는 사안이 절대 아니다. 내부적인 불안요소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의 변화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방관하는 식의 대응은 곤란하다.

현재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되어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현지에서 선전 중이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것만해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국가 내부적인 문제로 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참가시키지 못할 뻔한 웃지 못할 상황이 현재 한국 e스포츠산업의 현주소다.

지난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블리자드의 ‘오버워치’ 월드컵 조별 예선이 치러졌다. 성황리에 경기가 치러졌고 역시 한국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블리자드에서 이런 지역별 리그 혹은 대회를 운영하는 자세다.

아래 사진에서 중앙에 위치한 메인 무대장치가 한국에서 제작된 것이 아니라 호주에서 제작해서 컨테이너로 배를 통해 한국에 들여왔다. 물류 비용을 생각할 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며 무대의 퀄리티나 특별한 기술적인 이슈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걸 해외 제작한 의도가 잘 파악되지 않았다. 월드컵 예선전이라고 하지만 본사 직원을 100명이나 파견하고 방송장비 혹은 서버 등도 직접 들고 왔다는 점 등으로 보아 블리자드의 의도는 유추가 가능하다. 

   
[2018 오버워치 월드컵 조별 예선.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방송사를 선택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온라인 방송채널을 보유한 회사나 게임전문방송이 아닌 비록 케이블 채널이기는 하지만 MBC Sports 채널과 3년 독점계약을 체결한 이유도 게임이라는 고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기존의 전통 스포츠 중의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블리자드는 더 이상 게임개발사로 남아있기보다는 프로 스포츠를 운영하는 전문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의 전통스포츠의 시스템을 그대로 벤치마킹하여 전세계 리그를 조성하고 단계적으로 체계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별 리그의 직접운영은 물론이고 방송시스템 구축 및 채널 운영까지 직접 수행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배경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MBC와의 계약이 끝나면 그때부터는 블리자드에서 대회의 운영은 물론이고 방송까지도 직접 진행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글로벌 IP를 가지고 있는 게임개발사 중 선두주자인 블리자드에서 사업의 전략을 이렇게 구축하고 있는데 정작 그들이 사업을 전개하는 터전인 한국에서는 그저 수수방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이미 10년 전에 블리자드와 e스포츠협회는 물과 기름의 관계가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블리자드는 오히려 그 점을 반기는 분위기다. 상식적으로 글로벌 기업이 타국에서 사업을 전개할 때 정부에서 인정하고 있는 관련 분야의 협회나 기관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e스포츠 분야에서 블리자드는 절대 그런 자세가 아니다.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모양으로 한국의 e스포츠 산업을 주무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무런 제재 없이 말이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블리자드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들이 타 글로벌 IP를 가지고 있는 게임개발사들에게 표본으로 작용하여 마치 그것이 관례인 것처럼 한국 e스포츠산업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다. 현재 PUBG의 ‘배틀그라운드’가 인기몰이를 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e스포츠 종목은 외산 게임들이다.

라이엇게임즈나 에픽게임즈 등이 블리자드의 사례를 학습하여 그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종주국이라 자부하고 있는 우리 한국의 e스포츠 산업은 그야말로 껍데기만 남고 주권은 모두 외국에 빼앗긴 것과 다를 바 없다.

비록 수장이 없는 비정상적인 상황이긴 하지만 e스포츠협회가 이렇게 가만히 외국의 개발사들이 마음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방관한다면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을 고스란히 넘겨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e스포츠의 종주국인 한국에서 과연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으며 상생하여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현명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인은 인류 최강의 e스포츠 종족이며 한국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흘러가다가는 우리가 주인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선다.

특히 한국은 지난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마하카 스퀘어 브리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롤)’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에 세트스코어 1대3로 아쉬운 패배를 당해 첫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글쓴이 최삼하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 게임기획과 교수

   
 

최삼하 교수는?
2007.09~현재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 MTEC(구 게임교육원) 게임기획과 교수
2009.01~2013  연변대학교 미술대학 초빙교수
2017.02~현재  한국관광공사 ICT 융합사업팀 자문위원
2016.03~현재  한국산업단지공단 DCMC 운영위원회 자문위원
2016.10~현재  한국모바일게임협회 VR전문가포럼 자문위원
2014.06~현재  (주)Unit5 고문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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