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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민 기자의 깨톡] 텐센트는 왜 ‘배그 모바일’을 포기했나텐센트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대신해 내놓은 ‘화평정영’
서동민 기자  |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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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1  0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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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의 신작 모바일게임 ‘화평정영(和平精英)’이 중국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8일 정식 출시된 이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쟁쟁한 게임들을 제치고 하루만에 매출 1위를 달성했다. 텐센트는 4월 ‘화평정영’의 판호를 발급받자마자 바로 정식 서비스 채비를 시작했고,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화평정영’은 제한된 맵에 한 번에 100명이 참여해 서로 대결을 펼치는 게임이다. 보통은 배틀로얄 게임이라고 부르는 장르다. 그러나 텐센트는 이 게임을 모의 전투게임이라고 설명한다. 배틀로얄 게임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이야기다.

우선 배틀로얄 게임에서는 총에 맞으면 피를 흘리며 죽지만, 이 게임에서는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다. 대신 체력이 모두 소진된 사람은 자신이 가진 아이템을 내놓고 넙죽 인사를 하며 사라진다. 실제로 싸우는 게 아니라 군사 훈련을 한다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 게임은 기존 배틀로얄과 달리 최후의 1인까지 싸우지 않아도 된다. 게임을 진행하다 마지막에 5명이 남게 되면 모두가 승리한 것이 되고, 5명에게 동일한 보상이 주어진다. 이때 마지막 1명이 남을 때까지 게임을 계속 진행할 수도 있고,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훈련이기에 끝까지 싸울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단, 마지막에 1등을 했다는 전적 표시는 남는다.

‘화평정영’은 게임 이름부터 ‘평화를 위한 정예군’이란 뜻을 담고 있다. 테러에 맞서 훈련을 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을 다룬 게임이라는 설명이다. 공식홈페이지의 게임 소개 첫 줄부터 “푸른 하늘의 영공을 지키는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또 배틀로얄 게임이라는 말 대신 “고품질의 군사 경쟁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총과 수류탄 등 각종 무기를 들고 은폐, 엄폐를 하며 싸워야 하니 실제 군대 훈련과 비슷하기는 하다.

   
 

그런데 극구 배틀로얄 게임이 아니라던 ‘화평정영’은 눈에 많이 익다. 게임 시스템과 UI(유저 인터페이스)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거의 똑같다. 하지만 텐센트는 ‘화평정영’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다른 게임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화평정영’은 둘 다 텐센트에서 개발한 게임이고, 개발사가 같은 시스템과 UI를 그대로 사용하고 스킨만 살짝 바꿔서 다른 이름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일은 중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똑같은 게임으로 보일지 몰라도, 중국에서는 명백히 다른 게임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번 건은 좀 다르다. 텐센트는 ‘화평정영’ 서비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테스트 버전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와 함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플레이해온 유저들의 계정 데이터를 ‘화평정영’으로 그대로 이전시켜줬다. 캐릭터의 레벨은 물론 소지중인 아이템까지 그대로 옮겨올 수 있는데, 이는 두 게임이 같은 구조를 갖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텐센트는 앱스토어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업데이트하면 ‘화평정영’으로 바뀌게 해 놓았다. 두 게임이 다르다는 주장에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이유다.

그동안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판호를 발급받지 못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중국에서 배틀로얄 장르가 폭력적이라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2017년 ‘배틀그라운드’가 스팀에서 큰 인기를 끌자,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게임의 폭력성이 중국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와 전통문화 및 윤리를 해친다고 주장했다. 당시 광전총국은 “최후의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는 로마 경기장 방식이 젊은 세대들의 심신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살인을 장려하는 게임”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두번째 이유는 사드 갈등으로 인한 한한령 여파다. 중국에서는 2년 전부터 한국과 관련된 게임은 판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판호를 받지 않아도 게임 서비스를 할 수는 있지만, 매출을 올릴 수는 없다. 그래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텐센트는 실속을 전혀 챙기지 못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텐센트가 내놓은 방책이 ‘화평정영’이다. 배틀로얄 장르가 아니니 중국 당국의 눈총을 받을 일도 없고, 외부 IP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내자판호를 받을 수 있다. 게임에서는 마지막까지 서로 죽이지도 않는다. 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거의 같은 게임 시스템으로 기존 유저층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었으니 일석삼조다.

이런 이유로 ‘화평정영’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같은 게임이면서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됐다. ‘배틀그라운드’의 원저작권자인 펍지주식회사도 “화평정영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별개의 게임”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수성이 빚어낸 독특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게임톡 서동민 기자 dmseo80@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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