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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덕의 필소굿11] 게임 그리고 음악 “내 인생 최고 순위”개발자 참여 게임 '미르의 전설2' 중국 1위, 미니앨범 판매량 차트 4위 감격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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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6  13: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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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인생 최고 순위의 주인공인 게임 '미르의 전설2']

우리나라는 순위를 매우 좋아하는 민족이다. 어릴 때부터 성적을 순위로 매겨 평가하는 교육문화 때문일까. 난 몇 등짜리 인생, 더 올라가려면 내 위에 있는 친구들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왔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실 필자는 순위라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것에는 고유한 가치가 있기에 1등하는 게임이 절대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게임은 아닐 것이고, 1등 하는 음악이 가장 좋은 음악이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쏟아지는 정보가 많은 요즘 시대엔, 순위는 정보를 쉽게 선별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가 된다. 여행지 호텔을 검색할 때도 ‘호텔 순위’ 또는 노트북을 구매할 때도 ‘노트북 순위’ 등이 연관 검색어로 뜨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 ‘언니네 이발관’ 데뷔앨범 서태지 아이들과 함께 100대 명반

필자의 인생도 순위와 연관이 있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학창시절엔 중학교까지 반에서 10등안을 왔다 갔다 하는 우등생이었지만 음악과 ‘건담’에 빠지게 된 이후로는 성적 순위와 큰 인연이 없는 10대를 보냈다.

그러던 필자에게 처음으로 순위와 연관이 된 사건은 바로 1998년, 평론가들이 선정한 ‘한국 대중 음악 100대 명반’에 ‘언니네 이발관’의 데뷔 앨범(비둘기는 하늘의 쥐, 1997)이 31위를 차지했던 사건이었다.

   
[1998년 발표된 ‘한국 대중 음악 100대 명반]

1위는 들국화, 2위는 산울림의 앨범이 차지하고 있는, 대중적 시각보다는 평론가적 시각이 강했던 순위였는데 당시 사람들에게 꽤나 화자되고 공신력을 주었던 랭킹이었다.

필자가 속했던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은 당시 대중음악이 갖고 있던 고정관념과 클리셰 (cliché : 판에 박은, 진부함) 들을 깨부수고, 한국 ‘모던 록(Modern Rock)’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인디’에서 ‘메인스트림(Main Stream: 주류 음악)’으로 가져왔다는 것에 과분한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차트를 살펴보면 재미있던 것이, 대중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이 25위로 ‘언니네 이발관’과 큰 순위 차이가 없고, ‘언니네 이발관’과 친하게 지냈던 기타리스트 ‘윤병주’가 이끌었던 ‘노이즈가든 (Noizegarden)’의 1집이 30위로 ‘언니네’와 나란히 순위에 있었던 사실이다.

■ 개발 이사로 참여한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2’ 중국 1위

두 번째의 사건은 필자가 ‘위메이드’ 개발 이사로 개발에 참여한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2’의 중국 톱 1위를 차지한 사건이다.

필자가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했던 90년대엔 게임 개발자는 전혀 유망한 직업이 아니었다. 온라인 게임이 처음 태동하던 때도 마찬가지였다. 온라인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조 단위의 시가총액을 가진 회사가 될 거라고는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2000년 오픈한 MMORPG ‘미르의 전설2’는 탄탄한 완성도와 밸런스가 잘 잡힌 재미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리니지’의 아성에 도전하기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중국이었다. 중국도 이제 막 PC방을 통해 FPS 게임과 ‘디아블로’ 등이 히트하며 온라인 게임이 떠오르던 시절이었다.

당시 신생업체였던 중국 ‘샨다(Shanda)’와 계약을 하고 서비스를 개시하자마자 ‘미르의 전설2(중국명 ‘촨치’ 傳奇, 전기)’는 기록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세계 최다의 동시접속자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였다.

필자의 회사였던 ‘위메이드’도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직원 1000명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고 지금도 ‘미르의 전설’ IP를 통해 여러 사업을 구상하고 진행하고 있다.

유달리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이 성공한 이유는, 게임 자체의 뛰어난 완성도와 재미, 그리고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무협 세계관에 판타지가 결합된 ‘오리엔탈 환타지’라는 새로운 장르가 익숙함과 신선함을 주었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남들보다 발 빠르게 중국 서비스를 준비하여 시장을 선점했던, 박관호 의장의 뛰어난 ‘선견지명(先見之明)’ 때문인 것 같다.

그 후 모바일 개임 개발사로 변신하며 발표했던 ‘윈드러너’가 오랜 기간 매출 1위를 기록하며 국민게임으로 사랑받았다. ‘에어헌터’, ‘터치파이터’,‘신무‘ 등의 게임들도 매출 10위권에 랭크되었다.

■ 다시 뮤지션 컴백, 첫 싱글 지니 일렉트로닉 음악 차트 100위권 진입

다시 뮤지션으로 돌아온 필자는 싱어송라이터 ‘와일드베리(Wildberry)’와 함께 혼성 신스팝 (Synth Pop) 듀오 ‘뷰(VIEW)’를 결성해 첫 활동을 했다.

아카데미 졸업 작품이었던 첫 싱글 ‘테이크 잇 어웨이(Take it away)’는 당시 한국에 거의 시도되지 않던 ‘트로피컬 하우스(Tropical House)’ 장르의 댄스곡이었다. 그렇지만 인지도가 전혀 없고 홍보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니 일렉트로닉 음악 차트 100위권 내에 진입했었다.

   
[신스팝 듀오 ‘뷰 (VIEW), JADE KEY MUSIC]

지금도 지인들을 만나면 ‘뷰(VIEW)’의 데뷔 싱글에 대한 이야기가 꼭 나온다. 필자도 가끔 듣는 곡인데 ‘일렉트로닉 음악’의 경험이 전무한 둘이 만나 만든 음악치고는 느낌이 신선하다.

당시 운전을 하다 갑자기 곡의 테마인 플럭(Pluck) 멜로디가 떠올라 신호대기 때 휴대폰에 녹음을 했는데, 그때 만약 귀찮아서 녹음을 하지 않았다면 그 곡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청량감 있는 사운드와 흥겨운 비트, 그리고 ‘와일드베리’의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목소리가 사랑을 받았던 이유였던 것 같다.

그로부터 얼마 후 ‘헤드라인 뮤직’이라는 작곡팀에 픽업되어 ‘트랙 메이커(Track Maker)’로 팀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아이돌 그룹인 ‘빅스 VIXX’의 소속사인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에 필자가 작업한 트랙 몇 개를 보냈다.

그것들을 들어본 ‘빅스’ 멤버 ‘레오’와 ‘라비’를 포함, 젤리피쉬 직원들까지 만장일치로 선택한 트랙은 ‘위다웃 유(Without You)’라는 가제를 가진 ‘퓨처 베이스(Future Bass)’ 트랙이었다.
그 트랙에 멜로디와 가사를 입힌 곡은 ‘독(Poison)’이라는 트랙으로 탄생해 VIXX LR의 일본 진출용 앨범으로 일본에 발매되었다. 그 앨범은 발매하자마자 일본 오리콘 차트 18위에 올랐다.

   
[일본 오리콘 차트에 오른 VIXX LR의 곡]

지금 생각해보아도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그 트랙은 정말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바로 썼던 트랙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들어보면 테크닉적으로 매우 부족했지만 그 트랙만의 고유한 감성이 있었다.

그 곡을 처음 썼던 순간이 생각난다. 마스터 건반을 처음 사서 코드들을 눌러보다 느낌이 나쁘지 않아 그 위에 노래를 부르면서 비트를 입히고, ‘퓨처 베이스’ 특유의 기계적이면서 고전 게임스러운 신스(Synth: 신디사이저의 줄임말)를 활용해 사운드를 꾸몄었다. 곡을 쓰는 순간이 모두 즐겁지만, 그 곡은 특히나 즐겁게 썼던 곡이었다.

■ 미니 앨범 ‘하드 모드’, ‘비트포트’의 판매량 차트 ‘하드 테크노’ 4위 감격

그리고 필자의 최근의 차트 성적은, 지난달 발매한 필자의 미니 앨범 ‘하드 모드(Hard Mode)’가 ‘비트포트(Beatport)’에서 괄목할 성적을 기록한 사건이다.

‘비트포트’는 ‘EDM’ 전문 음원 판매 사이트다. 전세계의 디제이들이 본인이 틀 음원들을 구입하고 또 본인들이 만든 음원을 발매하는 사이트다. 하루에도 엄청난 수의 음원들이 올라오고 판매가 되는, ‘EDM’의 전쟁터 같은 곳이다.

   
 [비트포트 ‘Beatport’ 앨범 차트]

그러한 ‘비트포트’의 판매량 차트에서, 필자의 앨범이 ‘하드코어/ 하드 테크노(Hardcore/Hard Techno)’ 장르 ‘뉴릴리스 톱10(New Release Top. 10)’ 4위에 랭크되었다.  타이틀 곡 ‘스파크(Spark, Feat. DONO)’는 ‘하드 댄스 톱 100 차트(Hard Dance Top 100 Chart)’ 최고 순위 15위에 랭크되었다.

메이저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것도 아니고, 홍보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인적으로 진행한 것이 전부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기적 같은 성적이었다.

이번 앨범에서 추구한 ‘하드 댄스(Hard Dance)’라는 장르는 ‘EDM’계에서 최근 각광을 받는 장르다. 일반적인 댄스 음악들보다 비트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지만, 상대적으로 아직 ‘블루오션’인 장르다.

필자는 그러한 ‘하드 댄스’의 특성을 살리면서 동료 뮤지션 ‘DONO’와의 콜라보를 통해 K-POP적인 요소를 결합해,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곡을 만들었다. 그러한 점이 ‘JADE KEY(제이드 키)’의 음악이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인 것 같다.

순위를 통해 필자가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 보니, 정말 필자는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앞으로 또 어떤 순위가 내 인생에 연관이 될지는 알수 없지만, 이제 음악으로 1등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샘솟기 시작한다. 그런 영광스런 순간이 올 때까지 계속해서 겸손하게 노력하고 싶다.

글쓴이=류기덕 PD jadekeymusic@gmail.com 

   
 

류기덕 PD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1990년대 데뷔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킨 인디밴드 ‘언니네이발관’ 1집에 참여했다.

이후 게임사 소프트맥스, 이오리스게임즈를 거쳐 위메이드에 입사해, 중국에서 20년 이상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2’ 그래픽 총괄을 맡았다.

이후 게임 PD로 17년 위메이드에서 맹활약하다 2017년 돌연 음악 PD이자 작곡가로 데뷔해 음악계로 돌아왔다. 현재 제이드 키 뮤직(Jade Key Music) 대표/음악 프로듀서, CJ E&M 음악 퍼블리싱 소속 작곡가다.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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