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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PC엔진 최고 게임 ‘랑그릿사’…사토시 그림체 명성NCS 메사이아서 개발 ‘엘스리드’의 후속작 출발....시작하는 이야기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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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2  07: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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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엔진(PCエンジン, TurboGrafx-16)용 게임 중에 최고의 게임을 꼽으라면 아마도 그 순위에는 “랑그릿사”가 들어갈 것이다. 랑그릿사 시리즈(ラングリッサー シリーズ, Langrisser Series)는 ‘일본 컴퓨터 시스템(Nippon Computer Systems)’에서 개발한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랑그릿사 시리즈는 PC엔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되어 PC엔진 전용 게임은 아니었지만 PC엔진용 게임 중에서 할만한 게임을 꼽을 때 순위 안에 꼽히는 명작 게임 중에 하나다.

NCS(일본 컴퓨터 시스템)산하의 ‘메사이아(メサイヤ, MASAYA)’에서 개발한 랑그릿사 시리즈는 메사이아에서 개발한 ‘엘스리드’라는 게임의 후속작으로 시작된 게임이었다. 랑그릿사의 선조격인 엘스리드는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게임 이름의 왕국(엘스리드 왕국)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엘스리드(Elthlead)]https://www.giantbomb.com/elthlead-senshi/3030-33113/images/

  ■ ‘엘스리드’의 후속작이자 외전 3부작 개발 실패...새 게임 ‘랑그릿사’ 도전

‘엘스리드’는 1987년 출시한 게임이다.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중 고전 명작을 꼽을 때 항상 빠지지 않고 상위 순위에 거론되는 ‘파이어 엠블렘’보다 훨씬 먼저 출시되었다. 이 때문에 판타지 세계관을 소재로 하는 최초의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라 불리기도 한다.

‘엘스리드’가 기대 이상으로 성공을 거두자 개발사였건 메사이어에서는 성공한 게임을 본편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볼 계획으로 ‘엘스리드’의 후속작이자 외전 격으로 ‘가이아의 문장’, ‘가이프레임’과 ‘랑그릿사’ 시리즈를 만들었다.

본편인 ‘엘스리드’와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공유하는 일종의 평행우주론 같은 개념이었다. 하지만, 가이아이의 문장은 ‘엘스리드’에 스토리를 추가한 정도의 소극적인 변화에 그쳐 큰 인기가 없었다. 스토리를 변화시키는 정도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가이프레임’에서는 ‘엘스리드’에서 수 천 년이 지난 SF세계를 도입해 메카(로봇)들의 전투를 다루는 마치 ‘워해머’와 ‘워해머 4’만 같은 관계의 게임이 되었다.

물론 ‘가이아’ 시리즈는 삼부작이나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었다. 가이아 시리즈의 흥행 참패 이후 메사이아는 다시 기존인 판타지 세계관으로 돌아와 스토리를 전면 수정하여 새로운 게임을 만들었는데 그 게임이 바로 ‘랑그릿사’라고 불리는 게임이다.

‘랑그릿사’의 시대 배경은 전편 가이프레임이 너무나 시대 배경을 멀리 잡은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는지 ‘엘스리드’의 세계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대적 배경으로 시작한다. ‘랑그릿사’는 ‘엘스리드’ 왕국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되었고 ‘지크하르트’왕의 후손들이 ‘엘스리드’왕국을 계승하는 ‘발디아’라는 새로운 왕국을 세운 시점부터 시작한다. 마치 고구려 멸망 이후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의 건국 스토리와 같은 내용이다. 

   
[랑그릿사(ラングリッサー, Langrisser)]유튜브(/watch?v=iB4CVACopKI)

   ■ ‘랑그릿사’는 총 5편의 정규 시리즈 출시...PC엔진 버전이 가장 유명

‘랑그릿사’는 총 5편의 정규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그 중 ‘랑그릿사’ 1편과 2편이 ‘엘스리드’의 후속작으로 출시되었고 ‘랑그릿사’ 3편부터 ‘엘스리드’와 별개의 스토리로 만들어졌다.

시리즈 1편은 세가의 메가드라이브용으로 발매되어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다. 후에 세가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이식되었고 PC판으로는 드물게 한글화 되어 정식발매 된 게임이기도 하다.

당시 메가드라이브(MD)용으로 출시되었던 ‘랑그릿사’는 삼성이 세가의 메가드라이브 게임기를 ‘슈퍼 알라딘보이’로 유통하면서 국내 수입되는 게임들의 한글화 작업도 진행했다. 자막이나 음성까지 전부 한글화된 것은 아니었지만 매뉴얼이라도 한글로 번역하여 출시한 것도 당시에는 흔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 랑그릿사는 메가 드라이브 게임기를 구매한 유저들이 필수로 구매해야 하는 게임 목록에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상대 진영인 닌텐도의 슈퍼 패미컴에 비해 세가의 메가 드라이브의 약점으로 꼽혔던 RPG의 부재가 늘 유저들의 아쉬움이자 소망이었고 ‘랑그릿사’의 등장은 그런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이었다.

   
[랑그릿사(ラングリッサー, Langrisser)]유튜브(/watch?v=iB4CVACopKI)

물론 ‘랑그릿사’는 정확히 말해 RPG가 아니라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 장으로 구분되지만 당시에 RPG나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확연한 구분점이 두고 구분하는 유저보다는 그냥 판타지 느낌이 나고 칼 들고 방패 들고 마법 좀 쓰는 게임이면 다 비슷한 게임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케이드나 슈팅같이 쏘고 부시기만 하는 질 떨어지는(?) 게임만 난무하던 메가 드라이브 진영에도 드디어 폼 잡고 할만한 게임이 등장한 것은 샤이닝 포스나 ‘랑그릿사’ 같은 게임이 나오고 나서부터였다. 최초 메가 드라이브용으로 출시하고 이후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식되었던 ‘랑그릿사’ 게임은 그 중에서 PC엔진 버전이 제일 유명하다.

■ PC엔진 이식판 애니메이션 방불한 비주얼 장면-풍부한 음성

PC엔진 이식판이 유명한 이유는 PC엔진 특유의 차별화된 대용량 중심 콘텐츠가 강화된 이유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을 방불케 하는 게임 중간중간에 비주얼 장면과 함께 풍부한 음성 지원 등으로 많은 ‘랑그릿사’ 팬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오히려 뒤늦게 등장한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의 ‘랑그릿사’는 대용량 매체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등이 대폭 삭제되고 음성 지원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분량으로 오히려 퇴보한 것이 아니냐 하는 비난을 많이 받았다.

   
[랑그릿사 - PC엔진]유튜브(/watch?v=JCT_k_CSVE4)

‘랑그릿사’는 플랫폼 별로 퀄리티가 상이한 게임으로 그 중에 PC엔진 버전이 제일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PC엔진 버전의 ‘랑그릿사’가 호평을 받았던 이유는 그래픽적인 부분만은 아니었다. 사실 그래픽적인 부분에서도 인게임(In-Game) 부분은 다른 플랙폼에 비해 특출 날 정도의 차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게임 중간에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비주얼 씬이 애니메이션처럼 구현되어 있는 것이 특장점이었다.

여기에 더해 캐릭터들의 풀 보이스 음성 지원과 BGM까지 따로 녹음한 곡을 재생하는 방식을 썼던 PC엔진판 ‘랑그릿사’에 비해 타 플랫폼의 ‘랑그릿사’의 경우에는 콘솔 게임기 자체 음원칩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구현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BGM의 음질차이가 확연할 수밖에 없었고 수려한 그래픽과 동영상(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전부 음성으로 말하는 풀 보이스 지원과 별도로 레코딩한 BGM지원 등 당시 PC엔진의 ‘랑그릿사’는 게임 타이틀로서는 이례적으로 초호화 버전의 게임을 출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랑그릿사’는 단지 그래픽이나 사운드의 월등함 때문에 인기를 얻은 게임은 아니다. 게임 내 스토리의 분기점이 존재하는 방식이나 캐릭터들이 전직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기병과 창병, 보병이 서로 상성관계를 갖고 있으며 지형을 활용한 전략도 가능한 점이 ‘랑그릿사’의 특징이었다. 지금에야 흔한 설정이지만 당시에만 해도 획기적인 내용으로 평가받았다.

■ ‘랑그릿사’하면 일러스트 연상...‘우루시하라 사토시’ 특화된 그림체

‘랑그릿사’ 게임은 이렇게 게임 자체만으로 놓고 봤을 때도 수작이었지만 게임 자체의 재미뿐만 아니라 게임의 일러스트로도 유명했던 게임 중에 하나다.

‘랑그릿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게임의 일러스트를 먼저 떠올릴 정도로 게임의 일러스트가 굉장히 유명한데 ‘랑그릿사’의 일러스트는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가 담당했다.

우루시하라 사토시는 ‘랑그릿사’ 1편부터 5편까지 전체 시리즈의 메인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담당했다. 그런데 우루시하라 사토시는 유명 애니메이션 ‘건버스터 톱을 노려라!’ 제작 당시 작화팀에 소속되어 원화 작업을 할 때부터 이미 여체 특유의 선을 살린 그림체로 유명했었다.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그림만 봐도 어?하고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만의 특화된 그림체가 형성되어 있는 작가로 유명하다. 

   
[우루시하라 사토시(うるし原智志)]https://www.famitsu.com/news/201811/09167249.html

우루시하라 사토시는 유명 애니메이션에도 참가한 경력이 화려한데 TV애니메이션 ‘던전 앤 드래곤 애니메이션’이나 지상 최강의 엑스퍼트팀 G.I. 죠, 성총사 비스마르크, 북두의 권, 작은 아씨들, 돌격 남자 훈련소, 러브히나(크리스마스 특별편),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모모큔 소드, 일곱 개의 대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작품에서 원화나 작화감독 등으로 활동했다.

그 외에도 OVA나 극장판 애니메이션에도 참여했는데 갈포스(ガルフォース, Gall Force)라던가 아키라(AKIRA), FSS(파이브 스타 스토리), 토에이 삼국지, 크라잉 프리맨, 공작왕, 버블검 크라이시스, 쇼난 폭주족 등의 작품에서 원화, 작화감독 등으로 참여했다.

우루시하라 사토시는 그 외에도 만화책이나 다수의 단행본에도 그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온 가족이 화목하게 다 같이 보기에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는 속칭 ‘후방주의’성격의 그림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별명 중에 하나가 ‘털토시’인 것만 봐도 상당히 위험한 그림들이 많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털토시의 유래는 나체에 음모까지 세밀하게 그려대는 탓에 ‘털토시(털 + 사토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왠지 본인은 이 별명에 만족하는 듯 하다). 

   
[랑그릿사(ラングリッサー)]유튜브(/watch?v=RGPSXjx19Us)

우루시하라 사토시는 이런 위험한(?) 노출 수위의 작품 활동을 하는 것 외에도 그럭저럭 건전한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무난한 수준의 게임에도 많은 참여를 했다. 그 중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랑그릿사’ 시리즈와 ‘중장기병 발켄’, ‘아마란스’ 시리즈, ‘그로우랜서’ 시리즈 등이다.

그로우랜서(グローランサー, Growlanser)시리즈의 경우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 감독을 우루시하라 사토시가 담당했는데 이 게임의 핵심 개발팀도 ‘랑그릿사’ 시리즈를 개발하던 사람들이다. ‘랑그릿사’ 게임은 게임의 시스템보다 게임의 박스 패키지, 일러스트로도 유명한 게임 중에 하나다. 대다수의 게임들이 박스 패키지 그림이나 일러스트 광고 등을 잘 기억하지 못 하는 것에 비해 ‘랑그릿사’는 우루시하라 사토시 특유의 한눈에 각인 되는 그림체로 게임 전체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특히 여성 캐릭터의 경우 우루시하라 사토시 특유의 방어도 개념으로 작화가 이루어져 거의 대부분이 맨살이 드러나 있다. (그래서 더 유명해졌다).

■ ‘랑그릿사=우루시하라 사토시 그림’...그가 빠진 외주작 맹렬한 비난 속 쓸쓸한 퇴장

‘랑그릿사’ 게임은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그림이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그림은 유명하다. 실제로 그가 작품에 참여하지 않았던 ‘랑그릿사 밀레니엄’의 경우 시리즈 전체로 치면 6편에 해당하는 후속작인데 이 당시 ‘랑그릿사’를 개발하던 메사이아는 우루시하라 사토시와 결별하고 산타 엔터테인먼트라는 다른 회사에 외주개발을 맡겼다.

그 결과 ‘랑그릿사=우루시하라 사토시 그림’ 이라는 공식이 시리즈 1편부터 뿌리 깊게 각인 되어 있던 ‘랑그릿사’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결국 ‘랑그릿사 밀레니엄’은 기대 이하의 저조한 실적을 거두고 쓸쓸히 퇴장할 수밖에 없었다.

   
[카이샤쿠 - 神無月の巫女(신무월의 무녀)]

‘랑그릿사’ 골수 팬들에게는 ‘랑그릿사 밀레니엄’이 시리즈 전체의 숨통을 끊어버린 저주받은 작품이라고까지 비난할 정도로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

솔직히 캐릭터 디자인이나 작화를 ‘강철천사 쿠루미’를 담당했던 치노헤 테루마사(七戸輝正), 오오타 히토시(太田仁) 2인조로 구성된 팀 ‘카이샤쿠’에게 맡긴 것이 실패의 원인은 아니다. 카이샤쿠 역시 나름의 인지도를 얻으며 자신들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인데 그림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게임 시스템이 전작들에 비해 엉망인 부분들이 많아 결국 싸잡아 그림까지 욕을 먹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카이샤쿠는 대체적으로 백합 장르의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장르적 특성 때문에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편이다.

처음에는 성인지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강철천사 쿠루미’ 연재부터 소년잡지 중심으로 바뀌었지만 번외로 동인지 등에서 활동하면서 성인물 중심의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원반황녀 왈큐레’나 ‘강철천사 쿠루미’, ‘코시로와 영원의 하늘’등의 작품을 보면 대체적으로 무난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을 잘 소화하는 듯하지만 스토리의 난해한 전개와 특수한 상황 설정의 소재 선정 등의 문제로 작품성 논란이 있어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단지 성인 취향의 캐릭터 디자인이라는 부분만 놓고 봤을 때는 우루시하라 사토시 역시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말이나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깊이’가 다르다.

많은 팬들이 그의 그림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가 그린 작품들이나 캐릭터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게임들을 해보면 자연스럽게 수긍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랑그릿사’는 시리즈 6번째 ‘랑그릿사 밀레니엄’을 끝으로 긴 동면에 들어갔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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