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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WHO 질병코드 "게임중독? 정말 문제인가?"게임톡 ‘게임별곡’ 칼럼 연재 김대홍...게임 국제질병 코드 등재논란 본질 봐야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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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9  06: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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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WHO(세계보건기구)가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총회에서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그리고 최근 100분 토론 관련 내용으로 SNS가 온통 토론의 장이 되어 버렸다. 현재 예정대로 WHO가 게임이용 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국제질병분류(ICD) 개정안을 확정했다.

정부에서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기대는 체계적 조사와 연구를 통해 게임이용 장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고, 우려는 게임 이용자에 대한 부정적 낙인과 국내외 규제로 게임산업을 위축시킨다는 것”이라고 하면서 지혜롭게 풀어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질병코드를 놓고 여러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국가 기관 단위에서도 활발하게 갑론을박 토론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토론에 앞서 이미 "게임은 문제가 된다"라는 전제로부터 출발하는 대다수의 의견 개진은 틀어진 방향으로 돌진하는 제어 안 되는 과속 차량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아닌가 싶다.

■ ‘게임은 문제가 된다’ 전제보다 디지털 놀이문화에 이해 필요

토론의 내용들이 ‘게임이 질병적인 요인으로 과연 중독의 대상물로 취급해야 하는 것이 맞는가?’에 맞춰져 있기보다는 대부분의 경우 ‘게임은 좋지 않다’라고 이미 자신만의 기준으로 결론 지어 놓은 내용을 뒷받침하는 근거제시로 가득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자녀가 게임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미 게임은 좋지 않다는 판단근거를 기준으로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것이 인생에 있어 더 도움이 된다는 논지이다.

게임을 하느니 영어 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는 것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부모들의 막연한 기대와 보상 심리 때문에 오늘도 이 땅의 아이들은 게임을 두고 부모와의 갈등이 진행 중이다. 그렇게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간의 의견 충돌과 괴리의 폭은 세대간 몰이해와 함께 극단의 대립양상만 낳고 있을 뿐이다.

필자는 부모세대에 속하지만 한때 OO시 청소년 선도위원이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수 있었다. 필자의 직업 특성상 사이버문화분과 위원에 속했기 때문에 PC방 야간 순찰(청소년 이용 제한 시간 엄수)이나 육교 입구에서 청소년 폭력 예방 및 청소년 상담활동 등을 하는 활동을 하였다.

청소년 선도위원의 활동으로 많은 청소년들의 고충을 직접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세대간의 단절을 조금이라도 파고들어 그들과 함께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각각의 나이에 맞게 그 나이 때마다 주제가 있고, 공통의 관심사가 있기 마련인데 요즘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게임이 그중의 하나일 수 있다. 아니, 사실은 공통의 관심사 중 가장 상위를 차지하는 내용이 ‘게임’관 관계된 것이 많다.

왜냐하면 성인과 달리 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유희는 거의 게임으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에는 디지털 놀이 문화라는 것이 전무했던 반면 요즘 아이들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손안에 스마트 폰만 있으면 게임이 가능하다.

■ ‘디지털’ 시대 공부만이 유일한 길 아니다...프로게이머-1인 방송 등 직업 다양화

지난 시절 대다수의 부모 세대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은 학교에서 책을 통해 가르치는 것을 익히고 배우는 ‘공부’가 전부였다.

반면에 최근에는 직업도 굉장히 다양화되고 세분화되면서 요즘 아이들은 학교공부의 필요성을 부모세대와 달리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미 프로게이머 열풍을 시작으로 연예인이나 가수, 아이돌, 1인 방송 제작자 등 부모세대들이 보기에는 저런 것도 직업인가 싶은 소위 ‘저래서 먹고 살 수나 있을까?’ 싶은 다양한 직업들을 직접 경험과 체득을 통해 단순히 동경을 너머 자신도 그 대열에 합류하여 꿈을 이루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바로 여기서 세대간의 충돌이 발생한다. 시대의 변화와 기술의 진보를 통해 다양성과 전문성을 지닌 직업들이 하루에도 몇 개씩 생겨나는 것을 보고 자라난 자녀세대와 기술과 사회의 큰 변화 없이 학교 공부만을 통해 사회의 성공적인 진출할 기회를 얻는 것을 보고 자란 부모세대의 중심에는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거기에 최근 십 수년 동안 ‘네트워크’와 ‘소셜’이 더해졌다. ‘호모디지쿠스’라는 말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모바일’이 더해져 ‘호모모빌리언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부모 세대는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 이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빠져들어 있고 그 안에서 숨을 쉬는 것과 마찬가지로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살듯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두 세대가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예전에는 ‘게임’이라는 것이 어른들의 훈계의 대상이 되었고 한정된 장소에서 갖은 제약을 받으며 눈치 보고 즐겨야 하는 그들만의 놀이문화였던 반면 지금은 누구나 손쉽게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모바일 네트워크의 시대이다.

■ 모바일 네트워크의 시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부모와 자식

학부모 중에 자녀들이 자기 눈앞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이 보이면 왠지 모를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에 온갖 잔소리와 제약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일단 자신들의 눈앞에서만 게임을 하는 모습이 안 보이기를 바라는 공허한 메아리 같은 주문일 뿐이다.

‘우리 애는 안 그래요’ 라던가 ‘우리 애는 괜찮아요’ 라는 말을 하는 부모들도 참 많은데 그조차도 정말로 철저히 아이들 입장에서 아이들이 안 그러는지 아이들은 정말 괜찮은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단지 부모 입장에서 자기 자신에게 거는 최면과 같은 주문일 뿐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이미 눈과 귀가 닫힌 부모와 다투며 충돌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 부모가 안 보이는 장소에서 게임을 한다. 시험 성적에 따라 스마트폰을 줬다 뺐었다 하는 부모들도 많이 보는데 스마트폰을 압수하면 게임은 안 한다? 그러면 친구 거 빌려서라도 게임을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기가 제어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자신들의 가시영역 안에서만 게임을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아이들이 게임을 안 하는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게임을 안 하는 시간에는 오롯이 공부만 하고 있는 줄 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이미 남다른 꿈과 의지가 있는 아이들은 눈앞에 게임을 갖다 줘도 안 한다. 사실은 아예 안 한다기보다는 조금이라도 하긴 한다. 물론 잠깐 한다. 본인들 스스로가 꿈꾸고 계획한 장래희망에 한 걸음씩 다가서면서 방해가 되지 않을 만큼 알아서 한다.

그러니 차라리 게임 하지 말라고 잔소리 할 시간에 자기가 아이들에게 그런 인생의 비전과 동기를 부여하는데 부모 스스로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최고의 조력자가 되고 있는지부터 생각하는 게 맞지 않겠나.

보통의 부모들은 한두 명 있는 자기 아이들하고도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 그저 공부, 성적, 미래, 직장, 성공 이런 단어들을 나열해가며 공부의 중요성을 면면에 내세우며 강조할 뿐이지 정작 부모 자신들도 그렇게 공부해서 아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지 공부라는 것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는 잘 모른다.

눈앞에 보이는 행동만으로 애를 잘 안다고 속단하지 말고 진정으로 아이가 바라고 살고자 하는 모습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아이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게임을 같이 해보는 건 어떨까?

실제로 게임으로 배울 수 있는 것도 정말 많다. 정말 게임이 문제이기 때문에 그만 두게 할 것이라면 본인들 스스로가 게임을 알고 게임을 얘기해야 할 것 아닌가? 딱딱하고 재미없는 글자만 잔뜩 있는 책 한 권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다. 필자 역시 알고 있는 기반지식의 대다수는 게임을 통해 익히고 배우고 깨우친 것들이 많다.

부모들이 흔히 오해하고 걱정하듯이 게임이라고 전부 다 헐벗고 찌르고 때리고 피가 터지고 금전 거래하는 선정적이고 폭력성을 부추기며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들만 있는 게 아니다. (물론 이런 게임들은 문제성이 있다는 것도 맞다).

   
 

■ 호모모빌리언스 시대...적응하지 못하는 부모세대 자성해야

지금까지의 현생인류는 학습을 통해 문화적 진화단계를 거쳐왔다. 학교라는 교육기관에 의한 지식의 축적과 정보의 전달은 인류에게 다양한 문명을 탄생시켰고 보다 많은 문화적 혜택을 선사했다. 바로 최근까지도 말이다.

그래서 부모 세대들은 아직도 자신의 자녀들 역시 그 시스템 안에서 나름대로의 룰을 따르고 적응해서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끝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려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문명과 기술 진화의 변화 속도는 과거에 수 백 년 단위에서 수십 년 단위로 짧아졌고 최근에는 그 시간이 수 년 단위로 급격하게 짧아졌다.

오늘날의 인류는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를 거쳐 호모디지쿠스에 이어 다시 한 번 호모모빌리언스(Homo Mobilians)까지 새로운 인류상을 제시하고 있다. 호모모빌리언스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모바일 정보가 생활화된 현대인을 가리킨다.

지금의 자녀 세대들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금세 스마트 폰의 최신 기술들을 익숙하게 사용한다.

지금의 중 장년층 이상의 세대와 청소년 세대를 비교하면 IT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정보의 활용도나 사용분야에 있어 압도적인 비교수치로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인류는 호모사피엔스(지능을 가진 현생인류)에서 호모디지쿠스(디지털 시대의 신인류)로 진화해 가고 있고 이미 우리의 자녀 세대들은 진화를 마쳤다. 작금의 게임 질병 논란은 단순히 세대 간의 단절과 몰이해 때문에 발생하는 문화적 문제 현상이라기보다는 현생인류와 신인류의 문화적 충돌 시작 단계가 아닐까?

세상이 변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게임중독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게임을 호모모빌리언스의 시각을 빠지고 질병으로만 보는 시각 자체가 미래를 제대로 못보는 단견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눈에 닥친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피상적인 접근은 안된다. 질병코드가 아니라도 사회 안에서 충분히 자정이 가능하고, 토론해보면 해결이 가능하다. 세대적인 변하지 않는 건 과거시대에 빠져 적응하지 못하는 부모세대 우리 자신들이 아닌가 생각해 볼 때이다.

김대홍 게임톡 ‘게임별곡’ 필자.

   
 

김대홍은

직장인 개발자 생활 12년을 정리하고 현재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다. 게임톡의 인기 시리즈 칼럼 ‘게임별곡’을 200회 이상 연재 중이다.

무려 6년간 매주 월요일 한 번도 빠짐없이 마감하고 편집되어 게임마니아 사랑을 듬뿍 받았다.

‘종합부동산투자개발인프라그룹’ ㈜디에이치홀딩스 그룹의 대표이사로 ㈜디에이치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또한 ㈜디에이치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올해 중으로 게임개발 사업 및 유통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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