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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게임별곡
[게임별곡] KOEI 최고 개발자의 정체…알고보니 창업주경영자와 최고 개발자를 오가며 비밀리 활동한 에리카와 요이치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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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2  05: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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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EI의 신작 게임인 ‘결전’의 발표회장에는 정작 발표의 주제인 결전이라는 새로운 게임보다는 KOEI의 유명 개발자로만 알려져 있던 시부사와 코우라는 인물을 만나기 위해 일본 전 지역의 기자들이 모였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역사적 인물 오다 노부나가를 소재로 하는 신장의 야망(노부나가의 야망)시리즈를 통해 유명해진 개발자이며 이웃나라 중국의 역사인 삼국지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시리즈로 만든 개발자로도 유명하고 몽골의 징기스칸 시리즈도 게임으로 개발한 KOEI의 정예 개발자이자 최고 개발 책임자인 ‘시부사와 코우’가 신작 게임 ‘결전’의 발표회장에서 직접 발표를 한다는 소문에 일본 전국 각지에서 기자들이 모여들었다(그런데 일본, 중국, 몽골 역사 게임 다 만들어도 한국 역사 게임은 왜 만들었을까).

1999년 KOEI의 창립 20주년이 되면서 이제 회사가 ‘성인식’을 맞이했다고 생각한 창업자 에리카와 요이치는 KOEI의 대표이사 직함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된 결전 게임의 발표회장에서 직접 신작 게임의 발표를 시부사와 코우라는 KOEI 최고의 개발자에게 맡겼다.

그렇게 모두가 궁금해하고 기대하던 시부사와 코우가 20년만에 드디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며 신작 게임의 발표회장에서 직접 발표를 한다는 것은 신작 게임보다도 더 큰 뉴스거리가 되는 내용이었고 당연히 이 역사적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시부사와 코우를 직접 보기 위해 발표회장에 모였다.

드디어 역사적인 발표시간이 되어 그 날의 주인공 시부사와 코우가 등장하였는데, 발표회장에 모인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발표회장에 나온 것은 그들이 기다리고 있던 시부사와 코우가 아니라 ‘에리카와 요이치’ KOEI 창업주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마도 창업주가 직접 노고를 치하하고 자사의 최고 개발 책임자를 직접 소개시키려고 하는가 보다 했지만 그 다음 에리카와 요이치의 발표는 온 발표회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제가.. 시부사와 코우입니다.”

잠시의 적막과 같은 고요함이 발표회장을 감돌고 이내 정신을 차린 기자들은 연 이어 셔터를 눌러댔고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이건 특종 중에서도 일면을 장식할만한 특종이었다. KOEI 최고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얻고 유수의 명작 게임을 총괄하던 시부사와 코우가 사실은 에리카와 요이치 KOEI 창업자였다.

   
[시부사와 코우(본명:에리카와 요이치)]
이미지 - https://www.koeitecmo.co.jp/company/message/

원래 그 날 발표회장에서 KOEI가 발표하려던 신작 게임 결전은 플레이스테이션 2의 초기 작품이며 6,800엔의 가격이 고지되어 있었고 KOEI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신작 게임으로 세키가하라 전투의 시대적 배경으로 주제로 한 일본의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이시다 미쓰나리의 역사적인 동군, 서군 전투를 주제로 한 실시간 전략 시물레이션 게임으로 주목 받을 예정이었지만 그 모든 것들은 에리카와 요이치의 충격 발표로 아무도 게임에 대해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그 날의 발표는 충격적이었다. 20세기가 저물고 21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에 KOEI는 PS2용 신작 게임 결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삼국지 시리즈를 비롯해 신장의 야망과 다수의 게임을 총괄한 최고 개발자였던 시부사와 코우는 그렇게 발표회장에 등장했다.

   
[KOEI TECHMO]
이미지 - https://www.koeitecmo.co.jp/

KOEI라는 회사는 에리카와 요이치 부부에 의해 시작되어 에리카와 요이치의 독학으로 첫 게임을 개발한 이후 계속해서 역사를 소재로 하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들을 개발해왔다. 주요 작품으로 신장의 야망 시리즈를 비롯하여 삼국지 시리즈와 대항해시대 시리즈 등을 개발하며 일본의 유명 게임 개발사로 거듭났지만, 정작 에리카와 요이치 창업주는 이 부분에 늘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정작 자신은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로서 최고의 즐거움을 느꼈지만 예상 이상으로 커져가는 회사의 창업자라는 자리는 온전히 게임 개발하는 개발자로서 그냥 놔두지 않았다. 점점 커져가는 회사에서 인력관리는 물론이고 차기 프로젝트의 진행과 외부 업체와의 미팅 그리고 세무, 회계적인 부분과 운영 관리 등에 하루 종일 결제와 회의를 거듭해도 일은 쌓여만 갔고 그런 와중에도 틈틈이 아무도 모르게 시부사와 코우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게임 개발에 발을 빼지 않고 오랜 기간을 그렇게 숨어 지낸 것이다. 회사 창업자로서 그리고 최고 경영자로서의 위치와 게임 개발자로서의 위치를 철저하게 구분해야 했던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말 자신의 일생을 어디에 써야 할지 본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민하고 고심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신장의 야망 1 (1983)]
유투브(watch?v=Y0D1s9FD3G4)

에리카와 요이치, 아니 시부사와 코우는 그렇게 세상에 자신을 알리며 이제 회사의 창업자나 대표이사 회장과 같은 직함으로 회사를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 안에서 온전히 게임 개발에 몰두 할 수 있는 개발자로서의 입장으로 살아 가고자 선언한 것이다.

에리카와 요이치가 창업 초기부터 역사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들었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인데 고등학교 시절 은사였던 담당 선생님이 역사 과목을 공부할 때는 시험을 위한 단순암기만을 하지 말고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생각이나 살아가는 모습에서 배움을 얻으라고 가르쳐 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일본의 토치기현 아시카가시는 일본에서도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이 많기로 유명한 지역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KOEI 창업 초기 개발했던 게임도 역사를 소재로 한 ‘가와나카지마 전투’였다. 첫 게임으로 가와나카지마 전투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든 것은 그가 태어난 토치기현의 아시카가는 ‘아시카가 다카우지(足利尊氏)’라는 무로마치 막부 시대의 쇼군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시카가 다카우지의 집안은 원래 겐지 계열의 명문 가문으로 가마쿠라 막부의 세력가문이었다. 일본의 드라마나 게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인물로 KOEI의 게임에서도 징기스칸 시리즈에도 등장하며 신장의 야망 시리즈에서도 등장하는 등 KOEI의 창업자 에리카와 요이치의 고향 인물이기 때문인지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다만 게임에서 등장하는 능력치는 정치력 82, 전투력 76, 지모 85에 농업과 외교, 기동, 공성의 특기를 갖는 캐릭터로 A급 능력치의 캐릭터는 아니지만 게임 내에서 중요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그렇게 처음 개발을 시작한 가와나카지마 전투 게임은 출시하자마자 빗발치는 주문 문의로 다음 작을 준비해야 했고 곧 이어 게임의 소재를 일본 전국으로 영역을 확대하여 1983년 신장의 야망(노부나가의 야망)이라는 게임으로 출시되었다. 그렇게 출시 된 신장의 야망 게임은 일본 전국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일으키며 가와나카지마 전투 게임과 함께 하루 종일 주문 받은 게임을 포장하는 일까지 도맡아 했던 에리카와 요이치는 회사의 주업종을 아예 게임개발, 판매업으로 전환하는데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신장의 야망 1 (1983)]
유투브(watch?v=Y0D1s9FD3G4)

게임 하나가 몇 달 동안 벌어들인 돈이 몇 년간 염료사업을 해서 얻은 매출보다 훨씬 더 컸던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이유는 바로 게임을 개발하는 자신이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었다는 점이었다. 좋아하는 역사를 소재로 하여 게임을 만들어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고 게다가 수익도 발생하니 그 보다 좋은 일이 없었다. 매일 같이 전화와 편지로 그가 만든 게임을 즐겨 하고 있다는 팬레터가 쇄도했다. 염료업을 하면서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창작자로서의 존재 의미를 찾고 자신이 좋아하는 역사라는 분야를 게임이라는 콘텐츠로 풀어낸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되면서 비로소 자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찾아 낸 것이다.

에리카와 요이치는 본격적인 역사 시뮬레이션 장르를 게임으로 개발하는 일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자신이 있었던 일본의 역사를 선택했다. 신장의 야망 시리즈를 시작으로 자신감을 얻은 에리카와 요이치는 신장의 야망 게임에 사용한 게임 엔진과 시스템을 활용하여 일본의 역사보다 더 확장되어 있고 동남아 일대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콘텐츠인 중국의 역사인 삼국지를 소재로 게임을 만들기로 한다. 그것이 삼국지 시리즈의 시작이다.

   
[삼국지 1]
유투브(watch?v=yFapMmzeGWE)

삼국지는 중국의 역사이기는 해도 중국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의미로던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 일대에서도 유명한 콘텐츠로 이미 수 차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도 활용 되었고 소설이나 만화, 애니메이션 등 범 국민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역사 콘텐츠다.

중국의 또 다른 역사인 수호지에 비해 한국, 일본에서 특히 인기 있는 삼국지는 유명한 작가들이 한 번쯤은 작품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탐내는 소재인데 일본에서는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삼국지 만화가 유명하다. 일본에서 1971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삼국지는 장장 17년의 세월에 걸쳐 1987년까지 장기 연재된 인기 만화였다. 우리나라는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가 1978년부터 연재를 시작해서 양국을 대표하는 삼국지 만화가 되었다.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삼국지는 총 60권 세트로 국내에는 ‘전략 삼국지’라는 이름으로도 출간되었다.

   
[삼국지 1]
유투브(watch?v=yFapMmzeGWE)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 삼국지는 일본의 유명한 작가인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연의 번역본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만화 삼국지를 그리기 훨씬 이전인 1939년 도쿄 마이니치 신문에 연재된 장편 소설이었다. 우리나라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 역시 아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에 영향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에 KBS에서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기도 했었다. 원작의 나라인 중국인 당연하고 한국과 일본에서도 유명한 삼국지는 정작 KOEI라는 일본회사가 만들었다. 삼국지를 소재로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KOEI 외에도 여러 회사에서 만들었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삼국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KOEI의 삼국지 게임밖에 없을 정도로 에리카와 요이치가 만든 KOEI의 삼국지는 전 세계를 평정했다.

   
[삼국지 1]
유투브(watch?v=yFapMmzeGWE)

에리카와 요이치는 풍부한 역사적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기존의 역사에 자신만의 의미를 더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는데 그래서 KOEI라는 회사의 이름을 다른 해석으로 ‘REKOEITION(Re + KOEI + Tion)’ 즉, KOEI라는 회사가 기존의 역사를 재해석하여 새롭게 만들어낸 역사라는 뜻이라는 말에 잘 맞게 다양한 역사 게임들을 만들었다.

(다음 편에 [삼국지] 시리즈편이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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