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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게임별곡
[게임별곡] DATA EAST, 회사는 사라져도 IP는 남았다파산으로 인해 사라진 비운의 게임업체, IP는 곳곳에 팔려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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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5  13: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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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테츠오 – DATA EAST 창업자]
이미지 – 유투브(/watch?time_continue=78&v=WeNgXab1wFE)

DATA EAST는 꽤 오래 전인 1976년 4월 20일에 창업된 회사다. 창업자인 후쿠다 테츠오(福田 哲夫)는 1962년 이와사키 통신기에 입사한 뒤로 노무라 전기를 거쳐 1976년 자신의 회사인 DATA EAST를 창업했다. 현재는 게임업계와는 전혀 관계없는 의료 기기 및 약품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환자의 병세를 듣고 정보와 연관시켜 병명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문서 검색 엔진도 개발하고, 의료 진료 기록 카드 작성은 물론 임상 실험 시뮬레이터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DATA EAST라는 회사가 문을 닫은 것은 사업방향의 전환이나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단순히 파산에 의해서였다. 어찌 보면 기업인으로서 불명예스러운 딱지 하나가 붙은 셈인데, 워낙 하는 일이 종잡을 수 없었던 탓에 실패한 사업 분야가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뜬금없이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다가 홀랑 말아먹은 적도 있고, 음이온 발생기를 개발하면서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가 이 역시 망해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수익기반이었던 게임 사업 역시 긴밀한 협력 관계에 있었던 SNK가 네오지오로 인해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기 2001년 결국 SNK도 파산하면서 DATA EAST도 재정적인 타격을 입었다. 

현재 SNK는 1978년 설립된 최초의 SNK가 아니라 2001년 신설법인으로 설립된 새로운 SNK다. 물론 이전 SNK에서 IP를 그대로 흡수하여 계승한 기업이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볼 때는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원래 이름은 ‘SNK PLAY MORE’였다가 2016년 최근에서야 SNK로 사명을 변경한 회사다.

1978년 7월 22일 설립된 구 SNK는 원래 오사카 지역에서 다방과 토목 건설업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였다. 2001년 10월 30일 오사카 지방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총액 380억엔이라는 부채로 파산 처리되었다. 구 SNK는 원래 고베에 있던 전기회사를 인수하여 1973년 ‘신 일본 기획’이라는 이름의 회사로 시작했다가 1978년 조직 개편을 통해 ‘주식회사 신 일본 기획(SNK)’라는 이름으로 게임회사로 탈바꿈했다. 창업자가 권투선수 출신이었기 때문에 액션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한 것이 회사의 업종을 변경한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한다.

   
[SNK 홈페이지]
이미지 – https://www.snk-corp.co.jp/

SNK라는 회사 이름은 ‘신 일본 기획’이라는 회사이름의 로마자 표기인 ‘Shin Nihon Kikaku(SNK)’의 앞 글자만 따온 것이다. 지금은 SNK가 게임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처음 시작은 전기회사였다. 1970년대 초반 전기회사였던 SNK는 비슷한 시기 노무라 전기에서 일하던 DATA EAST의 창업자 후쿠다 테츠오와 인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후에 아케이드 게임 사업에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두 회사 모두 전기에 관련된 일을 하다가 나중에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바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창업자의 과거 재직시절 업종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사이 좋았던 두 회사의 관계로 구 SNK의 파산 절차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DATA EAST도 버섯재배니 음이온 발생기니 하는 다른 분야의 구멍 난 적자를 메우지 못하고 2003년 4월 파산을 신청하게 된다. 그리고 2003년 6월 25일(필자의 생일이다), 공식적으로 파산했다.

   
[G-MODE 홈페이지]
이미지 – https://gmodecorp.com/dataeast/

현재 DATA EAST의 IP는 일본의 휴대 전화 콘텐츠 개발 회사인 G-MODE에서 가져갔다. 일부 IP는 D4에서 취득하고 그 뒤로 여기저기 팔리고 있는 중이다. G-MODE는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고전게임 ‘테트리스’를 시작으로 모바일 게임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주로 파산하거나 게임 사업을 철수한 회사들의 라이선스를 수집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DATA EAST 역시 파산이라는 종말을 맞이해 G-MODE의 사업 대상이 됐다.

   
[DATA EAST 클래식 게임기]
이미지 – https://www.newegg.ca/Product/Product.aspx?Item=9SIA90R77C9125 

정작 DATA EAST는 판권도 여기저기 팔려 나가고 자신들이 만든 게임들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DATA EAST의 게임들이 레트로 열풍을 타고 출시되고 있다. 예전 30 합팩과 같은 여러 종류의 게임들이 내장되어 있는 방식으로 BurgerTime이나 Karate Champ, Bad Dudes, Caveman Ninja, Joe & Mac Returns 같은 DATA EAST의 대표작들이 포함되어 있다.  게임기에는 오락실에서 자주 볼 수 있던 게임들이 많은데, 업소용 기계의 축소판뿐만 아니라 휴대용 포터블 게임기로도 출시된걸 보면 그래도 뭔가 팔리니까 만들었을 것 같긴 하다. 국내나 일본 보다는 주로 북미나 유럽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DATA EAST 휴대용 게임기]
이미지 – https://www.amazon.in/My-Arcade-Portable-Handheld-Classics/dp/B0797J7NC2

휴대용 게임기의 경우 29.15 달러라는 비교적 구매 가능한 가격대에 판매하고 있으니 하나 사두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이렇게 DATA EAST가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자신들의 게임도 여기저기서 되팔아 먹고 있는 실정에도 회사 문을 닫은 뒤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 듯 하다(라이선스를 매각 했기 때문에 관여할 수도 없다). 창업자인 후쿠다 테츠오는 게임 업계를 정리하고 메트로 넷 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는데 이 분도 정말 대단한 것이 이번이 5번째 창업이라고 한다. 보통 한 두 번 창업 해보기도 쉽지 않은데 벌써 5번째 창업이라니, 그 열정은 높이 살만하다. 

새로 창업한 회사는 환자의 병세를 듣고 정보와 연관시켜 병명과 관련 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환자 스스로 진단 및 병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셀프 메디케이션 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저출산과 고령화 두 가지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국제 경쟁력은 물론 국내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중에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민간 의료비 상승’에 대한 문제다. 진료비의 상승과 민간 의료진의 절대 부족, 그리고 서비스의 질적인 부분들에 발생하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2015년 스쿠바 대학의 NPO법인인 츠쿠바 종합 진료 네트워크와 산학 협력을 통해 자본금 250만엔으로 메트로넷 이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게임과는 도저히 연관관계가 없을듯한 전혀 새로운 업종이지만 컴퓨터(PC, 모바일 포함)를 활용한 디지털 데이터 가공 처리 및 정보전달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IT 산업에 범주에 속하기에, 어거지로 연결시킨 다면 연결이 될 법도 하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여 성과를 이루고 8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마 후쿠다 테츠오 자신에게 있어 과거의 영광이 한 번쯤은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DATA EAST는 한때 아케이드 시장에서 남들과 다른 액션 게임으로 잘 나가던 업체였고, 게임 업계와 게이머 모두에게 DATA EAST만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게임들을 인정받아 ‘데코게(DECO)’라는 애칭까지 얻은 업체였다.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 ‘우린 살아 남았지롱’]
이미지 – https://namu.wiki/w/파일: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jpg

같이 몰락했지만 SNK는 다시 되살아나서 지금도 버젓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만감이 교차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물론 그 SNK도 원래의 SNK가 아니라 전혀 새롭게 다시 태어난 SNK지만 회사의 이름과 타이틀은 그대로 유지 계승하고 있기에 창업자 입장에서는 아예 회사가 없어지는 것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최근 SNK는 자사의 유명 IP ‘더 킹 오브 파이터즈(킹오파)’를 모바일 게임으로 새로 출시했다.

   
[DATA EAST 캐릭터들]
이미지 – http://www.dataeast-corp.co.jp/dev/index.htm (현재는 홈페이지 폐쇄)

게임 중 ‘나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라는 대사로 유명한 탐정 진구지 사부로 역시 DATA EAST의 초기 개발 작품이었다. 탐정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는 현재까지도 시리즈가 나올 정도로 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현재는 DAT EAST가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ARC SYSTEM WORKS(アークシステムワークス)’라는 회사에서 개발을 하고 있다.

자신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게임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이름이 아닌 다른 회사의 이름으로 출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도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닐 듯 하지만, 반대로 명맥이 끊기지 않고 쭉 이어져 오는 것만 해도 자신들이 참여했던 과거의 작품 속에 자신들의 노고가 녹아 있으니 좋게 생각해도 괜찮을 듯 하다.

   
[DATA EAST 클래식 게임기 포함 게임들]
이미지 – https://www.newegg.ca/Product/Product.aspx?Item=9SIA90R77C9125 

과거 DATA EAST의 게임들 이름만 들어도 아! 하고 알만한 게임들이 많다. 생각 외로 DATA EAST는 명작 게임들을 많이 만들었다. DATA EAST의 경우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추억으로만 남게 된 것은 회사의 운영방향이나 창업자의 올곧은 게임사업의 의지와도 관련이 있었기에 끝까지 사활을 걸고 도전하다가 사멸해버린 다른 게임 업체에 비해서는 그 의미가 좀 다를 듯 하다. 다양한 사업 분야를 아우르며 이것저것 새로운 사업들에 손대봤지만, 정작 게임만한 수입이 없었는데 차라리 다른 사업에 투자할 돈을 게임 사업에 올인했었다면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모쪼록 다시 한 번 DATA EAST의 명작 게임들이 부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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