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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울티마7는 시리즈 최고 명작...회사는 '아마게돈'오리진5 – 울티마 VII...아마게돈 시대 3부작 시작 회사도 ‘아마게돈’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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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18  11: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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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티마 7 – The Black Gate]https://www.mobygames.com/game/ultima-vii-part-two-serpent-isle/cover-art/gameCoverId,75897/

시리즈를 거듭하여 6편까지 출시된 ‘울티마’는 이제 단순히 리처드 게리엇 개인의 취미로 만드는 게임이 아니었다. 학창시절부터 즐겨했던 보드게임을 자신이 만들어 보고 싶어서 게임 개발을 시작했지만 ‘울티마’는 시리즈 7편까지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게임이 되었다.

‘울티마’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동서양을 철학을 관통하는 깊이 있는 내용과 진일보한 획기적인 게임 시스템으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뿐만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교과서 같은 게임이 되어갔다.

전 세계에 MMORPG의 근간을 세우고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울티마 온라인’ 역시 ‘울티마7’을 기점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게임이다. ‘울티마7’는 시리즈 7번째 작품이자 가디언 사가의 첫 문을 여는 작품이기도 하다.

‘울티마’ 시리즈는 시리즈 1, 2, 3편은 암흑의 시대라 불린다. 4, 5, 6편은 계몽의 시대라 불렸다. 시리즈 7편이 아마게돈 시대 3부작이라 불리는 7, 8, 9편의 시작이다. 문제는 게임에서만 아마게돈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도 게임을 만드는 회사 오리진 시스템즈 역시 아마게돈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막대한 개발비 지출로 인한 자금 악화로 회사의 경영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울티마 7]https://www.gog.com/game/ultima_7_complete

아마게돈은 일반적인 의미로는 지구 종말에 펼쳐지는 선과 악의 대결이라던가 지구 대종말 사건과 같은 경우에 쓰이는 말이다. 원래 의미는 기독교 성경에서 계시록에 등장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마게돈(Armagedōn)’은 ‘하르마게돈(Harmagedōn(Ἁρμαγεδών); 헬라어)’이라고도 하는데 성경에서는 최후의 날 이 세상에 선과 악이 맞붙는 전쟁터가 될 곳이라고 예언된 곳의 지명 이름이다.

원래는 지명의 이름이었지만 이후 중세시대를 지나 문학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아마게돈이라는 단어는 대전쟁이나 파괴, 또는 재앙이나 종말과 같은 말 대신 은유적인 의미에서 문학적 개념으로도 쓰여 왔다. 최근에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소재로도 등장하여 지구종말의 최후 사건이 일어나는 내용들의 경우 아마게돈이라는 이름을 쓰는 경우도 많다.

   
[울티마 7]https://www.gog.com/game/ultima_7_complete

‘울티마’ 7편의 경우 아마게돈 시대의 시작을 알렸는데 ‘울티마’ 7편의 내용이 브리타니아에 '배틀린'이라는 수도승이 창시한 '펠로우쉽'이라는 이상한 종교가 유행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하고 이에 마법사들은 전부 정신이 나가 버린다는 내용이다.

알고 보니 사건의 배우에는 최후의 적 가디언이 있었으며 가디언은 마법 광물과 검은 바위(Blackrock)를 이용한 검은 문(Black Gate)을 만들어 브리타니아 침공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세계 최후의 종말을 암시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아마게돈 시대 3부작을 시작하는 게임이 되었다.

‘울티마7’의 부제도 게임 내용 중 검은 문을 부재로 하여 ‘The Black Gate’이다. 울티마 7편은 울티마 시리즈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비주얼적인 부분에서의 획기적인 발전도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무엇보다도 게임 안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놀라울 정도의 자유도를 보장하는 게임이기 때문이었다.

   
[울티마 7]https://www.gog.com/game/ultima_7_complete

예를 들면 밀가루를 얻어서 반죽을 하고 이 반죽을 불에 구우면 빵을 만들 수가 있다. 그 외에도 양털을 뽑아 실을 만들어 옷을 만들고 광산에서 광석을 캐내는 등 본 게임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상적인 내용들도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게임의 스토리라인을 따라가지 않고서도 마을에 정착해서 원하는 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제한적이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설정과 분기가 가능했다. 이런 부분을 확장하고 다시 기획해서 만든 것이 ‘울티마 온라인’이다.

이렇게 높은 자유도를 보장한다는 것은 게임의 기획이 굉장히 세밀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만큼 개발 구현의 난이도 증가와 개발기간의 증가 곧, 자금(개발비) 소진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벽주의자였던 리처드 게리엇에게 게임의 작은 부분도 모두 점검하고 공을 들이는 이유로 개발기간은 계속해서 늘어갔고 복잡다단한 게임의 내용상 필연적으로 버그도 늘어만 갔다.

리처드 게리엇은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을 아이템화한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다. ‘울티마7’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것은 실제로 만지거나 작동하거나 먹어 치우거나 집거나 던지거나 하는 등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 게임들은 화면에 의자가 보이면 가서 앉아서 쉴 수 있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이지만, ‘울티마7’이 출시된 1990년대만 해도 중요 캐릭터와 NPC 외에 사물들은 게임내에서 만지거나 움직일 수 없이 배경화면처럼 그림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울티마7’에서는 울티마 이전 시리즈에서 더 확장되어 의자가 있으면 앉을 수도 있고 테이블의 음식이나 집기들을 집어서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배가 고프면 먹을 수도 있다.

   
[울티마 7]https://www.gog.com/game/ultima_7_complete

우연히 들어간 집 안에 악기가 있으면 악기를 이용해서 연주를 하는 것도 가능하며 부엌에 화로가 있으면 불을 지펴 요리를 할 수도 있었다. 길을 거다가 바닥에 떨어진 돌이나 나뭇가지를 주워서 가방에 넣는 것도 가능했다.

양에서 털을 뽑아 털실을 만들어 옷감을 만들고 젖소에서는 우유를 짜내고 우유를 가공해서 버터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을 만큼 거의 모든 사물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고 게임 안에 배치했다.

‘울티마7’이 출시된 때가 1992년임을 감안하면 거의 30년 전에 이런 것이 가능한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모든 것들이 가능하게 하려면 단순히 생각해봐도 굉장히 많은 일들을 준비하고 상호간의 작용관계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기획하고 정의하지 않으면 바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울티마7’의 개발은 계속해서 연기되었고 다 만들어 놓은 것을 갈아엎기도 몇 번이나 했다. 단순한 일대일 관계의 사물관계라면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었지만 사물이 다른 사물에게 영향을 끼치고 그 영향이 다시 다른 사물에게 영향을 끼치는 등 계속해서 확장하고 연계되어 가는 관계를 구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하는 관계로 개발기간은 하염없이 늘어 가기만 했다.

이때부터 오리진은 출시일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해졌고 ‘윙 커맨더’나 ‘스트라이크 커맨더’ 등 몇몇 게임들은 아예 2~3년씩 출시일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Richard Garriott(1992)]https://www.giantbomb.com/images/1300-2846538

‘울티마’ 7편이 출시된 이후 오리진은 경영악화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EA에 3500만 달러에 인수되었는데 비슷한 시기인 1997년 출시한 ‘파이널 판타지7’의 개발비가 4500만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헐값에 인수된 것이다.

최고의 퀄리티만을 고집했던 리처드 게리엇은 자신의 성에 찰 때까지 프로젝트를 연기하고 다시 뒤집어엎으며 개발하던 ‘울티마7’ 개발비의 압박을 감당하지 못하고 당시 구원의 손길인 줄 알았던 EA와 덥석 손을 잡아버린 것이다. 하지만, EA와 오리진 시스템즈 아니 리처드 게리엇과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었다.

이것이 이 둘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어 결국 리처드 게리엇은 ‘울티마9’ 발매를 끝으로 이후 EA를 떠나게 된다.

리처드 개리엇의 인터뷰에 의하면 EA는 매년 스포츠 시즌에 맞춰 미국의 4대 인기 스포츠 게임(야구, 농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을 출시하는 것으로 큰 성공을 거둔 회사이기 때문에 출시일에 대한 압박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시즌제 스포츠 게임은 해당 스포츠 시즌을 넘겨버려 출시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포츠 게임의 포지션이 강한 EA와 RPG 위주의 오리진 시스템즈가 맞지 않았던 이유는 스포츠 게임의 경우 한 번 만들어 놓으면 그 이후부터는 매년 소규모의 마이너 업데이트만 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RPG와 같이 이전 버전의 게임을 활용해서 데이터만 첨가하거나 수정하는 등의 작업이 아니라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게임의 경우에는 출시일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울티마 7 파트2 – Serpent Isle]https://www.mobygames.com/game/ultima-vii-part-two-serpent-isle/cover-art/gameCoverId,75897/

회사에서 강요하는 출시일에 맞추려 하다 보니 처음에 설계한 기능들을 빼지 않는 이상 출시일을 맞추기가 힘든데 문제는 기능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무리하게 잘라내고 이어 붙이다 보니 원치 않는 버그들도 많이 양산된다는 점이었다.

이렇게 출시일에 맞춰 게임을 만들면 결국 전체적인 퀄리티 하락으로 이어져 문제가 될 수 있다. EA로 옮기고 난 이후 개발한 ‘울티마8’ 역시 리처드 게리엇이 처음부터 구상했던 울티마와는 완전히 다른 ‘울티마’가 되었고 발매 이후 미완성작, 졸작 등과 같이 혹평을 받아야 했다.

이 부분에서 리처드 게리엇은 EA의 개발일정 관리에 대해 큰 불만을 드러냈고 결국 회사를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촉박한 일정을 무리하게 추진한 탓에 ‘울티마7’은 전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못하고 파트1과 파트2로 나누어서 출시하는 여태껏 게임사에 보기 드문 이례적인 판 나누기 출시를 했다.

또한 당시에는 보기 드문 패키지 게임에 확장팩도 출시하였는데 ‘울티마7’ 파트 1의 경우에는 ‘미덕의 대장간(The Forge Of Virtue)’이라는 이름의 확장팩이 출시되고, ‘울티마7’ 파트2의 경우에도 ‘은빛 씨앗(The Silver Seed)’이라는 이름의 확장팩이 출시되었다.

원래는 ‘울티마7’ 파트 1, 미덕의 대장간(The Forge Of Virtue), ‘울티마7’ 파트2, 은빛 씨앗(The Silver Seed) 모두가 한 번에 출시했어야 하는 것을 출시일에 맞추다 보니 게임이 조각조각 흩어져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리처드 게리엇은 두고두고 EA를 원망했지만 EA와 인수계약을 진행할 당시 ‘울티마’의 저작권을 모두 EA에 귀속시킨다는 계약서의 세부 약관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서명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결과 리처드 게리엇은 자신이 애써 만들어 온 게임에서조차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어찌어찌 해서 ‘울티마’의 저작권만은 받아왔다고 하는데 이런 사건을 계기로 거대 게임사들의 인수합병시 상세 내용까지도 제대로 확인하는 전통이 생겼다는 얘기도 있다.

   
[데스로드(DeathLord)]https://www.myabandonware.com/game/deathlord-4sx

애초에 리처드 게리엇은 EA와는 상성이 맞지 않았는데 1987년 EA에서 ‘데스로드(Detahlord)’라는 게임을 출시하자 리처드 게리엇은 ‘데스로드’ 게임은 명백한 ‘울티마’의 복제라며 굉장히 분노했다.

EA측에서는 당연히 그런 일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애매하게 비슷해 보이는 게임이 오해를 불러 사기 딱 좋았고 이로 인해 리처드 게리엇과 EA의 감정의 골은 깊어져 풀어질 수 없을 만큼 악화되었다. ‘데스로드’ 표절 사건 이후로 리처드 게리엇은 EA만 보면 이를 갈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 원한의 중심에는 EA의 창업자이자 당시 사장이었던 트립 호킨스(Trip Hawkins)가 있었다.

‘울티마’ 6편에는 게임 안에 '캡틴 호킨스(Captain Hawkins)'라는 해적 캐릭터가 있는데 당시 EA 사장이었던 ‘트립 호킨스’를 빗대어 조롱한 것이다. 이 해적 '캡틴 호킨스'는 결국 부하들에게 비극적으로 살해당하는 결말로 리처드 게리엇은 끝까지 복수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1992년 EA가 오리진 시스템즈를 인수할 때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EA에는 리처드 게리엇이 죽을 때까지 복수하고 싶어할 정도로 미워하는 트립 호킨스는 이미 1991년에 퇴사하고 ‘로렌스 프롭스트(Lawrence Francis "Larry" Probst III)’가 새로 EA의 CEO로 취임한 이후였다.

끝까지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려는 리처드 게리엇에게는 오리진 시스템즈라는 회사가 망하기 일보 직전에 그래도 인수 제의를 해준 EA의 손을 덥석 잡기에는 평소에 그렇게 EA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영 모양새가 좋지 않았지만 분노의 대상을 EA에서 트립 호킨스로 바꾸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었다.

결국 1992년 9월 EA는 오리진 시스템즈와 3500만 달러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EA의 산하로 귀속되기는 했지만 오리진 시스템즈라는 이름은 그대로 남았고 회사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 게임 개발도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 인수제의를 했을 때 EA에서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EA는 약속대로 오리진 시스템즈에 소속된 직원을 200명에서 400명까지 늘려주었고 그에 대한 막대한 개발비도 투입했다.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줄 알았던 거래도 ‘울티마7’ 파트2에서 가서 다시 한번 완벽주의자 리처드 게리엇과 정해진 기간안에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출시일 지정을 원칙으로 하는 EA와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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