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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기 감독 “태권브이 표절 논란, 자식들에 부끄럽지 않다”“마징가제트 영향 받은 것은 사실, 스토리텔링은 완전한 오리지널”
서동민 기자  |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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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5  19: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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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제트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00% 베끼는 것은 작가로서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로보트 태권브이’를 만들어낸 김청기 감독이 일본 애니메이션 ‘마징가 제트’ 표절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5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VR 어트랙션 ‘태권브이 리얼리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로보트 태권브이는 당시 여섯살, 다섯살이었던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며 “마징가제트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좋은 점을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트 태권브이’는 1976년 개봉한 국산 로봇 애니메이션이다. 파일럿인 김훈이 명령하는대로 태권도를 구사하고, 주먹을 발사하거나 가슴에서 빔을 발사하는 거대 로봇이다. 개봉 당시 관람객 동원 13만명이라는 독보적인 흥행 기록을 세웠으나, 로봇 몸통이 일본 애니메이션 ‘마징가제트’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표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마징가제트’는 ‘로보트 태권브이’ 개봉 1년 전인 1975년 한국에서도 TV로 방영됐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로보트 태권브이’가 ‘마징가제트’와 구별되는 독립적인 저작물 또는 각색한 2차 저작물이라는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감독은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당혹스럽다”며 “마징가제트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이순신 장군을 모티브로 해서 새로 디자인한 거대로봇”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 베끼는 것은 작가로서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며 “스토리텔링의 경우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새로 만든) 우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음식을 담은 그릇보다 음식이 중요하다”며 스토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태권브이 리얼리티]

김 감독은 당시 ‘로보트 태권브이’로 ‘마징가제트’의 인기를 잠재우는게 목표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우리 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것 두 가지가 공산주의와 일본이었다”며 “마징가제트가 브라운관을 타고 인기가 치솟을 때 한국 애니메이터들은 밥그릇을 위협당하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김 감독은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우리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로보트 태권브이’ 제작에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탄생한 ‘로보트 태권브이’가 ‘마징가제트’와 비슷한 모습을 띠게 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문화는 위에서 밑으로 흐른다”며 “마징가제트에서 영향은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애니메이션이 흥행산업이다보니까 기존 성공작과 비슷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로보트 태권브이’에는 4500만원이라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됐다. 자장면값 200원, 극장표가 300~400원이었던 1976년에는 큰 비용이다. 게다가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과감한 시도를 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침체되어 있었다. 

김 감독은 “마징가제트를 그대로 따라 만들었으면 쉬웠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을 우리 것으로 재해석해야 했기에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한 “로보트 태권브이가 수십년간 사랑받는 것을 지켜보니, 그 때 좀 더 잘 만들었으면 하는 한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태권브이 리얼리티’는 수십년간 명맥이 끊겼던 ‘로보트 태권브이’ IP를 현시대에 되살리려는 VR(가상현실) 콘텐츠 프로젝트다. 개발사 네오라마는 ‘로보트 태권브이’를 기반으로 총 6편의 관람용 VR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며, 올해 안에 VR게임으로도 만들 예정이다.

게임톡 서동민 기자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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