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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성검전설4’ 흥행 실패 “왜 거기서 젤다가 나와”‘성검전설4’ 출시, 엔진 파워 퍼포먼스는 있는데 정체성 상실 팬들 실망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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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9  14: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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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검전설(聖剣伝説) 4 – PS2]

“파워 퍼포먼스는 있는데, 성검전설만의 재미는 어디로 갔나?”

‘성검전설3’가 1995년 9월 30일 출시되고 10년이 지나 2007년 2월 15일 ‘성검전설4’가 플레이스테이션2로 출시되었다. 전작인 시리즈 3편까지는 SFC(슈퍼패미컴)으로 출시했지만 시리즈 4편은 시리즈 최초로 PS2(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출시되었다.

시리즈 최초로 PS2로 출시했다는 점 외에도 시리즈 최초로 3D를 도입하여 게임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변화하였다. 특히 공들여 만든 오프닝은 ‘성검전설’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10년이 넘는 기다림 끝에 팬들 앞에 나타난 ‘성검전설4’는 동화와 같은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기존의 ‘성검전설’과는 차별화를 했다. 하지만, ‘성검전설’의 골수 팬들은 3D로 변화한 ‘성검전설4’보다는 기존의 ‘성검전설’만의 감성을 유지한 2D로 만들어지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3D로 변화해가고 있었고 플레이스테이션2 정도의 하드웨어 시스템을 두고 2D만으로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어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따른 선택이었다.

   
[성검전설(聖剣伝説) 4 – PS2]

하지만, 기존의 팬들의 우려와는 달리 3D로 탄생한 ‘성검전설4’는 캐릭터들의 3D 변경에도 이질적이지 않고 복장이나 표정을 잘 살려내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성검전설4’는 비주얼적인 면에서만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게임 내 핵심 구성요소라고 볼 수 있는 부분들을 하복엔진을 사용해서 개발했다. 하복엔진은 유명한 물리엔진 중의 하나로 아일랜드의 하복 닷컴에서 개발한 물리 엔진이다. 물리엔진은 게임이나 그 밖의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여러요소를 미리 만들어 둔 프로그램 집합과 같은 것으로 하복 물리엔진은 마찰이나 충돌과 같은 시스템을 보다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 많은 게임에서 사용하고 있다.

   
[Havok Physics]유투브(/watch?time_continue=2&v=sS0Fqx_zxf8)

하복엔진은 크게 게임 엔진인 비전(Vision)엔진과 물리엔진인 피직스(Physics), 그리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Havok Animation Studio), 하복 디스트럭션(Havok Destruction), 하복 클로스(Havok Cloth), 하복 AI(Havok AI), 하복 비전 엔진(Havok Vision Engine), 하복 FX(Havok FX), 로켓박스 라이브러리(Rocketbox Libraries)를 판매하고 있다.

하복엔진은 개발 초기에 ‘하프라이프2’,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 등과 같은 FPS 게임에 많이 쓰이면서 유명해졌고 ‘위닝일레븐’이나 ‘에볼류션사커’와 같은 스포츠 게임에서도 사용 되는 등 1999년 최초로 출시된 이후 2015년까지의 집계만으로도 총 600개 이상의 게임에서 사용되는 핵심 엔진으로 자리잡았다.

언뜻 생각하기엔 물리법칙과 게임의 연관성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섬세한 부분을 고려한다면 물리엔진은 필수사항이다.

고무 공을 바닥에 튕겼을 때 어떤 곡선을 그리며 다시 땅에 떨어지는지 다시 튕겨 올라갈 때는 이전과의 높이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등의 움직임은 공의 재질이나 무게 그리고 공이 충돌하는 바닥이나 벽면 또는 다른 물체의 재질이나 강성, 특성 등에 따라 모두 다르다.

비탈길에서 바위를 굴리면 어떻게 굴려도 경사도나 지면의 상태와 같이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고 비탈길에서 굴러가던 바위가 다른 물체를 만나 충돌하게 되면 그 뒤에 어떤 움직임이 발생하는지와 같은 기본적인 물체들의 움직임들이 모두 물리적 이론에 기반하지 않으면 아주 이상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간혹 물리엔진의 자체오류나 사용상의 오류로 인해 굴러가던 돌이 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우주로 날아간다던가 쓰러진 시체의 팔다리가 미친듯이 춤을 춘다든가 하는 등의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물리 엔진을 제대로 사용하면 게임의 많은 부분에 현실감을 더해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성검전설(聖剣伝説) 4]유튜브(/watch?v=HirY6oOW5eE)

즉, ‘성검전설4’는 하복 물리엔진을 사용하여 개발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 물체들의 움직임이 현실에 기반하여 작용한다.

물건을 던질 수도 있고 던진 물건은 벽이나 다른 물체에 맞으면 튕겨 나오기도 하며 기둥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큰 바위를 굴릴 수도 있다. 필드에 있는 바위나 나무 등의 물체들을 생각한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지금의 게임들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성검전설4’가 출시된 2007년에는 RPG에서 물리엔진을 쓴다는 게 그렇게 당연한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주 신기하거나 굉장한 사건이라고 보기에는 이미 다양한 게임에서 물리엔진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기본적이어서 식상할 정도도 아니었다. 일종의 과도기였던 시기였는데 보통의 RPG들이 단순히 커맨드 입력방식으로 전투장면을 구성하거나 몸통 박치기나 밀어내기 식의 간단한 액션으로 대체했던 게임내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보다 현실적인 물리엔진에 기반하여 만들었다는 것은 다른 게임들과의 차별적인 요소였다.

‘성검전설4’는 게임 출시 이전부터 “지면에 있는 물체나 몬스터 등 모든 것이 플레이어의 액션에 따라 리얼한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광고를 할 정도로 게임 내 물리엔진 도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차별적인 특화요소로 활용했지만 정작 게임에 대한 평가는 눈부시게 발전한 기술적 완성과 3D로 변화한 게임의 특화점에 비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성검전설(聖剣伝説) 4]유튜브(/watch?v=tZThxtkLeII)

변화된 게임 내 요소를 살리려다 보니 게임의 장르적 특성이 RPG보다는 액션 어드벤처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변화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대대로 ‘성검전설’의 팬들에게 ‘성검전설’은 RPG의 정수이자 표본으로 추앙 받아왔는데 갑자기 게임의 가장 큰 틀을 바꿔버려 실망을 자아냈다. 게다가 ‘성검전설4’의 개발자들은 자신들의 물리엔진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치게 강했던 나머지 광활하게 넓은 맵에 온갖 물체를 다 갖다 놓아서 자연의 위대한 물리력을 게이머들이 찬양하고 환호하는 것을 꿈꾸었다.

하지만, ‘성검전설4’는 기존의 액션 RPG에 익숙한 ‘성검전설’ 팬들에게 어필할 만한 매력적인 요소를 지니지 못했고 새로운 신규 유저 영입에도 실패한 게임으로 남았다. 만약에 ‘성검전설4’가 전혀 다른 이름의 게임으로 출시했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을 것이다.

문제는 이 게임이 ‘성검전설’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는 것이다. ‘성검전설’은 ‘성검전설’만의 정체성이 있는데 기술의 발전과 차세대 기종의 파워 퍼포먼스만을 생각하다 보니 게임에 본질이자 핵심인 ‘성검전설’만의 ‘재미’라는 부분을 잃어버린 것이다.

특히 팬들에게 아쉬움을 준 것은 기존의 ‘성검전설’ 시리즈 안에 있던 감동적인 스토리보다는 보여지는 부분에 치중했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이미 흥행에 성공한 다른 게임들의 모습이 자꾸 보이는 것도 아쉬운 부분 중의 하나였다.

게임 내내 ‘젤다의 전설’이나 ‘킹덤하츠’와 같은 게임이 연상되는 것은 ‘성검전설’ 팬들에게 지나치게 모욕적이고 팬들을 무시한 처사였다. 결국 ‘성검전설4’는 기존의 팬들은 물론 새로운 팬들 역시 잡지 못하고 둘 다 놓치는 패착을 범했다.

전작인 ‘성검전설3’가 슈퍼패미컴용으로 출시한 것에서 다음 편인 4편이 플레이스테이션2로 2세대를 뛰어넘는 플랫폼 출시로 한껏 기대를 자아냈지만 “2D가 3D로 바뀐 것 말고는 나아진 것이 없다”는 악평을 들었다. 그 정도로 골수 팬들에게는 철저하게 외면받은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본국인 일본에서도 저가에 덤핑판매를 할 정도로 ‘성검전설’의 브랜드 파워를 살리지 못하고 실패한 게임으로 기록되었지만 “이 게임이 ‘성검전설’의 전통을 계승하는 후속작이다”라는 선입견만 갖지 않는다면 의외로 할만한 게임이기도 하다.

   
[성검전설(聖剣伝説) 4]유튜브(/watch?v=HirY6oOW5eE)

전작들이 액션성에 기반한 RPG였다면 ‘성검전설4’는 퍼즐과 여러 요소들이 혼합된 어드벤처 게임에 가깝게 구현되어 있다. 특히 특정 부분에서 장치를 활용하거나 지형간의 특이점에서 점프 등의 동작으로 컨트롤해야 하는 등 다채로운 재미를 살릴 수 있는 게임 내 장치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다. 게다가 지나치게 얽혀있던 복잡한 스토리 라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기본적인 게임 스토리는 있지만 게임내에서 스토리와 캐릭터간의 대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적으로 볼 때 상당히 적은 비중으로 이루어져 있어 취향에만 맞는다면 이쪽이 훨씬 간결하고 재미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이렇게 ‘성검전설4’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게임이긴 하지만 ‘성검전설’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시이 코이치의 이름까지 붙여서 출시하며 기존 시리즈의 명맥을 유지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성검전설4’의 최종 판매량은 34만 개로 전작들이 가볍게 100만 개를 넘겼던 것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치를 기록했다.

기존 ‘성검전설’ 게임의 팬들이 시리즈 4편에 대해 아쉬워하는 부분은 전작까지의 ‘성검전설’은 게임기의 하드웨어 사양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그래픽과 게임 시스템으로 극찬을 받았던 것에 비해 ‘성검전설4’는 플레이스테이션 2라는 명품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퀄리티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이렇듯 혹평과 저조한 판매량으로 ‘성검전설4’는 일본과 북미에서만 발매하고 유럽은 아예 발매하지도 않는 등 ‘성검전설’의 맥이 끊기게 한 원흉으로 꼽히기도 한다. ‘성검전설4’ 이후 2007년 3월 8일 출시한 ‘성검전설 Heroes of Mana(HOM)’는 이전 ‘성검전설4’의 이미지가 워낙 안좋았던 탓에 일본 내에서만 총 5만 개밖에 팔지 못했을 정도로 최악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성검전설’의 개발팀들마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성검전설’의 중심이자 최초 개발자이자 전체를 이끌었던 이시이 코이치조차 이 시기에 회사를 떠나 퇴사하게 되었다.

‘성검전설 HOM’은 게임의 내용도 난데없이 RTS(전략 시뮬레이션) 장르에다가 개발비 문제로 일러스트나 그래픽 디자인이 전반적으로 조악하다 보니 시장에서의 참패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때 퇴사한 이시이 코이치를 주축으로 ‘성검전설’ 개발진들은 2007년 4월 구레조(GREZZO)라는 회사로 이적했다. 타나카 히로미치는 2012년 퇴사하여 스퀘어 내부에 현재 ‘성검전설’ 개발에 관련 된 사람은 전부 사라진 상태다. 구레조는 2006년 12월 ‘株式会社グレッゾ’라는 이름으로 이시이 코이치가 CEO로 있는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이다.

 설립초기부터 닌텐도의 3DS, DSi, 스위치 등의 게임기용으로 기존 게임들을 리메이크 하는 일을 주로 했다. ‘젤다의 전설’ 리메이크라던가 ‘성검전설’ 리메이크 작품을 주로 작업했는데 전반적으로 평가는 좋지 못한 게임들이 많았다.

   
[성검전설(聖剣伝説) 3 TRIALS of MANA]유튜브(/watch?v=wWs8jbf333s)

‘성검전설’은 ‘Heroes of Mana(HOM)’이 외에도 ‘신약 성검전설’, ‘성검전설2 SECRET of MANA’ , ‘성검전설3 TRIALS of MANA’, ‘Legend of Mana’, ‘Children of Mana’, ‘Friends of Mana’, ‘성검전설 Princess of Mana’ 등 다양한 리메이크 이식작과 번외작들이 출시됐지만 성검전설 2편과 3편의 성공 이후로는 이렇다할 성공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20년 4월 24일 플레이스테이션 4와 닌텐도 스위치, PC용으로 출시한 ‘성검전설3’의 리메이크작인 ‘성검전설3 TRIALS of MANA’는 전작인 ‘성검전설2 SECRET of MANA’가 워낙에 졸작으로 인식되어 상대적으로 평가가 좋은 편이다.

기존의 리메이크작들이 원작에 꼭 무언가를 더해서 새로움을 주고자 하던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성검전설3 TRIALS of MANA’는 최대한 원작에 충실하여 기존의 ‘성검전설’ 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원작 초기 이벤트 재현이라든가 ‘성검전설’만의 분위기를 잘 살려낸 ‘성검전설 3 TRIALS of MANA’는 같은 회사인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와 비교되며 아쉬움을 자아내긴 했지만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는 ‘성검전설’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의 대규모 예산으로 진행된 만큼 ‘성검전설’ 리메이크작의 결과물은 충분히 감안할 만한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어 의도하지 않게 비교작이 된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는 2020년 4월 10일 출시되어 원작이 1997년 발표된 것으로 무려 23년 만에 리메이크된 화제작이다.

‘성검전설3’ 역시 1995년 9월 30일 닌텐도의 슈퍼패미컴용으로 출시하고 다시 25년이 뒤인 2020년 4월 24일 PS4용으로 리메이크되어 스퀘어 대표적인 RPG들이 23년~25년의 터울을 두고 리메이크되어 원작의 팬들의 성원에 회답했다.

최근 게임 출시의 추세를 보면 예전에 유명했던 게임들을 리메이크하는 사례가 많은데 ‘’랑그릿사’ 시리즈나 ‘성검전설’ 시리즈,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외에도 많은 게임들이 20년이 넘는 세월을 뛰어넘어 리메이크되고 있다.

기존에 성공했던 게임들의 리메이크 출시는 기존의 성공실적을 바탕으로 안전한 수익사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극히 합리적인 사업방식이긴 하지만 계속해서 새로움에 도전하는 멋진 게임들의 출시가 이전에 비해 주춤해진 것도 사실이다. ‘성검전설’의 경우에도 시리즈 5편, 6편이 출시되는 것이 아니라 1, 2, 3, 4편들의 리메이크만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는 형국이다.

스퀘어의 ‘성검전설’ 개발부가 사라진 마당에 리메이크라도 출시해주는 게 어디냐며 만족해하는 팬도 있는 반면 계속해서 새로운 시리즈를 즐기고 싶은 팬들의 아쉬움도 함께하고 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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