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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게임별곡
[게임별곡] 타이토, 보드카 팔다 日 굴지 게임회사로무역회사 타이토,‘스페이스 인베이더’의 대히트로 업종 전환
정리=서동민 기자  |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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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2  02: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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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시즌2 [타이토 1편] 

어린 시절 오락실에 자주 다녔던 친구들이라면 아마도 타이토(TAITO)의 로고를 한 번쯤 봤을 것이다. 그만큼 타이토의 게임들은 과거 8비트 시절 최강자중에 하나였다. 오락실에 가면 타이토 게임들을 엄청 많이 볼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타이토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업소용 게임 및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게임 회사다. 보통 게임 업계에서 업력을 자랑하는 장수 업체들도 30년 안짝이 대다수인데 반해 타이토는 무려 1953년 8월 24일에 설립된 유래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몇 안되는 장수 업체 중에 하나이다. 참고로 1953년은 한국전쟁 휴전을 협정한 해이기도 하다. 분단된 한국과 세월을 같이 한 회사인 것이다.

타이토라는 회사 이름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회사 이름에는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다. 그 당시 회사의 이름 따위 안중에도 없고, 알파벳 로고를 봐도 회사 이름을 읽을 수 없을 정도의 나이였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타이토의 대표적인 게임 이름을 대면 ‘아! 그 게임?’ 할 정도로 유명한 게임들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국민 오락실 게임으로 알려진 ‘버블보블(BUBBLE BOBBLE)’이다.

   
[버블보블]
(이미지 – https://www.YouTube.com)

사진 한 장만 보아도 누구나 아! 하고 알 수 있는 게임이 ‘버블보블’이다. 이 게임을 만든 회사가 바로 타이토다. ‘버블보블’은 녹색과 파란색 두 마리의 공룡이 거품을 쏘아 적을 가둔 다음 터트리면 과일로 변해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이다. 기본적인 게임 방법은 간단하지만 스테이지가 거듭할수록 등장하는 몬스터가 강해지기 때문에 끝판을 깨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과한 폭력성이 없고 아기자기한 특징 때문에 당시에는 여성들도 이 게임을 많이 했었다. 1980년대에는 ‘테트리스’와 함께 ‘버블보블’이 없는 오락실이 없을 정도로 오락실에 기본적으로 비치해야 되는 필수 게임이었다. ‘버블보블’을 필두로 1980년대는 타이토의 전성기였는데, 필자가 이 당시 제일 좋아하고 거의 매일 오락실에 가서 했던 게임은 ‘뉴질랜드 스토리’였다.

   
[뉴질랜드 스토리]
(이미지 – https://www.YouTube.com)

‘뉴질랜드 스토리’는 ‘버블보블’보다는 인지도 면에서 약간 뒤처지는 느낌이 있지만, 이 게임 역시 과한 폭력을 내포하거나 선정적이지 않고 아기자기한 게임으로 저연령층 및 여성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두 게임 만으로 타이토는 전세계 오락실(아케이드 센터)을 점령했다. 당시에 흔치 않았던 장르인 FPS게임 ‘오퍼레이션 울프’도 타이토의 작품이다. 

이렇게 유명한 게임들을 만들며 승승장구하던 타이토는 일본의 게임회사다. 그래서 당연히 창업주도 일본인일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놀랍게도 타이토의 설립자는 일본인이 아니라 소련인이다. 1920년생인 당시 소련(현 러시아)의 마이클 미샤 코간(Майкл Коган)이라는 유대계 소련인이 창업했다. 마이클 미샤 코간은 소련 시절의 모스크바 오데사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에서 타이토를 창업하면서 일본에 거주하다가 일생의 마지막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맞이했다. 타이토는 처음에 ‘타이토양행(太東洋行)’이라는 이름이었다가 후에 ‘타이토 무역 주식회사(太東貿易株式会社)’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타이토양행 / 무역주식회사 판매 – 트로이카 보드카]

창업주가 소련인이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초기 사업의 주 종목은 보드카였다. 타이토라고 하면 지금은 누구나 게임회사로만 알고 있는데, 사업 초기에는 술을 판매하는 주류 회사였다는 점은 조금 의아한 부분이다. 하지만 세가나 닌텐도와 같이 업력이 50년을 훌쩍 넘기는 회사들 대부분이 창업 초기에 게임 사업으로 시작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걸 감안했을 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 게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절 닌텐도는 화투나 카드게임을 만들었고, 세가도 놀이공원이나 파칭코 슬롯머신 등 게임과 어느 정도 관련 있는 일을 했다. 이에 반해 타이토가 보드카라는 소련의 술을 팔다가 뜬금없이 게임 회사로 변모했다는 점은 상당히 의외이기는 하다. 하지만 타이토가 타이토 주류 회사가 아니라 타이토 무역주식회사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도 간다.

본래 무역업을 하던 타이토는 창업 초기에는 일본산 주크박스를 수출하는 일을 했었고, 1964년 도쿄 올림픽 때 슬롯게임과 1965년에 최초의 인형 뽑기 게임 기계인 '클레인602’를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최근 한국에서는 차라리 돈 주고 사는 게 더 싸게 먹힐 것 같은 인형뽑기 샵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길거리에서 인형뽑기 기계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 원조가 50년 전 타이토에서 만든 인형뽑기 기계다.

   
[TAITO 홈페이지]
(이미지 – https://www.taito.com/gc)

일본 전역 웬만한 도시 지역에는 타이토 스테이션(TAITO STATION)이라는 곳이 있다. 일종의 타이토 게임 컬렉션 아케이드 센터 같은 곳이다. 여기에도 역사를 자랑하는 타이토의 인형뽑기 기계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다. 인형뽑기 기계에는 봉제인형을 기본으로 피규어나 잡화류, 키홀더, 과자 등 일본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최신 캐릭터 상품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한국처럼 잡았다! 하면 갑자기 집게발에 힘이 풀리면서 툭 하고 떨어지는지는 잘 모르겠다).

1960년대 타이토는 무역회사답게 여러 가지 상품을 사고 팔고 중개 수수료를 얻는 회사였지만, 이 무역회사의 운명은 한 게임이 뒤바꾸어 놓는다. 그 당시 전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온 아타리의 ‘퐁(PONG)’을 타이토가 1973년에 카피하여 최초의 일본 게임으로 출시한 'ELEPONG'(エレポン)’이 그것이다.

   
[TAITO 홈페이지]
(이미지 – http://augustocampos.net/taito-brasil/)

‘ELEPONG’은 ‘Electronic Ping Pong’이라는 뜻으로, 누가 봐도 딱 아타리의 ‘퐁’을 카피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술집이나 식당, 카페 등에 기계를 들여 놓기만 하면 줄을 서서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러던 중 1978년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출시되면서 모든 것이 변하게 되었다. 당시 일본내의 모든 동전이 사라졌다고 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대박 수준을 넘어 초대박을 터트렸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업부의 수익을 상회하여 거의 대부분의 수익이 게임에서 나오게 되자, 타이토는 무역회사에서 본격적인 게임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초기에는 게임 개발사로 자체 개발에 힘을 싣기도 했지만, 점차 수익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넘쳐나게 되자 남아도는 돈으로 타사의 게임들을 사들여 유통하는 일도 맡았다. 개발해봤자 대박을 터트리지 못하면 본전도 못건지는 자체 개발보다는 이미 재미가 검증된 게임을 사들이는 것이 회사로서는 훨씬 유리한 선택이기 때문이다(어째 국내 N모 회사가 생각난다).

   
[TAITO 홈페이지]
(이미지 – https://www.taito.com/)

지금도 타이토의 회사 홈페이지에 가면 무역회사가 아니라 게임 전문 회사의 모습으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198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전통의 닌텐도, 세가(SEGA), 남코(NAMCO), 코나미(KONAMI), 신흥 캡콤(CAPCOM)과 더불어 게임 업계를 주름잡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였지만, 1990년대 방향을 잘못 잡은 사업 다각화로 인해 회사가 출렁이기 시작했다. 자체 개발보다는 타사 개발 게임을 유통하며 재미를 보던 사업이 한계에 다다르자 결국 2005년 8월에 스퀘어-에닉스에 합병되었다.

   
[TAITO – SQUARE ENIX]
(이미지 – http://www.wikiwand.com/zh-sg/%E5%A4%AA%E6%9D%B1)

타이토의 홈페이지에 가면 ‘설립 1953년 8월24일’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적 기념일과 함께 본사 주소에 ‘〒160-8447 동경도 신주꾸 쿠신쥬꾸 6-27-30 / 신쥬꾸 이스트사이드 스퀘어 2F’라는 주소가 적혀 있는데 여기는 ‘스퀘어 에닉스’의 본사이기도 하다.

전 세계를 외계의 침략에 빠트리며 ‘스페이스 인베이더’로 세상의 모든 동전을 빨아들이던 과거의 영광도 이제는 일장춘몽, 화무십일홍 같은 얘기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아직도 타이토는 살아 남아 타이토 스테이션 사업과 각종 캐릭터 사업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편에 스페이스 인베이더 편이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서동민 기자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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