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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게임별곡
[게임별곡] 이와타 말 한마디로 죽었다 살아난 ‘동물의 숲’닌텐도 4대 사장 고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스위치’와 ‘동물의 숲’ 남겨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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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30  0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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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타 사토루(岩田聡, いわた さとる). 사진= elmundotech 닷컴]

전 세계가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열풍이다. 그 동안 게임업계에서도 보기 힘든 제품의 품귀현상까지 일어날 정도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지금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아마도 5월 가정의 달이 시작되면 아직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나 ‘모여봐요 동물의 숲’ 게임을 갖지 못한 자녀들로부터 공세에 시달리는 부모님들의 풍경이 눈에 훤할 정도이다.

물론 어린 아이들만 ‘동물의 숲’ 게임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출시부터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화제몰이를 한 이 게임은 청소년부터 성인들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에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재미있는 첫 기획할 때는 "과연 잘 되거냐"며 천덕꾸러기였다는 것, 그리고 이와타 시토루 전 사장이 "잘 될 거 같다"는 말 한마디로 대반전을 이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동물의 숲'의 흥행 돌풍 못지 않게 게임 탄생의 스토리도 주목받고 있다.  

■ ‘미운 오리새끼’된 동물의 숲 기획팀, 이와타 사토루 “잘 될 것 같다”

지금도 SNS에서는 심심치 않게 동물의 숲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만인의 사랑을 받는 게임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이와타 사토루(岩田聡)’의 힘이 컸다.

닌텐도 내부에서 ‘동물의 숲 게임’ 기획안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닌텐도의 경영진은 이 게임의 흥행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었다. 별다른 실적 기대를 할 수 없는 게임이라고 판단되어 개발자체를 승인하지 않았다.

‘동물의 숲’ 개발팀은 같은 편이라 믿었던 다른 개발팀조차도 이 게임의 기획서를 보고 가능성이 없다는 말에 상심했다. ‘동물의 숲’ 게임은 닌텐도 내부에서도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지만 당시 닌텐도의 경영기획실장으로 있던 이와타 사토루가 “재미있어 보입니다. 잘 될 것 같군요”라는 말을 한 것이 개발팀에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동물의 숲’ 시리즈 프로듀서 노가미 히사시. 사진=닌텐도 홈페이지]

이와타 사토루는 이후 닌텐도의 4대 사장으로 취임하는 주요 인물로 전대 사장인 ‘야마우치 히로시’가 야쿠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것에 빗대어 ‘인텔리 야쿠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의 성향과 성품을 잘 표현하는 별명이다.

이와타 사토루는 “게임은 어렵고 복잡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들이 재미있게 받아 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그의 사상에 따르면 닌텐도의 게임들은 저 연령층에서부터 고 연령층은 물론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했고 ‘동물의 숲’ 시리즈는 그의 사상에 가장 잘 부합되는 게임이었다.

■ ‘동물의 숲’ 처음 기획 20대 애송이 프로듀서...20년 시리즈 총괄

닌텐도의 제작본부 부본부장이자 당시 ‘동물의 숲’ 시리즈 프로듀서였던 ‘노가미 히사시(野上 恒)’는 이와타 사토루에게 ‘그때 자신들에게 한 말이 큰 격려가 되었고 자신들이 기획한 게임에 대해 확신을 갖고 개발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노가미 히사시 - 이와타 사토루에게 한 감사의 말. 닌텐도 홈페이지]

‘동물의 숲’을 처음 기획할 때 20대의 애송이 프로듀서였던 노가미 히사시는 2001년 ‘동물의 숲’을 시작으로 2002년 ‘동물의 숲+’, 2005년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과 2008년 ‘타운으로 놀러가요 동물의 숲’, 2012년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2015년 ‘동물의 숲:해피 홈 디자이너’, ‘동물의 숲: 아미보 페스티벌’과 2016년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 아미보+’, 2017년 ‘동물의 숲: 포켓 캠프’에 이어 최근 2020년 ‘모여봐요 동물의 숲’까지 근 20년 가까이 동물의 숲 시리즈를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다.

어쩌면 그 당시 이와타 사토루의 응원 한 마디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르는 그이기에 노가미 히사시가 이와타 사토루에게 갖는 존경과 애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 알바생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인수 HAL연구소 사장 올라

이와타 사토루는 사장이기 이전에 유능한 프로그래머이자 게이머이기도 했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마스터하여 대학 시절에는 HAL연구소에서 아르바이트로 프로그래밍 일을 맡아 하기도 했었을 만큼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와타 사토루 본인 스스로가 유능한 프로그래머이자 기획자이자 게이머로서의 통찰력을 지닌 인물이었기에 ‘동물의 숲’이라는 게임의 가능성을 눈 여겨 보고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이다. 

   
[별의 커비. 사진=닌텐도 홈페이지]

 이와타 사토루가 아르바이트로 처음 일을 시작한 HAL연구소는 닌텐도의 세컨드 파티로 ‘별의 커비’시리즈를 비롯하여 많은 히트작을 만든 게임 개발사이다.

이와타 사토루는 HAL연구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정식으로 HAL연구소에 입사하여 게임 프로그래밍 일을 계속했다.

닌텐도에 입사하기 이전에는 ‘벌룬 파이트’라는 게임을 닌텐도 패미컴용으로 이식한 적이 있는데 당시 오락실(아케이드 센터)기계 보다 게임기용이 더 매끄럽게 작동하는 것을 보고 닌텐도의 기술진들이 이와타 사토루에게 직접 패미컴의 6502 CPU 프로그래밍을 배우러 오기도 했다는 것은 전설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가 다니던 HAL연구소가 1992년 파산하게 되자 닌텐도는 HAL연구소를 인수하기로 하고 대신 조건으로 ‘이와타 사토루’를 HAL연구소의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앉히는 조건을 걸었는데 이때의 인수를 계기로 이와타 사토루는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알바생에서 사장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와타 사토루(왼쪽)와 미야모토 시게루. 사진=닌텐도 홈페이지]

■ 야쿠자 별명 마우치 히로시, 반대 속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경영기획실장 영입

그리고 2000년 닌텐도 내부에서(외부에서도 그렇게 불렸지만..) 야쿠자로 불리는 3대 사장 야마우치 히로시에 의해 닌텐도의 경영기획실장 자리로 입사하게 되었다. 닌텐도 내부에서도 이 인사에 대해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야쿠자로 불리는 절대적 권력자 야마우치 히로시가 직접 점 찍은 인물이라는 말에는 아무도 대꾸하지 못했다. 야마우치 히로시는 인재를 보는 식견이 탁월했다. 야마우치 히로시에 의해 지위를 보장받은 이와타 사토루와 같은 이유로 야마우치 히로시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던 ‘마리오의 아버지’이자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와 함께 닌텐도를 이끌었다.

이와타 사토루는 일찍이 닌텐도의 수장으로부터 그 지위를 인정받았으니 그의 권세 역시 남달랐다. 그런 이와타 사토루가 모두가 반대하는 ‘동물의 숲’ 게임을 보고 ‘이 게임은 잘 될 것 같으니 힘내보라’는 한 마디는 그냥 개인이 하는 말 한마디와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동물의 숲’ 개발팀은 닌텐도의 절대 권력자의 비호를 받으며 그 뒤로 게임 개발에 대한 대의와 명문을 얻어 게임 개발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당시 이와타 사토루는 그저 자신의 소신에 맞는 게임기획을 보고 지나가는 말로 응원 한마디 했을 뿐이었을지는 몰라도 그 말 한마디가 지금의 ‘동물의 숲’ 시리즈가 시작 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시 이와타 사토루의 말은 곧 야마우치 히로시의 말이기도 했고 그것은 닌텐도 전체의 방향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권력에 복종한다든가 권위에 굴복하는 문제라기보다는 닌텐도 내부에서도 닌텐도를 이끄는 수장 야마우치 히로시에 대한 존경과 그가 극진히 모시며 대우하는 인재들에 대한 닌텐도 직원 전체의 인정과 수긍이었다. 실제로 되지도 않는 일을 억지와 강압적으로 하라고 한다면 그에 따를 사람들도 없었고 지금의 닌텐도 또한 없었을 것이다.

   

[이와타 사토루 추모. 출처 =트위터]

https://twitter.com/AlysiaJudge/status/620510911221133312/photo/1

■ 갑자기 세상을 떠난 이와타 사토루, 게임팬들에게 ‘닌텐도 스위치’와 ‘동물의 숲’ 선물

그렇게 닌텐도의 3대 사장 야마우치 히로시에 뒤를 이어 닌텐도의 4대 사장으로 닌텐도를 이끌었던 이와타 사토루는 2014년 6월 담관암으로 수술을 받고 휴식기를 거쳐 10월에 경영에 복귀했지만 2015년 7월 11일 55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이와타 사토루는 생애 마지막으로 추진하던 ‘프로젝트 NX’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이 세상에 남기고 간 ‘프로젝트 NX’는 2017년 3월 ‘닌텐도 스위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출시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참고로 이와타 사토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프로젝트 NX에서 ‘NX’가 무슨 의미였는지는 현재 닌텐도 내부에서도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후임자인 ‘키미시마 타츠미’조차 모른다고 했다.

여기에는 많은 추축들이 있지만 닌텐도(N)의 스위치 게임기가 거치형 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를 '크로스(X)' 시킨다는 의미가 하는 추측이 많다. 하지만, 필자는 거기에 더해 다른 의미로 ‘닌텐도에서 제안하는 새로운(즐거운) 경험’이라는 의미라는 뜻에서 ‘New Experience’라는 의미에서 ‘NX’라 지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닌텐도 스위치(Project NX)]

이와타 사토루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그는 우리에게 스위치라는 게임기와 모여봐요 동물의 숲 이라는 게임을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명함 속에 저는 한 회사의 사장입니다. 제 머릿속의 저는 게임 개발자입니다. 하지만, 제 마음 속의 저는 게이머입니다.”

그가 생애를 통해 추구하며 진정으로 바라던 좋은 게임들이 이 세상에 많아지기를 기원하며 언제나 좋은 게임과 함께 우리들의 기억 속에 머물기를 바란다. 게임의 가능성을 믿었고 게임의 순기능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그 해답을 우리에게 보여준 이와타 사토루에게 다시 한 번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Thank you, Mr. Iwata.”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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