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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전세계 누구나 접속 ‘울티마온라인’ EA 한방 먹이다오리진6 –울티마 온라인: 유료 베타테스터 모집 ‘5만명’ 신청 깜짝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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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23  13: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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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티마 8 – Pagan]https://www.rpgreats.com/2017/06/ultima-viii-pagan.html

‘울티마’는 7편 출시 이후 그동안의 ‘울티마’ 시리즈에 비해 더욱 놀라운 그래픽과 게임 시스템을 선보임으로써 전 세계에 RPG의 기준을 제시하며 게임 역사의 중점으로 등극하였다.

‘완벽한 RPG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고도 알려진 ‘울티마’ 7편은 게임의 개발사였던 오리진 시스템즈의 입장에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로드 브리티시’라는 리처드 게리엇의 아성이 허명이 아니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다만, 완벽에 완벽을 기하려다 보니 초기 예상보다 훨씬 많은 개발금액이 지출되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었을 만큼 자금회전에도 어려움을 겪게 되어 결국 오리진 시스템즈는 1992년 9월 EA에 의해 3500만 달러(약 389억 2700만 원)의 인수계약을 체결하여 오리진 시스템즈는 EA의 자회사가 되었다.

인수 초기에는 EA에서 약속한대로 충분한 개발 인원과 별도의 회사 운영 인력 그리고 막대한 개발비 등을 지원해주었지만 이것은 다른 속내가 있었음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드러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EA의 경영진들로부터 출시일에 대한 압박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EA는 전통적으로 게임 출시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게임업체였다. 그에 비해 오리진 시스템즈는 될 때까지 한다는 신념으로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속해서 출시일을 연기하면서 게임 시스템을 자신들의 마음에 들 때까지 완벽하게 만드는 개발사였다.

문제는 양자 간의 입장차이가 명백했고 그 둘의 공백은 메우기 어려운 것이었다는 점이다. 이제 오리진 시스템즈는 예전과 같은 개발방식을 고수할 수 없고 EA에 의해 경영 전반에 대한 간섭과 지시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예전처럼 마음에 들 때까지 회사 자금을 갉아먹으며 버틸대로 버티는 구조의 개발 일정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분개하고 못마땅하게 생각한 사람은 ‘울티마’ 시리즈의 핵심 개발자이자 그 전부라고도 할 수 있는 리처드 게리엇 자신이었다.

   

[울티마 8 Pagan]

https://www.greatestgamemusic.com/soundtracks/ultima-viii-pagan-soundtrack/

리처드 게리엇은 자신의 이름으로 인수합병 계약서에 서명을 하긴 했지만 ‘울티마7’ 개발 과정에서 자금난에 시달리던 위급한 상황에서 EA와 인수계약을 체결하면서 세부사항을 꼼꼼하게 읽어보지 못한 실책을 범했다.

오리진 시스템즈는 EA에 오리진 시스템즈라는 회사와 회사가 보유한 IP(지적재산권)를 모두 넘기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고 그것을 빌미로 EA의 경영간섭은 더욱 심해졌다. 명백한 정식 계약 내용이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울티마’ 7편의 다음 시리즈인 ‘울티마’ 8편은 부제 ‘페이건’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였지만 EA 경영진과 주주들의 압박으로 출시일을 억지로 맞추다 보니 본래 의도했던 게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게임이 완성되어 역대 ‘울티마’ 시리즈 중 가장 최악의 작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울티마8 페이건’은 처음에 계획됐던 새로운 콘텐츠와 시스템 등이 출시일에 맞춰 잘려나가거나 대폭 수정되어 ‘울티마 같지 않은 울티마’가 되었다. 이렇게 출시된 반쪽짜리 엉망인 게임은 팬들에게도 외면받은 작품이 되어 버렸다.

그 다음 시리즈였던 ‘울티마9’ 역시 EA의 경영간섭과 출시일에 따른 압박으로 리처드 게리엇은 “더 이상 ‘울티마’ 따위는 꼴도 보기 싫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리고 ‘울티마’ 시리즈를 9편으로 종결짓겠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하게 된다.

사실 이때쯤 리처드 게리엇은 ‘울티마’ 패키지 타이틀보다 다른 쪽에 더 관심이 많았었는데 1997년 서비스를 시작한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온라인 RPG였다.

   
[울티마 온라인]

이 세상에 처음으로 ‘MMORPG’라는 말을 알리면서 ‘생각하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모토 아래 현재까지도 많은 RPG 개발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울티마 온라인’은 MMORPG의 기준을 제시하고 그 기반을 세운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다.

리처드 게리엇은 ‘울티마’를 개발하면서 6편에 이르렀을 때 더이상 NPC들에게 추가할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구현된 스크립트 시스템을 들여다보면서 여기에 더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이때 우연히 동료 개발자들이 새로운 캐릭터에 대사 스크립트를 입력하면서 서로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대사의 느낌이나 단어의 설정에 있어 실제로 말하면서 상대방과 대화를 해보는 것과 그냥 혼자서 단순히 텍스트만 입력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그 때문에 당시 ‘울티마’의 게임 디자이너들은 NPC나 주요 캐릭터들의 대사를 입력할 때 역할극처럼 하나씩 캐릭터를 맡아 실제 대사를 육성으로 주고받고 했던 것이다.

그 순간 리처드 게리엇은 무언가 번쩍하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놀라워했다. 너무나도 단순하고 지극히 당연한 것을 여태껏 몰랐다는 것이 오히려 의아스러울 정도였다.

“그래, 게임 속 캐릭터들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직접 말하게 하면 되는 거였어!” 리처드 게리엇은 그 동안 NPC들에게 살아 움직이는 생동감을 부여하기 위해 고민하고 고심하는 것 보다 사실 사람들이 직접 플레이하는 캐릭터에게 그 역할을 맡겨 두면 오히려 더 실제와 같은 느낌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울티마 온라인]https://nwn.blogs.com/nwn/2017/09/ultima-online-raph-koster-mmo-lessons.html

그것이 ‘울티마 온라인’의 시작이었다. 모두가 정해지지 않은 패턴과 강제하지 않은 규정 속에서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며 하고 싶은 행동을 자유롭게 하는 세상. 그것이 리처드 게리엇이 처음부터 만들고 싶어했던 게임 속 세상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울티마’ 시리즈는 이제 더 이상 집에서 혼자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전 세계 누구나 접속해서 즐길 수 있는 가상의 세계 ‘울티마 온라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화면 속에 보이는 여러 캐릭터들이 컴퓨터가 조종하지 않고 사람들이 직접 조종하게 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고 자유롭게 말하고 움직이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져 가던 무렵에 ‘울티마 온라인’의 게임 개발자였던 리처드 게리엇과 게임 디자이너였던 ‘스타 롱(Starr McAuley Long)’이 당시 전 세계를 강타한 인기 게임 ‘둠(DOOM)’의 멀티 플레이 기능을 보고 자신들이 하고 싶어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바로 알아챘다.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멀티 플레이 세계에서 각본 없는 실제화가 펼쳐지는 것을 보고 리처드 게리엇과 스타 롱은 향후 대규모 게임은 반드시 멀티 플레이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고 그들의 적중은 딱 맞아 떨어졌다.

   
[울티마 온라인 개발팀 (1995)]

그렇게 시작한 ‘울티마 온라인’은 시스템적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울티마6’를 기반으로 소수의 인원이 모여 개발을 시작했다. 오리진 시스템즈에서 선출된 8명의 개발자가 1995년 개발을 시작한 ‘울티마 온라인’은 원래 ‘멀티마(Multima; Multiplay Ultima)’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였다.

멀티마의 이름은 ‘둠(DOOM)’ 게임의 멀티 플레이 기능에 감명을 받고 네트워크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울티마’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다. ‘울티마’의 핵심 게임 디자이너였던 ‘스타 롱’은 1992년 오리진에 입사하여 리처드 게리엇과는 아주 가깝게 지낸 인물이다. 스타 롱은 1992년 9월 게임 테스터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오리진 시스템즈에 입사를 지원했는데 오리진 시스템즈에 입사 후 스타 롱은 ‘울티마7’이나 ‘윙코맨더’ 시리즈에 대한 게임 테스터를 하면서 게임의 버그를 발견하고 내용을 문서화하여 개발팀에 전달하는 게임 QA(Quality Assurance)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스타 롱-리처드 게리엇]https://twitter.com/starr_long/status/911301003005136896/photo/1

스타 롱은 게임 QA업무를 진행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곧바로 리드 QA로 승격되었고 ‘울티마 온라인’의 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리처드 게리엇의 주요 업무에 항상 동참하였다. 2000년에 리처드 게리엇이 EA를 퇴사할 때도 스타 롱도 같이 게리엇 형제와 함께 회사를 떠나 그들의 새로운 회사 ‘Destination Games’을 공동창업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울티마 온라인’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유명한 게임이었고 성공한 게임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울티마 온라인’은 개발을 시작하던 당시에만 해도 EA 눈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안 그래도 ‘울티마7’ 개발로 자금을 소진하고 다음 시리즈 개발에도 막대한 개발비가 들어갈 것 같은데 ‘울티마’ 외에도 ‘윙커맨더’ 시리즈나 ‘스트라이크 커맨더’ 같은 게임을 또 만든다고 하니 EA 입장에서는 한 번쯤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 다시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RPG를 만들겠다고 찾아오니 EA 입장에서도 꽤 난감한 상황이었을텐데 당연히 EA에서는 프로젝트 개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렇게 리처드 게리엇은 EA의 경영진에게 총 4번을 찾아가 설득했지만 번번이 모두 퇴짜를 맞고 돌아섰다. 하지만, 계속해서 끈질기게 요청하는 리처드 게리엇의 개발 계획을 언제까지 무시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리처드 게리엇은 오리진 시스템즈의 핵심이었고 ‘울티마’는 곧 리처드 게리엇이나 다름없었던 상황에서 그의 발언을 계속해서 무시할 수 없었던 EA에서는 결국 조건부 승인을 내주게 되었다.

당시 EA에서 ‘울티마 온라인’ 팀에 배정한 개발예산은 25만 달러(약 2억 7812만 5000원)였다. 당시 기준으로도 턱없이 부족한 개발예산이었고 게다가 개발실 또한 공사 중이던 건물의 5층을 배정해주었다.

‘울티마 온라인’의 개발팀은 늘 먼지가 가득했고 리처드 게리엇과 스타 롱은 공사장 먼지 때문에 컴퓨터가 고장 날 것을 방지하기 위해 커버를 씌우거나 별도의 파티션을 세워야 하는 등 열악하기 그지없는 개발 환경이었다. 아마도 이렇게까지 하면 지원해준다는 생색은 낼 수 있었고 열악함에 견디다 못해 자체적으로 해산하길 바라는 심정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럴수록 ‘울티마 온라인’의 개발 열의는 더해갔다.

결국 그들은 1미터 해상도의 4제곱km의 세계를 구현하며 게임 속 세상의 근간이 되는 경제 시스템부터 아이템 제작 시스템과 상호 연계되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시스템을 개발 완료하는데 성공했다.

   
[울티마 온라인 베타 테스트 CD]https://www.mocagh.org/origin/uo-betacd.jpg

우여곡절 끝에 게임의 프로토타입은 완성했지만 다음 문제는 배포의 어려움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은 상당히 고용량의 게임이 되었고 1990년대 중반이었던 당시에만 해도 온라인으로 파일을 다운로드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EA에 게임 CD 배포를 위한 추가 예산을 요청했지만 이미 지원한 개발금액을 소진한 ‘울티마 온라인’ 팀에게 더 이상의 지원은 없었고 결국 리처드 게리엇은 게임잡지 광고에 ‘울티마 온라인’의 베타 테스트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참가 희망자에게는 게임 CD를 배송하는 대신 게임과 배송비 명목으로 5달러(약 5564.50원)씩 받는다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걸었다. 돈을 주고 게임을 테스트를 해 달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돈을 내고 게임 테스트를 하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놀랍게도 사전 신청에 5만 명이 넘는 사람이 지원을 했다.

그리고 이들은 5달러씩 울티마 온라인 개발팀에 보내 오리진 시스템즈는 총 25만 달러(약 2억 7822만 5000원)의 금액을 마련하여 EA가 ‘울티마 온라인’ 팀에게 지원해준 개발비와 같은 금액을 울티마 게임의 팬들에게 보답받았다.

EA는 거대 기업인 자신들이 투입한 금액과 같은 금액을 게임의 팬들이 지원하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그리고 이 게임은 분명 자신들이 모르는 뭔가 있다고 판단했다. ‘울티마’라는 게임을 잘 몰라도 MMORPG라는 개념을 잘 몰라도 5만 명이 돈을 보내올 정도면 출시만 해도 기본으로 그 이상의 판매 수익처가 있다는 계산이었다.

결국 EA는 울티마 온라인을 본격적으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미 빈정이 상할대로 상한 리처드 게리엇이었지만 냉정함과 효율성에 기반한 비즈니스 로직을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한 자신을 몰라보고 무시하던 EA의 경영진들에게 한 방 먹였다는 쾌감도 조금이나마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출시한 최초의 상업용 ‘MMORPG’ 울티마 온라인은 EA의 경영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울티마9’이 출시된 이후 1999년 ‘울티마9’이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실적을 보이자 EA에서는 오리진 시스템즈의 모든 개발 프로젝트를 취소시키고 ‘울티마’ 시리즈 역시 더 이상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된다.

   
[EA의 디지털 판매 플랫폼 – Origin]

이에 분개한 리처드 게리엇과 오리진 시스템즈의 주요 개발자들이 한꺼번에 EA/오리진 시스템즈를 퇴사해버리고 오리진이라는 회사의 이름은 현재 EA의 디지털 판매 플랫폼으로만 남아있게 됐다.

세기가 바뀐 2000년 리처드 게리엇은 형 로버트 게리엇과 함께 EA를 퇴사하여 새로운 일을 준비하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그의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다. EA와의 인수계약 당시 세부 내용 중에는 리처드 게리엇이 EA를 퇴사할 경우 퇴사일을 기점으로 향후 1년간 동종업계 근무 금지조건이 있었던 것이다.

   
[NCSOFT 리차드 게리엇]http://thedoteaters.com/?attachment_id=2578

그렇게 1년을 기다리면서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던 중 2001년 E3 2001에서 당시 엔씨소프트(NCSOFT) 부사장으로 있던 송재경 부사장과의 만남을 통해 ‘타뷸라 라사’ 게임 개발에 합류하는 계약을 맺게 된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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