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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초심 잃었나, 휘청이는 위기의 블리자드모하임 CEO 사퇴 속, 서비스 품질 하락과 불통 여론 귀기울여야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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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3  02: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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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의 사퇴. 사진=블리자드닷컴]

지난 편까지 블리자드의 시작과 지금까지의 대작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현재의 블리자드는 아직 굳건한 상태인건 맞지만 아무리 굳건하고 튼튼하게 잘 지어진 철옹성도 영원하기 힘들고 맥없이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다.

대부분 그 위기의 순간은 웅장하게 끝없이 뻗어 있는 긴 성벽에서 벽돌 한두 장쯤 빠져나가는 정도의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위험요소를 감지하지 못하고 결국 와르르 무너져 내린 후에야 사고를 실감하고 수습하느라 애를 먹곤 한다. 그래서 이를 두고 공성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최근 블리자드의 행보를 보면 이미 이 위험은 시작된 듯하다. 바로 최근에도 블리자드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기업 차원에서의 단순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의 의미보다는 내부의 무언가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최신작에 해당하는 ‘오버워치’나 ‘하스스톤’ 등의 매출 감소세가 이번 대량 정리해고에 영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를 반영하듯 회사의 주가는 반토막난 상태이고 핵심 개발자들이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고위치에 있던 CEO마저 사임했다. 마이크 모하임(Mike Morhaime)의 경우 블리자드의 전신이었던 실리콘 & 시냅스 시절부터 추위와 배고픔을 함께 한 블리자드의 살아있는 신화 같은 인물이다.

1991년 공동 창업자였던 앨런 애드햄(Allen Adham)과 프랭크 피어스(Frank Pearce) 이렇게 셋이 함께 한 이후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을 개발자이자 대표이사로서 블리자드와 함께 했던 인물이었기에 그의 사퇴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마이크 모하임(좌), 제이 알렌 브랙(우) –이미지: 유튜브(watch?v=iqzm-LQbFyU)]

물론 영구히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고문의 자리에서 블리자드에 적을 둘 예정이라고 했지만 많은 팬들은 블리자드의 컨트롤 타워에서 하차한 그의 행보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새로운 대표 자리는 제이 알렌 브랙(J. Allen Brack)이 맡게 되었는데, 알렌 브랙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수석 부사장에 이어 이번에 블리자드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되었다.

2006년 1월에 블리자드에 합류한 알렌 브랙은 블리자드 합류 이전에 오리진 시스템즈에서 ‘윙커맨더’ 개발에 참여했으며 소니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스타워즈 갤럭시즈(Star Wars Galaxies)’ 개발에 참여하는 등 개발자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블리자드에 합류한 이후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개발에 참여하며 총괄 프로듀서와 수석 부사장을 지냈다.

고문으로 물러난 마이크 모하임은 현재 블리자드에 속해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로 현재 2019년 4월 7일까지만 고용계약이 되어 있는 까닭에 계약 기간의 연장의 가능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려있다.

   

[마이크 모하임(가운데) – 창업 3총사. 사진=us.media 블리자드닷컴]

지금까지 블리자드라고 얘기하긴 했지만 사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지금 위기의 상태에 놓여있는 것은 블리자드가 아니라 액티비전 블리자드다. 블리자드라는 회사는 정확히 블리자드 독립의 한 회사라기보다는 조금은 복잡한 구성의 연합 회사다.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 Inc.)는 액티비전과 블리자드라는 각각의 회사 상위에 있는 지주회사다. 여전히 블리자드는 지주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상관없이 블리자드의 이름으로 게임을 출시하고 서비스한다. 하지만 표면상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사 이름을 블리자드로 바꾼 이후로 여러 회사를 옮겨 다녔던 눈물 나는 고행기를 보면 굉장히 복잡한 지분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다.

1996년 7월에 CUC 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에 당시 블리자드의 모회사였던 데이비슨 & 어소시에이츠가 인수되면서 주인이 바뀌게 된 것을 시작으로 회사의 주인이 바뀐 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1997년에 CUC 인터내셔널이 호텔, 부동산, 자동차 렌탈 등 프렌차이즈 경영을 주업으로 하는 HFS사와 합병하여 또 다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

이 때 두 회사의 합병으로 센던트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지분구조와 회사 운영에 대한 문제로 정신 없던 와중에 또 다시 문제가 터졌다. 1998년 CUC 인터내셔널이 회계 조작에 관여한 것이 밝혀졌고 결국 센던트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CUC 인터내셔널은 ‘킹스 퀘스트’ 시리즈로 유명한 시에라 온라인을 매각하였다.

또 비벤디가 하바스를 매수하면서 블리자드 역시 비벤디 그룹의 비벤디 게임즈 소속이 되었고, 다시 세월이 흘러 2008년 7월 비벤디 게임즈가 액티비전과 합병하면서 드디어 현재의 모습인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되었다.

   
[마이크 모하임– 실리콘&시냅스 창업 시절 출처= 유튜브(/watch?v=AHz2ky-jng8&t=333s)]

이후 2012년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지분 매각 선언이 있었는데, 그 당시 전체 지분의 약 61%를 매각하는 큰 일이었기 때문에 전 세계 굴지의 IT 관련 회사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물론이고 중국의 텐센트와 한국(?)의 넥슨이 매수 대상자로 접촉했다고 한다.

결국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독립회사가 되면서 매각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졌지만,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당시 매수자로 참가한 회사들이 이번에도 또 다시 다른 매수 사건으로 뉴스에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넥슨 매각 - 중국 텐센트 참여).

블리자드를 돈방석에 앉게 한 대성공작인 ‘워크래프트: 오크와 인간’ 이후로 ‘워크래프트’ 시리즈와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디아블로’ 시리즈에 이어 전 세계 히트작인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하스스톤’, ‘오버워치’ 등의 게임들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문제는 서비스 품질면에서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크래프트’ 이후 대한민국에서 제일 사랑받는 게임회사로 꼽히고 있지만 최근 방만한 운영과 늦장 대처로 인해 게이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최근의 사태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그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디아블로3’만 해도 출시 직후 잦은 서버 접속 오류로 많은 불만이 있었다. 서버 접속 불량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백섭 등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싱글 미션조차 서버 접속 오류로 인해 구매한 콘텐츠를 즐길 수 없게 되자 민원이 제기되었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블리자드 코리아를 방문해 조사를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접속 오류와 백섭 등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 절대 환불해줄 수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던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조건부 환불이 가능하다며 태도를 바꿨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2개월 간의 조사 끝에 2012년 7월, 블리자드가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시정 명령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외국 게임업체로는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를 받은 사례로 기록되었다. 그 이후로도 많은 팬들에게 ‘서비스는 뒷전이다’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비단 ‘디아블로3’뿐만 아니라 ‘오버워치’ 역시 불법 핵 프로그램의 제재가 유저들이 바라는 수준에서 한참 부족하다는 평가에 따라 온갖 비난을 다 받고 있는 중이다.

잘 나가는 인기 온라인 게임 중에 불법 핵 프로그램 하나 없는 게임은 없다. 지금 PC방 상위권에 있는 게임 중에 불법 핵 프로그램이 없는 게임은 거의 없다. 문제는 이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블리자드의 경우 인기 있는 유명 게임들을 많이 판매하고 서비스하고 있지만 정작 판매 이후 사후처리에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유저들의 버그 제보라든가 게임의 불편요소 개선에 대한 의견 등의 피드백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유저 입장에서는 소통의 부재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고객관리 서비스에 많은 블리자드 팬들이 비난을 하고 있지만 개선될 여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 

유저뿐만이 아니다. ‘오버워치’의 경우 출시 초기에 PC방 자동결제 시스템의 부재로 PC방 업주들에게 원성을 산 적이 있다. PC방 정량 시간이 300시간 미만의 경우 발송되는 문자 메시지 전송처리도 부정확하게 발송되다 보니 이로 인해 불편을 겪는 PC방 업주들의 불만이 폭증한 것이다. 유저와 PC방 업주 등 전방위적인 비난에도 불구하고 블리자드의 서비스 품질이나 고객 응대의 모습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마이크 모하임– 실리콘&시냅스 창업 시절. 사진=그린맨게이밍닷컴.

출처=https://www.greenmangaming.com/newsroom/2018/10/04/mike-morhaime-steps-down-as-blizzard-president

문제는 이렇게 서비스 품질이나 고객응대의 태도 문제가 불거지면서 새로 출시되는 게임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블리자드라는 게임회사를 얘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임들이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3총사다. ‘워크래프트’는 MMORPG까지 확장되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매년 감소하는 유저수로 인해 예전의 명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스타크래프트’ 역시 2편 이후 리마스터 버전까지 출시했지만 예전의 영광은 퇴색해버리고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디아블로’ 역시 이번에 중국의 넷이즈가 개발하기로 한 디아블로 모바일 버전(이모탈) 발표로 인해 블리자드의 오래 된 팬들에게 모진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그 이후로도 최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e스포츠 리그를 폐지하겠다는 공지를 게시하면서 불만은 폭증했다. 해당 게임의 프로게임 선수나 감독, 관련 업종 종사자들과 한 마디 상의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이루어졌다. 블리자드의 다른 게임들 역시 같은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관련자들의 불안과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블리자드는 1991년 최초 설립 이후 최대의 위기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워크래프트’의 성공 이후 ‘디아블로’나 ‘스타크래프트’까지 블리자드의 게임들은 모두 PC기반에 최적화된 게임들이었고 팬들 역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계층보다는 PC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마저도 급작스럽게 예상치도 못한 ‘디아블로 이모탈’ 출시 발표로 인해 중심을 잃고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우려가 섞인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창립 이후 지금까지 30년에 가까운 시기 동안 줄곧 한 회사에서 자체 팀으로만 활동할 수 없었던 잦은 인수 합병과 복잡한 지분 거래의 과정 속에서 블리자드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아마도 여러 가지 어렵고 복잡한 속사정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20대 초기부터 50대에 이르는 시기 동안 인생의 거의 전부를 회사에 바친 마이크 모하임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이제 블리자드는 새로운 선장을 맞이하여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려 한다.

블리자드를 대하는 유저들의 불만과 비난도 애정이 있기 때문에 한다는 말이 아직까지는 유효하다. 더 이상의 불만도 비난도 없다는 것은 아예 관심도 없다는 말과 같다. 새로운 블리자드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지 기대해 본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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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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