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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첫 포커 챔피언십 우승, 국내 저변확대 기대”프로 포커플레이어 임요환, 5년 만에 첫 챔피언십 우승 인터뷰
백민재 기자  |  beck@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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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4  11: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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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의 황제’에서 프로 포커플레이어로 변신한 임요환이 드디어 포커 메인대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임요환은 지난달 13일부터 2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PT 대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인이 이 대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은 임요환이 처음이다. 그는 “처음에는 몰랐는데, 우승이 결정된 뒤 대회 관계자들이 ‘한국인이 우승한 적은 처음’이라고 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필리핀 마닐라 APT는 1년에 약 10회 정도 열리며, 챔피언십은 3회 진행된다. 당연히 챔피언십 우승 상금이 더 높다. 

임요환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뒤 프로 포커플레이어로 전향했다. 그가 하는 종목은 텍사스 홀덤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포커 게임이다. 그는 “약 5년 정도 활동하면서 6~7개의 사이드 대회에서 우승을 했는데, 유독 메인 대회에서만 우승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며 “파이널 테이블에는 4번 정도 진출했는데 우승은 하지 못해 와신상담하는 느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이번 마닐라 APT 챔피언십에는 총 174명이 출전해 4일 동안 경기를 펼쳤다. 참가자들은 첫날 칩을 나눠받은 뒤, 4일간 경기를 진행한다. 처음 받았던 칩을 모두 잃으면 탈락하는 방식이다. 임요환은 이번 대회에서 놀라운 페이스를 보였다. 첫날부터 대회 3일째까지 모두 1등으로 경기를 마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파이널 테이블에서도 1등을 거머쥐고 우승을 차지했다. 포커 대회에서 한 명의 선수가 매일 1등으로 경기를 마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임요환은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고,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상대방의 블러핑을 잘 잡아냈다”며 “블러핑을 잡아낼 수 있으면 칩을 쌓기 쉽다”고 말했다. 1등을 계속하자 주위에서는 임요환의 우승을 예상했다. 그는 “제가 설레발은 좀 싫어해서 방심하지 않으려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스타크래프트’에서도 방심을 하면 불리해진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과거 프로게이머로 승부를 치르던 경험들이 포커플레이에서도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임요환은 이번에 마닐라 APT에서 새롭게 도입된 하이롤러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사이드 대회부터 메인 대회까지 우승을 다 이뤄냈다는 느낌”이라며 “메인 이벤트를 우승하면 한국에서 하고 싶었던 일이 많았다. 홀덤을 최대한 양지로 끌어올리고 싶고, 저변확대도 하고 싶다. 이제는 좀 더 바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포커 플레이어로 활동하면서 한국에서 포커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고 싶었다고 한다. 그 첫 단추가 메인 대회의 우승 트로피였다. 임요환은 “한국은 세계적인 포커 약체 국가”라며 “메인이벤트 우승을 통해 하나하나 바꿔나가고 싶었는데, 그 기간이 5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5년 동안 전문 포커 플레이어로 활동하기는 쉽지 않았다. 해외 대회를 참가하기 위해서는 항공권, 숙소, 참가비 등 만만치 않은 경비가 들어간다. 그는 “작은 대회에서 우승하거나 입상을 해서 딴 상금들로 5년간 버텨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들이 참가하는 포커 대회는 필리핀, 마카오, 유럽,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열린다. 한국에서는 허가 받은 카지노를 제외한 장소에서 포커 대회를 여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임요환은 “일본, 중국에서도 포커 대회가 열리고 있고, 베트남에서도 카지노가 아닌 곳에서의 포커 대회가 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6년 미국 WSOP에서 베트남 출신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뒤 베트남에서는 포커붐이 일어났다. 공산국가임에도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뒤늦게라도 대회가 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홀덤 대회가 ESPN에서 생중계 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맷 데이먼 등 할리우드 스타가 포커 대회에 참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임요환이 출전한 APT는 트위치TV에서 생중계 됐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포커가 도박이라는 인식이 강해 대회 자체가 금지돼 있고, 저변도 넓지 않다. 과연 한국에서 포커 대회를 양지로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할까.

“제가 게임을 열심히 했을 때도 다들 그런 말들을 하셨다. 프로게이머가 무슨 직업이냐고. e스포츠가 무슨 스포츠냐고. 그런 인식들을 다 뚫고 지금은 게임이 e스포츠가 됐고,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가 나가서 경기를 하는 시대가 됐다. e스포츠가 처음 생기던 과정을 생각해보면, 포커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도 점차 포커의 저변이 확대되는 느낌”이라며 “대회장에 있던 모든 한국 분들이 다 응원해주셨는데, 한국인이 우승해서 국내에서도 포커 문화가 활성화되길 다들 바라고 계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투온의 온라인 홀덤게임 ‘풀팟 포커’의 팀 프로로 활동 중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풀팟 포커’로 홀덤을 처음 접한 분들이 많은데, 저 역시 ‘풀팟 포커’로 포커를 처음 시작했다”며 “지금도 시간이 되는 한 매일 저녁에 열리는 대회에는 항상 참가한다. 과거에 비해 전체적인 디자인과 AI 등이 상당히 많이 업데이트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한국에서는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오프라인 대회에서 만나고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요환은 앞으로도 해외에서 열리는 포커 대회에 꾸준히 참가할 예정이다. 당장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포커 대회 참가가 예정돼 있다. 그는 “길게 보면 본고장인 미국 WSOP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며 “동시에 한국에서도 합법적인 대회가 개최되는 것을 보고 싶다. 포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주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게임톡 백민재 기자 beck@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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