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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게임별곡
[게임별곡] ‘문명’ 판권 처분, 인포그램즈의 최대 실수인포그램즈, 아타리-마이크로프로즈 판권 싹쓸이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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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5  00: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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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3]
이미지 – 유투브(/watch?v=0gkJBi_bezU)

지금은 아타리라는 이름으로 제2의 부흥을 준비중인 인포그램즈라는 회사는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보다 남들이 만든 게임을 유통해서 유명해진 경우가 더 많다. 이번 편에는 인포그램즈가 유통을 하면서 유명해진 게임들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아니 반대로 유명한 게임 중에 어떤 게임을 인포그램즈가 유통했는지 알아볼까 한다.

일단 가장 유명한 게임 중에 하나를 꼽는다면 ‘문명(Civilization)’ 게임을 들 수 있다. 한때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명가로 이름을 날리던 ‘마이크로프로즈’에서 개발한 게임이었지만 이 좋은 게임을 만들어놓고도 회사의 경영이 악화되어 결국 다른 회사로 인수합병되었다.

이 때 마이크로프로즈를 인수한 회사가 팰콘 3.0으로 유명한 스펙트럼 홀로바이트다. 같은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명가끼리 합쳐졌기 때문에 무언가 엄청난 시너지가 나올 줄 알았지만, 반대로 회사의 규모가 비대해지면서 게임개발의 운영관리 효율성은 급속도로 떨어졌다.

스펙트럼 홀로바이트 역시 팰콘 시리즈 외에는 별다른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결국 해즈브로(Hasbro)에 인수되었다. 해즈브로는 장난감 회사로 유명한 회사였지만 장난감과 게임의 합작 프로젝트에 큰 꿈을 안고 여러 게임회사를 사들이고 있던 중이었다. 해즈브로는 마이크로프로즈를 인수한 스펙트럼 홀로바이트를 인수했고, 하는 김에 아타리도 인수했다.

   
[마이크로프로즈 + 스펙트럼홀로바이트 + 해즈브로 인터렉티브]
이미지 – 유투브(/watch?v=yMmaj-u0Muo)

아타리는 몰락한 이후 Tramel Technology에 의해 인수되었고 다시 JTS로 인수되면서 1998년 해즈브로에 인수 될 때 까지만 해도 해즈브로에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보였다. 1998년 아타리 인수와 더불어 마이크로프로즈의 주식 91%를 7000만 달러라는 거금으로 매입하면서 마이크로프로즈의 모든 게임의 저작권이 해즈브로의 계열사인 해즈브로 인터랙티브로 옮겨지게 된다.

이 때 해즈브로가 권리를 획득한 게임이 ‘문명’과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다. 해즈브로는 처음부터 게임 회사가 아니었지만, 장난감을 주로 구매하는 고객층이 자꾸만 게임쪽으로 이동하면서 불안감을 느껴 자신들의 장점이었던 장난감과 새로운 디지털 놀이 문화인 게임을 엮어 시너지 효과를 꿈꿨다. 하지만, 문명과 롤러코스터 타이쿤과 같이 뛰어난 명작 게임을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도에 전 세계를 강타한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해즈브로 역시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RollerCoaster Tycoon]
이미지 – 유투브(/watch?v=yx2URSwZ2xo)

해즈브로는 결국 원래 사업 분야도 아니었던 게임 사업에 잠시 손을 댔다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큰 피해를 입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언가 버려야 할 시기가 되자 가차없이 게임사업을 버렸다. 회사 전체의 주식 가격이 70% 가까이 폭락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에 잘 해왔던 것에 집중 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고육지책으로 게임사업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이 때 유난히 후각이 발달하여 땅 속 깊은 곳까지 냄새를 맡아 먹이 사냥을 하는게 특기인 아르마딜로가 움직였다. 2001년 인포그램즈가 해즈브로 인터랙티브를 사들인 것이다. 이로써 인포그램즈는 아타리의 게임판권과 마이크로프로즈의 게임 판권, 그리고 해즈브로가 유통했던 게임들의 판권까지 죄다 싹쓸이 하면서 문명과 롤러코스트 타이쿤의 판권까지 가져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작 희대의 게임 문명 시리즈를 개발했던 마이크로프로즈의 시드 마이어는 진작에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게임 회사 파이락시스(Firaxis)를 설립한 이후 ‘시드 마이어의 게티스버그’를 개발하는 중이었다. 시드 마이어 자신이 탄생시키고 자신이 키웠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팔려나가며 휘둘리는 회사에서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었고, 여러 복잡한 어른들의 비즈니스 사정으로 ‘시드마이어의 문명’ 이라는 이름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 저작자가 판권을 잃어 자신의 게임에 자신의 이름으로 더 이상 게임개발을 할 수 없는 기막힌 상황에서 결국 문명과 비슷한 느낌의 게임인 게티스버그를 개발했는데, 이제 막 설립한 회사에 개발자금마저 여유있던 상황이 아니었던지라 유통까지 도맡아 하기에는 버거운 상황이었다. 마땅한 유통사가 없었던 차에 구세주 EA가 나타나 파이락시스의 ‘시드마이어의 게티스버그’ 유통 계약을 체결하면서 게임을 출시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가슴 한 켠에는 못다 키운 문명에 대한 애환이 서려 있었다.

   
[Sid Meier's Gettysburg]
이미지 – 유투브(/watch?v=yEXQnmvF7xI)

시드 마이어의 게티스버그 이후에도 시드 마이어는 계속 게임을 개발했고 ‘시드 마이어의 알파 센터우리’라는 문명의 우주 버전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구천을 떠도는 시드 마이어를 긍휼히 여겼는지 인포그램즈는 아타리와 마이크로프로즈, 스펙트럼 홀로바이트, 해즈브로 인터렉티브 등 닥치는대로 인수하면서 2001년에는 시드 마이어가 새로 창업한 파이락시스와 유통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렇게 문명은 다시 정식 넘버링을 달고 ‘시드 마이어의 문명 III’ 편이 인포그램즈에 의해 출시 되게 된다.

인프로그램즈는 ‘문명’ 게임 타이틀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있었던 회사들을 모두 사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저작권을 시드 마이어에게 반납하지는 않았다. 시드 마이어는 자신의 이름을 달고 문명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지만,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 문명에 대한 저작권 소유가 언제나 가슴 속 깊은 곳에 이루지 못한 꿈과 같이 아쉬움처럼 남아 있었을 것이다.

   
[Sid Meier's Civilization III]
이미지 – 게임 타이틀 패키지 사진

그렇게 문명 3는 다시 한 번 희대의 게임으로 빅 히트를 기록했다. 전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인포그램즈 코리아가 유통을 맡아 한글판까지 출시하며 후속으로 확장팩까지 발매하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문명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며 출시 이후 빅 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 돈은 인포그램즈가 거의 가져갔고 시드 마이어는 단지 허울뿐인 명예를 얻었을 뿐이었다.

문명 게임은 1편과 2편으로도 이미 유명한 게임이었지만 3편에 이르러 거의 완성에 가까운 시스템을 만들었다. 문명3는 최초 발매 당시 인포그램즈 코리아가 유통했지만 불과 1년 뒤 2004년에는 아타리코리아가 유통을 맡았다. 하지만, 이것은 유통 회사가 바뀐 것이 아니라 이름이 바뀌었어도 어차피 같은 회사다(이름이 바뀌게 된 자세한 사연은 게임별곡 참조). 아타리를 인수한 인포그램즈가 회사의 지명도가 더 높은 아타리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같은 타이틀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프로즈와 스펙트럼홀로바이트와 아타리도 초기에 이름이 자주 왔다갔다 해서 도대체 진짜 개발사는 어디인가라는 혼란을 준 적도 있었다.

시드 마이어는 마이크로프로즈에서 문명 게임을 개발하던 시절 회사의 개발 방향과는 맞지 않는 게임개발을 제안했는데 그것이 ‘해적’이라는 게임이다. ‘시드 마이어의 해적’ 게임은 역사상 거의 최초로 개발자의 이름을 따서 게임의 타이틀을 정한 게임이다. 이것은 회사의 마케팅 방안으로 F-15 게임으로 이미 유명해진 개발자의 이름(시드 마이어)을 게임 타이틀에 넣자는 의견에 따라 시드 마이어는 내심 내켜하지 않았지만(쑥스러워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개발을 반대하고 있던 ‘해적’이라는 게임의 개발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시드 마이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제안에 결국 시드 마이어가 승낙하여 ‘시드 마이어의’가 붙는 게임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 동안 군사 전문 게임 개발 업체로 이름을 알렸던 마이크로프로즈는 당연히 이 게임이 흥행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회사의 예상과는 반대로 ‘시드 마이어의 해적’이 흥행에 성공하자 회사의 개발 정책을 ‘시드 마이어의’ 이름을 붙이는 시리즈로 이어가게 된다.

해적의 성공 이후 회사에서는 심시티의 성공을 보고 철도를 소재로 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을 제안하게 되는데, 그것이 ‘레일로드 타이쿤’이다. 현실에서도 너무나 지루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경영이라는 것을 게임의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에 회사 내부에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지만(특히 경영진), 그 우려는 보기좋게 빗나갔고 많은 사람들이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 빠져들었다.

그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은 마이크로프로즈는 더욱 더 거창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되는데 이 때 평소에 인류의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시드 마이어가 회사에 제안했던 프로젝트가 바로 ‘문명’이다. 그리고 ‘시드 마이어의 문명’ 출시 이후 시드 마이어는 최고의 게임 개발자라는 칭송을 받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지금까지도 게임 타이틀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거의 게임 개발자는 많지 않다. 그랬던 그에게 자신의 이름을 넣은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개발을 계속 할 수 없다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Sid Meier's Civilization IV]
이미지 – 유투브(/watch?v=sMfGzPIFIMU)

게다가 2004년 문명 시리즈의 판권을 2K에서 사들이면서 문명 시리즈의 앞날은 다시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2K는 문명 시리즈의 판권을 사들이면서 이것을 제일 잘 활용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알았다. 2K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시드 마이어를 지목했고, 결국 시드 마이어의 파이락시스 회사를 267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문명 4의 개발을 맡겼다.

그 후속작 V와 VI도 2K에서 유통을 맡았고 개발은 시드 마이어의 파이락시스에서 담당했다. 집 나간 아이가 드디어 다시 가정의 품으로 들어온 것이다. 아마도 문명의 판권을 팔아 버린 인프로그램즈는 지금쯤 땅을 치고 후회할 듯 하지만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문명이 문명다워지는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 아닌가 싶다.

   
[Sid Meier's Civilization VI]
이미지 – 유투브(/watch?v=WQYN2P3E06s)

문명이라는 최고의 게임을 두고 원저작자였던 개발자와 판권을 쥔 회사 사이에서의 갈등과 번민들이 한 번에 해결되어 지금도 문명은 계속 확장중이다. 그 당시 인포그램즈가 문명의 위세를 몰라서 이 위대한 게임의 판권을 처분했던 것은 아니다. 인포그램즈 코리아에서 정식 발매했던 문명 3는 한글화까지 하는 정성을 들였지만 그 당시 인포그램즈는 인포그램즈 코리아에서 아타리 코리아로 변경되면서 지사장의 공석 문제 뿐만 아니라 경영의 어려움으로 국내 철수를 고려하고 있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포그램즈 지사 역시 아타리로 사명이 변경 되는 과정에서 지사장들의 퇴사와 공백이 이어지면서 결국 전 세계 지사들 역시 차례대로 문을 닫거나 다른 회사에 매각되는 수순을 밟게 되었다.

이 때 정리된 전 세계의 아타리 지사들을 반다이남코에서 인수하게 되었고, 결국 인포그램즈는 아타리라는 이름을 얻은 대신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되었다. 그 중에서 아마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 ‘문명’이 아닐까 싶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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